[텐센트 완전 해부 1편] 중국 IT업계 인터넷 대통령 ‘마화텅(马化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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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의 수장 마화텅, 개인 총자산이 중국 돈 300억 위안(한화 약 5조 5,790억원)에 달하고,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 50위’ 가운데 최연소 CEO로 꼽힌 중국 최고 부호 중 한 명이다. 많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중국 IT 업계를 휘어잡은 그의 카리스마와 행보는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의 의장인 빌 게이츠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윈도우(Windows)’라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로 전세계 OS시장을 평정하고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빌 게이츠와, QQ라는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중국 IT업계에 일대 혁명을 불러 일으킨 마화텅의 행보는 성공 DNA의 상당 부분이 닮은 듯한 느낌을 풍긴다. 사람들이 마화텅을 가리켜 중국의 빌 게이츠라 부르는 데에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의 친구들도 마화텅을 빌 게이츠와 닮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의 돈과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성향이 유독 빌 게이츠와 닮았다고 말한다. 평소에는 온화하지만 마음속에는 열정이 넘치며 승리를 갈구하는 영웅적인 기질 그리고 철저하고 계산적이며 마음먹으면 성난 황소마냥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는 그의 완벽주의적 성향까지, 엔지니어이자 무지막지한 독서광이었다는 점까지 IT업계의 두 영웅은 닮아도 너무나 닮은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 최고의 IT업체인 텐센트를 경영하는 그에게서는 진한 사람 냄새와 함께 고난과 역경을 견뎌 낸 땀 냄새가 함께 풍겨난다. 마화텅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텐센트라는 최고의 회사를 만들 수 있었을까?

 

뼛속까지 엔지니어, 인터넷 시장의 미래를 보다
1984년 아버지인 마천슈(马陈术)를 따라 선전에 온 마화텅은 어렸을 때부터 천문학자를 꿈꿔 왔지만 “천문학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라는 판단 하에 평소 관심이 많던 컴퓨터 공학도의 길을 선택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마화텅은 선전대학의 컴퓨터 공학과에 들어가서면서 엔지니어로서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그의 컴퓨터 실력은 일취월장하며 교수님과 학생들 모두 그를 해커라고 부를 정도의 경지에 올랐고, 마화텅의 실력이 학교에 알려지자 학교 전산망 관리직원들은 마화텅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할 정도로 그는 엔지니어로써 이름을 날렸다.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였던 그는 선전대학의 컴퓨터 바이러스 보안에 대한 관리방안을 스스로 고안해 학교에 하기도 하였다.

 

선전대학을 졸업한 뒤 마화텅은 통신회사인 선전룬쉰(深圳润迅)에 입사했다. 관련지식을 습득하며 어쩌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었던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마화텅은 중국 인터넷 시장의 미래가 그 어느 분야보다 뛰어날 것이라 직감하게 된다. 당시 몸을 담고 있던 회사의 주력 서비스이던 삐삐를 대신해 인터넷 사업에 주력하자 건의했지만 회사 임원들은 아쉽게도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없었다. 스스로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마화텅은 자신이 즐겨 이용하던 후이뚜어왕(慧多网, 중국 초기의 BBS)에 직접 연락하여 선전에 지사를 내자고 제안하였고, 자비 5만 위안을 탈탈 털어 전화기 4대와 컴퓨터 8대를 구입하고 선전지사의 지사장으로서 인터넷 사업의 첫발을 디디게 되었다. 낮에는 선전룬쉰의 엔지니어로 밤에는 후이뚜어왕의 지사장으로 그는 자신의 열정을 인터넷에 쏟았다. 인터넷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시작한 후이뚜어왕은 그에게 텐센트라는 인터넷 대제국을 건설하는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되었다.

 

대학시절부터 시작된 컴퓨터와의 인연은 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그에게 프로그래밍 엔지니어의 향이 물씬 풍기는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사용할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 프로그램이다. 수익은 그 다음 문제다.”라고 말하며 철저한 실용주의 노선을 고집했다. 사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그는 프로그래밍과 같은 실용주의를 지향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철학은 현재 텐센트의 사업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텐센트의 여러 프로그램들이 13억 중국인들에게 어떻게 사랑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마화텅과 같이 비즈니스를 해 본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선택에 능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본 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철저하게 분류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집중’하는 그의 마인드는 현재 텐센트를 IT업계 1위로 만들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마화텅은 텐센트의 경쟁상대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경쟁사의 이윤, 자본, 서비스 등에 관한 실적을 통해 미래 진출할 사업에 대한 고객의 필요와 텐센트가 집중할 분야인지 아닌지를 철저하게 분석한다.

 

2012년 현재 중국 최고라 할 수 있는 게임분야에서 마화텅의 ‘선택과 집중’의 마인드는 더욱 두드러진다. 2002년 마화텅이 게임산업 진출을 천명하자 회사 내에서는 이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되었던 부분은 ‘자체 게임개발’과 ‘해외게임 퍼블리싱’에 관한 것이었다. 외부에서는 텐센트 QQ메신저 이용자 DB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자력으로 게임을 개발해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마화텅은 실패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자체 게임개발을 접어둔 상태에서 해외 유명 게임 퍼블리싱을 선택하여 모든 역량을 집중하였다. 그 결과 ‘던전 앤 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 등 해외 유수의 게임들을 중국에 퍼블리싱하며 텐센트의 수익 가운데 55%를 이로 대체할 수 있었고, 텐센트는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서비스는 역시나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인 ‘QQ메신저’이다. 그 업 이후 생존을 위해 여러 하청 업무를 도맡아 하면서도 핵심 서비스인 QQ메신저는 포기하지 않았다. 메신져 서비스의 미래에 대한 확신 하나로 서비스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텐센트이기를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가진 마화텅
중국 IT업계 대장 마화텅, 그의 행보만 봤을 때 진취적이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모든 직원을 압도할 것 같지만 그는 내성적인 반면 겸손하고 온화하다.

 

마화텅은 천성적으로 내성적인 사람이다. 그리고 바깥에서 하는 활동보다 집에서 인터넷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간단하고 명료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그가 주최하는 각종 회사 파티에 정작 그가 참석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마화텅은 “텐센트라서 나 같은 사람을 받아주지 다른 회사였으면 나와 같은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는 녹아들기 힘들다.”라며 스스로 내성적인 성격을 꼬집었다. 하지만 마화텅의 내성적인 성격은 침착함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며 텐센트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4년 샨다(盛大, SNDA)에서 중국 내외의 기업들을 대규모로 인수하던 당시 텐센트의 임원들은 마화텅의 내성적인 성격이 회사의 대외적인 업무에 큰 영향을 준다며 샨다와 같이 활발한 M&A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대놓고 비판했다. 하지만 마화텅은 이런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텐센트만의 길을 지켰으며, 2006년 재무보고에서 다른 기업과 큰 차이를 보이며 전체 이익이 전년 대비 119%가 증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또한 언론에서 ‘공공의 적’, ‘짝퉁 게임의 메카’로 텐센트에 대한 공격을 가할 때도 마화텅은 특유의 침착함을 보이며 텐센트의 아이텐티티를 계승시켜 나갔다.

 

텐센트의 직원들은 마화텅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그를 ‘샤오마거(小马哥, 일반적으로 친한 형을 부르는 샤오거에 마화텅의 성인 마를 붙여 쓰는 말)’라 부른다. 마화텅 역시 직원들을 친구처럼 대한다. 그의 온화한 성격은 같이 일할 파트너를 고르는 인재관에서 잘 두드러진다. 마화텅은 “사람마다 성격이 다 다르다. 그리고 어떠한 성격이든 모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정의하며 직원 한 명, 한 명 모두를 인격 대 인격으로 대하고 있다. 업계에서 텐센트는 이직률이 가장 적은 회사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성공을 평가할 때 “사람들은 QQ의 성공에 대해 나의 공을 높게 평가하지만 사실 나는 똑똑한 사람은 아니다. 단지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며 그의 공을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돌린다. 그는 자신이 선전에 자란 것과 인터넷이 흥할 때 시기를 잘 타 사업을 했기에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자신의 성공을 겸손하게 평가한다.

 

 

중국 IT업계 공공의 적 ‘마화텅’,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이겨내며 전세계에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결코 공공의 적이 아니다. 그가 있었기에 중국 내 수많은 업체들이 텐센트와 함께 해외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저작권자ⓒ두두차이나 DuDu China.(www.duduchina.co.kr)

[알리바바 완전 해부 3편] 7전8기 마윈의 위대한 출사표 ‘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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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Yes’하는 아이템은 이미 쓸모 없는 아이디어

━ 마윈,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라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논할 때 블루오션을 언급한다.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 하지만 이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서는 수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다른, 새로운 것을 하기 원했던 마윈도 언제나 수많은 고민을 했다. 그리고 한 사건을 계기로 어느 누구의 발이 닿지 않은 블루오션을 발견하게 된다. 

 

1. 블루오션 ‘B2B’

1999년 2월, 마윈은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전자상거래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된다. 당시 세계 전자상거래를 주름 잡던 거상들은 모두 미국과 유럽에 몰려있었다. 그래서 이 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미국, 유럽인들이 대부분이였고, 아시아인이라고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아시아에서 열린 대회였지만 모든 관심이 미국과 유럽에 쏠린 것에 화가 난 마윈은 돌연 무대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아래와 같이 외쳤다.

 

“미국은 미국이고 아시아는 아시아다. 우리는 이베이 아마존의 모델을 따라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방법으로 시장을 개척할 것이다.”

 

작고 깡마른 한 아시아인이 외친 한마디에 대회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때 한 사람이 마윈에게 다가와 “그러면 당신이 생각하는 아시아의 전자상거래 모델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고, 마윈은 “이 일은 내가 집으로 돌아간 후 생각할 일이다. 지금은 나도 모른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회장의 사람들은 마윈을 비웃었다.

 

그날 이후 마윈은  “아시아에 맞는 전자상거래 모델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고민했다. 이전부터 마윈은 전자상거래에 대해 관심이 많아 미국과 유럽의 전자상거래 모델을 유심히 지켜봤지만,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온라인 서점, 온라인 마켓 등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중국에서 은행 결제 문제, 배송 문제 등 여러 이유로 실행 불가능했다.

 

마윈은 야후의 창업자인 제리 양(Jerry Yang)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야후는 포털부터 거의 모든 인터넷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고,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제리 양은 “사업은 어떤 것이 성공할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당시 야후의 이러한 사업 방식은 인터넷 업계의 성공 공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윈은 제리 양과 생각이 달랐다. 인터넷의 가능성은 무한정한 금맥과 같지만 모든 것을 다하게 되면 나중에는 모든 부분에서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마윈은 “90%가 좋다고 말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쓸모없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고민했다.

 

거듭된 고민 끝에 마윈은 경공업 제품 생산 및 유통 중심지인 이우(义乌)를 인터넷으로 옮겨 놓겠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하게 된다. 생산자와 공급자를 잇는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중국의 생산력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이 모델이야 말로 미래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아시아만의 모델이라 마윈은 확신했다. 그리고 마윈은 이 비즈니스 모델의 이름을 ‘알리바바’라 불렀다. 

