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이길성 기자의 人사이드] 막노동일꾼에서 변호사로 '승천'한 장승수

입력 : 2013.06.15 03:02 | 수정 : 2013.06.16 09:55

대한민국 마지막 '개룡男'(개천에서 난 용)
"내가 성공 했다면 9할은 어머니의 공내 노력은 1할뿐"

서울대·司試로 인생역전…가스배달·골프장인부 전전 홀어머니 부양, 가문 일으켜

"성공? 난 이무기 정도,학벌이란 색안경을 버리면 주위에 '개룡' 많습니다"

1996년 1월 30일 스물다섯 장승수(張承守)는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있었다. 6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포크레인 조수, 식당용 물수건 배달부, LPG 가스통 배달부, 골프장 조경 인부, 신문배달부, 택시기사를 거치며 홀어머니와 두 살 어린 동생을 부양했다. 토목공사장 막일꾼은 그의 7번째 직업이었다. 그날 기계톱으로 한창 목재를 자르고 있던 순간, 공사장의 누군가가 소리쳤다. "승수야, 니 서울대 수석 합격했단다!"

장승수(42)는 "지금도 그때 장면이 슬로비디오처럼 떠오른다"고 말했다. 1996년 대한민국을 '개룡'(개천에서 난 용) 신드롬에 빠뜨렸던 청년은 이제 머리숱이 듬성듬성한 장년이 되었다. 인문계 수석으로 서울법대에 입학한 그는 그해 여름 자전 에세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를 펴냈다. 지금까지 174쇄를 찍은 이 책은 판매고 150만권을 넘었다.

승천을 꿈꾸는 '개천 태생' 젊음에게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는 기가 막힌 제목이었다. "출판사에서 소설가와 시인, 카피라이터를 위원으로 모셔서 몇 번씩 회의를 했지만, 제목을 못 정했어요. 그러다 출판사 담당자가 '이거다'라고 했습니다. '7가지 막노동…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당시 나의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 제목이었어요. 기사에서 실제로 내가 한 말은 '공부가 제일 재밌더라'였는데 제목을 단 신문사 편집자가 '가장 쉬웠다'는 감각적인 표현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는 당시 "'그런 제목을 달면 욕 먹는다'며 무지하게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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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 선 장승수. 그는“변호사가 된 지금의 나를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면 그건 9할이 내 어머니의 고생 덕분”이라고 말했다. / 김연정 객원기자
막일꾼을 거쳐 장승수가 8번째 직업으로 택한 것은 변호사였다. 2003년 4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한국 변호사 4명 중 1명이 모여 있다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자리를 잡았다. 사시 합격 때 잠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이후 '조용하게' 살아왔다. 그의 이름 석 자가 다시 언론에 오르내린 건 총선을 앞둔 지난해 봄이었다. 새누리당이 대한민국 부(富)의 1번지이자 자신들의 정치적 아성인 강남 지역에 장승수를 공천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잇따라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장승수는 출마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장승수 이후 대한민국 개룡은 없다"고 말한다. 모두가 '대한민국 마지막 개룡'이라고 일컫는 장승수. 서초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70만원짜리 맞춤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이 옷이 지금의 작업복"이라고 말했다.

◇3800㏄ 에쿠스와 38평짜리 전셋집

장승수는 2001년, 2002년 사법시험 2차에서 거푸 고배를 들고서 2003년 12월 합격증을 받아 들었다. 그는 2006년 판·검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개업하는 '연수원 변호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지방변호사회 9374번째 변호사. 문 닫는 변호사들이 나올 때였다. 서른다섯이던 그는 "망하면 다시 막노동을 할 각오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생각보다 잘 벌리더라"며 웃었다. "김&장에 간 동기들보다 많이 번다"는 장승수는 변호사 10명이 속한 작은 로펌의 대표변호사다.

―어떤 집에서 사시나요?

