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술은 인체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연구원들은 단순한 기관과 복잡한 조직의 프린트를 3D 프린터로 시연해 보였다. 줄기세포를 채취하여 이를 증식시키고, 만들고자 하는 기관의 콜라겐 비계에 이를 증착시킨다. 이 세포들은 완전히 이식 가능하고 제 기능을 다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게 된다. 앞으로 7년에서 10년 사이에 우리 신체의 부분이나 기관을 대체하는 산업이 발달할 것이고, 우리는 이를 거부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기관들은 우리가 태어날 때 가지고 있던 기관들보다 더 나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간이나 심장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하고 지속적인 데이터를 알려 줄 수 있는 바이오 센서도 함께 프린트할 수 있다.
_ <앞으로 3년 안에 이루어질 거대한 폭발들> 중에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차를 독점 소유하고 있지만 더 이상은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차량 공유, 운전사가 없는 택시, 배송 서비스가 일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구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노인들에게 원하는 곳에서 보다 우아하게 나이를 먹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2020년이면 대부분의 택시가 운전기사가 없는 무인 택시로 변한다.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소멸하는 것들은 택시 운전사뿐만이 아니다. 주차장, 16차선 도로, 톨게이트, 브레이크나 에어백, 자동차 사고, 자동차 보험, 자동차 제조업체 등 수백 가지의 것들이 사라진다. (…) 또 프로그램이 가능한 공유 자동차는 지역 주차 시설의 필요를 감소시킨다. 사고를 막고 빠른 속도와 가까운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안전한 여행을 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교통 체증을 줄이며, 수많은 2차적 혜택을 선사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은 너무나 강력한 많은 혜택을 주기 때문에 그 광범위한 채택은 가부(可否)의 문제가 아닌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_ 제1장 <메가트렌드 10> 중에서

이런 가설적 질문에 앞서 30대와 40대 여성들이 이미 던지고 있는 더욱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만일 자신이 건강한 아기를 제때 낳을 수 없다고 하면, 이를 자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자연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당신에게 아기의 유전자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유전적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면 그것을 사용할 것인가? 유전적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윤리적’인 것은 아닌가?
너무 이론적이거나 철학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 게놈을 ‘편집’하는 데 사용되는 놀랍도록 정밀한 도구 크리스퍼/카스9의 개발로 인해 이런 질문들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가 되었다. 현재 크리스퍼 기술은 이미 생물학자들에 의해 DNA를 변형하는 도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세포 또는 배아 자체(생식세포 공학)의 DNA를 편집함으로써 질병 유전자를 해결하고, 미래 세대에게 그 ‘유전적 수정’을 대물림할 수 있다.
_ 제2장 <건강과 수명의 기준 변화> 중에서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더욱 물리적으로, 가상적으로 구성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일어날 인공지능 혁명은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 머신, 비전, 센서,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인지능력까지 갖추고, 네트워크를 통합해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모든 시스템들을 ‘스마트’하게 만든다. 인공지능은 투명성을 높이고, 기기와 정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가속화하며, 모든 것을 개인화하고, 사용이 더 쉬워지도록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이러한 센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 또한 인공지능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바꾸고, 알고리즘이 과거의 모든 것을 더 빨라지게 함으로써 혁신을 앞당긴다. 또한 인공지능은 인공일반지능을 향해 나아갈 것이며, 이는 한 분야만을 잘하는 ‘좁은 AI’가 아니라 ‘인간다운 AI’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분야의 인력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왔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공부한 인력을 많이 보유한 나라가 대국이 된다.
_ 제3장 <인공일반지능과 제4차 산업혁명> 중에서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TED 강연에서는 미국국가안보국(NSA)의 감시 의혹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이 러시아에서 캐나다에 있는 텔레프레즌스 로봇을 통해 30여 분간 강연을 해 화제가 되었다.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술은 우리가 지금도 이미 이용하고 있는 ‘화상통화’나 ‘화상회의’의 진보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텔레프레즌스가 발전된 궁극의 모습은 극도의 현실감이다. 따라서 텔레프레즌스 기술이 일상화되면 우리는 출장 업무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텔레프레즌스보다 더 좋은 것은 무엇일까? 바로 아바타이다. (…) 지난 3년 동안 모든 메이저 기술 회사(구글, 삼성, 애플, 페이스북, 알리바바, HTC, 퀄컴, 시스코 등)들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이들 회사의 추산 투자 금액은 100억 달러에 달하는데 각각의 기술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다.
_ 제4장 <무경계로 인해 변모하는 세계> 중에서

제품이 좋으면 알아서 잘 팔릴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만 제품이 좋아도 마케터들이 제대로 홍보를 하지 못하면 잘 팔리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오히려 제품이 좋지 않아도 마케팅과 영업을 잘 하면 잘 팔릴 수 있습니다. 특히나 한 기업이 앞서가는 기술이 내놓으면 바로 비슷한 기술을 내놓는 기술 상향 평준화 시대에서는 영업과 마케터의 힘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영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하죠

그러나 마케팅이 쉽지는 않습니다.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널리 멀리 퍼트리기에는 많은 고민과 변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고 소비자의 입장 또는 소비자의 기호와 구매 시나리오를 꽤뚫고 있다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 <마켓 4.0>을 지름길 삼는다면 목표에 보다 빠르게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케팅 전문가 필립 코틀러가 7년 만에 쓴 책 <마켓 4.0>

2003년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지니스 거장 50인에 뽑힌 마케팅 전문가인 '필립 코틀러'가 7년 만에 쓴 책이 <마켓 4.0>입니다. 2010년에 <마켓 3.0>을 제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는데 벌써 7년이 흘렀네요.

7년 만에 쓴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요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마케팅에 큰 변화가 생겨서 펜을 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혼자 쓴 책은 아니고 '허마원 카타자야'와 '이완 세티아완'과 함께 쓴 책입니다. 

그럼 <마켓 4.0>이 무엇이냐를 알아 보기 전에 마켓1.0부터 마켓 3.0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산업 1.0 : 증기기관 발명으로 기계화 >> 마켓 1.0 : 제품 중심(잘 만들면 잘 팔린다)
산업 2.0 : 전기를 이용한 대량 생산 시대 >> 마켓 2.0 : 소비자 중심(경쟁불가피, 포지셔닝 개념 도입>
산업 3.0 : 인터넷이 이끈 정보화 >> 마켓 3.0 : 인간 중심 (가치와 스토리로 어필)

돌이켜보면 인류사에서 가장 큰 산업 혁명은 증기 기관의 발명과 함께 전기의 발명입니다. 인간과 동물의 힘이 아닌 기계의 힘으로 인류는 대도약을 했고 전기의 발명과 적극적 이용으로 대량 생산의 시대가 열립니다. 그리고 1900년대 후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지식 산업이 크게 성장합니다. 증기 기관, 전기, 인터넷은 인류에게 큰 문명적 혜택 및 풍요로운 물질 사회를 만들어냈죠. 그런데 최근에 인류사에 큰 도약이 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인공지능(A.I)이 크게 발달하면서 인간 대신 판단하고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가 서서히 도래하고 있습니다. 

몇몇 분들이 4차 산업혁명이 실체가 없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의 발달로 인해 인류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 미래에는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을 하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탑재된 자율 주행차가 나올 것이고 공장에서 인간 대신 로봇이 대신 일을 할 것입니다. 특히나 중국 다음으로 로봇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국에서는 이 4차 산업혁명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마켓 4.0>은 이 ICT 발달로 인한 자동화 지능화 시대를 대비하는 마케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자동화 지능화 시대는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고 마케터들은 이에 맞게 수시 때때로 시장을 연구하고 소비자의 소비 패턴과 심리를 연구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책은 총 3부 11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초연결 시대인 디지털 시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장 4차  산업혁명이 변화시킨 새로운 마켓 트렌드에서는 소비자를 가르치고 지시하고 따르라는 일방적 시선이 아닌 소비자와 친구 같은 브랜드나 서비스를 만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배타적에서 포용적으로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개인적에서 사회적으로 변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댓글과 비평가들이 제거해거나 치유되어야 할 오류가 아닌 그들이 긍정적인 옹호자가 되면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홍보 전도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참 공감이 갑니다. 저는 IT제품을 리뷰하면서 특정 회사의 제품에 대해서 쓴소리도 단소리도 동시에 합니다. 아예 관심이 없는 기업 제품은 아무런 댓글도 리뷰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애정이 있으면 잘못된 점은 비판을 하고 잘한 점은 칭찬을 합니다. 따라서 비판 글을 쓴다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관리하기 보다는 쓴소리를 새겨듣고 그 의견을 경청하다 보면 긍정적인 리뷰와 홍보 전도사가 됩니다. 