 

 

2. 알리바바의 이름을 알리지 마라

1999년 2월 21일 마윈의 20평 남짓한 집에 모인 18명의 창업자, 전자상거래에 대한 마윈의 열정과 확신에 매료된 그들은 마윈의 집에 동고동락하며 알리바바를 준비했다. 월급은 단돈 500 위안(한화 약 90,000만 원), 누구도 그 이상 그 이하로 받지 않았다. 그들은 매일 단돈 6 위안(한화 약 1,000원)으로 밥을 해결했고, 외부 업무가 있을 때 먼 거리도 걸어 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은 회사를 위해 허리띠 졸라매는 것은 기본이고 가정의 대소사를 제쳐놓을 정도로 알리바바에 몰두했다.

 

창업자 중 한 명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20평이 안 되는 공간에 18명이 모여 있어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그때가 가끔 그립기도 하다.”라고 표현하며 당시 어려웠지만, 열정을 갖고 일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설계 및 운영할 수 있는 전문 IT 기술자가 필요했지만, 한 달 급여를 500 위안(한화 약 90,000원)밖에 줄 수 없어 기술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알리바바 창업자들의 열정과 그들의 비전을 눈여겨본 몇몇 기술자들은 그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 자진해서 알리바바에 들어왔고, 그들은 서로 의지하며 한 걸음씩 전진해 나갔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열정으로도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데 바로 광고였다. 당시 바이두(百度), 소후(搜狐)와 같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은 해외 투자자에게 받은 투자금을 바탕으로 마케팅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투자했고, 당시 광고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자금적인 문제로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광고에 대한 알리바바의 회의는 계속되었다. 전단지 배포, 전화 마케팅, 기업 방문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결국 무산됐다. 마윈은 그때를 기다렸다는듯 창업자들에게 한가지 안건을 제안했다. “우리는 마케팅을 하지 말자.” 당시 공동 창업자들은 마윈의 말을 완강히 반대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알려야 할 판국에, 마케팅을 하지 말자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윈의 생각은 달랐다. 다른 사람이 다 광고를 하기 위해 열을 올리면 우리는 오히려 하지 말고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자는 생각이었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마윈은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긴 논의 끝에 6개월 동안 어느 마케팅 활동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내부에서는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마윈은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갔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강조한 알리바바의 전통, 물구나무 서기

 

6개월 이후 반응이 올 것으로 생각했던 마윈, 하지만 그 시기는 예상보다 빨랐다. 1995년 5월, 항저우의 한 미디어가 낸 ‘세계 무역을 꿈꾸는 알리바바, 인터뷰는 거절’이라는 짧은 기사를 시작으로 경제일보(经济日报), 중국경영보(中国经营报), 중화공상시보(中华工商时报) 등 메이저 미디어들이 잇달아 알리바바를 방문했다. 심지어 미국의 한 미디어는 알리바바를 취재하기 위해 중국 저장성(浙江省)과 항저우(杭州)에 직접 연락했다. 당시 알리바바 사이트에는 이메일 주소를 제외한 전화번호, 주소 등등 어느 내용도 없다.

하지만 미디어들이 손수 알리바바를 찾아왔고 알리바바는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마케팅을 할 수 있었다.

 

중국 최초 인터넷 기업, 중국 최초 B2B 기업 등등 알리바바는 여러 타이틀을 갖고 있었지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 고수처럼 몸을 숨겼던 알리바바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해 초기 마케팅에 성공했다. 1999년 3월 회원 수 0명, 마케팅 비용 0원으로 시작했던 알리바바, 6개월이 지난 9월에는 회원 수 8만 명에 달했고, 1999년 말에는 이용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3. 알리바바의 비하인드 스토리

1998년 마윈이 미국으로 출장 갔을 때, 마윈의 머릿속에는 온통 인터넷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식당에 앉아 점원을 기다리고 있을 때 문득 인터넷은 우리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가진 무한한 보물 상자와 같다고 생각이 떠올랐고,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알리바바가 연속해서 떠올랐다.

 

가난했지만 마음이 착했던 알리바바는 도적들의 보물을 손에 넣었음에도 자신이 갖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마윈은 알리바바의 이러한 행동이 사업가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마윈에게 알리바바란 이름으로 회사를 세우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고, 전세계 모든 사람이 아는 알리바바라면 모든 사람이 쉽게 부르고 쉽게 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마윈은 다가오는 점원에게 대뜸 “알리바바 있어요?” 물어봤다. 당황한 점원은 “알리바바는 없고 피자는 있다.”라고 말하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은 안다”고 말했다. 또한 마윈은 옆자리에 앉은 한 미국 여성에게 “알리바바에 대해서 혹시 아는가?”라고 물어봤고, 그 여성은 “매우 잘 알죠. 매일 저녁 마다 아들에게 그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마윈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세계 모든 사람들이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처럼 고객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생각나는 주문, 알리바바와 같이 제물을 탐하는 것이 아닌 다른사람과 함께 공존하는 철학을 함축한 알리바바라는 이름은 전세계로 뻗어 나가는데 가장 적합한 이름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마윈은 이름을 계속 마음에 품고 있었다. 베이징에서 항저우로 돌아온 후 새로운 사업을 생각할 때도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알리바바라는 이름을 염두해 두고 있었다.

 


이후 마윈은 인터뷰에서 “알리바바라는 이름은 내가 평생 말한 단어 중 최고의 한마디”라고 칭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마윈은 자신이 이전부터 생각했던 알리바바라는 이름을 사람들에게 소개했고 공동창업자들은 그 의미를 듣고 새로운 사업의 이름으로 찬성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곳에서 복병을 만나게 된다. 마윈은 알리바바라는 이름의 도메인을 등록하려 했지만 캐나다의 한 기업이 알리바바라는 이름을 마윈보다 2년 먼저 등록했기 거절됐다. 낙심한 마윈은 알리바바를 도메인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았지만 도메인소유권을 사는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마윈은 해당 기업에 연락해 도메인을 사고 싶다고 전했고 캐나다 기업은 1만 달러를 요구하며 이보다 낮으면 팔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동료의 피 같은 돈을 도메인 하나 때문에 지불할 수 없다고 한 마윈, 하지만 여전히 알리바바라는 이름에 미련이 남아 고민하게 된다. 

 

그때 마윈의 친구 제리 양이 이 소식을 듣고 마윈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알리바바의 가치는 1만 달러인가?”라고 물었고, “전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한 이름인데 1만 달러는 아까운 돈이 아니다. 그리고 캐나다 업체 마음 바뀌기 전에 빨리 구매해야 한다.”라고 마윈을 설득했다. 이에 마윈은 고민 끝에 1만 달러를 지불하고 도메인의 소유권을 넘겨받게 되고, 이후 알리바바라는 이름으로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호령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창업은 어렵다. 실패를 경험한 마윈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또 다른 시장에 도전했고, 동료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갈 때 조금 다른 방향을 선택하며 오히려 목표로 가는 첩경을 발견했던 알리바바, 그 선택이 현재의 알리바바를 있게 한 원천이 되었다. 

 

저작권자ⓒ두두차이나 DuDu China.(www.duduchina.co.kr)

[알리바바 완전 해부 2편] 야후를 걷어찬 불굴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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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차이나 이주호 기자]

━ 인터넷과 첫만남, 마윈의 인생을 바꾼 분기점

━ 중국황예 실패, 알리바바 탄생의 밑거름이 되다 

 

창업의 길을 선택한 마윈과 하이보(海博) 번역소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인터넷, 마윈은 그 속에서 무한한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마윈, 인터넷과 운명적인 만남

1995년, 항저우시가 항저우와 안후이(安徽)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했다. 당시 미국의 한 투자회사가 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투자 의사를 밝혔고, 항저우시는 투자 제안을 받아드렸다. 하지만 1년 후, 투자를 약속했던 미국 회사가 돌연 입장을 바꾸어 투자하기를 미루고 있었다. 급히 자금이 필요했던 항저우시는 서둘러 미국 투자회사를 찾아가 설득할 적임자를 찾아 나섰고, 마윈이 적임자로 지목됐다.

 

미국 출장길에 오른 마윈, 막중한 책임을 안고 미국에 갔지만, 미국 물정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그는 미국 투자회사의 농간에 놀아나게 되고 급기야 위험에 빠지게 된다.

 

미국 투자회사는 마윈에게 별장과 고급 자동차 제공하며 마윈을 환대하는 시늉을 했고, 그의 관심을 항저우 고속도로가 아닌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마윈을 라스베가스까지 데리고 갔다. 라스베가스에서 정신없이 놀던 마윈, 순간 정신을 차리자 항저우 건설 현장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후회하며 투자회사 책임자를 찾아갔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미국 투자회사는 되려 마윈을 납치 감금하며 신변을 위협했다.

 

다행히 현장을 빠져나와 서둘러 귀국길에 오른 마윈, 하지만 단돈 25센트 밖에 없어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없었다. 마윈은 마지막 모험으로 25센트를 슬롯머신에 넣었고, 천운으로 잭팟이 터져 600달러를 손에 넣게 되었다. 집에 갈 돈을 마련해 안심하고 있을 때 마윈의 머릿속에 이전에 같이 학생들을 가르치던 빌(Bill) 교수가 마윈에게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사위가 시애틀에서 이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기억이 떠올랐다. 인터넷에 대해 궁금했던 마윈은 빌의 사위 샘(Sam)을 만나기 위해 시애틀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다행히도 샘을 만난 마윈은 그를 따라 작업실에 들어갔고 작은 공간에 5대의 컴퓨터가 놓여 있는 모습을 본 마윈은 알지 못하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마윈은 맨 먼저 ‘Beer’를 검색했다. 일본, 미국, 영국 수많은 국가의 맥주가 소개되는 가운데 중국 맥주에 대한 소개가 없는 보고 다시 ‘China’라고 검색한 결과는 ‘No Date’. 전세계 인구의 약 1/6이 살고 있는 중국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것에 충격을 느낀 마윈은 하이보 번역사가 전세계에 중국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마윈은 샘에게 하이보번역소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만들어 달라 요청했고, 그의 열정을 높게 산 샘과 친구들은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만들어 주었다. 마윈은 전세계에 하이보 번역소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 매우 흥분했고, VBN(visitor-based networking, 방문자 기반 네트워킹) 업체에 “우리가 중국에서 고객과 보급을 담당하겠다. 당신들은 기술적인 부분을 책임져 달라”고 요청했고, VBN업체는 그 요구를 받아들여 합작이 성사됐다. 


베이징 실패, 항저우 원점

1995년 4월 마윈은 시애틀에서 돌아온 후, 자신과 같이 동고동락했던 24명의 하이보번역소 직원들을 모아 만찬을 열었다. 마윈은 사람들에게 라스베가스부터 납치 사건, 잭팟 그리고 시애틀까지 자신의 미국 무용담을 꺼내 놓았다. 그리고 마윈은 미국에서 구매해 온 386 노트북을 사람들에게 공개한 후 “미국에서는 벌써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도 이러한 시대가 곧 올 것이다.”라고 말하며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자고 설득했다.

