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완전 해부 3편] 위기가 가져다 준 선물, QQ
OICQ의 인지도가 급 상승하며 텐센트 서비스 사용자 수가 100만명을 바라보고 있을 때 텐센트로 날아든 편지 한 통은 텐센트를 대혼란에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적재산권에 대해 이해가 전무했던 텐센트의 무지는 순식간에 스스로의 목을 겨누는 칼날이 되어 돌아왔다.
OICQ에서 QQ로
1999월 8월 9일, 선전에 있는 텐센트 본사에 미국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AOL로부터 2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의 내용 이랬다. 텐센트가 1998년 11월에 등록한 도메인 ‘oicq.net’과 1999년 1월에 등록한 도메인 ‘oicq.com’은 AOL사의 ICQ와 유사한바 AOL사의 서비스인 ICQ 상표권을 침해하였기에, 텐센트는 자사가 소유하고 있는 oicq.com와oicq.net의 도메인 소유권을 AOL에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이전에 AOL이 진행하였던 상표권 분쟁 소송에서 승소하였던 ‘smsicq’건을 예로 들어 설명하며, ‘텐센트는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수 없으니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한시 빨리 도메인을 이전하라’는 경고성 권고 역시 동봉하였다.
사실 AOL과 분쟁이 있기 전 중국 내 몇몇 지적재산권 관련 전문가는 텐센트가 서비스 하고 있는 oicq라는 상표명은 미국에 있는 AOL이 등록한 ICQ와 상표명이 매우 유사하여 상표사용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조언한바 있다. 하지만 당시 텐센트의 임직원 가운데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리하여 전문가의 충고에 일말의 걱정도 하지 않은 채 진심 어린 충고는 잊혀져 갔다.
2000월 3월, AOL은 미네소타 주에 있는 NFA(미국선물협회)에 고소장을 제출하였고, NFA 중재위원회에서 텐센트와 AOL의 변호사는 각 회사의 입장을 변호하였다. 텐센트의 변호사는 AOL이 미국에서 ‘oicq’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한 기록이 없으며 심지어 AOL은 중국에서 상표등록을 한 기록이 없는 것을 증거로 내세우면서 AOL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AOL측은 텐센트가 기존에 등록되어 있던 ‘0icq’라는 상표명에 의도적으로 숫자’0’를 소문자’o’로 바꿔 상표권을 등록하였다고 주장하며 텐센트의 oicq는 AOL의 ICQ를 노린 의도적 상표권 등록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AOL은 NAF에 고소장을 제출하기 한달 전 의도적으로 ‘oicq.org’라는 도메인을 등록하며 소송에서 더욱 유리한 입장을 취하기 위해 치졸한 수를 썼다. 이에 따라 2000년 3월21일 NAF 중재위원회는 텐센트의 도메인을 AOL사에게 이전하라며 AOL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텐센트는 NFA의 이와 같은 서비스 양도 권고조치가 있은 이후 AOL이 도메인 뿐만 아니라 OICQ의 상호명까지 소송을 걸어올 것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이름을 결정하기 위해 주동적으로 움직이기로 결정하였다. 급작스럽게 사안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새로운 서비스로의 개명은 필수적이었다. 이에 OICQ의 이름을 대신할 무언가 강렬한 네이밍이 필요했다. 하지만 의외로 문제는 수월하게 해결되었다. 당시 사용자들은 기억하기 힘든 OICQ 대신 마지막 Q에 악센트를 주어 중국식으로 별칭으로 QQ라 부르고 있었다.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잘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 텐센트는 OICQ를 버리고 QQ를 취했다.
OICQ 당시의 QQ IM
텐센트는 주력 서비스의 이름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큰 모험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회사 내에서는 이래저래 말이 많았지만, 서비스 이름 변경은 다행이 별탈 없이 마무리되었다. QQ로의 변신으로 텐센트는 AOL과의 자칫 깊어질 수 있었던 법적 분쟁을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기존 OICQ 보다 사용자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QQ로의 변신을 통해 사용자 확보에 고속 엔진을 달 수 있었다. 서비스 개명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볼 때, 당시의 선택은 되려 QQ를 국민 메신져 자리에 올려 놓을 수 있었던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이다.
가래로 막을 것 호미로 막다
QQ로의 연착륙에 성공한 텐센트는 다음 변신으로 QQ 아바타 이미지를 변경하였다. 텐센트의 이러한 변신에 QQ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서비스가 아니냐는 회의적인 입장이 지배적이었지만, 대부분 이용자들은 변경된 아바타 이미지에 굉장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한 텐센트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자신의 아바타 이미지로 대체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심지어 당시 중국에서는 QQ 아바타 이미지를 꾸미는 프로그램까지 성행할 정도였다. 하지만 QQ 사용자 아바타 이미지 변경의 이면에는 전술한 지적재산권 문제가 깊게 자리잡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하지 않았던가. AOL과의 법정투쟁으로 한 번 크게 데인 텐센트는 지적재산권 관련 문제가 될 요소들을 사전에 차단하기에 적극 나섰다. 외부에서 볼 때는 텐센트가 창조적인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텐센트로써는 별 다른 도리가 없는 선택이었다.