1부 3장에서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그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란 젊은이, 여성, 네티즌입니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SNS를 활발하게 활용하며 자신이 경험한 것을 주변 사람에게 많이 말합니다. 따라서 이 사람들을 잘 이용하면 보다 쉽게 제품을 홍보할 수 있습니다. 


2장부터는 마케팅 책 답게 마케팅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2장에서는 5A 개념을 꺼내듭니다. 5A는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와 구매하고 난 후의 행동을 담은 내용입니다. 

5A는 인지(Aware) >> 호감(Appeal) >> 질문(Ask) >> 행동(Act) >> 옹호(Advocate) 입니다. 이전의 소비자의 소비 패턴은 4A라고 해서 인지 >> 태도 >> 행동 > 반복행동이었습니다. 4A의 전통적 소비 패턴과 디지털 융복합 시대의 5A의 큰 차이점은 옹호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고 난 후 이 제품 좋다고 주변 사람에게만 말하고 끝이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특히 SNS의 발달로 인해 제품을 사용한 후 대만족을 하거나 큰 불만을 느끼면 사용 후기를 쇼핑몰이나 SNS에 적극적으로 남깁니다. 

책 <마켓 4.0>은 이 옹호 단계를 중요시 여기면서 인지에서 호감을 지나 질문을 하고 행동(구매) 그리고 옹호(좋은 점 확산)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조목 조목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중요시 여기는 항목은 질문 부분입니다. 질문은 행동(구매) 전 단계로 아주 중요한 단계입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 제품을 구매할 때 주변 사람의 리뷰나 의견을 경청을 넘어서 다름 사람의 구매 후기를 조목 조목 살핍니다. 이 단계를 대비하는 방법 등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은 이렇게 현재의 소비자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패턴을 분석하면서 마케팅에서 필요한 요소를 책 후반에 잔뜩 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어려운 부분이 나오기도 하지만 현직 마케터들이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또한, 각 단계별 문제점과 개선책도 차분한 어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3부 디지털 시대에 마케팅 전략적 활용 방법은 새겨 들을 내용이 많습니다. 요즘 제품을 구매할 때 매장에서 제품을 체험한 후 온라인에서 좀 더 싸게 구매하는 쇼루밍과 함께 웹에서 정보를 다 취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웹루밍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동 저자 3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구분 되던 시대를 지나서 온,오프라인이 섞이고 장벽이 허물어지는 현상을 소개하면서 일관되고 유기적인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마케팅과 영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은 각 장마다 끝에 요약을 담아서 각 장에서 말한 내용을 정리해서 소개하는 친절함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질문도 담아서 마케터들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게 하는 능동적인 시선도 유도합니다. 전체적으로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들이 많네요. 제가 요즘 제품을 구매하면서 느끼는 것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온/오프라인 융합 시대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꽤 많이 봅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구매하기 전에 그 제품을 편하게 체험할 수 있는 체험 매장이 많이 있어야 함에도 여전히 몇몇 IT 대기업들은 제대로 된 체험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전략적으로 체험 매장을 운영하기 보다는 판매에만 혈안이 된 구시대적인 모습이죠. 

그러나 교보문고의 바로드림처럼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을 잘 엮어서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멀리 보는 기업이 오래 남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계속 진화하는데 기업들의 구닥다리 영업 방식과 마케팅들은 진화 속도가 느립니다.


책 <마켓 4.0>은 이런 빠르게 변화해 가는 소비 패턴과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사로 잡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책 끝 무렵에는 온라인 마케팅과 함께 소비자가 알고 싶어 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담아서 눈길을 끈 다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 등은 아주 유용한 정보들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은 현재의 현상을 잘 담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에 대한 내용이 많지 않은 점은 좀 아쉽네요.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 심리서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분석이 많이 들어가 있는 책입니다. 전문 용어가 좀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마케터나 영업 사원이나 홍보를업으로 하는 분들이 읽어 볼만한 책입니다. 


<도서출판 더 퀘스트에서 책을 무상 제공 받아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요약

현장 2009.04.02 11:18

 

 

Ⅰ. 국부론을 읽고서

 

  먼저 나 스스로가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탐구와 양식을 쌓기 위해 경제학도로서 마땅히 읽었어야 할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과제를 통해 읽게 된 것에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말이 경제학도지 경제학에 관한 탐구심과 지식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며, 수업을 통해서 배우는 것 뿐 자의에 의한 순수한 열의가 없는 학생에 불과하다. 이러한 부끄러운 학생에게 나타난 국부론의 저자인 애덤 스미스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국부론이라는 고전을 읽음으로써 내 가슴에 경제학도라는 열의를 갖게 해주었고, 비록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이러한 경제학 원리를 설명한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난해한 설명과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예들이 나올 때 마다 내 가슴과 머리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고, 당장이라도 책을 덥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꾸준히 읽어내려 갔다. 그 당시의 경제현상의 세세적인 부분까지도 원리로 이끌어내고 그것을 하나의 이론으로 만들기까지...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보다 경제학의 연금술사로 불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과연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펴내 경제학의 초석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우리 경제학의 진보는 한참 더뎌졌을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서 개인의 이기심을 강조하고 있다. 국부론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가 저녁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육업자, 양조업자, 제빵업자들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개인이익추구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생산물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자신의 자원을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는 공익을 증진하려고 의도하지 않으며 또 얼마나 증대시킬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는 단지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하여 행동할 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행동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서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열심히 추구하는 가운데서 사화나 국가전체의 이익을 증대시킨다."

 

  위와 같이 개인이 이기심을 추구하는 것이 곧 자신의 부의 증대를 가져오고 이것이 국가의 부의 증대를 가져온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애덤 스미스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고 하는 자연스런 노력인 이기심에 따라 행동하면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 에 의하여 모든 경제활동이 조정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 이 나오는데 이것은 시장가격의 자동조절기능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기능에 의해 경쟁시장에서는 수요, 공급의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원리에 중점을 두고 정부의 규제와 정책에 대해서는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결국 국가의 부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으로 하여금 자기의 본성을 자유롭고 안전하게 발휘하도록 해주는 것이 국부론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국토를 방위하고 정의롭고 평등한 법질서를 유지하며 개인이 할 수 없는 공공사업을 수행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그 나머지의 분야는 개인에게 맡겨두라는 것이다. 즉, 자유방임주의를 추구한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의문이 생겼다. 인간의 자연 본성인 이기심을 추구함에 있어 그것이 경제학적으로는 국부를 증진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나 윤리적으로는 개인의 이익추구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인간의 부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 부를 얻기 위한 개인의 이익추구가 치열한 경쟁을 낳고 이러한 경쟁속에서 경제가 발전하지만, 반면에 끝없는 부의 추구는 돈이 제일이라는 물질만능주의 풍조를 가져와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제대로 된 부의 분배가 이루어 지지않아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차이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자유 경쟁 속에서 타인을 밟고 일어서려는 욕망으로 타인의 행복을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 과연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점을 간과한 것인가? 개인의 이기심과 ‘보이지 않는 손’ 의 원리가 경제의 균형을 가져오고 동시에 사회적 균형도 달성되리라고 보았던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국부론” 외에 “애덤 스미스 구하기” 를 읽어보았고, 그리고 “애덤 스미스와 자유주의” 라는 책도 함께 참조하였다.

 

Ⅱ. 애덤 스미스의 또 다른 저서 『도덕감정론』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 검색과 도서관에서 몇 가지의 서적을 참고한 결과 애덤 스미스의 처녀작인 ‘도덕감정론’ 이라는 또 다른 고전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볼 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애덤 스미스는 부의 추구함에 있어서 생기는 문제들을 간과한 것이 아니라 ‘도덕감정론’ 을 통해서 올바른 인간의 기본 덕성을 먼저 제시하고 이러한 덕성의 배양에 관심을 기울여야지 그렇지 않고 이것을 무시하였기 때문에 자유시장과 사회에 커다란 문제점을 야기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 만이 아닌 ‘도덕감정론’ 이라는 또 다른 저서를 통해서 경제와 윤리의 두 가지 사상을 제시함으로서 오늘날의 경제문제와 사회문제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Ⅲ. 『애덤 스미스』가 던지는 메시지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 커칼디에서 1723년 유복자로 태어난 애덤 스미스는 글래스고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한 후, 스코틀랜드로 돌아와 교육자와 저술가로 활동하였다. ‘도덕감정론’ 을 1759년 출간하여 유명해진 애덤 스미스는 귀족 자제의 개인교사가 되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대륙을 여행하였으며 ― 국부론에서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풍부한 예가 어떻게 그렇게 체계적으로 제시되었는가 궁금해 했는데 여행을 통해 많은 연구를 했는가 보다. ―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는 평생을 독신으로 자신의 어머니와 사촌누이와 함께 고향에서 살았다. 그는 고향에서 수년간의 준비작업 끝에 1776년 ‘국부론’ 을 발간하였으며, 말년에는 세관장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주요 저작인 ‘국부론’ 과 ‘도덕감정론’ 을 수차례 수정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는 1790년 자신의 생을 마감하였는데, 죽기 직전 ‘도덕감정론’ 의 6판을 위해 자신의 저작을 대대적으로 개작하였다. ― 나는 애덤 스미스를 ‘도덕감정론’ 보다는 ‘국부론’ 을 통해서만 잘 알고 있다. 정작 그는 죽기 직전 ‘도덕감정론’ 의 완성에 몰입하였으나 후세는 그것에 대해 까맣게 잊고 오로지 부의 증진을 위해서만 살아가고 있다.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자로, ‘국부론’ 을 통해 경제학을 사회과학의 하나로 자리 잡게 한 저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회사상사에서 그리고 개인의 지성사에서 보면, 일찍이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 으로 보다는 ‘도덕감정론’ 으로 먼저 알려졌다. 애덤 스미스는 당시는 경제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기 전이었기 때문에, 경제학을 도덕철학자나 정치철학자들이 많이 가르쳤다. 애덤 스미스는 1740년대 말부터 에든버러에서, 그리고 1750년대 초부터는 글래스고에서 수사학, 논리학, 도덕철학 등을 가르쳤는데, 그의 강의 가운데에는 현재 경제학이라고 불릴 만한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도덕철학 강의에 기초하여 1759년 ‘도덕감정론’ 이라는 책을 내었다.