"서울대 합격 당시 살던 집은 대구의 보증금 1000만원짜리 전셋집이었습니다. 변호사가 되고 법조타운과 가까운 방배동의 60평 빌라에 전세로 살았어요. 최근 경기도 평촌 산 아래 공기 좋은 38평짜리 아파트로 옮겼지요. 역시 전세입니다. 돈이 없어서는 아니고, 다들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라고 해서."

그가 경기도 평촌으로 옮긴 건 동생 내외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장승수의 뒷바라지를 받은 동생 장승대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통과해 현재 기획재정부 서기관으로 근무 중이다. 장승수는 "동생 가족과 함께 살 3층짜리 집을 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3층 전체는 도서관처럼 꾸며서 차도 마시고 아이들과 책을 보며 놀 계획이다.

그는 2007년 11월 결혼했다. 지금 다섯 살 아들이 있다. 마담뚜의 중매를 거절하고 어머니가 소개해준 규수와 결혼했다고 한다. 법조인에 대한 선입관 때문일까?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궁금했다.

"'변호사 업계 표준'이라는 3800㏄급 에쿠스를 탑니다. 지난해 운전기사가 이민을 간 뒤 내가 직접 운전을 하지요. 그런데 (키가 작아) 에쿠스 운전석에 앉으면 페달에 발이 안 닿았어요." 그는 단신(短身)이다. 키를 묻는 말에 "공식적으론 160㎝"라며 웃었다.

"직접 용접을 해서 페달이 요만큼 튀어나오게 만들어놨어요. 키가 작은 것에 대한 콤플렉스는 없지만 불편한 게 많네요. 기성 양복은 맞는 게 없어서 맞춤 양복을 입지요. 명품을 입고 싶어도 맞는 게 없으니, 하하하. 세상은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듯해요."

―외모는 운동선수풍입니다.

"의뢰인들도 '변호사같이 안 생겼다'고 말합니다."

그는 사무실 서랍에서 한 장의 흑백 사진을 꺼내 보여줬다. 사시를 준비하며 봉천동의 '대원체육관'에서 권투를 배울 때의 모습이었다. 식스팩이 선명했다.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코도 약간 휘어 있었다. 그는 "한때 프로복싱 신인왕을 꿈꿀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에게 "지금은 어떤 운동을 하느냐"고 물으니 "주말에 가끔 골프를 친다"고 말했다. 장승수는 에세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에서 "도대체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지은 골프장에서 심신을 수양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라며 골프에 반감을 나타냈었다. 그는 말했다.

"조경 인부로 스무 살 무렵부터 골프장을 드나들었어요. 그린 위에서 일하다 골퍼들이 오면 숨었지요. 그 기억 때문에 골프를 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세계에선) 어쩔 수 없더군요. 첫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섰을 때 기분이 묘했습니다."

◇내가 龍? 이무기 정도 되려나?

―4수 만에 수석을 했는데, 만약 그때 실패했다면?

"다시 도전을 안 했을 거예요. 지쳐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으니까. '십장'(현장감독)을 하다가 건설회사를 하나 차리지 않았을까요? 그러고는 IMF 때문에 부도를 맞았을 것이고…."

―당신을 '대한민국 대표 개룡남'이라고들 합니다.

"굳이 아니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용(龍)도 용 나름이죠. 내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렇게 높은 사람, 성공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굳이 분류하자면 '이무기'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장승수가 이무기?

"서울대 수석이라는 한 번의 성공으로 인생이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 이후에 많은 시행착오, 실패가 있었어요. 그런 경험들이 쌓여 세상 일이라는 게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나는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변호사일 뿐이지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 선 장승수 어릴적 인터뷰 사진
1996년 2월 5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 실린 장승수의 모습. 당시 기사의 제목이 후일 책 제목이 된‘공부가 가장 쉬어요’였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장승수에서 끝났다고 합니다.

