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내는 자성 나노입자
오랜만에 여기에 들러서 글을 쓰게 되는데 쓰고자 하는 주제는 자성 나노 물질에서의 열방출 현상에 대한 것이다.
사실 자성 나노 물질에서 어떻게 열이 방출 되는 말든 무슨 상관인가? 이것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관심이 없는 글이 될 수 있겠다. 특히 독자의 대상을 일반인들로 잡은 경우는 더더욱이...
하지만 구태여 이것을 주제로 잡은 이유는 그냥 이공계 대학생 수준 정도 되는 사람들이 행여나 숙제 같은 것 하는데 도움이나 되고자 하는 연유에서다. 사실 모든 물리적 현상들이 수식이 바탕이 되는 것이지만 최대한 수식을 배재하고 개념만을 적고자 한다.
자성 나노입자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매우 작은 크기, 그러니까 머리카락의 십만분의 일 정도 되는 작은 크기로 이뤄진 자성 물질이다. 그리고 이 물질은 최근 이 바닥에서는 꽤나 인기가 좋은 물질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이것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그야말로 무궁무진 하다고 할 수 있다. 진짜 여러 응용 범위 들이 있는데 다른 것들은 차치하고 오늘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이를 이용한 열방출에 관한 내용이다.
자석에서 열이 방출된다니? 무슨 소리인가?
그렇다. 자석은 클립같은것 잡아당기는데나 쓰는 것인데 어떻게 열이 방출된다는 말인가? 장난하는가? 그러나... 하지만... 자석에서도 진짜 열이 방츨된다. 정확히는 자성을 띨 수 있는 물질에서의 열 방출이다. 큰 크기의 막대 자석같은 것을 말할 것도 없고, 나노 크기의 매우 작은 크기의 입자에서도 열이 방출된다.
도대체 어떻게 열이 방출된다는 말인가?
아...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 설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아래 그림1b에서 동그란 원같이 생긴것이 자성 나노입자다. 이 동그란 나노입자 안에 그려진 화살표는 자석의 N,S극과 같은 자기 방향이라고 보면 되겠다. H는 외부 자기장의 방향이다. 그러니까 자성 나노입자의 극이 외부 자기장 방향에 나란히 맞추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갑자기 외부 자기장 H의 방향이 바뀌어 거꾸로 되어 버렸다. 그러면 자성 나노입자의 극 방향도 자연히 거기에 맞추어 돌아가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자성 나노입자의 극 방향이 돌 수 있는 방법이 두가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자성 나노입자 내부의 자성 스핀이라는 것이 한꺼번에 돌아가는 것이다. 이경우는 자성 나노입자 자체는 가만히 있고 내부의 자성 스핀만 돈다. 이것을 Neel relaxation이라 한다. 두번째 방법은 자성 나노입자 자체가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Brown relaxation이라고 한다. 어쨋든 자성 나노입자는 외부 자기장의 방향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서 자신의 자기 극도 돈다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이 도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
그림 1. 자석 나노입자에서 열 방출 방법. (a) 자석 나노입자에서 열을 방출시키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교류 자기장을 걸어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초당 약 100,000 ~ 1,000,000 번 극이 바뀌야 한다. (b) 자석 나노입자에서 열이 발생하는 원리. Neel relaxation 및 Brown relaxation이라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그림 출처: Copyright ⓒ 2013 American Chemical Society
자기 극이 도는 것과 열이 나는것이 무슨 관계가 있나?
역시 좋은 질문이다... 이건 좀더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서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자성 나노입자가 외부 자기장하고 같은 방향에 놓여 있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놓여 있는 것은 서로 에너지 상태가 다르다. 외부 자기장과 다른 방향으로 놓여 있는 것이 당연히 에너지가 더 높다. (이것까지 모른다면... 음... 원래 그런건데 Zeeman effect라는 것이 있단다...) 그러니까 위의 그림 1b를 에너지적인 관점에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겠다.
1) 처음 상태: 외부자기장과 자성 나노입자 극 방향이 같을 때 --> 에너지 상태 낮음
2) 중간 상태: 외부자기장 방향이 갑자기 바뀌어 자성 나노입자 극 방향과 달라졌을 때 --> 에너지 상태가 높아짐
3) 마지막 상태: 자성 나노입자 극이 회전해서 외부자기장 방향과 다시 같아짐 --> 에너지 상태가 다시 낮아짐
자, 2)에서 3)으로 갈때 열이 발생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지 않는가?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낮은 에너지 상태로 떨어지면 그 차이가 바로 열로 발생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림 1a의 설명에 써 놓은 것처럼, 외부자기장의 방향이 1초에 100,000 ~ 1,000,000번 바뀐다는 것. 그러면 자성 나노입자도 거기에 맞춰서 그만큼 돌아야 되고,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한번 도는데 발생하는 열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해도 이게 1초에 이만큼이나 많이 돌게 되면 발생하는 열도 상당하다.
열이 나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그 열이 얼마나 되나? 만지면 뜨겁나?
뜨겁다. 만지면 안된다. 자성 나노입자가 한 5 mg/ml 농도로 있을때 한 1분 자기장 가해 주면 100도는 가뿐하게 올라간다고 한다. 이건 용액에 녹아 있을 때 얘기고, 잘 마른 분말 상태로 있을 때는 더 뜨겁다고 하니 아마 만지면 안될 것이다.
근데 꼭 자성 나노입자만 되는건가?
아 뭐 꼭 그런건 아니다. 그저 자석에 붙는 그런 종류의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면 다 된다.
그런데 이걸 도대체 어디에 써먹나?
아 역시 좋은 질문이다... 이런걸 도대체 왜 알아내고 어디에 써먹을까 생각이 당연히 들텐데... 맞춰 보시라 이걸 어디에 쓰는지?
.... 암 치료에 쓴다고 한다!! 이 자성 나노입자를 암 조직에 주사하고 자기장을 가해줘 결국 암을 뜨겁게 가열하여 태워 죽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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