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절대강자 된 베트남, 진짜 '박항서 매직'은 11월 열린다

정다워 입력 2018.09.03. 05:00

베트남이 가장 기대하는 대회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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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 베트남과 UAE의 경기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베트남 팬들이 박항서 감독 사진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보고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베트남이 가장 기대하는 대회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아쉽지만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16강이 최고 성적이었지만 준결승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한국을 잡으면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는 놀라운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 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만한 성과였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매직’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실제로 베트남 전역이 박 감독에게 열광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거스 히딩크 이름을 외친 것처럼 베트남에도 ‘박항서 열풍’이 불고 있다.

매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베트남은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회를 앞두고 있다. 올해 11월부터 12월까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열리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일명 스즈키컵이 기다리고 있다. 스즈키컵은 이미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AFC U-23 챔피언십이나 아시안게임보다 베트남에서는 훨씬 비중있게 바라보는 무대다. 연령대 대표팀이 아닌 A대표팀이 출전하는 대회인데다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10개국이 참가해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단 한 번도 스즈키컵 정상에 서지 못했다. 반면 베트남과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태국은 2014년과 2016년 연속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베트남 입장에선 독기가 바싹 오른 상황이다. 최근 태국이 정체된 사이 베트남이 빠르게 치고 올라갔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동남아의 최강자를 자부하는 베트남이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박 감독의 다음 임무는 베트남에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다. 이미 국빈급 대우를 받고 있지만 스즈키컵 우승을 이끈다면 그의 위상은 더 높아진다. 온 나라가 박 감독 한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박 감독은 “비록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오늘 패배가 우리 선수들에게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베트남 축구가 아시아의 중심으로 갈 때까지 더 노력해야 한다. 나도 조그만한 지식과 열정, 노력을 더하겠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차출할 수도 있다. 지금 베트남 리그에서 뛰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있다. 스즈키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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