 

인터넷을 확신했던 마윈은 직원들도 자신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24명 중 1명만 빼고 모두 인터넷 사업을 반대했다. 한 동료는 “이 사업은 정부도 시작하지 않은 것인데 우리가 어떻게 시작하는가. 불가능한 이야기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하지만 한 사람, 마윈과 같이 교수로 있었던 허이빙(何一兵)이 마윈을 지지했고, 고민 끝에 마윈은 다시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중국황예 창업자 마윈과 허이빙

 

1995년 5월, 마윈은 하이보네트워크기술유한공사(海博网络技术有限公司)를 설립하고 중국에 첫 비즈니스 성격의 웹페이지인 중국황예(中国黄页, www.chinapages.com)를 오픈했다. 중국황예는 지금의 웹페이지 제작 사이트로, 기업 자료를 영어로 번역해 우편으로 미국 VBN에 전달하면, VBN은 웹페이지 제작 후 웹페이지를 프린트하여 중국으로 보내오는 비즈니스다.

 

마윈은 중국황예를 시작하면서 자신과 자신 부인이 8만 위안(한화 약 1,400만 원) 그리고 허이빙,송웨이싱(宋卫星)이 각각 1만 위안(한화 약 180만 원)을 투자해 총 10만 위안의 자본금을 모았다. 하지만 설비구매 및 초기 자금 지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본금이 6,000위안(한화 약 100만 원)도 남지 않게 되었고, 이러한 생활은 이후 달라지지 않았다. 

 

마윈은 중국황예을 알리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지인뿐만 아니라 자신의 친구의 친구 그리고 모르는 사람의 사업장에 불시로 방문했고 밤늦은 전화도 불사했다. 마윈의 친구는 당시 마윈을 “학을 뗄 정도로 집요했다.”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이 없자 마윈은 무료체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인터넷의 개념조차 몰랐던 당시 기업인들에게 마윈은 그저 사기꾼에 불과했다.

 

그 후 1995년 7월 항저우에 44k 인터넷이 설치되자 마윈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중국황예 시연회를 가졌다. 웹페이지 하나 띄우는데 30분, 마윈은 당시 30분이 3시간 같았다고 말할 정도로 간장의 연속이었다. 웹페이지가 완전히 오픈되자 마윈은 물론 기자, 사업자들까지 놀라며 마윈의 비즈니스를 칭찬했다. 이후 마윈은 사기꾼 딱지를 벗음과 동시에 중국황예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했다.  

 

‘인민일보(人民日报)’,  ‘중국무역보(中国贸易报)’ 등 여러 미디어에서 마윈과 중국황예를 특집으로 다루었고, 업계에서도 중국황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마윈은 이러한 기세를 이어 IT 중심지라 불리는 베이징(北京)의 중관춘(中关村) 입성했고, 중국의 야후가 되자는 원대한 비전을 꿈꾸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베이징은 마윈과 중국황예에 냉정했다. 업계는 중국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이 중국황예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평가하며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고, 당시 베이징 보수파들은 중국황예의 웹페이지 해외 제작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미래 네트워크 주도권을 해외에 내주는 서비스라 판단해 배척하기 시작했다. 마윈은 업계 모임과 정치인들의 모임에 참석하며 인터넷의 중요성과 곧 올 인터넷 시대에 대해 강조했지만, 정부는 이와 반대로 인터넷 산업은 아직 이르다며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인민일보, 야후 등 몇몇 업체에 웹페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TV 프로그램에 마윈이 출연해 중국황예를 알리기 등 여러 노력했지만 더 이상의 발전이 없었고, 심지여 중국황예를 카피한 업체가 등장해 경쟁이 더 심화됐다.

 

1998년 추운 겨울 어느 날, 마윈은 동료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자신이 항저우로 돌아갈 계획이라 전하며, 직원들에게 야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했으니 가서 편하게 돈 벌고 편하게 일하라고 말했다. 직원들과 술로 이별의 아쉬움을 나눈 마윈,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난 다음에도 인터넷 사업을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인터넷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권토중래

야후의 창립 맴버인 제리 양(Jerry Yang)은 베이징에서 돌아온 마윈을 야후 차이나 COO(업무최고책임자)로 영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윈과 제리 양은 마윈이 미국 출장 때 우연히 만난 사이로 마윈의 열정과 추진력을 유심히 본 제리 양은 야후가 꼭 데려와야 할 인재라고 생각했다. 베이징에서 실패를 맞본 마윈, 하지만 인터넷과 창업 둘 중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제리 양의 계속되는 제안을 거절하게 된다.

 

마윈은 항저우에서도 어떠한 사업을 새로 시작할지 계속 고민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의 분야는 언제나 인터넷에 집중되어 있었고, 이전의 경험과 실패를 토대로 미래 중국에 어떠한 인터넷 산업이 발전하게 될지 매일매일 고민했다. 그리고 마윈은 다가오는 미래에 기업과 기업 간에 인터넷 거래를 하는 B2B 시대가 올 것이라 확신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사업 구상을 완료한 마윈은 이전 동료에게 연락해 그들은 한군데에 모으고, “하이보번역소부터 중국황예 그리고 베이징 시간은 각자 다르겠지만 우리는 참 긴 시간 힘듦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하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지금 잠시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다시 일어나 전진할 것입니다.”라고 운을 띄우며 자신이 생각한 새로운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마윈은 자신의 이전 사업을 돌아보며 “이전에는 기업자금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쳤다. 이제는 우리의 여윳돈을 조금씩 모아 사업을 시작하자.”라고 말했고, 총 50만 위안(한화 약 9,000만 원)의 자본금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된다. 이것이 전세계 B2B 업계 1위인 알리바바의 첫걸음이다.

 

중국과 전세계 전자상거래 업계에 한 획을 그은 알리바바가 이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번역소부터 웹페이지 제작까지 먼 길을 돌아온듯 하지만 어찌 보면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을 밟았다.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실패와 성공을 가장 먼저 맞본 마윈과 직원들의 본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이미지 출처: 알리바바)

 

 이주호기자 joro2100@duduchi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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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완전 해부 1편] 떡잎부터 다른 IT 철학가 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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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차이나 이주호 기자]


━ 항저우가 낳은 중국 전자상거래의 영웅 마윈

━ 관심 받기 위해 배운 영어, 창업의 길까지 이어져
2000년 100인의 미래 지도자 선정, 2008년 세계 30대 리더 선정, 2009년 전세계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2012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중 8위…등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가진 그. 그룹의 대표이자, CEO, 그리고 학교 원장까지 다양한 직책만큼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을 가진 그는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이자 현 알리바바 그룹의 CEO인 마윈(马云)이다.

알리바바를 세계 최고 전자상거래 반열에 올려놓기까지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이겨 냈던 마윈은 가슴 한편에 ‘절대 포기하지 말자.’를 외치며 지금까지 회사를 발전시켜왔다. 그리고 마윈은 지금의 알리바바가 있기까지 난관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어린시절에 있다고 말한다. 남들과는 다른 그의 어린시절, 그곳에서 마윈철학이 발전했다. 

 

1. 골목대장 마윈, 영어천재 마윈

1964년 9월, 마윈은 ‘하늘에는 천국이 있다면, 땅에는 쑤저우(苏州)와 항저우(杭州)가 있다(天上天堂,地下苏杭)’라 불리는 중국 호반의 도시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마윈의 아버지는 항저우 경극 협회의 책임자였다. 그래서 마윈은 어린시절부터 한 손에는 해바라기씨와 떡 한 조각을 가지고 경극을 접하기 시작했다. 훗날 마윈은 자신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어린시절 듣던 경극의 영향이 크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경극 속에 울려퍼지는 부드러운 비파 소리도 그의 개구장이 성격을 바꾸어 놓지는 못했다.

 

마윈의 부모는 그가 조용하면서도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아이로 성장하길 기대 했지만 그와 정반대로 고집이 쌔고, 억지 부리고, 장난도 심하고, 타일러도 듣지 않는 개구장이로 성장했다. 마윈이 10살이 되던 그해 항저우에 축제가 열렸는데 마윈은 친구들과 합심하여 수업을 빠지고 축제에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 사실을 선생님에게 들키게 되었고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그때, 마윈이 가면을 쓰고 일어나 군인 연기를 하며 선생님에게 보내줄 것을 권고했다. 어찌보면 참으로 맹랑하지만 마윈의 당당함과 어린 나이지만 내면에서 풍겨지는 기개에 선생님도 넋을 잃고 봤다고 한다.

 

그리고 마윈 특유의 공동체적 철학은 마윈의 유년시절 형성되기 시작했다. 의협심이 강했던 마윈은 친구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두 팔 걷어 붙이고 나서는 해결사였다. 특히 마윈은 친구가 폭력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 참지 못했고, 평소에 잘 모르는 친구더라도 형들에게 구타당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면 득달같이 달려가 형들을 물리치곤 했다. 그 과정속에서 자신은 13바늘을 뀌매야하는 부상 당하고 뼈가 다 들어나 보일 정도로 심한 부상입었지만 마윈은 “사나이는 쉽게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마윈의 이러한 의협심과 따뜻한 마음은 학우들에게도 전달되어 학교 대표를 뽑는 자리에 후보로 거론되었다. 하지만 성적이 안좋았던 마윈은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는데, 한 학우가 “나는 마윈을 원한다.”라고 말하며 마윈의 후보자격 회복시켜달라 요구했고, 나머지 학우들의 도움으로 마윈은 초등학교 대표가 될 수 있었다.

 

마윈은 중학교 진학서해도 기개와 당당함은 여전했지만 성적은 여전히 바닥이었다. 그런 마윈에게 영어에 흥미를 가져다준 인물이 있는데 바로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이었다. 마윈은 새로 부임한 영어선생님을 몰래 짝사랑하게 됐고, 선생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마윈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Crazy English의 창시자 리양(李阳)이 외쳤던 ‘두려움을 떨쳐버려라’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항저우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인 서호(西湖)를 매일 출퇴근 하듯이 다니며 만나는 외국인마다 말을 건냈다. 이후에는 서호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하며 외국인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갔다.

 

마윈은 가이드 아르바이트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많은 외국인들에게 항저우의 아름다운 풍경 소개하고 중국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어느 한 호주 부부는 마윈의 적극적인 면과 친절함에 감동해 마윈을 호주로 초대했지만 당시 마윈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지 못하고 팬팔로 계속 연락했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마윈은 항저우에서 손에 꼽히는 영어 실력자가 되었다. 

 

2. 가까스로 넘은 대학 문턱

영어 실력만큼은 항저우에서 최고로 꼽혔지만 그외 성적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수학 점수는 찍어도 마윈의 점수보다 많이 나올 만큼 형편 없었다. 고등학교 입학할 때도 마윈은 가고 싶은 고등학교가 있었지만 수학 때문에 포기해야 했었다 하지만 마윈의 당당함은 여전히 살아있어 18살이 되던 해에 성적은 터무니 없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베이징대학(北京大学)에 원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결과는 수학 점수 1점을 맞으며 희망도 가질 틈도 없이 베이징대학에 떨어졌다.

