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구단은 3일 “정재홍 선수가 밤 10시 40분경 갑작스런 심정지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최근 손목 부상을 입어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던 정재홍은 4일 수술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다 이날 저녁 식사후 갑자기 심정지가 왔고, 3시간 가량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故 정재홍은 가드의 산실 인천 송도고와 동국대 출신으로 2008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3~2015년에는 인천 전자랜드에 임대 이적했다가 오리온에 복귀해, 2015-16시즌 오리온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일조했다.
SK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던 정재홍. 사진=MK스포츠 DB
2017-18시즌부터는 SK유니폼을 입었고, 역시 SK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태며 두 번째 챔피언 반지를 획득했다.
178cm로 상대적으로 큰 키는 아니지만, 정재홍은 자비로 미국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다녀 올 정도로 농구에 대한 열정이 높은 선수였다. 또 팬서비스가 좋은 선수로도 유명했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7호실이고, 발인은 미정이다. jcan1231@maekyung.com
15일 JTBC ‘뉴스룸’은 오후 7시부터 포항지진특보를 편성했다. 메인뉴스를 1시간 앞당겼다. 보통은 특보를 시작하면 비슷한 뉴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JTBC는 지난해 경주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지진을 직접 겪은 시민들의 생방송 인터뷰를 이어나가며 피해자 사운드바이트를 극대화해 뉴스의 사실감을 높이며 2시간30분간의 메인뉴스를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 그 결과 8시부터 편성된 ‘뉴스룸’ 지진특보 2부는 8.4%(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 시간 편성된 MBC ‘뉴스데스크’는 4.1%를 기록했다.
JTBC는 특보에 강하다. 생중계 보도에 익숙해진 결과다. 그간 손석희 앵커는 기자들의 생중계 리포트를 고집해왔다. 생중계 보도 경험은 특보 체제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기자들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속보나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생중계 보도는 지금 내가 접하고 있는 정보가 최신 정보라는 믿음을 준다. 뉴스가 현장을 중시할수록, 시청자는 뉴스를 믿게 된다. 더욱이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참사를 목격한 시청자들은 재해 상황에서 편집된 뉴스를 의심하게 됐다.
▲ 11월15일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손석희 앵커는 JTBC 특보체제를 완성시키는 존재다. 지난해 9월12일 경주 지진 당시에는 ‘뉴스룸’ 생방송 중이던 8시20분 경 갑자기 지진특보로 전환했다. 손석희 앵커는 혼자서 1시간 동안 특보를 끌어갔다. 당시 기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올라온 기사는 단 한 줄도 없었다. 그는 사고 당사자들과의 전화연결로, 스스로 기사를 만들어냈다. 손석희 앵커는 프롬프터 없이 뉴스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프롬프터를 경계해온 그의 ‘아날로그’ 방송철학이 있어 가능했다.
손석희 앵커는 15일 지진특보에서도 직접 지진을 느꼈던 시민 제보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날 것 그대로의 피해상황을 전달했다. 지진과 같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시청자가 가장 듣고 싶은 건 당사자의 목소리다. JTBC는 기본에 충실했다. 편집되지 않은 제보자의 목소리는 시청자들이 가장 믿고 들을 수 있는 정보다.
그러나 행위자별 사운드바이트에서 시민의 비중이 높다고 무조건 정답인 것은 아니다. 제보자의 증언을 그냥 듣는 걸로는 뉴스가 살 수 없다. 제보자의 증언에서 중요한 대목을 끌어내야 한다. 제보자의 목소리를 긴박감 있게 풀어내고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제보자 증언에 즉자적으로 돌발 질문을 던지며 주요한 사실을 끌어내야 한다. 그것이 특보체제에서 앵커의 능력이다. 시민들은 뉴스를 믿고 “포항을 벗어나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의 수능 연기 발표가 이어지자 시청자들은 그와 같은 판단을 이해할 수 있었다.
▲ 11월15일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JTBC는 이날 방송에서 1년 전 경주지진 당시 피해상황을 설명했던 시민을 또 다시 연결해 트라우마 여부를 묻는 꼼꼼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진한 고려대 지질학과 교수를 출연시켜 포항 지진이 지열 발전소 건설에 따른 영향이란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하는 장면 역시 ‘한 걸음 더’ 들어간다는 ‘뉴스룸’의 취지와 맞는 대목이었다. 이날의 지진특보는 JTBC ‘뉴스룸’이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뉴스가 된 이유를 또 한 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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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8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챔버오케스트라의 90회 정기연주회가 열리고 있었다. 인터미션(휴식시간) 전 마지막 곡인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가 끝나자 700명 가까운 관객의 박수가 쏟아졌다. 앙코르 연주까지 끝난 뒤 다시 박수가 이어졌고 피아노 연주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술의전당 사장을 지낸 김용배 추계예술대 교수(63)였다.