OICQ 초기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뚜렷하지 않았던 텐센트의 엔지니어는 미키마우스, 곰돌이 푸, 스누피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해외의 유명 캐릭터들을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AOL 사건 이후 마화텅은 문제가 될 수 있는 아바타 이미지들을 모두 다른 것들로 바꿀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전체 아바타 이미지를 변환한 QQ2000을 출시하기 전날 밤, 미국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인 디즈니와 중국의 하이홍(海虹)투자회사가 중국 내 디즈니 캐릭터 사용권과 홍보를 내용으로 한 중국 퍼블리셔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중국 내 상표권에 대한 명확한 소유권 효력이 발생하게 되었다. 텐센트는 운이 좋게도 때마침 교체한 캐릭터로 인해 다시 한번 겪을 수 있었던 법률 분쟁을 피할 수 있었다. 만약 텐센트가 무단으로 사용했던 디즈니의 캐릭터를 변경하지 않았더라면, 법적 분쟁으로 인해 현재 텐센트의 성공은 결코 장담하지 못했으리라.
텐센트 내부의 변신
인생지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타사의 서비스와 캐릭터를 베껴서 사용하던 텐센트가 다른 업체로부터 텐센트의 캐릭터와 상표권을 침해 당하면서, 갑과 을의 위치가 단번에 뒤바뀌었다.
2001년, 지적재산권 침해로 인한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출시한 QQ2000은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중국 인터넷 사용인구가 급증하는 만큼 QQ 메신저를 이용하는 인구 역시 이용자 수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QQ는 이제 보통 인스턴트 메신저가 아닌 중국인의 소통의 창이 되어가고 있었다. QQ의 높은 인기는 인터넷 세상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할 정도였다. QQ 메신저의 이름을 딴 QQ 주유소, QQ PC방 등 QQ의 이름을 붙여다 쓸 수 있는 곳이면 대부분이 QQ의 상표를 불법으로 사용했다. 지적재산권과 상표권에 텐센트조차 어두웠을 정도였으니, 일반 업체들의 상황은 말하나 마나 할 정도였다. QQ 상표의 무단도용이 성행하면서 텐센트는 자사의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전문가, 법무 전문가, 변호사를 직원으로 채용하여 회사 내부에 법무부를 개설하였고 도메인, 상표, 판권, 특허, 영업비밀 등 기술적인 부분과 상품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전략을 세워 나갔다.
QQ 펭귄을 무단 사용한 가짜 스마트폰
텐센트는 자사와 관련된 모든 제품에 대한 상표등록을 빠르게 진행했다. 특히 텐센트는 당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텐센트의 팽귄 캐릭터(企鹅)를 보호하기 위해 자사의 팽귄 캐릭터를 소유권 등기뿐 만 아니라 상표등록까지 신청하였으며, 회사명, 회사 도메인, 텐센트의 서비스 등 회사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또한 당시 텐센트가 광고를 통해 선보인 ‘Q인류(Q人类)’, ‘Q생활(Q生活)’과 같은 신조어 역시 상표등록을 마쳤다. 지적재산권 문제로 깨달은 바가 큰 텐센트의 움직임은 우뢰와도 같이 맹렬했다.
텐센트는 영업비밀보호와 특허보호에 관해서도 법적 초치를 시작하였다. 텐센트는 자사가 만든 제품의 영업비밀, 즉 설계도면, 프로그램 일련번호 등에 대한 영업비밀보호조치를 주도면밀하게 진행하였다. 특허부분에서는 텐센트가 소유한 특허에 대해 특허관리데이터시스템과 특허신청항목추적시스템을 연동하여 특허신청에 대한 데이터 프로세스화와 관리를 실현하였다. 또한 텐센트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직원교육을 실시하였다.
전화위복이 된 텐센트의 법적 분쟁은 중국 내외 기업관련법규와 상표, 판권, 특허에 대한 연구와 노력으로 자사의 제품과 기술을 보호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또한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투입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이는 회사를 운영하는 여러 방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텐센트가 업계 1위의 자리에 올라가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AOL: 타임워너의 인터넷사업부문 자회사인 AOL(America On Line)은 인터넷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미디어 기업.
NFA: 1982년에 설립된 미국선물업의 자율규제기관. 미(美) 선물업협회는 규칙 제정, 선물중개회사들의 고객계좌와 자기계좌 간의 독립적인 회계처리 여부의 감독, 브로커·딜러 등 선물거래에 관련된 자들의 등록에 관한 규제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
저작권자ⓒ두두차이나 DuDuChina.(www.duduchi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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