 

자신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마윈, 자신이 공부에는 재능이 없다 여기고 서후에 있는 호텔에 찾아가 입사시험에 응시했다. 당시 마윈은 사촌동생과 같이 호텔에 입사시험을 봤지만 마르고 서비스에 부적합한 얼굴이라는 이유로 사촌동생은 붙고 마윈은 떨어졌다.  결국 마윈은 외모가 필요하지 않는 잡지사에 취직했고 고단한 인생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며 희망도 꿈도 없이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윈은 항저우 기차역에서 루야오(路遥) 의 소설 ‘인생’을 읽게 된다. ‘인생’의 주인공이 이상과 현실에서 겪어야 했던 스토리와 “시련을 겪지 않고, 무지개를 보려 하는가”와 같은 글귀가 마윈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혁명을 일으켰고, 마윈은 인생의 깨달음 얻어 다시 한번 대입과 싸우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해 마윈은 다시 한번 대입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수학점수 19점. 하지만 마윈은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대입을 준비했다. 마윈은 집안 사정으로 낮에는 직장,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녔고, 일요일에는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열정을 보였다. 칼을 갈고 덤벼든 3번째 도전, 하지만 또다시 수학 시험을 79점 맞았고 80점이 커트라인이던 당시 입학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마윈은 포기하지 않고 항저우에 있는 사범대에 원서를 접수했고, 초조하게 기다리던 그때 항저우사범대의 입시지원자 수가 계획했던 인원수 보다 적어 지원자 모두 합격처리되 마윈은 3번의 도전 끝에 대학 문을 밟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에 입학한 마윈은 영문학과에 진학해 물 만난 고기처럼 숨겨저 있던 재능을 펼치며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학업은 물론이고 각종 동아리에도 참여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고 서호 인연으로 계속 연락하고 지내던 호주 부부의 초청으로 호주를 방문했으며, 호주 부부의 원조로 풍요로운 대학생활을 즐기게 된다.또한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그의 의협심과 용기는 대학시절에도 여전히 발휘되 항저우사범대 학생회의 주석으로 당선되었다. 마윈의 소문은 항저우사범대 뿐만 아니라 항저우에 있는 대학에 까지 미치게 될 정도로 유명했었다.

 

그리고 마윈은 대학 기간동안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동반자이자 반려자인 장잉(张瑛)을 만나게 된다. 대학교 1학년 만나게된 마윈과 장잉은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발전해왔고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 마윈은 알리바바가 지금 위치에 있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장잉의 역할이 크다고 밝힌 적이 있다. 

 

3. 마윈의 첫 창업 ‘번역사무소’

1988년 우수한 성적으로 항저우사범대를 졸업한 마윈, 사회개혁이라는 당시의 흐름 속에 그의 마음은 교편이 아닌 창업에 있었다. 하지만 마윈이 교편을 잡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은 지금의 기회는 다시올 수 없는 기회라 말하며 마윈을 설득했고 마윈은 그 말에 순응해 교편을 잡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마윈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선택하지 않고 대학교 교편을 잡았다. 당시 항저우전자공업대학에는 기계, IT, 전자 분야의 우수한 교수는 많지만, 무역, 외국어 등의 분야에는 교수가 적은 것을 보고 영어 교수이자, 국제무역 교수로 교단에 섰다.  이후 마윈은 교수와 제자로 만났던 인연을 통해 창업할 때 두터운 인맥 기초를 다질 수 있었고 교수의 위치로 만났던 수많은 경영인의 이야기를 통해 상인의 마인드와 철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렇듯 마윈의 6년간의 대학 교수라는 기간은 창업의 기본을 쌓는 시간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윈은 자신과 함께 교편을 잡았지만 지금은 퇴직해 집에서 쉬고 있는 동료 교수가 떠올랐다. 100위안(한화 약 18,000원)도 안되는 보조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그들에게 연민의 정이 생긴 마윈의 머릿속에 “항저우에 전문 통역 기구를 설립하고 퇴직한 영어 교수들을 고용하면 퇴직한 교수들은 보조 수입이 생기고 항저우에는 전문 기관이 생겨 좋지 않을까?” 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해도 수많은 고민 끝에 창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마윈은 생각하기만 하면 이룰 수 없다는 철학으로 친구와 함께 1992년 전문 통역 기구인 하이보통역사(海博翻译社) 설립하게 된다.

 

용기를 내어 창업을 감행한 마윈은 따뜻한 구들목에서 행복한 생활을 포기할 지라도 자신의 본분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돈은 많이 벌지 못하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를 가지고 퇴직한 교수들을 초청해 사업을 꾸려나가기 시작한다. 창업을 시작한 후 마윈은 친구와 동료들에게 힘을 보태주기를 요청했고, 마윈의 실력과 인성을 알았던 그들은 자진해서 하이보번역사에 들어왔다. 하지만 생각만큼 이윤이 발생하지 않자 마윈은 이곳 저곳에 뛰어다니며 공예품부터 시작해서 작은 일용품까지 가져다가 항저우에 판매하면서 회사를 연명했고 나중에는 의료기기까지 파는 상황에 다다랐다. 

 

마윈은 대학시절과 교수시절의 좋은 시작을 끝으로 힘든 창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사람들은 마윈의 창업을 두고 인생의 내리막이라 평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 눈에는 내리막이 아닌 급경사의 오르막이었다. “뚝심을 지키며 영원히 포기하지 않는다”는 IT 철학가 마윈의 스토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 출처: 알리바바) 

이주호기자 joro2100@duduchina.co.kr
저작권자ⓒ두두차이나 DuDu China.(www.duduchina.co.kr)

[2016 트렌드] ⑦ 우주항공산업 혁신유발 효과에 주목

  • 유하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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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12 08:31 | 수정 : 2015.11.12 09:17

    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6 트렌드] ⑦ 우주항공산업 혁신유발 효과에 주목
    KISTEP 미래한국 보고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지음​|​한스미디어​|​412쪽​|​1만7000원

    이 책을 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과학기술 지식 촉진과 국가연구개발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세워진 정부출연기관이다. 미래보고서라고 이름 붙인 이 책에서는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10년 후 한국 국가경쟁력 향상의 성장동력이 될 핵심 트렌드 10 가지를 제시했다.

    ① 기술격차 갈등 심화...거버넌스로 해소

    기술 변화의 물결 속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 중 하나는 기술과 사회의 변화 속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혼란이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서 기존의 가치관, 문화, 제도 등은 도전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 기술의 수용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낳기도 한다.

    저가 상품을 제공하는 로엔드(low-end) 파괴 혁신과 기존 고객을 겨냥해 혁신 제품을 출시하는 신시장 파괴 혁신도 기존 기업, 산업과의 경쟁 심화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나노, 바이오, 정보와 같은 기술을 결합한 기술 융합은 경제적 파급력과 기술적 복잡성을 생각해 볼 때 기술격차 심화와 국가간 불평등을 불러올 수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새롭게 등장한 온디맨드(on-demand) 경제와 서비스도 재능과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소비자와 연결시켜준다는 점에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은 항상 기존 제도와 충돌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갈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영향을 보다 적극적으로 예측하려는 노력과 대처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적 영역에서의 예측과 대책 방안 마련에는 한계가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모든 기술을 관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의 기술 개발은 좀 더 참여적인 거버넌스 내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② 제조업을 다시 보다

    1970년대와 비교해서 40년 동안 제조업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7%에서 17.8%로 10% 가까이 감소했다. 소득 증가에 따라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1970년대 51.8%→ 2010년대 66.3%)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탄탄했던 독일이나 중국이 비교적 타격을 덜 입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재조명됐다.

    제조업 기반이 튼튼할수록 외부 충격에 내성이 강해지고 위기 극복 능력이 커지는 것을 확인한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들은 첨단 제조 기술과 같은 미래를 이끌 제조업 관련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신기술 중 가장 각광받는 기술은 복제 가능한 3D프린터이다. 3D 프린터로 1인 제조 기업 시대가 열릴 것이다. 개인 맞춤형 의료 기술로도 널리 사용될 것이다. 소비자가 신제품 구상부터 제조와 마케팅까지 참여하는 다품종 맞춤형 생산 시대도 열릴 것이다. 지능형 로봇은 무인 자동차와 같은 신제조 혁명을 이끌 것이다.

    ③ 자신만의 가치를 발전시켜라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13년까지 전 세계에서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MIT 브린욜프슨과 맥아피 교수는 ‘제 2차 기계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며 알고리즘, 로복,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과학기술의 혁신이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말했다.

    실제로 2013년 LA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가장 먼저 보도한 것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봇이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10년 후 산업용 로봇이 성공적으로 활용되어 절약되는 인건비 비율은 세계적으로 16%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 기계가 아니어도 노동 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출현도 인간 일자리를 완전 대체한다기보다 이동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정량적 데이터 분석,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 수집과 같이 기계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영역과 창의성, 판단력, 의사소통과 같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조합함으로써 기계와 인간의 파트너십을 만들어낼 수 있다.

    5년, 10년 후 멀지 않은 미래에 일자리의 구조는 분명히 바뀔 것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을 계속 배워 이른바 테크노 문맹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인간만이 보유한 고유 역량들을 강화시키고,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존재 가치를 발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④ 우주산업의 기술 유발 효과 막대

    개관적으로 본다면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다. 우주 대부분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인간이 한 번이라도 직간접적으로 탐사해 본 영역은 태양계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지난 과거 60년 동안 우주 과학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지금까지 인류는 무려 6,000개의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렸다. 세계 각국이 참여해 건설한 국제우주정거장과 중국이 2011년 발사한 톈궁 1호 등 2개가 우주를 날아다니고 있다.

    우주탐사를 위한 기술은 워낙 다양하고 방대하다 보니, 기술 개발 과정에서 우주탐사 이외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대표적인 예로 ‘드론(무인 비행기)’, 적외선 귀 체온계, 메모리폼 베개와 매트리스를 꼽을 수 있다.

    지난 50년 간 무려 1,800개의 기술이 우리 생활에 쓰이는 제품의 일부가 되었다. 항공 과학 기술에서 파생된 기술은 무궁무진하다.

    과거 우주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정부만이 연구할 수 있었지만, 최근 우주연구는 국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구글은 우주를 블루칩으로 보고 우주 분야에 뛰어 들었다. 영국의 드론 제작 회사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해 2015년 내로 첫 번째 태양열 드론을 띄울 예정이다. 일본 5대 건설업체인 오바야기구미는 2050년까지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우주개발 경쟁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우주 선진국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미 기득권을 구축한 선진국에서 우주시장의 자리를 내어줄리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인도 등 우주 기술이 어느 정도 성장한 국가 및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국가와 연합해 우주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⑤ 시장에서 여성 지배력 더 커진다

    성이 생물학적인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말한다면, 젠더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뜻한다. 생물학적인 남성과 여성은 변하지 않지만 사회적인 남성과 여성은 바뀌기 마련이다. 이러한 변화가 미래 변화의 큰 흐름을 만든다.