  ‘도덕감정론’ 은 당시 도덕 철학자들의 이론을 체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관점에서 도덕철학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은 어떠한 능력 덕분에 도덕적 인간이 될 수 있는가, 도덕 가치란 어떤 것인가 혹은 도덕 덕목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애덤 스미스는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를 일약 세계적인, 당시로 말하자면 유럽에서 굉장히 유명한 도덕철학자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도덕감정론’ 은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로 번역이 되었다. 바로 이 ‘도덕감정론’ 이 애덤 스미스에게는 첫 번째 책, 다시 말해 공식적으로 애덤 스미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출판된 첫 책인 것이다.

  그 후 17년이 지나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저서인 ‘국부론’ 을 출간하였다. ‘국부론’ 은 ‘도덕감정론’ 보다 훨씬 더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많은 사상가들 중에서 자신의 생애에 단 두 권의 책을 내고, 그 두 권의 책으로 세계적인 사상가가 된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런데 애덤 스미스는 자기 자신이 ‘국부론’ 의 저자가 아니라 ‘도덕감정론’ 의 저자로 남기를 원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애덤 스미스는 후대에 ‘국부론’ 의 저자로 알려졌으며,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 나의 생각에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 을 통해 사람들이 덕성을 배양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그러한 덕성이 개인에게 크게는 사회 전체적으로 완전해져야 ‘국부론’ 을 통한 경제 원리가 원활히 이뤄진다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심에 의해 그러한 덕성을 간과하고 ‘국부론’ 이 경제학의 시초라며 중시하다 오늘날과 같은 많은 경제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역사적으로 자유방임주의, 수정자본주의 같이 경제 원리를 사회에 접목함에 있어서 야기되는 문제를 줄이려고 노력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그 원리들을 이끌어내는 근간이 되는 개인의 본성이 바로 잡히지 않는 한 끊임없는 사회문제는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고 이를 볼 때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자신의 경제행위와 자신의 도덕 감정 또는 도덕 판단이 갈등을 일으키거나 모순적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에 종종 직면한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경제 원리와 도덕 원리는 끊임없이 충돌한다. 따라서 경제라는 사회현상을 다루는 것이 경제학이고, 윤리 혹은 도덕 덕목을 다루는 것이 윤리학 또는 도덕철학이라면, 경제학과 윤리학은 갈등이나 긴장의 관계를 보여줄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두 개의 사상체계를 모두 제시하였다. 그의 평생의 수작인 유일한 두 권의 책에서 말이다. 이제 여기에서 내가 의문을 가진 부분이 문제화되고 있다. 과연 애덤 스미스가 제시한 경제학과 윤리학이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애덤 스미스가 제시한 근대사회에서 일어나는 경제행위가 과연 그가 ‘도덕감정론’에서 제시한 것처럼 도덕적일 수 있는지의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 도덕과 이익의 조화 문제, 사회 차원에서 도덕적 질서와 경제적 효율성의 조화 문제, 바로 이러한 문제를 경제학자이자 도덕철학자인 애덤 스미스가 나에게 안겨 주었다.

 

  사회과학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근대사회라는 개념은 대체적으로 상업의 발달에 따라 형성된 시민사회를 의미한다. 애덤 스미스는 이를 ‘국부론’에서 매우 간결하게 정리해 두고 있다. “노동 분업이 일단 완전히 정착되면,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 중 매우 작은 부분만이 그 자신의 노동생산물로 공급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 중 훨씬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의 노동생산물 중 자기 소비부분을 초과하는 잉여부분을 타인의 노동생산물 중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교환함으로써 조달한다. 모든 사람은 이처럼 교환으로 살아가며 어느 정도는 상인이 된다. 그리고 사회 자체는 정확히 상업사회로 성장한다.”(『국부론』1편 4장). 우리는 근대사회에 대한 애덤 스미스의 이러한 개념적 정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근대사회를 시장에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로 이루어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질서를 위한 새로운 정치질서가 형성되는 사회로 이해한다.

  그런데 근대사회를 상업사회라고 규정하고 나면, 이 상업사회에 대해서 이러한 질문을 가지게 된다. 과연 개인들간의 관계가 상업 활동 속에서 교환관계만을 통해 형성된다면, 그러한 개인들은 도덕적일 수 있을까? 그러한 개인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급급해서 도덕적 의무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겠는가?

  근대사회 혹은 상업사회가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이론 또는 해석으로 어떠한 것이 있는가를 살펴보면, 두 가지 형태의 사고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도덕적 이상주의라고 불리는 다소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사상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주의라고 불리는 16 ~ 17세기경에 나타난 매우 근대적인 사상이다.

  플라톤의 정치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도덕적 이상주의는 상업의 발달에 따른 부의 축적으로 사회구성원들 간의 관계와 정치질서가 타락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경제라고 불리는 것은 사실 천박한 것이고, 중요한 것은 영혼의 덕성이나 이데아의 절대적 가치이다. 이러한 도덕적 이상주의는 자연히 상업사회를 비도덕적 사회로 파악한다.

  반면 경제주의에 다르면, 상업행위에 기초한 사회질서는 도덕에 기초한 사회질서 못지않게 효율적이며, 인간의 도덕적 성숙과 완성에 도움이 된다. 상업은 인간의 생활에 굉장히 유익할 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간의 관계는 상업행위에 필수적인 거래와 협상을 통해 갈등과 파괴의 질서가 아니라 평화로운 질서로 발전한다. 각각의 개인들이 도덕적으로 반드시 정당해야만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가격 그리고 정당한 상품을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서로 관계를 맺고 따라서 사회는 질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경제주의는 우리가 현실에서 가지고 있는 관념, 시장의 경쟁을 통해 효율적인 사회질서가 형성될 것이라는 사고를 보여주고 있다. 도덕적 이상주의가 상업을 비도덕적이라고 바라본다면, 경제주의는 상업을 인간의 감정을 순화시키는 개인들 간의 소통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두 사상은 현재에도 우리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경제주의의 색채를 강하게 띤 주장이 있다. 개인들이 자유롭게 상업활동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가 보장되고, 민주주의가 보장된다. 따라서 상업행위나 교환행위 혹은 시장에서의 경제행위는 절대적으로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주장에 맞선 도덕주의도 있다. 비도덕적인 혹은 인륜을 위반하는 사건들이 일어나면, 우리는 인간의 도덕적 타락이 물질만능주의 때문에 일어나고 물질만능주의 밑에는 경제성장과 상업발달이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우리 의식에 공존하고 있는 인간의 감정을 순화시키는 상업과 비도덕적 상업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경제에 대해 혹은 근대사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모순적이지만 기본적인 관념이다. 근대사회에 대해 어떤 사상가들은 개인들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경제질서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사회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사회주의자나 도덕론자들은 상업사회에서는 착취가 지배하거나 도덕적 타락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애덤 스미스에게는 두 가지 사상이 공존하고 있다. 『국부론』에서는 경제주의적 사고가 지배적이고, 『도덕감정론』에서는 도덕적 이상주의가 지배적이다. 이를 단순하게 설명하면, 애덤 스미스의 초기 저작인 『도덕감정론』은 당대 스코틀랜드 도덕철학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도덕적 이상주의의 태도를 위하고 있으며, 후기 저작인 『국부론』은 점점 영향력을 확대해가던 프랑스의 경제학자들과 스코틀랜드의 계몽 사상가들의 관점을 반영함으로써 경제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매우 유명하다. 나는 고등학교 경제시간에 처음 접했던 것 같은데 “국부론”을 읽으면서 단 한번 나온 것에 무척 놀라웠다. 이 ‘보이지 않는 손’ 이라는 표현을 900여 쪽이 넘는 “국부론”에서 단 한번, 400여 쪽에 달하는 “도덕감정론”에서도 단 한 번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을 애덤 스미스는 한편으로는 경제주의를 강조하기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도덕적 이상주의를 강조하기 위해 썼다. 우리는 많은 경우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또는 남을 더 잘 설득하기 위해 비유나 은유를 사용한다. 그런데 스미스와 같은 대사상가조차 동일한 은유로 서로 다른 두 사상을 담아낸다면, 우리는 누군가가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이 아니라 은유나 비유로 자신의 주장을 드러낼 때 조심스럽게 내용을 검토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이지 않는 손’ 이 가지는 의미는 면밀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Ⅳ. 『국부론』