그런데 일어서던 김 교수가 갑자기 왼쪽으로 쓰러졌다. 고목나무처럼 뻣뻣한 모습이었다. 놀란 단원 중 일부가 악기를 바닥에 놓고 달려갔다. 무대 옆에서 공연장 직원과 기획사 관계자가 뛰어왔다. 모두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라 섣불리 손을 쓰지 못했다.
긴박했던 순간 17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 김용배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갑자기 쓰러지자 김진용 한국노바티스 전무(가운데 흰 와이셔츠 입은 사람·점선 안)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 모습은 당시 연주회 녹화 영상에 담겼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그때 객석에서 누군가가 다급히 무대로 올라왔다. 공연을 보던 김진용 씨(49)였다. 내과 전문의 출신인 김 씨는 현재 다국적 제약회사인 한국노바티스 의학부의 전무로 일하며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 교수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무대에서 약 20m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김 씨는 김 교수가 쓰러지는 걸 보고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앙코르 연주 때 목격한 김 교수의 안색이 좋지 않아서다.
“눈떠 보세요!” 김 씨가 외쳤다. 김 교수의 의식과 호흡은 없었다. 맥박도 잡히지 않았다. 심장이 멎은 것이다. 김 씨는 주변에 “119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동시에 김 교수를 똑바로 눕힌 뒤 허리띠와 셔츠 등을 풀었다. 그리고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두 손으로 가슴을 강하게 누르며 김 씨는 예술의전당 직원에게 “입구에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던데 가져다 달라”고 말했다.
미끄러운 무대 위에서 흉부압박은 쉽지 않았다. 김 씨는 바지를 걷고 무릎을 꿇었다. 바닥에 짓눌린 맨살에 통증이 느껴졌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계속 가슴을 눌렀지만 3분 가까이 지나도 변화가 없었다. 3분 넘게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 손상 가능성이 크다. 김 씨의 어깨가 아파오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그때 객석에서 2명이 올라왔다. 서울 양병원 외과 전문의 허창호 씨(31)와 간호사라고 밝힌 여성 1명이었다. 두 사람은 김 씨를 도와 번갈아 가며 심폐소생술을 했다.
곧이어 예술의전당 직원들이 AED를 가져왔다. 김 씨는 3분 간격으로 두 차례 작동시켰다. 그제야 김 교수의 심장이 가까스로 뛰기 시작했다. 호흡이 다시 돌아오면서 서서히 의식도 찾았다. 하지만 김 씨는 “아직 안심하면 안 된다”라며 계속 상태를 살폈다.
오후 8시 50분경 구급대원들이 도착했다. 김 씨는 상황을 설명하고 허 씨와 함께 구급차에 올랐다. 상태가 다시 나빠질까 봐 병원으로 가는 내내 김 교수에게 말을 걸었다. 다행히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김 교수는 상태가 호전돼 18일 일반병실로 옮겨 회복 중이다. 김 교수는 “가슴이 좀 아프지만 이제는 멀쩡하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있을 때 심장이 멎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나를 살려준 세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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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와 허 씨 모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남아시아 지진해일 현장 등 다양한 해외 재난 현장 등에서 의료봉사를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예술의전당에 있었던 AED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공공기관에 AED를 설치해 봐야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경험하고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의사로서 훈련받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허 씨도 “예술의전당 직원들이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도와준 덕분”이라며 “누구나 교육을 받으면 우리처럼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급성 심정지 5명 중 1명 40代 이하 스트레스 등에 염증… 혈전 발생 가벼운 동맥경화도 혈관 막혀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 필수
지난 10일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조진호(44) 감독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그는 과거 국가대표 축구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건강했던 인물이다. 지인들은 평소 건강했던 그가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료원 순환기내과 김석연 과장은 "아무런 증상 없이 건강해보이던 사람도 20~40대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돌연사할 수 있다"며 "조 감독 역시 운동 선수 출신이지만 동맥경화가 진행됐을 수 있고, 막중한 스트레스와 과로 등이 혈관에 염증 유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심장 돌연사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심장에 이상이 생겨 한 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이다. 돌연사 전에는 급성 심정지가 생기는데,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급성 심정지 환자의 약 20%가 40대 이하였다. 젊은 나이에 갑자기 심장 돌연사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나이의 심장 돌연사는 다른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급성 심근경색'이 주요 원인이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혈관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혈관이 좁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에게 생긴다. 동맥경화가 있으면 염증 같은 자극에 의해 죽상경화반(기름 찌꺼기가 뭉친 것)이 터지면서 갑자기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아버릴 위험이 있다. 더 큰 문제는 동맥경화가 비교적 심하지 않은 젊은층도 심장 돌연사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대한심장학회 회장)는 "혈관이 20~30%만 막힌 가벼운 동맥경화 상태에서도 혈관이 큰 자극을 받으면 혈전이 생기며 혈관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벼운 동맥경화를 심장 돌연사까지 이어지게 하는 대표적인 원인이 '흡연'과 '스트레스'다. 김석연 과장은 "과도한 흡연은 죽상경화반에 염증을 일으켜 쉽게 터지게 한다"며 "실제 28세에 불과한 남성이 담배를 과도하게 피우다가 급성 심장마비가 생겨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실려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도 흡연처럼 혈관 내 염증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는 아드레날린·카테콜아민 등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것이 문제다. 노태호 교수는 "심장 박동이 심해지면 평소보다 심장에 많은 혈액이 필요한데,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는 심장에 넉넉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노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은 후 2시간 이내에 심근경색이 생길 확률이 그렇지 않은 때의 약 5배로 높다(유럽심장학회지, 2014년).