    여성의 경제, 사회적 참여는 촉진되고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 변화로 여성이 노동시장에 유입되고 있고 사회적 인식도 변하고 있다. 육체적 작업이 덜한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 같은 여성의 지위 향상은 여성의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여성 소비자들의 한 해 지출 규모는 3.7조 달러(4293조)에 달한다. 가계 지출의 80%를 여성이 담당한다.

    앞으로 기업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 또한 정부는 시장 변화에 발맞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젠더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⑥ 중대 혁신은 과학기술에서 나온다

    혁신을 이루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새로운 관점, 창의적인 아이디어, 수요자의 관찰 등 다양한 혁신의 방법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과학기술이다.

    선진국에서는 출발지와 목적지를 긴 관으로 연결하고 관 내부에 사람이 탈 수 있는 캡슐 형태의 운송체를 넣어 엄청난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하이퍼루프(Hyperloop)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또한, 에너지를 이용해 공간을 임의로 왜곡해 두 지점을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기술인 워프드라이브(Warp drive)도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혈당, 혈압 등 신체 정보 측정, 시력검사가 가능한 스마트폰 앱, 피부에 붙여 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바이오 스템프, 로봇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등이 있다.

    정부는 일관성 없는 정책 혹은 정부 부처 간의 편가르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혁신을 대할 때 그 혁신이 누구의 일인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그 일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⑦ 외교도 과학 협력을 통해 푼다

    냉전 시대 이후 세계화는 급속도록 진행됐고 국제 경제시스템이 구축됐다. 이러한 변화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확산에 기여했고 문화, 정치체계, 외교 정책을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파워의 역할이 크게 증가하는 계기가 됐다.

    국제사회에서 공동 가치의 추구를 통해 국가의 위상, 즉 소프트 파워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주목받으면서 공통된 가치 추구의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는 과학기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는 기술 우위에 있는 국가와 열위에 있는 국가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생산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공동번영 가치 창출의 특성을 지닌다.

    예로 과학기술 분야 공적개발원조는 수원국에 재화 및 시설을 제공하여 단기간 도움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원국의 근본적 역량을 발전시켜 지속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다.

    이전에 모든 국가의 공동개발목표가 공여국과 수여국 중심의 협력과 빈곤 완화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현재의 공동발전목표는 좀 더 보편적인 차원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이슈의 해결을 목표로 한다.

    ⑧ 생애 전주기 개념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은 어느 나라에서나 항상 중요한 쟁점이다. 창의력과 전문성, 수월성을 갖춘 인재는 미래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교육은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혁신적인 과학기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핵심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요소로 부각되면서 창의적인 융합 인재에 대한 사회적인 수요도 많아질 것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중, 고령 학습자를 위한 교육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며, 100세 시대를 맞이하며 평생 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치원에서부터 초, 중, 고, 대학교와 대학원, 취업 및 신진 인력 등 생애 주기에 따른 통합형 인재 양성 교육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민 생애 전주기 관점의 교육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 교과과정과 현장에서의 교육 내용을 연계하고 능력중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설계가 요구될 것이다.

    ⑨ 소셜미디어 활용한 재난대응 시스템

    도시화의 진전, 산업시설의 확대,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 등으로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사회적 재난 역시 양상이 다양해졌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기존에 없던 물질이 생겨났고, 시설물의 규모가 커지면서 재난의 예측 불가능성이 크게 증가했다.

    2010년 미국 멕시코만 석유회사 BP 석유 시추 시설 폭발 사고부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4년 세월호와 2015년 메르스와 디도스 컴퓨터 바이러스 공격까지 위험은 공간을 초월한다.

    새로운 과학기술은 이러한 재난을 대응하고 대처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일본 대지진, 아이티 지진 등 재난 발생 시 소셜미디어는 즉각적으로 경보를 발송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희생자, 피해자 지역, 기부 방법 등이 실시간으로 전해 지역사회가 도울 수 있도록 활용됐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장소나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재난 대응 로봇과 재난 대응 무인기의 사용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또한, 위성 센서를 통해 화재, 홍수와 같은 재난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도 ‘재난 대응 과학기술 역량 강화 3개년 실천 전략’을 마련해 재난대응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앞으로 안전사회 구축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증가할 것이다.

    ⑩ 남북 기술격차 해소, 경제생태계 구축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언젠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인 것은 분명하다. 급격하게 변할 수 있는 남북관계를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북한과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통일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통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통일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북한을 하루빨리 재건하고 북한 내에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여 자체 혁신을 통한 국부 창출을 견인하는 것이다.

    만약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자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북한의 만성적인 무역적자는 계속될 것이고, 통일 비용은 지속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의 남북 격차 수준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차원의 협력은 현 상황에서 힘들기 때문에 민간 단체나 개인 연구자 수준에서 진행하는 교류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2016 트렌드] ⑥ 내게 맞춤한 소비, 나를 위한 투자

  • 유하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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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12 08:30

    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6 트렌드] ⑥ 내게 맞춤한 소비, 나를 위한 투자
    2016 대한민국 트렌드
    최인수 등 지음|한국경제신문|388쪽|1만6000원

    이 책은 종합 리서치 전문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 모니터’가 110만 명의 패널을 통해 조사한 소비 트렌드 보고서다. 시간, 집, 콘텐츠, 정서적 허기, 욕구, 불안, 불신 등 일곱 가지 중요 키워드로 2016년 대한민국이 주목해야 할 핵심 트렌드를 제시한다.

    ① 시간

    나만의 시간이 부족해
    시간은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경험하는 소비자는 75.1%에 달했다.

    일상에서 계속되는 불안감
    소비자들이 시간 부족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빠르게 변화는 현대 사회와 한국 사회의 비관적 전망에서 오는 ‘불안감’이었다. 2013년부터 매년 조사한 일상적 불안감에 대한 수준을 보면 10명 중 8명에 가까운 사람이 자주 경험한다고 대답했다.(2013년 77.2%, 2014년 75.8%, 2015년 77.7%)

    불안감은 소비 위축으로 귀결
    2014년 소비 지출을 줄일 것 같다고 예상하는 소비자가 2명 중 1명으로, 특히 일상적인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자 (51.6%)가 그런 경험을 느끼지 못한 사람(37.2%)보다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예상을 훨씬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믿을 것은 나에 대한 투자
    이렇게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는 불확실한 미래를 버티는 하나의 방법으로 소비자들은 자기계발을 선택하고 있다.(향후 가장 확실한 투자 대상은 나 자신이다:71.4%)

    자기계발은 나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펀드나 부동산처럼 불확실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같은 기본적인 투자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최근 소비자들은 외국어 공부 등과 같은 최대한 ‘자신의 경험’을 쌓는 데 투자하고 있다.

    좀 비싸도 가치가 중요
    그러면서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은 다소 비싸더라도 과함하게 투자하는 ‘가치 소비(45.1% 경험)’와 내게 꼭 알맞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37.6% 경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여행(38.2%), 음식(33.6%), 의류(32.6%), 패션/잡화(30.9%)와 같이 직접적인 경험을 수반하는 소비가 상위 항목을 차지했다.

    ② 집

    2001년과 2011년 사이에 라이프 스타일 차이를 비교한 조사를 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내 집은 반드시 가져야 한다’라는 의견이 각각 73.3%(2011년)와 73.9%(2011년)였다. 거의 차이가 없었다.

    높기만 한 집값, 그림의 떡
    2015년 현재까지 한국 사회에서 집은 꼭 필요한 소유대상(한국 사회에서 집은 꼭 필요한 물질적 대상이다:81.7%)으로 평가된다. 핵심적인 이유는 심리적 안정감(집은 안정감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물질적 대상이다:86.1%)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는 비싼 집값(37.0%)과 대출 부담(36.1%) 때문에 집을 투자는 물론 소유의 대상으로 삼지 못한다.

    집은 편안한 휴식 공간
    그대신 사람들은 집을 휴식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집을 휴식(91.4%), 가족(66.7%), 잠자는 공간(60.6%), 사적인 공간(56.1%) 등과 연관해 떠올렸다. 일상적인 불안감을 경험하는 소비자들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경험하기 위해 과거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집에 머무는 시간: 작년 대비 증가 23.8%, 작년 대비 감소 19.4.%)

    내 집은 내가 꾸민다
    집에 머무는 체감 시간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집안 내부 구조와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소비자들의 54.9%가 홈 인테리어를 했으며 주로 집안 분위기 전환(71.9%)과 주거 환경 향상(34.1%)을 위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2011년에 조사한 결과와는 비교되는 결과다.(가구 배치나 장식을 자주 바꾼다:23.4%, 직접하는 집안 가꾸기를 좋아한다: 34.7%, 집안 장식은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좋다:15.1%)

    편안한 내 집에서 TV보며 대리만족
    소비자들 10명 중 7~8명은 집에 있는 동안 TV 시청(78.6%)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예능(76.7%)이었고 드라마(55.9%)와 뉴스(40.9%)가 그 뒤를 따랐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기준으로 요리(57.9%), 놀이(51.1%), 여행(44.6%), 육아(38.3%) 등을 좋아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바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외 활동에서의 ‘바쁨’은 늘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소비자들은 편안하고 안락하게 그리고 시간과 비용을 별로 들이지 않고 원하는 경험을 대신 할 수 있는 공간을 집에서 찾고 있다.(집에 머무는 시간의 증가 이유 조사 결과 2 순위: 밖에 나가면 돈 쓸일이 많아서 39.2%)

    ③콘텐츠

    아직은 그래도 TV가 좋다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콘텐츠를 대부분 모바일이나 컴퓨터만으로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호하는 미디어 기기와 주로 사용하는 미디어 기기 모두 TV가 압도적으로 높았다.(TV 선호율: 75.6%, TV이용률: 61.5%)

    콘텐츠는 찾아보고 다시 본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집에 일찍 들어가거나 친구들과의 약속을 포기하지 않는다. 시청자 대부분은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보기를 원했고(63.3%), 자연스럽게 스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나는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 등의 콘텐츠를 찾아보는 편이다:63.5%)

    집 TV, 모바일, 컴퓨터 모두 콘텐츠를 ‘다시 보기’로 본 경험률이 매우 높게 나타 났다.(집 TV:74.1%, 모바일:47.1%, 컴퓨터 48.8%) 모바일에서 TV, 영화 시청 관련 앱(B tv, 티빙, U+ TV, 올레 TV 등)을 설치해 이용한 비용도 매우 높았다.(86.4%)

    지상파 방송보다 케이블 방송
    2011년 조사와 비교해보면,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은 줄어들고(2011년 82.3%→2015년 70.5%) 케이블 방송에 대한 호감도는(2011년 51.4%→2015년 58.6%) 증가했다.