 

“국부론”의 서두에서 애덤 스미스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교환자이다”라고 주장한다. “국부론”의 1편 1장에 다르면, 노동생산력의 향상, 곧 노동과정에서 발휘되는 숙련 ․ 기교 ․ 판단의 향상의 대부분은 분업의 결과였다. 그런데 수많은 이익을 가져오는 분업은 그것이 낳을 일반적 풍족을 예상하여 인간이 자신의 지혜로 사회에 도입한 것은 아니다. 분업은 인간성의 어떤 성향으로부터 매우 천천히 나타나게 된, 점진적이긴 하지만 필연적으로 발생한 결과이다. 그 성향이란 하나의 물건을 다른 물건과 교환하고 거래하는 성향이다(「국부론」1편 2장). 물론 애덤 스미스는 이 성향이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인간 본능 중의 하나인지 또는 이성과 언어의 속성에서 나오는 필연적인 결과인지 하는 문제는 “국부론”에서 다룰 주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교환하려 하지만 동물들은 교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애덤 스미스는 인간이 인간인 것은 교환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교환자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교환자일 때에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이다. 이는 앞에서 언급된 경제주의적 인간관과 동일하다. 경제주의에 따르면, 경제행위 혹은 상업행위는 인간이 자신의 사회적 혹은 합리적 본성을 삶 속에서 드러내 보여주는 하나의 고유한 표현양식이다. 결국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근본적으로 경제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된 애덤 스미스의 주장은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상인으로서 행하는 사적인 경제활동은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 상업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대시킨다.’ 라는 명제로 이어진다. 애덤 스미스의 주장은 “국부론” 4편 2장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모든 개인이 …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자신의 자본을 국내산업의 부양에 사용하고, 따라서 국내산업의 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국내 산업을 이끌려고 노력할 때, 그들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연간소득을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만들려고 일하는 것이 된다. 그는 사실상 일반적으로 공공이익을 증가시킬 의도가 전혀 없으며, 자신이 얼마나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전혀 모른다. … 그는 단지 자신의 안전만을 추구할 뿐이고 …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뿐이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그는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전혀 자신의 의도에 들어 있지 않은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 개인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실제로 사회의 이익을 증가시키려고 의도했을 때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킨다.”

  경제주의에서 시작하여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은유로 종결되는 “국부론”의 핵심사상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상업사회에서 모든 개개인은 상인이고, 개개인이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단지 자기 자신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대시킨다. 이처럼 매우 환상적인 명제를, 이렇게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세상이 이루어질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명제를 스미스는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경제주의는 매우 극단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경제행위를 하는 존재인데, 이러한 개개인의 경제행위는 조화로운 질서, 사회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질서를 낳는다.

  결국 보이지 않는 손이라 불리는 신적 존재는 개인의 경제행위가 사회전체의 경제적 효율성과 안정성을 가져오도록 보장함으로써, 상업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개개인의 도덕적 부담이나 책임을 감면 해주기에 이른다. 상업사회에 살고 있는 개인은 자신의 경제행위에 대하 도덕적 고민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상인은 도덕적 고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사익만을 추구하더라도 결국에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대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도덕적으로 정당한 행위를 하는 개인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는 힘은 다름 아닌 보이지 않는 손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전통적 의미의 도덕 개념은 사회적 이익의 개념으로 대체되고 만다는, 낡은 도덕 개념은 사라지고 새로운 도덕 개념이 등장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도덕 개념은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에게 보이지 않는 손의 자비를 베풂으로써 도덕적 자유를 준다. 우리는 이를 '경제적 자유주의‘ 라 부를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타난 이러한 ’경제적 자유주의‘의 경향에서 세 가지 핵심적인 명제를 도출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에 따르면(「국부론」3편), 필요가 일반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물의 질서는 어느 나라에서나 인간의 자연적 성향에 의해 촉진된다. 인간이 만든 제도가 이러한 자연적 성향을 방해하지 않았다면, 어디에서나 도시는 주변 지역의 개량 ․ 경작이 유지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는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의 자연적 성향이란 합리적인 경제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류 역사의 발전단계를 보면 개인의 처지에서 우선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행위는 농어에 투자하는 것이고, 다음에는 국내 상업에 투자하는 것이고, 마지막에는 해외 무역에 투자하는 것이다. 개인의 이러한 행위유형의 변화에 따라 인류 사회는 농경사회로부터 상공업사회로, 최종적으로는 국제무역사회로 발전한다. 스미스의 경제주의는 인류 사회의 역사발전이론으로 이론화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애덤 스미스 이론의 방법론적 특성, 한편으로는 개인 행위로부터 사회질서와 구조를 유추하는 태도,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적 관점과 초역사적 관점을 결합시키는 태도, 이 두 가지 방법론적 특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이 방법론의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경제행위로부터 사회질서가 형성된다는 주장은 사회질서가 개인의 자유를 완전히 보장하지 않는 상태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모든 개인이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려고 하는 자연스러운 노력은 자유롭고 안전하게 개인이 쏟을 수 있게 허용되면, 너무나 강력한 원동력이기 때문에 다른 아무런 도움 없이 그것만으로도, 사회에 부와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다. 더욱이 인간이 만든 어리석은 법이 이러한 개인의 자연스런 노력을 방해하는 수많은 장애물을 만들고, 인간이 만든 이런 장애물들이 개인들의 자유를 항상 침해하거나 개인들이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방해하더라도, 개인의 자연스러운 노력은 이런 모든 방해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경제적 자유주의는 이제 사회질서 전체에 대한 경제주의, 사회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로 확대되었다. 경제적 자유주의는 한 사회의 정부나 입법가가 개인의 경제행위를 방해할 필요가 없으며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그러한 방해조차도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려는 개인의 자연스런 노력인 경제활동을 통해 극복될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단순화하면, 개인의 경제활동, 사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사회활동이 잘못된 법과 제도를 고쳐나갈 것이다.

  마지막 명제는 경제주의의 전형적 주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상업과 제조업은 이전에는 인근 주민들과 끊임없는 전쟁상태에 있었으며 또한 영주들에 대하여 노예적 종속 상태에 살았던 시골 주민들 사이에 질서와 훌륭한 정부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점차로 도입한다. 애덤 스미스는 이 사실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지만 상업과 제조업의 역사적 귀결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 명제는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것보다 상업과 제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개인의 경제행위에 대해 자유를 보장하기만 하면, 인간 사회를 조화롭고 평화롭게 할 법과 정부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사회제도가 저절로 생겨난다. ‘경제발전이 민주질서를 낳는다’ 는 명제가 이 주장의 현대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단순히 경제주의하고 하는 주장을 벗어나서, 인간의 역사발전에 대한 이론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론으로까지 발전한다고 하는 측면에서 경제학이 역사과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국부론”은 단순히 경제주의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사회에 대한 정치경제학으로 자리 잡는다.

 

Ⅴ.『도덕감정론』과 ‘애덤 스미스 문제’

 

  “도덕감정론”에서 애덤 스미스는 도덕철학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인간이 도덕적으로 될 수 있는가? 무엇이 도덕 덕목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이 도덕철학이다. 애덤 스미스에 따르면, 인간이 도덕적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도덕적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 모든 도덕적 감정의 근원에 놓여 있는 감정은 ‘동감’ 이라 불리는 감정이다.

  동감이란 모든 사람들이 동인한 존재(인류)로서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갖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에서 나타나는 심리상태의 변화를 의미한다. 사람은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면서 비록 정도는 약하지만 비슷한 고통을 느낀다. 도덕 판단의 원리로서 동감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과 동기를 자신의 동감에 근거해서 적절하다고 혹은 칭찬 받을 만하다고 판단한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도덕 판단에서도 동일한 동감의 원리가 작동한다. 이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과 동기에 대해 공정하게 판단 내릴 수 있는 불편부당한 존재를 상정한다. 애덤 스미스는 이 존재를 불편부당한 관객 혹은 마음속의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는 다름 아니라 인간의 도덕적 양심이다.