"동의할 수 없어요. 기업 사건을 많이 해서 CEO들을 많이 아는 편입니다. 그중에 동갑내기 CEO가 있는데, 벌써 시가총액 수천억원대 기업을 일궜어요. 지방대 공대를 나온 사람이에요. 학벌이 성공의 기준인가요? 왜 꼭 서울대여야 해요? 서울대에 가는 것 말고 새로운 꿈을 꿀 기회는 많아졌어요. 학벌이란 고정관념을 버리면, 꿈과 열정, 성실로 성공한 '개룡'들은 주위에 많습니다." "어느 정도 열정을 가져야 개룡이 될까"란 질문에, "열정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라고 그는 말했다.

―성공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도움은?

"좋은 선생님들이지요. 가난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하지 않도록 해준 분들. 그런 훌륭한 선생님들을 배출한 사회의 덕을 본 것은 분명해요. 그리고 어머니. 나를 키운 건 8할이 어머니, 나머지 1할은 어머니의 기도였습니다. 그러고도 남은 1할이 있다면 내 노력이었을 거예요."

장승수가 10세 때. 아버지는 관 하나 짤 돈도 남기지 못한 채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장승수는 "홀로 된 어머니는 운전학원 구내 간이식당부터 구멍가게·도매상·만화방·한복가게·세탁소·염색공장·버선공장을 전전하며 우리를 키우셨다"고 말했다.

그가 새누리당의 강남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됐을 때 야당을 지지하는 한 대학교수는 "장 변호사의 성공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을 노력 부족의 '패배자'로 만들고 약자와 빈자를 위한 구조 개혁을 회피하는 소재로 사용될까 우려된다"고 트위터에 썼다. 장승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정곡을 찌른 말이지요. 그래도 난 여전히 선택은 두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장승수의 말을 믿고 한번 열심히 해보느냐, 아니면 '나는 운도 없고 잘난 것도 없으니 안된다'고 포기할 것이냐. 밑져야 본전이지요. 안 하면 뭐할 겁니까." 총선 공천설의 내막에 대해선 "세월이 흐른 뒤에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장승수 스타일이 통하지 않은 연수원

사람들은 막노동하면서 서울대에 수석 합격한 그를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고등학교 때 측정한 그의 I.Q는 보통 학생 수준인 113이다. 그를 수석으로 만든 건 시간이 걸려도 기초부터 쌓아가는 정공법이었다. 그는 "교과서는 정성을 다해 글자 하나 삽화 하나라도 빼먹지 않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본고사를 위해 상경하기 전날까지 수학 교과서를 최소 하루 한 시간씩 매일 봤다. 영영사전을 볼 때는 표제어 아래 모든 문항을 다 보고 맨 마지막 어원 설명까지 빼놓지 않고 읽었다고 했다. 이것이 수험생들에게 유행한 '장승수 스타일'이다.

―사법시험 공부도 장승수 스타일로?

"다들 신림동 고시학원에서 요약 판례를 보고 족집게 총정리를 받고 모의사법고시를 쳤습니다. 나는 법대 도서관에서 법 원문과 법학 논문을 읽었어요. 판례는 교재의 각주에 달린 것까지 원본을 다 찾아 읽었습니다."

―그런 공부법이 사법연수원에서도 통했나요?

"아주 우수한 성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연수원에선 시험일 이전 3년간의 대법원 판례가 모조리 시험 범위이지요. 너무 방대해서 대부분의 연수생은 요약 판례를 봅니다. 나는 판례 원본을 다 읽었어요. 그런데 그게 오판이었지요. 사법연수원 과정은 실무 과정인데, 결과적으로 그에 맞는 기술적인 공부를 덜 했던 것 같습니다."

―성적은?

"100등 안에 들 정도로 우수한 건 아니었지만 부끄러운 성적도 아니었습니다. 공개 못 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한 법무법인의 대표인데 영업도 생각해야 하고…. 허허."

―변호사가 되고 첫 재판은?

"연수원을 2등으로 졸업할 만큼 뛰어난 동기가 부모님 재판을 맡겼어요. 상대는 화재보험 회사였습니다. 의뢰인은 실화, 보험회사는 방화라고 주장했어요. 보험회사가 내세운 직원을 상대로 한 증인신문에서 승패가 갈렸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 직원한테 내가 완전히 농락당했어요. 패소했지요."