    신문과 라디오는 점점 멀어진다
    신문, 라디오의 영향력도 감소했다. 앞으로 신문을 이용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자는 16.3%에 불과했는데 이는 2011년 같은 조사(24.7%)에 비해 더 줄어 든 결과다. 라디오 역시 계속 이용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자는 41%로 2011년 53.3%에 비해 줄었다.

    그래도 웹툰은 본다
    10명 중 8명은 앞으로 웹툰의 인기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응답했고(83.2%), 특히 20대 젊은 층(68.8%)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④정서적 허기

    뷔페에 간다면 한식 뷔페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한식’과 ‘한식 뷔페’가 화두가 되고 있다. 2013년 3곳 정도에 불과했던 한식 뷔페는 2015년 9월 기준으로, 100여 곳이 되었다. 2012년 조사에 따르면 뷔페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패밀리 레스토랑 샐러드 뷔페, 고기 뷔페, 씨푸드 뷔페 순이었다. 하지만 2015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평균 약 9%하락) 반면, 3년 전에는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한식 뷔페가 갑자기 등장했다.(최근 1년 이내 뷔페 방문 경험 2순위: 한식 뷔페 42.8%)

    한식 뷔페에 정서적 호감
    소비자들은 한식뷔페에 뭔지 모를 호감을 느꼈고(50.9%)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렸다(47.6%). 푸짐하고 배부르게 먹을 것 같다는 뷔페의 직관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정서적인 분위기를 한식 뷔페에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집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한식에 열광한다는 사실은 집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익숙한 식사’, 즉 ‘집밥’에 대한 결핍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집밥은 엄마의 정성
    많은 사람들이 ‘집밥’하면 엄마가 해주는 따듯하고 정성이 담긴 밥을 떠올렸다.(엄마가 해준 따듯한 밥 1순위, 70.4%) 여기에 ‘정성(74.3%)’과 ‘따뜻함(69.0%)’의 이미지를 연상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가 집밥을 원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 정도가 집밥을 그리워했으며(집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79.8%), 앞으로 집밥의 의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81.6%)

    집밥 좋지만 요리하기는 싫다
    그렇지만 실제로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집에서 하는 활동 중 ‘요리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7위 14.6%),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작년보다 증가 23.3%, 감소 26.3%). 결국 밖에서 밥을 사먹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음식도 스마트폰으로 배달식
    최근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배달 앱을 실제 이용해 본 응답자는 59.9%로 나타났다. 또한, 55.5%가 앞으로도 사용할 의향을 보였고, 70.6%는 앞으로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술 마신다면 맥주와 과일 소주

    직장인 2명 중 1명은 계절에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맥주를 찾는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6명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상반기에 출시된 저도주 과일 소주의 약진도 눈에 띄였다. 응답자 63.5%가 과일 소주를 마신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⑤ 욕구

    SNS는 인간관계 유지용
    디지털 시대에 사람과 사람 간의 네트워크는 SNS를 통해 ‘지속적인 유지’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이 일상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막연한 인간관계의 확장 욕구는 찾기 힘들다.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주긴 싫다
    SNS에서 이뤄지는 인간관계 대부분은 이미 오프라인에서도 알고 있었던 인맥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56.5%) SNS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형태도 ‘폐쇄형 SNS’였다.(SNS 선호유형 1순위: 폐쇄형 SNS 51.8%) 이제는 ‘이미 아는 사람’과의 관계 유지를 도와주는 도구가 됐다.

    친구가 뭐하는지 궁금하다
    SNS마다 사용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의 이용자의 경우 실제로 ‘타인(친구나 지인)’의 일상을 알고 싶어서 이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카카오스토리 56.2%, 페이스북 52.9%)

    이는 자신을 홍보하거나(카카오스토리 10%, 페이스북 10%)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교류하기 위해(카카오스토리 20.6%, 페이스북 25.8%) 사용하는 비중보다 훨씬 높았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사용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일상을 들여다 보기 위해 SNS를 활용하는 것이다.

    SNS로 상처도 받는다
    SNS 이용자는 다른 사람의 ‘여행 경험(43.2%)’, ‘맛집 경험담(39.8%)’, ‘취미 생활(36.2%)’을 보며 이용자들은 어떨 때는 왠지 모를 피로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즉, 타인과의 관계 유지를 돕는 SNS가 아니러니하게 내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다.

    먹방과 직캠 방송이 좋다
    콘텐츠가 재미 있는 인터넷 개인 방송을 보는 이유로는 ‘누군가와 애기하는 느낌이 든다’를 꼽은 경우가 많았다(30.0%). 이제는 사람이 그립다고 굳이 시간과 돈이 드는 밖에서 어슬렁거릴 필요 없이 집에서 TV나 컴퓨터만 켜면되고 매일 잘나가는 친구의 SNS를 보며 상처받을 일도 없어진 것이다.

    ⑥ 불안

    직장은 만성 스트레스 원인
    직장에 다니는 거의 모든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96%) 10명 중 7명에 가까운 직장인들이 퇴근할 무렵에는 완전히 소모된 것 같다고 했다.(66.4%) 출근 생각만으로도 피로감을 호소했다.(71.3%)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도 아프다
    이렇게 누적되는 스트레스는 일상에서 신체적 변화와 감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많은 직장인이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변화로 극도의 피로감(67.7%), 의욕 상실(63.4%), 무기력감(44.8%)을 느꼈다. 우려되는 부분은 ‘이유 없는 분노’를 경험한 사람이 57.7%나 됐다.

    직장 생활의 중요한 덕목들 이젠 아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가지만 잘해도 성공하는 시대(66.3%)’는 이미 지나갔으며, 그 동안 직장 생활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성실성, 예절, 착한 인성, 끈기 등은 이제 덜 중요하게 생각됐다고 답했다.(성실성 7순위 30.9%, 예절 8순위29.8%, 착한 인성 9순위27.3%, 끈기 13순위 22.1%)

    미래 직업에 대해 불안하다
    그저 열심히 일한다고 직장에서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은 미래 직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나는 지금의 내 직업 미래가 불안하다:59.8%, 내가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다13.1%) 또한, 대부분이 앞으로는 감정 노동을 요구하는 시대(84.4%)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돈 있으면 부동산 투자하겠다
    돈이 있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단숨에 해결이 가능하다. 실제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부동산’으로 해결해 왔다. 10명 중 7명 정도는 여전히 집과 부동산 투자를 원했다.(현재 여윳돈이 있다면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 72.1%, 현재 여윳돈이 있다면 집을 사고 싶다:69.8%)

    나가는 돈 줄이기에 집중
    하지만 2016년에도 자신의 소득이 늘어나기보다 현재 수준에서 변화가 없거나 줄어들 가능성을 예상한 사람이 많았다.(62.1%) 그래서 지금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내년의 재테크 전략은 ‘나가는 돈 줄이기’에 집중 될 것이다.(자산 늘기기 17.1%, 기존 자산 유지 39.8%, 빚 줄이기 28%)

    당분간 소비자들 대부분은 불안감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전략보다는 돈의 씀씀이를 아껴 현실 생활의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금은 공평하지 않다
    급여 소득자 87.9%가 우리나라는 과세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 반면 공정하다는 의견은 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개인보다 법인(기압)과 상류층(93.8%)이 더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대부분 공감했다

    ⑦ 불신

    블랙박스는 우리 사회 불신 반영
    차량용 블랙박스의 판매량은 2008년 4만 7천여 개 정도에서 2014년 200만여 대를 기록하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블랙박스가 사회적으로 낮은 신뢰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근거라고 생각했다.(블랙박스는 우리 사회의 불신 수준을 나타내주는 바로미터다:54.1%)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다
    위기에 처했을 때 ‘불특정 타인’의 도움을 기대하는 사람은 4명 중 1명(23.0%)에 불과했다. 타인들에 대한 신뢰 역시 매우 낮았다.(나는 사람들 대부분을 신뢰한다:21.3%, 이웃집 사람을 신뢰한다:19.5%, 우리 지역 사람들을 신뢰한다:16.8%)

    한국 사회에서 타인의 존재는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는 공동체적 삶의 대상이라는 인식보다 나의 것을 뺏을 수 있는 잠재적 경쟁 상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못 믿는다
    이러한 ‘낮은 신뢰’는 국민을 향한 정부의 전달 내용을 의심하는 경우로 확대 된다. 사람들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소식을 믿지 못했다.(정부에서 발표하는 소식이 사실인지 의심된다: 동의 47.7%, 비동의 11.6%) 특히 메르스 사태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공공기관 및 지도층 인사에 대한 불신을 더욱 증폭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메르스 사태 이후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 증폭:58.5%, 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불신:66.8%)

    상류층에 대한 강한 불신
    ‘믿고 본 받을 만한 대상’ 중에 한국 사회의 상류층은 매우 적었다.(한국 상류층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4.4%, 한국 상류층은 자신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2.3%)

    많은 사람들은 상류층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 교양도 그다지 높지 않고,(8.6%) 국가의 위기 상황에 솔선수범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4.5%) 동시에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더욱 믿지 않았다.(상류층 대부분은 부모의 부나 명예를 물려받아 성공한 사람들이다:77.1%) 상류층은 그저 ‘자신의 이익에 민감한 사람들(90.5%)’일 뿐이었다.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20.8%) ‘내 자녀 세대는 앞으로 계층 상승이 자유로울 것 같다’(10.3%) ‘한번 가난해지면 평생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56.6%) 등 현실적으로 계층 상승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 젊은 세대는 5포 세대
    5포세대는 내 집마련(61.1%), 결혼(60.6%), 출산(51.7%), 연애(47.8%), 인간관계(32.8%)을 포기한 현재 청년 세대를 뜻한다. 삶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포기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사람이 한국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58.7%)를 지적했다.

    마음은 이민 중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택하는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이민이다. 조사에 따르면 76.4%가 구체적이거나 막연하게라도 이민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을 고려해본 사람들 대부분은 한국 사회의 피곤한 삶을 이민의 이유로 꼽았다.(과열된 경쟁 구조:84.2%,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 82.0%, 심해지는 소득 불평등 구조 78.0%, 각박하고 여유 없는 삶 76.0%)

    [2016 트렌드] ⑤ 온오프 융합, 맞춤형 주문형 콘텐츠

  • 유하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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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08 13:42 | 수정 : 2015.11.09 15:16

    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6 트렌드] ⑤ 온오프 융합, 맞춤형 주문형 콘텐츠
    모바일 트렌드 2016
    커넥팅랩 지음ㅣ미래의창ㅣ360쪽ㅣ1만4400원

    국내 주요 모바일과 IT 기업 기술자들로 이뤄진 커넥팅랩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대한민국을 주도할 모바일 트렌드를 선정했다. 요구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제공한다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가 키워드로 꼽혔다.