  동감의 원리에 기초하여 세워진 스미스의 도덕철학은 분명 타인을 많이 생각하는 이론이며, 따라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타적 이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교해보면, “국부론”은 개인의 경제적 합리성을 강조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교환행위에서 출발하며 사회이론의 체계를 세우고 있는 반면, “도덕감정론”은 타인을 고려하는, 역지사지하는 동감의 원리에 기초하여 도덕철학 체계를 세우고 있다. “국부론” 세계가 이기심의 세계라면, “도덕감정론”의 세계는 이타심의 세계이다. 이처럼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립하는 두 세계를 “도덕감정론”의 보이지 않는 손을 검토함으로써 확인해 보자.

  일곱 개의 부로 나누어져 있는 “도덕감정론”의 4부에서 스미스는 효용이 도덕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도입한다. 스미스에 따르면, 자연은 인간을 기만한다. 인간은 막상 죽을 때가 되면 자신이 고생을 겪으면서 추구하였던 경제적 부나 사회적 지위가 허망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연이 자신의 심리에 강제하는 원리에 따라 허망한 가치를 좇는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의 기만에 따라 부나 명예를 좇는 것이 인류 전체의 역사에서 볼 때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기만 때문에 인간은 근면하게 일하며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을 개척한다. 그러나 도덕철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만이다.

  외딴 섬에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큰 저택을 짓고 사는 것과 조그마한 동굴에 들어가 사는 것 중 어떤 것이 좋고 나쁜 것인가를 쉽게 판단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단 모여 살게 된다면, 부나 권세를 가짐으로 해서 타인의 찬양을 받고 타인의 부러움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와 권세를 추구하게 된다. 이처럼 사람들이 타인들의 찬양 때문에 부와 권세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 바로 이것이 신이 인간에게 행하는 도덕적 속임수이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참된 행복이나 평온을 위해 물질적 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자신을 부러워할 것이기 때문에 물질적 부를 추구한다.

  다시 애덤 스미스의 이론으로 돌아가면, 자연이 이런 식으로 우리를 기만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인류의 근면성을 일깨워주고, 계속해서 일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속임수이다. 맨 처음에 인류를 고무시켜 땅을 경작하게 하고, 집을 짓게 하고, 도시와 국가를 건설하게 하고, 과학과 기술을 발명하게 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러한 속임수 때문에 인간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쓸모없는 대륙과 대양을 개척하여 생존을 위한 식량의 새로운 보고로 만든다. 이러한 인류의 노동으로 토지의 비옥도는 증가하였고, 토지는 훨씬 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거만하고 무정한 지주가 자신의 넓은 들을 바라보면서 그의 형제들의 궁핍에 대해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그곳에서 자란 수확물 전부를 자기 혼자서 소비하겠다고 상상하는 것은 전혀 쓸데없는 일이다. ‘눈은 배보다 크다’는 소박하고 평범한 속담이 이 지주의 경우에 잘 들어맞는다. 사람의 눈은 들판을 모두 쳐다볼 수 있지만 인간의 위는 들판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을 다 먹지 못한다.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지만, 인간이 실질적으로 채울 수 있는 충족능력은 제한되어 있다. 인간 욕망의 허황됨과 지나침에 대하여 이 격언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지주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인도되어, 토지가 모든 주민들에게 평등한 몫으로 분할되었을 경우 일어났을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의 생활필수품을 모든 사람들에게 분배하게 된다. 지주들은 구체적으로 의도하거나 알지 못하면서도, 이렇게 자신의 욕심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인류라는 종족의 번영을 촉진하는 수단을 제공하게 된다.

  일견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나왔던 주장이 “도덕감정론”에서 되풀이되는 것 같다. “국부론”에 따르면, 개인은 자기 자신이 의도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부를 증진시킨다. “도덕감정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사람들은 인간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의도를 알지도 못하면서도,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종족이 번영하는 데에 필수적인 수단을 제공한다. 이렇게 보았을 때, “국부론”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 고하는 은유와 “도덕감정론”의 ‘보이지 않는 손’ 이라고 하는 은유, 각각 단 한 번씩 사용되었던 은유가 동일한 내용을 지닌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덕감정론”에서 이어지는 글을 읽어보면, 의심을 가지게 된다. 신의 섭리가 대지를 소수의 귀족과 지주들에게 분할하였을 때, 신의 섭리는 이 분배에서 제외된 사람들을 망각하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도 대지가 산출하는 것에 대한 그들의 몫을 향유한다. 더욱이 인간 생활의 참된 행복을 구성하는 것에 관한 한, 그들은 지주나 영주들보다 결코 열등하지 않다. 더구나 대로변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거지조차도 부자들이 그토록 노력해서 얻으려고 하는 안전을 이미 누리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실질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국왕이나 부자가 추구하는 권력, 명예, 물질적 풍요와 같은 것들이 아니라 좀 더 단순하고 참된 것, 영원하고 실질적인 행복이다.

  여기에서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차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도덕감정론”은 보이지 않는 손이 부의 평등한 분배 혹은 최소한의 물질적 생존조건을 모든 사람들에게 보장해줄 것이므로,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참되다고 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익을 추구하면서도 도덕적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상인에게 위안을 주는 “국부론”의 기본 주장과 완전히 다르다. 참된 행복이나 도덕적 옳고 그름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기적 동기에 따라 행위를 해나가면 모든 경제인은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로 사회에 기여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도덕적으로 회피하게 해주지만, “도덕감정론”은 개인들에게 경제적 욕구를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도덕적 책임감을 갖도록 권유하고 있다.

  자연의 기만이 사회적 권위와 부에 대한 사라들의 환상을 낳고 사람들이 이 환상을 쫓아 경제활동을 할 때, “도덕감정론”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이 환상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는 도덕적 삶을 누리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국부론”은 사람들이 경제행위를 하는 기본 동기를 개인의 사적 안정과 이득을 추구하는 합리성이라고 규정하고, 개인의 경제행위가 의도되지 않은 사회적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규범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경제인들을 안심시킨다. 한편에는 타인을 고려하고 참된 행복을 추구하는 도덕적 인간과 그들의 세계가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는 교환본성을 지니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인과 그들의 세계가 존재한다. “도덕감정론”의 세계에서는 비록 권력과 부의 불평등이 존재하더라도 사람들은 그러한 불평등에 개의치 않고 신의 섭리가 보장하는 기본적인 물질적 삶에 만족하면서 도덕적 덕목과 행복을 좇는다. “국부론”의 세계에서는 상업경제의 효율성에 기초하여 사회의 경제가 발전하고, 부의 증대가 부의 불평등을 낳는 문제를 포함한 모든 사회의 질서 문제를 해결해 준다.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이 제시하는 두 유형의 인간, 두 개의 세계는 현상적인 일관성에도 불구하고 본질에서는 엄청난 괴리와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괴리와 갈등을 “애덤 스미스 문제” 라 지칭하며, 과연 경제활동의 주체인 개인은 애덤 스미스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행동해야 할 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Ⅵ. 문제의 해결...하지만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은유를 통해 자신의 두 저작에서 표현한 두 가지 사상, “도덕감정론”의 도덕적 이상주의와 “국부론”의 경제주의 사이의 괴리와 갈등은 과연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스미스와 같이 위대한 사회사상가가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보아도 드러나는 두 저작 간의 모순을 파악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몇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우선 스미스가 자신이 사용한 보이자 않는 손이라는 은유의 수사학적 힘 때문에 자기 자신의 사상에 내재한 모순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사실 이미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요약되는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의 주장은 면밀한 검토를 거치기 전에는 분명 동일한 내용, 개인들의 행위가 사회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근대사회의 조화로운 존립을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비유가 가지고 있는 동일한 구조 형태와 유사성 때문에 스미스 자신도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차별성을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대부분의 스미스 해석자들도 이런 이유로 오해에 빠졌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다음으로, 자유주의적인 사고, 개인의 행위가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으로 조화로운 사회직서를 가져올 것이라고 하는 자유주의적인 사고가 장하게 작동함으로써 스미스 자신도 보이지 않는 손을 받아들이고, 따라서 보이지 않는 손이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의미, 특히 “도덕감정론”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질적인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러한 추측과 함께 좀 더 강한 해석을 내세우고 싶다. 간단히 말해, 스미스는 이 두 주장 사이에 모순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 어떤 새로운 사상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들의 행위가 자유롭게만 추진된다면, 도덕적 이상주의에서 원하는 참된 행복도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의 서문에서 정치경제학의 원리로 제시하고 있다. 한 사회의 풍족 또는 결핍은 혹은 사회의 노동생산력에, 혹은 사회 내의 자원 배분과 생산물 분배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인류 사회의 역사를 보면 좀 더 결정적인 요인은 사회의 노동생산력이다. 노동생산력이 굉장히 발달된 사회에서는 10배, 100배의 생산물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분배의 불평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조차도 야만인들보다는 훨씬 큰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으며 도덕적 생활을 할 수 있는 물질적 기반을 갖는다. 그러므로 “국부론”의 정치경제학 이론은 노동생산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도덕감정론”이 추구하려고 하는 도덕적 이상을 달성하도록 해 준다. 경제주의와 도덕적 이상주의가 일견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 같지만, 정치경제학이라는 하나의 과학적 이론을 통해서 근대사회의 구성원들이 합리적 활동을 하면서 노동생산력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한다면, 그들은 도덕적 이상도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그에 기초한 합리적 행위가 도덕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경제정책이라는 과목도 이 정치경제학의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는 수많은 경제문제들과 비합리적이고 비도덕적인 경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애덤 스미스가 표방한 두 마리 토끼! 즉, “국부론”에서의 경제주의와 “도덕감정론”에서의 도덕적 이상주의를 동시에 다 잡기위해서는 경제정책이라는 도구를 적절히 잘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책을 만들고 다루는 존재는 사람이다. 경제정책을 무조건 믿고 거기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이 두 문제. 경제와 도덕이라는 경제주의와 도덕적 이상주의에 대해 거듭 고민하여 불완전한 시장체제에서 불완전한 인간이 누리는 경제를 거듭 연구해야 할 것이다. 나 또한 경제학도이자 경제 주체로써 애덤 스미스와 같은 고민에 빠져보고 학문에 매진할 것이다

