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타] 축구선수 허벅지 굵으면 실력도 좋다? 진실과 오해

[일간스포츠] 입력 2011.01.05 07:00 수정 2011.0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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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근육'·'철벅지'…. 굵고 튼튼한 허벅지는 축구선수의 상징이다. 남성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요,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 포인트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스피스 스케이팅 선수들의 '철벅지'부터 걸그룹의 '꿀벅지'까지. 지난해 허벅지는 갖은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이에 못지 않은 허벅지들이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에 즐비하다. 축구선수의 상징 허벅지, 그 진실과 오해를 파헤쳤다. 

▶허벅지의 진실 

허벅지가 튼튼하면 운동능력이 좋다. 김장열 제주 유나이티드 재활 트레이너는 "허벅지 근육의 크기와 근력은 비례한다. 축구에 필요한 파워와 순발력, 그리고 민첩성과 직결된다. 허벅지가 굵으면 선수들 사이에서도 자랑거리"라고 전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연구원은 "복근부터 허벅지 대퇴근까지 '파워존'이라 부른다. 운동선수에겐 힘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갈색 폭격기'로 이름을 날린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한 때 허벅지 굵기가 80㎝를 넘었다. 'UFO 슛'으로 유명한 '파워 슈터' 호베르투 카를루스(코린티안스)도 76㎝에 이르렀다. 

허벅지는 무릎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브라질 선수 산토스는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없는데도 개의치 않고 영입했다. 허벅지 근육이 좋았기 때문이다. 허벅지가 튼튼한 선수는 무릎 부상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밝혔다. 산토스는 지난 시즌 14골을 기록했다. 


▶허벅지의 오해 

하지만 허벅지 굵기가 축구실력을 결정짓는 건 아니다.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유나이티드 병원 원장은 "이청용(볼턴)의 다리는 가늘어서 마치 여자 다리 같다. 그런 허벅지에서도 파워와 순발력이 나온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허벅지 앞뒤 근육의 균형이다. 허벅지 전체 근육 중 앞근육(대퇴사두근)이 70%·뒷근육(햄스트링)이 30% 정도로 조화를 이룰 때 최고의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이청용의 허벅지는 58㎝로 대표팀에서 가장 가늘다. 박지성(맨유)도 60㎝로 가는 편이다. 

송주호 연구원도 균형을 강조한다. 그는 "무작정 굵다고 좋은 게 아니다. 축구에서는 지구력과 스피드가 동시에 필요하다. 속근(스피드에 필요한 흰색 근육)과 지근(지구력에 필요한 붉은 색 근육)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각 부위의 근육이 고루 발달해야 부상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뛸 때보다 멈출 때 부상 위험이 높다. 햄스트링 부상이 이 때 온다. 화려한 허벅지 앞 근육보다 평범해보이는 뒷근육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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