    ①온오프가 연결된 O2O 커머스

    O2O(Online to Offline)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사업’을 말한다. 모바일기기로 상품·서비스 제공자(기업)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사업이 뜰 것이란 뜻이다. 고객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상품을 주문할 수 있고, 기업이나 개인사업자는 그만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주차장 예약이나 세차 같은 일상적인 서비스부터 의료상담이나 법률자문 같은 전문 분야까지 영역도 넓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유 경제’다. 콜택시 앱 우버, 카셰어링 형태의 렌터카 서비스인 집카,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 등이 이미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뒀다.


    ②위치기반 반폐쇄형 SNS

    페이스북, 트위터로 시작된 SNS 열풍은 한순간의 유행이 아닌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인맥 관리, 정보 습득, 일상 공유 등 기능적인 목적으로 SNS를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멋져 보이기 위한’ 자기표현의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SNS의 확산도 2016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또한, 익명 SNS와는 다른 위치 기반이나 와이파이 기반 등 새로운 방식의 ‘반폐쇄형 SNS’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③주문형 맞춤형 콘텐츠 미디어

    주문형 콘텐츠 시장이 모바일 시대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기존에 실시간으로 일방적으로만 전달되던 콘텐츠의 형태가 기술과 서비스의 발달을 통해 소비자가 요구하는 대로 즉시 대응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MBC 예능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처럼 실시간으로 시청자의 반응을 확인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레디메이드 콘텐츠(서비스 주체가 만드는 콘텐츠)와 웹툰, 웹드라마 같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낵형 콘텐츠가 있다.

    이들의 특징은 기존 콘텐츠를 클립형으로 짤막하게 가공한 것이 아닌, 처음부터 웹과 모바일 등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기획되고 제작된 콘텐츠라는 점이다. 이제는 주문형 콘텐츠를 넘어 맞춤형 콘텐츠와 서비스가 더욱 많아질 것이고, 모바일 주도권을 가진 시청자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것이다.


    ④간편함과 안전을 더한 모바일 결제

    모바일 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간편함’이다. 예를 들어 우버 콜택시를 이용할 때 미리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했다면 별도의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의 경우 제조사가 단말기나 운영체제(OS)를 직접 제어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가입과 설치 과정이 간단하다.

    최근에는 편리함에 보안성까지 갖춘 홍채, 안면, 정맥 등 생체 인증 결제 수단도 주목을 받고 있다. 결제 과정의 간소화는 미래 모바일 결제 시장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⑤인터넷 전문은행 시대 개막

    최근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의 확산으로 금융거래 방법이 온라인 거래로 전환되고 있다. 계좌이체, 현금 입출금 등 단순한 거래는 지점의 창구보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선호하고 언제 어디서나 즉시 서비스가 가능한 인터넷과 모바일 거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5년 12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해 높은 예금금리, 낮은 대출금리, 무료 수수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홈페이지에 접속해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에는 카카오뱅크(카카오), I뱅크(인터파크), K뱅크(KT)의 3개의 후보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⑥무게-요금 줄이고 가치 높인 스마트폰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는 약 1,300개에 달한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지만 성장이 정체된 시장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에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가격 인하하고 스마트폰과 다른 IT 기기의 통합하는 등 해결책을 찾고 있다. 제조사는 출고가를 내리고 높은 경쟁력을 가진 중저가폰을 출시한다.

    또한, 태블릿 PC,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스마트폰에 넣어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킨다. 비용과 무게를 줄이는 ‘마이너스 경쟁’과 소비자가 돈을 추가로 내고 사용하고 싶을 만큼 차별화된 가치를 만드는 ‘플러스 경쟁’이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⑦사물인터넷 시대 이머징 디바이스(Emerging device)

    시계, 카메라, 자동차 같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기들이 IT기술과 접목되어 통신 기능을 갖추면서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로 발전하고 있다. 예컨데 스마트 워치는 건강과 같은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쉽고 모바일 결제, 헬스케어, 스마트키 등 여러 가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드론을 이용한 액션캠 촬영과 스마트카가 있다. 하지만 해킹으로 인한 모바일 결제 기능과 결합된 스마트 워치의 결제 정보 유출, 드론 비행 방해 및 추락, 스마트카 운행 중 사고 유발 등 보안 기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이머징 디바이스 플랫폼 업체와 디바이스 업체들, 앱 개발사, 학계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2016 트렌드] ④ 다가오는 무인시대, 눈덩이 빅데이터

  • 유하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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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08 13:40

    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6 트렌드] ④ 다가오는 무인시대, 눈덩이 빅데이터
    빅 픽처 2016; 특이점과 마주한 사회
    김윤이 등 12명 지음ㅣ생각정원ㅣ264쪽ㅣ1만1700원

    미국 하버드대를 비롯한 유학파 전문가 12명이 2016년 트렌드의 큰 그림을 그렸다. 각자의 전공은 공공정책학부터 정치경제학, 보건학, 사회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분야도 정치, 사회, 교육, 환경, IT, 미디어 등 거의 전 범위를 망라한다. 저자들은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내년 한국 사회가 변화의 분수령을 이룰 ‘특이점(Singularity)’을 이야기하고 전망했다.

    ①무인차, 드론 시대 생각보다 빨리 올 것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무인화, 에너지와 친환경, 바이오혁명 등이 다가올 미래의 키워드다. 자동차 스스로 많은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것은 네트워크를 통해 빅데이터화한다. 완전자율주행차가 대중화하는 시기를 매킨지는 2035년 이후로 예측했지만, 최근 들어 업계나 전문기관에서는 생각보다 빨리 우리 일상에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같다.

    드론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지만, 취미용을 넘어 농업, 인프라 관리, 공공 업무 등 임무수행용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 역기능 문제도 예상된다. 제재가 없다면 드론으로 무엇이든 촬영하고, 도청도 하고, 폭탄이나 불법 제품을 나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자리 문제, 교육의 변화, 윤리 문제 등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사생활 침해나 사고와 추락, 테러 가능성에 대한 역기능도 나타날 수 있어 앞으로 무인 시스템에 대한 기술과 제도의 정비를 해야 한다.

    ②공유경제 확산일로, 신경제 이끈다

    인터넷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경제활동 방식도 바꿔놓았다.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저성장의 영향으로 가계 수입이 줄면서, 이미 갖고 있는 자원이나 노동력을 활용해 소비 비용을 줄이거나 추가 소득원을 마련하려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숙박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6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을 여행한 관광객 수도 20만 명 가까이 된다.

    공유 경제는 그밖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요리가 취미이자 특기인 사람이 다른 이에게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도록 하려고 식사를 공유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고, 사무실, 주차장 등 남는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나 자동차, 자전거 등 탈 것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들 때문에 주거공간의 공유문화가 확산될 여지가 꽉 막혀 있다. 2016년 신경제를 위해서는 공유문화가 활성화되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③다시 소셜플랫폼이 미디어가 되다

    인터넷 혁명과 모바일 혁명으로 미디어 업계에 큰 변화가 나타났는데 바로 소셜 미디어의 탄생이다. 소셜 혁명이란 모바일 기기와 무선통신 기술을 통해 누구나 장소와 시간에 제한 없이 다른 이와 교류할 수 있게 된 변화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소셜은 생산자라기보다는 배포자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소셜이 사람들의 중요한 활동 영역으로 자리 잡으로면서, 소셜의 콘텐츠 자체가 뉴스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소셜은 뉴스의 생산자가 된 것이다.

    이러한 소셜의 특성을 이용한 페이스북의 ‘페이퍼 뉴스’와 스냅챗의 ‘디스커버 뉴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더욱 소셜을 활용한 미디어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③눈덩이처럼 커지는 빅 소셜데이터

    온라인상에서 사용자들이 남기는 정보는 방대하다. 빅데이터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된 후로, 이러한 정보를 통해 사용자들의 형태를 통계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글을 남긴 시간, 사용자가 접속한 위치, 팔로워(또는 친구) 숫자 등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모은다.

    이렇게 모인 소셜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의 특성을 사회학과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관심 지점 연구에도 쇼셜 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날씨 정보, 공공 안전 서비스, 교통 안전 서비스, 생활 정보 서비스 등도 제공 할 수 있게 됐다.

    ④경제생활 바꿔놓을 핀테크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접목된 말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핀테크는 지폐나 은행과 같이 물리적인 사물과 공간에 제한받지 않고 온라인과 전자 기기를 통해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사업 자금을 모금하는 크라우드 펀딩과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도 새롭게 등장했다. 핀테크는 소비자의 경제생활과 서비스에 대한 개념도 바꾸고 있다.

    ⑤사회적 가치 앞세운 소셜벤처

    소셜벤처는 수익보다는 사회적 가치에 우선을 두며, 긍정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자체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낸다. 창업자들은 기존에 없던 창의적인 사업모델들을 선보이고 후원을 받는 NGO단체와 달리 기업의 형태를 띠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낸다. 소셜벤처는 기업의 투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 맞도록 사업을 다각화하고, 한 사업 지나치게 치우쳐 파트너십을 넘어 종속된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⑥벽을 허무는 온라인교육의 확대

    무크(MOOC)는 하버드대와 같은 세계적인 명문대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무크는 ‘참여와 개방’을 무기로 기존의 교육환경을 빠른 속도로 바꾸고 있다. 무크 강좌는 수강 인원 제한도 없고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전세계 어디서나 세계 석학들의 수준 높은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소외 계층도 인터넷만 있으면 쉽게 접할 수 있어 교육 기회의 확대로까지 지어지고 있다. 무크는 교육의 경제적, 지역적 장벽을 허물고 있다.

    ⑦지역 공동체로의 귀환

    최근 고층 빌딩과 아파트에 둘러싸여 사는 현대인은 점점 따뜻한 인간관계 형성이 가능한 마을 공동체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을 공동체는 단순히 지역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감성적인 소통을 원하는 인간 내성의 모습이다. 정부도 도시 재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마을 만들기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마을 만들기는 민간 단체 주도의 단기적 마을 만들기 계획 실패, 주민들 간의 이해 관계에서 오는 갈등, 계층간의 갈등 등 풀어야 할 현실적인 문제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⑧기계 학습은 기업들의 필수 역량

    이제 인공지능이 일상 사무의 영역으로 들어온다. 기계들은 웨어러블, 사물인터넷의 흐름을 타고 하루가 드라게 우리의 생활 곳곳으로 녹아들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기계들의 수와 자리는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이제 대부분의 분야에서 알고리즘이 더 우세한 통찰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패턴 인식기술 덕분에 이제 모든 사용자가 상품 추천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그 정확성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만큼 좋아지고 있다. 딥 러닝과 같은 기계 학습 기제는 이제 모든 대형 IT기업들이 필수로 갖춰야 할 역량이 됐다. 그 인기만큼이나 빠르게 오픈소스화, 플랫폼화해 보편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인화 사회의 위협은 인간의 모든 행동을 변화시킬 것이다. 기계의 등장과 인간의 삶은 편리해졌지만 동시에 앞으로 기계가 가져올 역기능에 대해서도 심각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됐다.