 

 

 

하루 중 온전히 나를 위한 유일한 시간,
아침 5시가 답이다!

오늘 아침 당신의 시작은 어땠는가? 혹시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해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마치고 회사에 도착하지는 않았는가, 아니면 새해 결심대로 일찍 일어나 아침 운동을 마치고 가뿐한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는가?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후자를 꿈꾸지만 전자의 현실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늘 변화를 꿈꾸지만 현실을 쉽게 바꾸진 못한다. 이 책의 저자 제프 샌더스는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고백한다. 바쁜 일정에 치이면서 좋아하는 마라톤 연습을 일주일에 한 번도 제대로 못 하는 일이 반복되자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을 결심한다. 바로 ‘아침 5시 기상’이다. 누구보다 아침잠이 많고 최대한 늦게 일어나려고 애쓰던 그에게 있어 아침 기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는 아침 기상으로 인생이 놀랍도록 달라지는 엄청난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남들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The 5 AM Miracle’이란 팟캐스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아침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팟캐스트는 미국 아이튠스 자기계발 분야 1위에 오르고, 누적 다운로드 횟수 350만 건을 돌파하는 등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수만 명의 팟캐스트 독자와 페이스북 회원들이 그를 따라 아침 기상을 실천하며 자신들이 경험한 놀라운 변화를 함께 공유하면서 아침 기상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부터 애플 CEO 팀 쿡,
전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까지 아침 기상을 실천하는 사람들

저자는 인생을 바꾸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아침 기상이라고 말한다.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바뀐다고? 그 말이 의심스럽다면 일단 한번 일어나 보라. 단순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고 이러한 작은 변화가 더 좋은 습관으로 이어져 하루를 변화시키고 인생을 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최고의 영부인으로 존경받는 미셸 오바마부터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애플 CEO 팀 쿡, 전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수많은 명사가 아침 기상을 실천하고 있다. 그들 역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인생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강조한다.
올빼미족이었던 저자는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아침 기상을 돕는 7단계 방법’을 완성하면서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났다. 아무런 목표 없이 무조건 일찍 일어나라고 하면 사람들은 처음 며칠 동안 잘 일어날지 몰라도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흐지부지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7단계를 통해 서서히 자신에게 맞는 아침 습관을 찾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실제로 그가 만든 7단계를 따라 하면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아침형 인간으로 변화했고, 이런 다양한 경험담을 팟캐스트와 페이스북 모임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일단 일어나라,
기회는 매일 아침 당신이 잠든 사이에 찾아온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아침 5시가 주는 놀라운 혜택을 강조하며 왜 아침 5시 기상을 실천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아침형 인간으로 변신하는 효과적인 7단계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제2부에서는 아침 기상을 돕는 7단계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목표가 없는 행동은 결국 일상의 유혹에 쉽게 무너진다. 즉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아침 기상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1단계에서는 인생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현실적인 목표만을 세울 뿐 인생을 위한 원대한 목표를 잃어버리는데, 저자는 제대로 아침 기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끊임없이 앞으로 이끌어주는 원대한 인생 목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몇 가지 질문을 통해 독자들이 인생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2단계는 분기별 목표 세우기다. 왜 사람들은 매번 새해 결심을 실패하고 마는 걸까? 저자는 1년 계획이 터무니없이 길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중요한 목표를 분기별로 나눠서 접근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12주를 1년처럼 생각하고 계획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아 목표 달성을 더 쉽게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도록 분기별 계획표를 짜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3단계는 매일 반복되는 고정 습관을 만드는 법이다. 고정 습관이란 이미 몸에 밴 습관을 말한다. 좋은 고정 습관이 자리 잡으면 부수적인 습관이 따라온다. 예를 들면 아침마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 후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식습관을 조절한다. 아침 운동이 고정 습관이라면 건강한 식습관은 부수적인 습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공한 사람들이 실천하는 고정 습관을 소개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고정 습관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4단계는 이상적인 일과를 계획하는 방법이다. 이전 단계를 통해 일찍 일어나기에 성공했다면 이제는 일찍 일어나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무작정 일찍 일어나기만 하고 무엇을 할지 몰라 시간을 보내기만 한다면 일찍 일어난 의미가 없다. 당신이 규칙적인 일정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인지, 아니면 매일 일정이 달라지는지에 따라 아침 일과를 다르게 구성할 수도 있으며, 휴일이나 특별한 날에 맞는 맞춤형 아침 일과를 짤 수도 있다. 이 밖에도 5단계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 6단계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7단계 최종 아침 5시 전문가로 거듭나는 방법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을 30일 동안 차근차근 실천해볼 수 있도록 알려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단계를 반드시 다 실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행동만 따라 해도 되기 때문에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단계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침 기상을 도와줄 여덟 가지의 팁을 공개한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미국 최고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아침 기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일찍 일어납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기꺼이 일어나죠. 하지만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한다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걸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우리는 나 자신을 위해서, 나만의 시간을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자, 이제 우리가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는 매우 명백하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알려주는 7단계를 실천해 보자. 당신이 아침 5시에 일어나기 시작한다면 새해마다 반복했던 결심이 내년에 다시 리스트에 올라오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진정으로 변화를 원한다면 아침 기상을 실천하자. 일단 일어나라! 그리고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기회를 내일 아침에 당장 만나보자.

[Cover Story] "독서로 아이 성공시킨 700명 엄마들 노하우 공개할것"

윤성혁 에스티유니타스 대표

  • 강봉진 기자
  • 입력 : 2017.03.15 0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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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5층. '공단기' '영단기' 브랜드로 알려진 교육업체 에스티유니타스의 미국 교육기업 프린스턴 리뷰 인수 협약식. 포토존에는 양사의 대표와 임원 등 총 4명이 나란히 섰다. 엄숙한(?) 자리에 유일하게 정장과 구두를 입지 않은 30대 한 남성이 눈에 띄었다. 짧은 모히칸(닭 볏 머리) 헤어스타일에 빨간색 티셔츠와 회색 후드티,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그는 설립 6년 만에 교육업계를 평정한 윤성혁 에스티유니타스 대표(37)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에스티유니타스 본사에서 만난 윤 대표의 모습은 당시 협약식 모습과 정확히 같았다. 운동화만 달랐을 뿐이다. 티셔츠와 청바지를 즐겨입는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를 연상시킨다고 말을 건넸다. 그는 "세계 무대로의 첫발을 알리는 중요한 자리였지만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직원들의 요청 중 상당 부분이 대표가 옷을 좀 바꿔입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윤 대표는 유사한 티와 청바지가 여러 벌 있고 번갈아 입으며 근무한다고 한다.

윤 대표가 실제 롤모델로 삼는 인물은 일본과 미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의 창업자이다. 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존경한다"고 소개했다. 그가 걸어온 길이 이해되고 나아갈 방향이 조금은 유추되는 부분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미국 교육업체 프린스턴 리뷰를 인수했다.