젊은층 심장 돌연사는 유전성 심장질환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는 국내 심장 돌연사 원인의 약 35%가 유전성 심장질환이라는 조사 결과를 최근 대한심장학회에서 발표했다. 유전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껍거나 부정맥이 있는 사람들이 해당된다. 특히 유전성 부정맥으로 인한 돌연사는 대부분 40세 이전에 생긴다.
젊은층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동맥경화 자체를 예방하는 게 우선이다. 평소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준 교수는 "젊은 나이라도 만성질환 검진에 소홀하면 안 된다"며 "젊다는 이유로 자만해 병 진단을 받고도 약을 먹지 않는 행위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최대한 줄여야 하고 금연은 필수다. 유전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가족 중 50대 이전 심장마비를 경험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으면 40세가 되기 전 심장 초음파나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
한편, 심폐소생술은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을 3배 이상으로 높인다. 급성 심정지 환자가 생기면 주변인은 먼저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10분이 지나면 심폐소생술을 해도 의식이 잘 돌아오지 않는다. 환자의 양 젖꼭지를 기준으로 중간 부위를 5㎝ 깊이로 분당 100~120회 압박하면 된다.
27일 열린 20세 이하 4개국 축구대회 잠비아전에서 쓰러진 한국 선수를 구하기 위한 한국 선수들과 심판의 기민한 대처에 찬사가 쏟아졌다.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정태욱(아주대)을 구하기 위해 이상민(숭실대)을 비롯한 선수와 심판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28일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영상을 본 네티즌이 40만여 명에 달했다. TV 생중계를 지켜본 팬들까지 합하면 '심폐소생술 실제 상황'을 전국에서 목격한 셈이다. "바로 이런 교육이 국·영·수보다 중요하다" "나도 심폐소생술을 배워야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한국이 4-1로 앞서고 있던 후반 34분 공중 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잠비아 선수의 어깨와 중앙 수비수 정태욱의 얼굴이 충돌했다. 이 충격으로 정태욱은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이때 그라운드 위에 있던 동료들은 마치 '응급처치 교본'처럼 움직였다. 곁에 있던 이상민은 굳게 닫힌 정태욱의 입을 열어 말려들어간 혀를 바깥으로 빼냈다. 기도가 막히는 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상민은 "(정태욱이) 넘어지자마자 의식을 잃었다는 걸 직감했다"며 "일단은 혀가 말려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생각났다"고 말했다. 나중에 나온 진단에 따르면 정태욱은 목뼈에 금이 가는 전치 6주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축구 선수들은 다양한 경로로 심폐소생 응급처치 교육을 받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부터 프로구단과 청소년팀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실습을 포함한 2시간짜리 심폐소생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상민도 이 교육을 받은 선수였다. 특히 이상민의 소속 학교인 숭실대에선 지난 2002년 경기 도중 선수 한 명이 심장마비로 숨진 일이 있었다. 숭실대 이경수 감독은 "사건 이후 동계 훈련이 있을 때마다 팀 트레이너가 선수들에게 응급처치 교육을 한다"며 "막상 상황이 발생하자 이상민 선수가 평소 교육받은 구급법을 제대로 실시했다"고 했다.
이후 김덕철 주심이 정태욱의 고개를 젖혀 기도를 확보했고, 이상민은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이때까지 걸린 시간이 단 10초였다. 김 주심이 기도부터 확보한 것도 교육 덕분이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5년 전 대학리그 경기 도중 이번과 비슷한 상황에서 쓰러진 선수를 응급처치하다 생긴 치아 자국이 남아있다. 김 주심은 "5년 전에는 당황했지만, 이후 1년에 한 번씩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다"며 "이번에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은 정태욱의 축구화를 벗기고 몸을 감고 있던 테이프를 제거했다. 대한적십자사 장진성 과장(안전교육 전문가)은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은 4분 정도로, 그 안에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뇌사 혹은 심정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말려들어간 혀를 꺼내고 기도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시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가 제대로 수행됐다"고 했다. 정태욱은 곧이어 의료진으로부터 추가적인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빠른 응급처치로 심각한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며 "정태욱의 재활 과정을 지켜본 뒤 5월 20일 개막하는 20세 이하 월드컵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