    [2016 트렌드] ② 의미를 판다, 일을 만드는 것도 능력

  • 유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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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08 13:36

    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6 트렌드] ② 의미를 판다, 일을 만드는 것도 능력
    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
    KOTRA 지음ㅣ알키ㅣ468쪽ㅣ2만원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현대사회에서, 트렌드에는 국경이 없다. 현대인의 취향과 문화 흐름을 제대로 읽어낸 해외 상품이나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재원들이 발 빠르게 포착한 전 세계의 사업 기회와 아이디어를 담았다.

    ①폐기물 활용한 재창조

    중고품이나 폐기물, 불량품으로 취급되던 재료도 상품이 될 수 있다. 폐기 처리될 신세였던 ‘못생긴 야채’를 수프로 만든 네덜란드 브랜드 크롬꼬머(Kromkommer)와 버려진 과일을 가죽으로 만든 프루트 레더 로테르담(Fruit leather Rotterdam), 폐타이어로 신발,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드는 일본 몽드 디자인 등의 사례가 있다.

    ②엉뚱한 디스럽터(disruptor) 시대

    전형적인 규칙이나 선입견을 깬 기업이 성공하고, 엉뚱한 발상이 성공한다. 교통수단인 트램을 개조해 이동식 레스토랑으로 만든 이탈리아의 아트모스페라, 영국 유통체인 테스코의 ‘직원중심주의’ 선언, 현지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해외로 진출한 필리핀의 프랜차이즈 음식점 졸리비 등이 있다.

    ③더 정교해지는 온디맨드(on-demand)

    모바일과 정보통신(IT)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 계량한 재료와 요리법을 제공하는 ‘레디투쿡(ready-to-cook)’ 서비스 업체인 블루에이프런, 스마트폰 앱으로 증상을 설명하면 환자의 위치와 교통 상황까지 고려해 의료인을 보내주는 메디캐스트, 선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나이와 취미, 성별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맞춤형 제품을 담아 파는 스마트 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④현금은 가라-캐시 프리(cash-free)

    이제 밥값을 계산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시대가 왔다. 미국에선 더치페이를 할 때 일행과 현금을 주고받지 않는다. 벤모, 구글월렛, 스퀘어캐시 같은 송금용 앱을 사용한다.

    벨기에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전자식권을 지급하고, 덴마크에선 스마트폰 앱으로 결제하는 스마트페이가 일상적이다. 정부는 화폐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줄고, 기업의 수입과 가계지출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⑤몸으로 체험하는 새로운 놀이터

    직접 체험하고 몸으로 즐기는 놀이가 새로운 취미 활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헝가리에선 ‘탈출 게임’이 인기다. 방에 갇힌 참가자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단서를 수집하고 분석해 탈출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사방이 뻥 뚫린 방이나 동굴 같은 방에서 잠을 자는 ‘카가 캄마(Kagga Kamma)가 테마형 호텔로 각광받는다. 아르헨티나에서 개발된 패드볼(Padbol)은 사방이 유리로 막힌 공간에서 발로 공을 차 넘기는 스포츠로, 족구와 비슷하다.

    ⑥의미를 파는 코즈(cause) 마케팅
    소비자들이 어떤 이유로 지갑을 열까. 코즈 마케팅은 환경, 기아, 빈곤 같은 사회적 문제를 ‘대의’로 내건 홍보 방식을 말한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입하면 아프리카에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탐스슈즈와 북극곰 돕기 캠페인을 실은 코카콜라의 흰색 콜라캔이 유명한 사례다.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업체 산하 기업인 엔조이는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스쿠터 셰어링’ 사업으로 주목 받았다. 스마트폰 앱으로 예약만 하면 저렴한 값에 스쿠터를 빌려탈 수 있다.

    중국 최대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온라인 개인 농장 ‘쥐투디(聚土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농촌의 유휴농지 이용권을 구입하고 작물을 분양받으면, 그해에 수확한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타오바오는 농촌의 소규모 경작 시스템을 대형화하고 노는 땅을 줄여 농가의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⑦작고 민첩한 ‘새우형’ 기업이 유리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선 작은 기업들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대기업이 택하기 어려운 전략과 틈새시장을 목표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게 관건이다.

    패스트푸드 같은 배달음식에 질린 이들을 위해 레스토랑에서 만든 요리를 자전거로 배달해주는 벨기에의 ‘테이크잇이지’, 여성만을 위한 자전거 가게 ‘사이드새들’, 여객선을 개조해 선상 사우나로 만든 캐나다의 보타보타 스파(Bota Bota Spa) 등이 고래에게도 기죽지 않는 ‘강한 새우’ 기업들이다.

    ⑧디지털 교육의 다양한 확산

    디지털 시대엔 디지털 기술과 장비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곧 경쟁력이다. 영국에선 공교육 과정에 프로그래밍 언어(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컴퓨터 언어)를 가르치고, 싱가포르는 코딩(특정 명령문을 사용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일)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선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학습도구로 에듀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⑨음식의 진화-비욘드(beyond) 푸드

    현대사회에서 음식은 단순한 영양 공급원이 아니다. 전통적인 조리법과 식사법을 넘어선 ‘음식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3차원 설계도로 제품을 빚어내는 3D프린팅의 원리를 요리와 접목하면, 원하는 모양으로 초콜릿이나 파스타, 과자를 만들 수 있다.

    맥주 브랜드 필스너 우르켈로 유명한 체코에선 맥주로 만든 샴푸, 샤워젤 같은 목욕용품부터 오크통에 맥아와 홉을 넣은 ‘맥주 목욕’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개발됐다.

    ⑩거스름돈 활용한 틈새 금융

    세계인의 돈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금융 상품이나 투자 대상도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에이콘스(Acorns)는 앱에 등록한 카드로 결제하고 생긴 거스름돈을 이용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투자해준다. 저축이나 투자에 회의적인 밀레니얼세대(1982~2000년 출생자)를 겨냥한 ‘잔돈 금융’ 상품이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자금을 모급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키바(KIVA)는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사업가와 저소득층에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사회공헌 펀드다.

    ⑪獨 파우스트 게임, 中 교육 여행 인기

    기초 교양과 인문학에 대한 열기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문학과 철학, 예술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인 사고능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독일 문학의 최고봉인 괴테의 ‘파우스트’를 소셜미디어(SNS)와 접목한 게임이 인기를 얻고, 중국에선 역사와 지리를 공부하는 교육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는 도시의 정체성을 팝아트로 표현했다.

    ⑫잡 크리에이터(job creator)의 시대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능력이다. 노트북,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장비를 들고 사무실 밖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은 대개 프리랜서나 1인 기업인이다.

    블로거, 작가,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직군에 속한다. 중국에선 쇼핑할 여건이나 교통 시설이 덜 갖춰진 지역에선 ‘쇼핑파트너’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신 주문해준다.

    [2016 트렌드] ① 미래형 자급자족, 취향 공동체가 뜬다

  • 유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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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08 13:33 | 수정 : 2015.11.08 15:29

    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6 트렌드] ① 미래형 자급자족, 취향 공동체가 뜬다
    트렌드 코리아 2016
    김난도 등 6명 지음ㅣ미래의창ㅣ431쪽ㅣ1만6000원

    2009년부터 발간된 ‘트렌드 코리아’의 2016년판이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진이 올해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새해 트렌드를 전망했다.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꼽은 소비 트렌드는 총 10가지다.

    ①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플랜 Z란 최후의 보루에 해당하는 준비 계획이다. 불경기에 대비해 삶의 방식과 소비 계획을 수정한 ‘플랜 Z 소비’가 이뤄질 것이다. 지출액은 줄이되 만족감은 최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품질은 낮지만 값은 저렴한 B급 상품, 샘플세일, 소분시장을 통해 살 물건은 사되, 앱테크와 금융사의 미끼상품을 활용해 푼돈도 저축하고, 집에서 스스로 해결하고 혼자 노는 것이다.

    ②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현대인에겐 불안이 일상이 되고 있다. 램프증후군이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걱정으로 자신을 지나치게 괴롭히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알라딘이 요술램프에서 마법의 거인을 깨우듯 걱정을 불러낸다는 의미다. 대중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시각각 재난과 사고 소식을 접하며 불안감이 커진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가 각광받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③1인 미디어 전성시대

    1인 방송과 1인 미디어를 활용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개개인으로 나뉘었던 1인 미디어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미디어 산업계에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1인 방송은 젊은층이 제작하고 소비하는 만큼, 미래 세대 소비자의 시대정신과 소비가치가 담긴다.

    ④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가 브랜드의 가치를 대신하는 소비 방식이 대중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좋아질수록 브랜드 이름보다 품질과 가치를 따지게 된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대용량을 선호하고, 브랜드가 없어도 적당한 품질과 가격의 제품이면 만족한다.

    ⑤연극적 개념소비

    연극적 소비는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개념소비는 윤리와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고려한 방식이다. 이타적인 의도를 강조하는 ‘착한’ 소비도 기부에 동참했다는 만족감을 높이는 ‘연극적’인 소비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⑥미래형 자급자족

    자본주의 체계와 도회적인 생활 방식 속에서 ‘지속 가능하고 인간적인 삶’을 누리는 생활방식에 대한 고민이 자급자족하는 소비 형태로 나타난다.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공동체 텃밭과 상자 텃밭, 화학약품이나 전자제품 없는 삶을 추구하는 에코라이프.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친환경 식재료를 쓰는 것에서 저염 된장과 천연 두유 같은 건강한 성분의 식품으로 확장된다.

    ⑦원초적 본능

    자극적이고 본능적인 것이 주목받는다. 유치하고 잔인한 내용을 솔직하게 추구하면서 힘든 사회 현실을 버티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폭력적인 콘텐츠, 가식 없이 막말을 일삼는 방송, 세련미 없이 싼티 나는 ‘B급 감성’, 부자연스럽고 엉뚱한 조합에 소비자들은 열광한다.

    ⑧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자원이 부족하고 정식(正式)이 아니더라도 겉보기에는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기술과 노하우가 인기를 끈다. 신문을 꼼꼼히 읽기보다 그날그날 주요 소식과 용어만 모은 토막 뉴스를 본다. 온라인 상에선 돈, 감각, 인맥이 ‘있어 보이게’ 포장하는 것만으로도 유명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온라인 스타를 추종하는 소비를 낳는다.

    ⑨아키텍키즈(Architec-kids),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임신부터 태교, 출산, 육아까지 세세하게 계획을 세우고, 임신 전후엔 앨범과 목록을 만들어 관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엄마들. 검증된 공법을 동원해 건물을 설계하고 짓듯이, 체계적인 육아를 지향하는 엄마들이 유아용품 시장을 바꿔놓는다. 임신 전 몸 만들기에 필요한 영양제와 관리법, 출산 준비물 목록, 태교여행, 태아보험 등 관련 상품도 확장되고 있다.

    ⑩취향 공동체

    자신의 취향과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모여 정보를 주고받고 제품을 추천하는 일이 흔해졌다. 소수 취향의 잡지가 등장하고, 독특한 성분의 식품이 팔린다. 방송과 영화관도 시청자의 취향을 세분화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들도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한 고객층을 정확히 겨냥한 ‘핀셋 마케팅’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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