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트렌드] ② 의미를 판다, 일을 만드는 것도 능력

  • 유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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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1.08 13:36

    2015년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결산하느라 바빠지는 요즘, 이미 새해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2016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눈여겨봐야 할 경제, 산업, 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들의 핵심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16 트렌드] ② 의미를 판다, 일을 만드는 것도 능력
    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
    KOTRA 지음ㅣ알키ㅣ468쪽ㅣ2만원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현대사회에서, 트렌드에는 국경이 없다. 현대인의 취향과 문화 흐름을 제대로 읽어낸 해외 상품이나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재원들이 발 빠르게 포착한 전 세계의 사업 기회와 아이디어를 담았다.

    ①폐기물 활용한 재창조

    중고품이나 폐기물, 불량품으로 취급되던 재료도 상품이 될 수 있다. 폐기 처리될 신세였던 ‘못생긴 야채’를 수프로 만든 네덜란드 브랜드 크롬꼬머(Kromkommer)와 버려진 과일을 가죽으로 만든 프루트 레더 로테르담(Fruit leather Rotterdam), 폐타이어로 신발,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드는 일본 몽드 디자인 등의 사례가 있다.

    ②엉뚱한 디스럽터(disruptor) 시대

    전형적인 규칙이나 선입견을 깬 기업이 성공하고, 엉뚱한 발상이 성공한다. 교통수단인 트램을 개조해 이동식 레스토랑으로 만든 이탈리아의 아트모스페라, 영국 유통체인 테스코의 ‘직원중심주의’ 선언, 현지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해외로 진출한 필리핀의 프랜차이즈 음식점 졸리비 등이 있다.

    ③더 정교해지는 온디맨드(on-demand)

    모바일과 정보통신(IT)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 계량한 재료와 요리법을 제공하는 ‘레디투쿡(ready-to-cook)’ 서비스 업체인 블루에이프런, 스마트폰 앱으로 증상을 설명하면 환자의 위치와 교통 상황까지 고려해 의료인을 보내주는 메디캐스트, 선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나이와 취미, 성별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맞춤형 제품을 담아 파는 스마트 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④현금은 가라-캐시 프리(cash-free)

    이제 밥값을 계산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시대가 왔다. 미국에선 더치페이를 할 때 일행과 현금을 주고받지 않는다. 벤모, 구글월렛, 스퀘어캐시 같은 송금용 앱을 사용한다.

    벨기에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전자식권을 지급하고, 덴마크에선 스마트폰 앱으로 결제하는 스마트페이가 일상적이다. 정부는 화폐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줄고, 기업의 수입과 가계지출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⑤몸으로 체험하는 새로운 놀이터

    직접 체험하고 몸으로 즐기는 놀이가 새로운 취미 활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헝가리에선 ‘탈출 게임’이 인기다. 방에 갇힌 참가자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단서를 수집하고 분석해 탈출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사방이 뻥 뚫린 방이나 동굴 같은 방에서 잠을 자는 ‘카가 캄마(Kagga Kamma)가 테마형 호텔로 각광받는다. 아르헨티나에서 개발된 패드볼(Padbol)은 사방이 유리로 막힌 공간에서 발로 공을 차 넘기는 스포츠로, 족구와 비슷하다.

    ⑥의미를 파는 코즈(cause) 마케팅
    소비자들이 어떤 이유로 지갑을 열까. 코즈 마케팅은 환경, 기아, 빈곤 같은 사회적 문제를 ‘대의’로 내건 홍보 방식을 말한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입하면 아프리카에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탐스슈즈와 북극곰 돕기 캠페인을 실은 코카콜라의 흰색 콜라캔이 유명한 사례다.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업체 산하 기업인 엔조이는 교통 체증과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스쿠터 셰어링’ 사업으로 주목 받았다. 스마트폰 앱으로 예약만 하면 저렴한 값에 스쿠터를 빌려탈 수 있다.

    중국 최대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온라인 개인 농장 ‘쥐투디(聚土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농촌의 유휴농지 이용권을 구입하고 작물을 분양받으면, 그해에 수확한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타오바오는 농촌의 소규모 경작 시스템을 대형화하고 노는 땅을 줄여 농가의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⑦작고 민첩한 ‘새우형’ 기업이 유리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선 작은 기업들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대기업이 택하기 어려운 전략과 틈새시장을 목표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게 관건이다.

    패스트푸드 같은 배달음식에 질린 이들을 위해 레스토랑에서 만든 요리를 자전거로 배달해주는 벨기에의 ‘테이크잇이지’, 여성만을 위한 자전거 가게 ‘사이드새들’, 여객선을 개조해 선상 사우나로 만든 캐나다의 보타보타 스파(Bota Bota Spa) 등이 고래에게도 기죽지 않는 ‘강한 새우’ 기업들이다.

    ⑧디지털 교육의 다양한 확산

    디지털 시대엔 디지털 기술과 장비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곧 경쟁력이다. 영국에선 공교육 과정에 프로그래밍 언어(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컴퓨터 언어)를 가르치고, 싱가포르는 코딩(특정 명령문을 사용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일)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에선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학습도구로 에듀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⑨음식의 진화-비욘드(beyond) 푸드

    현대사회에서 음식은 단순한 영양 공급원이 아니다. 전통적인 조리법과 식사법을 넘어선 ‘음식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3차원 설계도로 제품을 빚어내는 3D프린팅의 원리를 요리와 접목하면, 원하는 모양으로 초콜릿이나 파스타, 과자를 만들 수 있다.

    맥주 브랜드 필스너 우르켈로 유명한 체코에선 맥주로 만든 샴푸, 샤워젤 같은 목욕용품부터 오크통에 맥아와 홉을 넣은 ‘맥주 목욕’까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개발됐다.

    ⑩거스름돈 활용한 틈새 금융

    세계인의 돈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금융 상품이나 투자 대상도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에이콘스(Acorns)는 앱에 등록한 카드로 결제하고 생긴 거스름돈을 이용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투자해준다. 저축이나 투자에 회의적인 밀레니얼세대(1982~2000년 출생자)를 겨냥한 ‘잔돈 금융’ 상품이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자금을 모급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키바(KIVA)는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사업가와 저소득층에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사회공헌 펀드다.

    ⑪獨 파우스트 게임, 中 교육 여행 인기

    기초 교양과 인문학에 대한 열기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문학과 철학, 예술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인 사고능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독일 문학의 최고봉인 괴테의 ‘파우스트’를 소셜미디어(SNS)와 접목한 게임이 인기를 얻고, 중국에선 역사와 지리를 공부하는 교육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는 도시의 정체성을 팝아트로 표현했다.

    ⑫잡 크리에이터(job creator)의 시대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능력이다. 노트북,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장비를 들고 사무실 밖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은 대개 프리랜서나 1인 기업인이다.

    블로거, 작가,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직군에 속한다. 중국에선 쇼핑할 여건이나 교통 시설이 덜 갖춰진 지역에선 ‘쇼핑파트너’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신 주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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