▷프린스턴 리뷰 인수는 전 세계 교육시스템을 혁신하고 싶어 교육사업을 구상했던 10년 전부터 꿈꿔왔던 것이다. 교육 분야로 스타트업을 구상할 때 산업혁명 시대부터 이어져온 전 세계의 낡은 교육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꿔 70억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고 싶었고, 프린스턴 리뷰를 인수하면 그 꿈을 가장 빠르게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리슨턴 리뷰 인수가 끝이 아니라 1회초라고 생각한다. 해외에는 기술의 결합 여지가 많고 할 일이 많다. 우리의 콘셉트에 대해서 해외에서도 열광하고 있다.

―해외 진출 계기는.

▷한국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임 분야에서 1등을 하다가 미국이나 중국 등에 주도권을 뺏겼다.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로 무장한 '테슬라'나 '우버'가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의 엄청난 혁신속도는 세상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서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과 치열한 고민이 해외 진출의 바탕에 깔려 있다.

―한국 교육업체는 주로 아시아에 진출했다. 왜 미국인가.

▷글로벌 인재들이 모이는 미국 교육시스템은 전 세계의 롤모델이다. 한국 수능도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모델로 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교육시스템도 미국을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을 바꿀 수 있다면 세계를 바꿀 수 있다. 테슬라·우버가 전 세계 자동차시장을 바꾸고 에어비앤비가 여행업계를 바꿨다. 결국은 플랫폼 싸움이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빅데이터와 첨단기술, 거대한 소비시장의 총집합체인 미국시장은 250조원 규모의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으로 가기 위한 '플랫폼'으로서 최적의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다.

―해외 진출 목표는.

▷프린스턴 리뷰는 미국 교육의 자존심이다. 매년 전 세계 150만명의 학생들이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교육시장을 혁명적으로 바꾸겠다. '프리패스'를 미국에 도입해 시간당 최대 1500달러에 달하는 교육비용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에스티유니타스의 혁신과 에듀테크 기술을 프린스턴 리뷰의 학습 빅데이터와 결합해 새로운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

향후 5년 내 전 세계 교육시장이 플랫폼화될 거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교육업체들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이게 되면, 250조원 이상의 에듀테크 시장에서 어떤 회사가 플랫폼을 선점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2개 분야 20개국에 진출해 있는 프린스턴 리뷰의 글로벌 인프라를 통한다면 가장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유초등 교육시장에도 진출하는데.

▷글로벌 무한경쟁과 평생교육이 중요해지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직면한 지금, 10년 전 교육시스템으로 정체돼 있는 우리나라의 유초등 교육시장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싶다. 교육 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미국·독일·핀란드 등의 공통점은 어렸을 때부터 획일적·암기식이 아닌, 개성을 살려주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한다는 점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유초등교육시장은 십수 년이 흘러도 발전 없이 똑같은 콘텐츠에 고가의 제품과 서비스만이 존재한다. 어떤 교육방식이 아이에게 좋은지 많은 학부모들이 혼란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성인교육을 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좋은 교육을 받았다면 훨씬 편하고 쉽게 받아들여서 더 나은 성취를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성장 단계에서 아이 시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6세·7세·9세의 세 자녀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유초등시장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 해야 잘 클 수 있는지에 대해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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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우선 진부한 교육 콘텐츠를 새 시대에 맞게 혁신적으로 바꿔놓겠다. 현재 우리 아이들이 접하는 책과 각종 학습프로그램 내용들은 대부분 십수 년 전에 만들어진 낡은 콘텐츠다. 알맹이는 그대로고 포장만 바뀐 교육 콘텐츠가 가격만 상승한 채 세대가 바뀌어도 재생산되고 있다. 개성과 창의가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혁신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겠다.

두 번째는 과학화다. 에듀테크를 도입해 학습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된 교육시스템을 제공하겠다. 아직도 상당수 부모님들이 자녀의 교육 방식에 혼란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독서의 중요성은 다들 아는데, 학원에 보내지 않고 책만 보게 하는 것이 맞는지, 아이의 영어교육은 언제 시키는 것이 맞는 것인지 등이다.

우리는 에듀테크 플랫폼 기업이다. 단순히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교육 빅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아이에게 어떤 콘텐츠가 적합한지 어떤 학습법이 적절한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아이들의 '학습 DNA지도'를 그려 드린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교육을 경제수준에 관계없이 구현해보고 싶다. 고비용 구조의 유초등교육시장을 경제적 부담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바꾸겠다. 많은 부모님들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훌륭하게 아이를 키워낸 부모들의 교육 노하우를 어떻게 하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전수받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 유초등교육시장에 나온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상당수의 부모님들이 가격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1%의 리딩맘들의 교육 노하우와 같은 양질의 콘텐츠를 99%의 부모님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시장구조를 만들어보겠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유초등 교육의 핵심은 무엇인가.

▷유초등교육 혁신의 시작을 '책'으로 정했다. 책 읽는 아이가 컸을 때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초등 시절을 어떻게 보낸 친구들이 나중에 자기가 하고 싶은 영역에서 잘하게 될까'를 연구했는데 유초등 때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즉,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이 학습, 교육을 받는 나이가 될 때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자녀를 과학고나 영재고 등에 보낸 학부모님들의 교육법을 연구해보니 이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읽도록 해 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힌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독서 비법을 알고 있는 700명 엄마들의 실전 독서법 노하우를 알려드리겠다. 구체적으로 저희가 아이를 잘 키운 약 700명의 엄마들에게 생생한 실전 독서법을 들었다. 과학·수학·예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재성을 인정받은 아이들의 엄마와 뛰어난 학업성취도를 나타낸 명문대 재학생들의 엄마의 심층인터뷰를 진행해 남다른 독서법을 발견했다.

조사해보니 이 어머니들은 유아기에 학습보다 독서에 신경을 더 썼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창작 책을 가장 신경 써서 읽혔다. 1%의 아이들과 일반 아이들의 독서량은 일평균 2.7권이나 차이가 났다. 1년이면 986권, 유아기가 4~7세까지라면 총 3944권의 차이가 난다. 1% 엄마들이 창작, 자연관찰, 과학, 명작과 전래 중심으로 책을 읽혔다면, 일반 엄마들은 골고루 읽히려고 했고 명작과 전래, 창작, 자연관찰 순으로 책을 읽혔다.

또 이 어머니들은 아이들의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해 유아기부터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아이가 글을 깨우친 후에도 책을 읽어줬다. 책을 읽고 난 후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며 책을 읽고 난 느낌이나 생각들을 나눴다.

올해 시작하는 유초등 브랜드 '키즈 스콜레'에서는 1% 리딩맘의 노하우를 '0원전집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모님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엄선한 프리미엄 전집을 학생들이 읽도록 해 줄 예정이다. 정말 좋은 책 300권이면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그래서 책을 읽는 습관 형성에 동기유발을 하기 위해 100일 동안 우리가 제시하는 방법을 따라 책을 읽으면 구매한 전집 금액을 돌려줄 것이다.

이외에도 키즈 스콜레 라운지를 통해 리딩 멘토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라운지는 책을 매개로 다양한 독서체험과 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신개념 복합 교육문화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독서체험을 통해 책과 친해지고, 부모는 자녀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 정보를 서로 나누며 1% 리딩멘토링을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 교환하게 된다. 현재 서울 등 전국 11곳에 개설돼 있으며 올해 안에 총 20곳에 개설할 예정이다. 이 모든 활동은 키즈 스콜레의 평생교육 디자이너들이 수행하게 된다. 평생교육 디자이너들은 면대면으로 학부모님들에게 아이들이 책을 잘 읽도록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1% 소수의 혜택을 99%도 누리게 해야죠"
평생교육시장에 관심…취직 넘어 '창직'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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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에스티유니타스 본사 사무실 모습. 직원 책상에 생일축하 풍선이 떠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성공비결은

▷1%의 소수가 누리는 혜택을 나머지 99%도 누리게 해주자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창업을 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돈을 버는 것은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으니, 에스티유니타스에서는 세상을 바꾸고 업계를 바꾸는 일에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1%의 소수가 누리는 혜택을 나머지 99%도 누리게 해주자'는 비전이다. 이 비전이 우리의 존재 이유다. 남들과 다르게 하고, 고객에게 진정성으로 다가간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남들과 똑같은 경쟁을 하기보다는 '우리가 뛰어들어서 그 사업을 바꿀 수 있는가'를 고민했고, '돈이 없어도 공부를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저희의 진정성을 고객들에게 실제로 보여주고자 했다. 이런 '다름'과 '진정성'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에스티유니타스에 대한 팬덤을 만들어냈다.

―새롭게 진출하려는 시장이 있나.