장승수는 패배를 두고두고 곱씹었다. 그는 "그 사건 이후 상대방 증인을 신문할 때 관련 사건 기록을 모조리 외워버렸다"고 말했다. 역시 장승수 스타일이다. 그렇게 하자 증언 한 마디 한 마디의 진위를 즉각적으로 가려내 반박할 수 있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 선 장승수
장승수는“스물다섯 장승수가 그랬던 것처럼 변호사 장승수도 열심히 산다”며“담배를 피울 때 빼고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한순간도 한눈팔지 않고 일한다”고 말했다. / 이진한 기자
◇오십 이후엔 잡스처럼 살고 싶다

장승수의 일거수일투족은 서울대의 관심사였다. "도서관에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초콜릿과 분홍색 메모지가 있었어요. 메모지엔 '막노동판에서 서울대까지라는 인간 승리의 장승수씨 맞죠?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를 읽었어요. 그 책을 읽고 많은 용기를 얻었답니다. 그런데 도서관엔 가방만 있네요'라고 씌어있더군요. 나도 모르게 남의 시선이 의식됐지요. 졸려도 엎드릴 수가 없었어요."

유명세(有名稅)라고 했던가? 장승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양한 소문도 학내에 돌았다. 그중엔 "장승수가 실연당해 술을 마시다가 만취해 서울대 언덕에서 굴러 떨어져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장승수는 "처음 들었다"며 껄껄 웃었다. "친구들과 학교 앞 주점서 술 먹고 나오다 넘어져 뇌진탕 치료를 받은 적은 있어요. 큰 부상이 아니었는데…." "장승수가 기가 막히게 예쁜 여학생과 사귀다가 헤어져 술에 취해 괴로워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는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그런 적은 있었던 것 같네요"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서울대에 들어갔지만, 가난의 후유증은 남았다. 1997년 11월 기말고사 때 밤샘을 한 장승수는 정신을 잃었다. 폐결핵이었다. 그는 "못 먹고 힘들게 살아온 여파가 긴장이 풀어지면서 한꺼번에 나를 덮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장승수인데…'란 생각으로 버텼다. 전염 위험이 있는 초기 2주를 빼고는 약을 먹으며 매일 도서관을 찾았다. "막노동과 입시 공부를 병행하면서 '몸과 머리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어요. 폐결핵에 걸리고 '정신력이 약해진 것이 아닌가'라며 자학했지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였습니다." 대가는 결핵균이 늑막에 침투해 생긴 결핵성 늑막염이라는 합병증이었다. 완쾌 진단을 받을 때까지 1년이 걸렸다.

학창 시절 장승수는 최우등생은 아니었다. 4.3 만점에 평균 3.3점(B+) 수준이었다. 어느 날 귀가하는 길에 서울대생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었다. "장승수 그 새끼, 공부가 제일 쉽다더니 별것 아니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대학 시절 경제적으로 그를 떠받친 주춧돌이었다. 그의 책은 1996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와 김정현의 장편소설 '아버지'에 이어 베스트셀러 통산 3위에 올랐다. "한 번에 4000만원이 입금된 적도 있었어요. 인세로 받은 돈이 모두 4억원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인세를 받아 첫 번째 한 일은 어머니를 위해 대구에 2층 양옥집을 마련한 것이었다. 동생과 지낼 방 2칸 전셋집도 서울대 부근에 마련했다.

―본인은 가문을 일으켰는데 아들에게 바라는 것은?

"법조인은 안 됐으면 해요. 변호사가 힘들다는 뜻이 아니라, 법조인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뒷수습하는 사람이잖아요.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가는 일, 예컨대 예술이나 사업 같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꿈은?

"쉰까지만 변호사 일을 열심히 하고 이공계 공부에 도전하고 싶어요. 스티브 잡스처럼 기술로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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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뒹굴고 뛰놀고’ 아빠와의 신체놀이, 아이의 감성지능 키운다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놀 때, 자기통제력과 대인관계에 필요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는 건 정설이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매커니즘 때문에 그렇게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Greg Kessler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노는 시간 속에서 자기통제력과 대인관계에 필요한 소셜스킬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되는 걸까?

