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렸던 김학범호, 척추를 고치니 몸 전체가 살아났다 [AG]

입력 2018.08.31. 05:51

척추를 고치니 몸 전체가 살아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내달 1일(이하 한국시간) 밤 8시 30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9일 펼쳐진 대회 준결승서 박항서 매직을 잠재웠다.

김학범 감독은 베트남전서 망가졌던 척추에 칼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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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보고르(인도네시아), 이균재 기자] 척추를 고치니 몸 전체가 살아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내달 1일(이하 한국시간) 밤 8시 30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9일 펼쳐진 대회 준결승서 박항서 매직을 잠재웠다. 공격적인 선수 구성과 포메이션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2골과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골을 묶어 베트남의 추격을 3-1로 돌려세웠다.

베트남전의 전리품은 승리뿐만이 아니다. 불안했던 코어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우즈벡전엔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와 공격형 미드필더인 황인범(아산)을 제외하고는 내내 코어가 흔들렸다. 중앙 미드필더와 센터백, 골키퍼까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은 베트남전서 망가졌던 척추에 칼을 댔다. 우즈벡전에 부진했던 이승모(광주), 황현수(서울), 송범근(전북)이 모두 빠졌다. 5경기(4경기 선발)에 모두 출전해 우즈벡과 연장 120분을 소화한 황인범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손흥민(토트넘)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황인범의 자리를 메웠다. 그동안 선발 기회가 적었던 김정민(리퍼링)과 이진현(포항)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말레이시아-우즈벡전에 부진한데다 우즈벡전 풀타임을 소화한 황현수는 조유민(수원FC)으로 바뀌었다.

골문도 원래 주인이 되찾았다. 이란과 16강서 상대의 중거리포를 막다 부상을 입었던 조현우가 우즈벡전 1경기만 쉬고 돌아왔다. 그간 송범근이 안정감을 주지 못해 더 반가운 조현우의 복귀였다.

몸의 중심부를 바꾸자 안정감이 높아졌다. 중원이 탄탄해지면서 뒷마당도 흔들리지 않았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첫 출격한 손흥민은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기복이 있던 이진현과 김정민도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조현우와 조유민은 뒷마당에 안정감을 더했다.

일본과 결승전엔 다시 척추에 손을 댈 수 있다. 푹 쉬었던 황인범과 베트남전에 5분간만 뛰었던 황현수의 선발 복귀가 예상된다. 이들이 다시 제 역할을 해주고 기존 자원들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동남아 절대강자 된 베트남, 진짜 '박항서 매직'은 11월 열린다

정다워 입력 2018.09.03. 05:00

베트남이 가장 기대하는 대회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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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 베트남과 UAE의 경기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베트남 팬들이 박항서 감독 사진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보고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베트남이 가장 기대하는 대회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아쉽지만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16강이 최고 성적이었지만 준결승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한국을 잡으면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는 놀라운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 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만한 성과였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매직’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실제로 베트남 전역이 박 감독에게 열광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거스 히딩크 이름을 외친 것처럼 베트남에도 ‘박항서 열풍’이 불고 있다.

매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베트남은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를 앞두고 있다. 올해 11월부터 12월까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열리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일명 스즈키컵이 기다리고 있다. 스즈키컵은 이미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AFC U-23 챔피언십이나 아시안게임보다 베트남에서는 훨씬 비중있게 바라보는 무대다. 연령대 대표팀이 아닌 A대표팀이 출전하는 대회인데다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10개국이 참가해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단 한 번도 스즈키컵 정상에 서지 못했다. 반면 베트남과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태국은 2014년과 2016년 연속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베트남 입장에선 독기가 바싹 오른 상황이다. 최근 태국이 정체된 사이 베트남이 빠르게 치고 올라갔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동남아의 최강자를 자부하는 베트남이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박 감독의 다음 임무는 베트남에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다. 이미 국빈급 대우를 받고 있지만 스즈키컵 우승을 이끈다면 그의 위상은 더 높아진다. 온 나라가 박 감독 한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박 감독은 “비록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오늘 패배가 우리 선수들에게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베트남 축구가 아시아의 중심으로 갈 때까지 더 노력해야 한다. 나도 조그만한 지식과 열정, 노력을 더하겠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차출할 수도 있다. 지금 베트남 리그에서 뛰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있다. 스즈키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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