▷평생교육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창직(創職)을 고민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교육을 받는 이유는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갖고 꿈을 이루고자 하기 위해서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고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일을 한다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안대학도 고민하고 있다. 기존 대학은 졸업하더라도 취업이 어렵고, 어렵게 취업하더라도 업무를 하는 데 서툴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사원을 뽑아놓고 교육하는 데 많은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대안대학을 통해 이 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할 작정이다.

―외연 확대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외연 확대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시장의 요구에 대한 부응'과 '에듀테크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그것이다. 그동안 진출한 시장들은 모두 고객인 수험생들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요구에 부응해 들어갔던 분야이고, 대부분 그 시장의 1위를 했다. 시장의 요구가 있고, 그 시장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에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미래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에듀테크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다. 당분간은 만족스러운 수익이 나오지 않더라도, 지금의 투자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상장 계획이 있나.

▷지금 시점에서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 세계 교육플랫폼을 만드는 데 필요하다면 상장을 생각하고 있지만 향후 2~3년 내에 상장할 것 같지는 않다.

―국내 교육의 문제점은.

▷교육 빈부격차의 해소와 한 번의 교육으로 평생을 먹고살 수 있는, 공산품 찍어내듯 획일화된 교육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꿔보겠다. 우리나라의 교육빈부 격차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우리는 양질의 교육을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경제적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도록 시장을 혁신해오고 있다.
또한 18세기 산업혁명 이래 계속돼 온 서양의 교육방식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획일화된 교육방식은 분명히 한계에 도달했다.

특히 고용시장이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을 따르면 계속 어려움 속에 머물 수밖에 없다. 공산품 찍어내듯 획일화된 교육을 개개인에게 특화되고, 창의력 배양에 기반한 교육시스템으로 바꾸겠다. 한 번의 교육으로 평생을 먹고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교육과 고용이 하나의 몸과 같은 '원보디(One body)'로 이뤄진 평생교육 시대에 맞는 교육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 He is…

윤성혁 대표는 △1980년 충주 출생 △2003년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졸업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SK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교육사업 본부장 △현 에스티유니타스(옛 에스티앤컴퍼니) 대표

[강봉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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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같은 CEO' 아닌 '진정한 리더'가 되는법

[따끈따끈 새책] 'CEO의 탄생',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입력 : 2017.03.04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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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같은 CEO' 아닌 '진정한 리더'가 되는법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가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진정한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라틴 속담이 말하듯,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내면 탐구를 통해 인격과 통찰력이 갖춰져야 한다. 최고경영자(CEO)도 마찬가지다. 창업 후 3년 내 폐업률이 85%를 넘는 험난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에서는 '경영학계의 프로이트'로 불리는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인시아드 교수가 다섯 편의 창작 동화를 통해 리더가 범하기 쉬운 치명적인 위험을 묘사한다. 이야기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열망하는가 △건강한 자기애를 가졌는가 △사람들에게서 최선을 끌어내는가 △성공하는 팀은 무엇이 다른가 △진정성 있고 생기 넘치는 조직인가 등 다섯 가지 질문을 던진다.

동화마다 해설서를 덧붙여 현실 속 유사한 상황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코칭을 제공한다. 성공하는 리더로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잠재적인 위험을 피해갈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마음속 두려움과 욕망을 치유하는 정신적 성장을 돕는다. 각 장 말미에는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이야기의 핵심교훈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간다.

'CEO의 탄생'은 대한민국 사장들을 위한 책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이 30년간 10만여 명의 사업가와 700여 건의 경영사례에서 뽑아낸 'CEO의 정수'를 제공한다. 책의 구성은 사업가 자질 갖추기부터 창업경영, 성장경영, 지속경영에 이르기까지 크게 4단계로 구분했다.

이 책은 성공 및 실패사례를 고루 다뤄 실패를 최대한 줄이고 설령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비결을 제공한다. 노숙자에서 수백억 원대 기업으로 재기한 사업가, 기발한 전략으로 성장 정체를 극복한 중소기업, 노점에서 연 매출 천억 원대 기업을 키워낸 CEO 등 400여 건의 성공사례와 더불어 혁신을 주저해 성장 정체를 극복하지 못한 기업 등 300여 건의 실패사례를 참고했다.

저자는 "CEO 자질을 갖추지 못한 창업자라면 창업 이후 사업을 접을 때까지 노예처럼 살아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적자에 허덕이며 직원 월급과 회사 경비를 벌기 위해 쉴 틈도 없이 시달려야 한다면 그저 좋은 허울뿐인 CEO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지음. 김현정·문규선 옮김. 더블북 펴냄. 244쪽/1만4000원

◇CEO의 탄생=이경희 지음. 굿모닝미디어 펴냄. 528쪽/2만5000원

구유나
구유나 yunak@mt.co.kr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문화부 구유나입니다.

들쥐먹던 칭기즈 칸, 세계 최대제국 건설 원동력은

[따끈따끈 새책] 주야오팅 '칭기즈 칸 평전'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입력 : 2017.03.04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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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먹던 칭기즈 칸, 세계 최대제국 건설 원동력은
잭 웰치 GE회장은 "21세기는 새로운 유목사회"라며 "나는 칭기즈 칸을 닮겠다"고 한 바 있다. "내가 사라진 뒤에도 세상에는 (나의) 위대한 이름이 남게 될 것"이라던 칭기즈 칸의 말대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제국을 거느렸던 지도자인 그의 이름은 여전히 경외심과 함께 회자된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포춘 등 수많은 언론은 세계를 움직인 중요한 역사적인 인물로 그를 꼽았다. 단지 10만 명의 몽골군대를 이끌며 수백만 대군을 거느린 제국을 무너뜨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교역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 문화, 과학 교류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책 '칭기즈 칸 평전'은 중국의 역사학자 주야오팅이 칭기즈 칸의 일생을 상세하게 담아낸 평전이다. 베이징대학교 역사학과에서 몽골사와 베이징 문화사 연구에 전념한 그는 '칭기즈 칸'을 주제로 역사소설과 드라마 극본을 쓰기도 했다.

천하를 호령한 인물이지만 사실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9살 때 아버지가 독살당했고 친족들에겐 배신당했다. 풀뿌리를 캐고 들쥐를 잡아먹을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리기도 했다. 노예로 잡혔다가 탈출했으며 결혼한 지 한 달 여 만에 부인을 다른 부족에 빼앗겼다.

하지만 그는 환경에 굴하지 않았다. '몽골을 일으켜 세우리라'는 대업을 품고 끊임없이 몸과 마음을 가다듬었다. 약소부족의 족장이던 그가 몽골 초원을 통일하고 유라시아 대륙까지 호령하는 인물이 될 수 있던 이유다.

저자는 뛰어난 전사인 동시에 전략과 전술에 정통한 군사전략가이자 정치가였던 그의 면모를 상세하게 담는다. 칭기즈 칸은 전투 중 자신에게 화살을 쏴 맞혔던 제베도 실력을 높이 사 파격적으로 중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실력만 있다면 민족과 출신, 신분과 재산을 따지지 않았다. 다른 민족의 선진적인 군사 조직과 장비, 기술 등도 적극 흡수했다. 적은 수의 몽골군을 세계 최강으로 양성한 그의 힘을 칭기즈 칸 전문가의 상세한 기술로 엿볼 수 있다.

◇칭기즈 칸 평전=주야오팅 지음. 이진복 옮김. 민음사 펴냄. 768쪽/3만5000원.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3월 3일 (15:18)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니체의 심리 분석…그는 왜 '신은 죽었다'고 말했나

[따끈따끈 새책] '칼 융, 차라투스트라를 분석하다'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입력 : 2017.03.0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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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심리 분석…그는 왜 '신은 죽었다'고 말했나
"신은 죽었다고 하든 신은 살아 있다고 하든 신에겐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그 선언으로 인해 당신이 무의식을 건드리는 결과만을 낳기 때문이다."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니체의 저서 중 가장 유명한 구절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1883)에서 '신은 죽었다'고 쓰며 유럽 정신사를 부정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1934년부터 1939년까지 칼 융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몇 사람과 함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해석한 것이다. 그는 인간의 환상에 적용하는 분석 기법을 통해 차라투스트라의 설교와 니체가 꾸었던 꿈에 대한 내용 등을 완전 해부했다.

칼 융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육체적·정신적으로 불행했던 니체의 독백이라고 말한다. 당시 니체의 정신세계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책이 처음 발표됐을 때 판매 부수는 고작 100권 정도였다. 세상이 이 책을 이해하기까지 반세기의 세월이 필요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분석 심리학에 관한 책이다. 칼 융은 에난티오드로미아와 자기, 그림자, 집단 무의식 등 핵심적 개념을 두루 설명한다.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는 심리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방대한 주제를 의식의 흐름대로 풀어놓은 난해한 니체의 철학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칼 융, 차라투스트라를 분석하다=칼 구스타프 융 지음. 김세영·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지음. 450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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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유나 yuna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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