엄마와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을 때 자녀가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한 연구는 수천건에 달하지만 아빠와 자녀 간의 상호작용, 이를테면 뒹굴고 몸을 부딪히는 신체놀이의 혜택을 분석한 연구는 별로 없다.

일부 학자들은 아빠와의 놀이시간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척도와 실험 절차를 고안하고 있다. 아빠들이 자녀와 많이 하는 ‘일어나기 놀이(아빠는 바닥에서 일어나려하고 아이는 일어나지 못하게 밑에서 잡아당기는 놀이)’나 ‘양말 레슬링(서로의 양말을 빼앗는 놀이)’ 같은 놀이를 관찰하기도 하고, 아빠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아가 계단을 내려오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아빠들이 자녀와 어떻게 유대관계를 맺는지를 탐구한 2012년 연구의 주저자 제프리 브라운 조지아대 교수는 “좋은 엄마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제법 정의가 잘 돼 있지만 좋은 아빠에 대해서는 정립된 바가 없다”고 말한다. 브라운 교수의 연구는 ‘가족 심리학 저널’에 실렸다.

Theo Stroomer for the Wall Stree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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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에 거주하는 사진가 그렉 케슬러는 7살난 아들 에즈라, 4살난 딸 조와 레슬링이나 베개싸움 같은 거친 신체놀이를 즐긴다. ‘큰 의자, 작은 의자’라는 게임도 자주하는데 아빠가 누워서 다리를 든 다음 발바닥 위에 아이를 태우고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는 놀이다.

아내 폴라 트로토는 이런 놀이를 통해 아들이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거라고 믿긴 하지만 남편이 아이들을 너무 흥분시키는 놀이만 하는 것 같아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가끔은 “아이들이 어찌나 숨 넘어가게 소리를 지르는지 더이상 듣지 못하겠어서 자리를 뜨기도 한다.”

아동발달연구에 있어 핵심 컨셉인 애착실험은 아기와 엄마 간의 유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개발됐다. ‘낯선 상황’으로 명명된 실험 절차에서 엄마는 2회에 걸쳐 아기와 잠깐동안 떨어진다. 엄마가 없어지자 불안해하지만 엄마가 돌아오자 즉시 편안한 상태가 된 아기들은 안정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상기 실험에서 긍정적인 점수가 나올 경우 이는 엄마가 아기의 상태에 반응하는 민감성을 측정하는 다른 실험 결과와도 비례하며 이후 아이가 더 나은 인지적, 정서적 발달을 이룰 수 있음을 예측하는 지표가 된다. 반면 엄마가 아닌 아빠를 참여시키면 ‘낯선 상황’ 실험 점수와 다른 실험 결과나 미래에 대한 예측 사이의 일관성이 크게 떨어진다.

많은 연구진은 아빠와의 유대관계는 조금 더 나중에 발현된다고 본다. 아빠가 든든한 기지로 남아 자녀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게 해주는 때다. 실험실에서 연구하긴 어려운 주제다. 하지만 동물 연구에 의하면 거친 신체놀이를 하지 못한 새끼쥐는 자라서 더 공격적이고 사회성도 부족하다.

독일 레겐스버그대 연구진은 자녀가 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게 도전정신을 북돋아주는지, 자녀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해주는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지 등을 바탕으로 부모-자녀 간의 놀이를 평가하는 척도를 고안했다. 연구진은 2세 자녀와 함께 블록놀이나 찰흙놀이 같은 것을 하는 엄마와 아빠들을 관찰했다. 아빠들의 점수는 아이가 16세가 되어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건강한 태도를 예측하는 훌륭한 지표가 됐다.

크리스토퍼 밴다이크는 4살난 아들 리암이 놀고 싶어한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린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에 ‘나 놀고 싶어요’라고 씌어있어서 모를 수가 없다.” 덴버에 거주하는 전업아빠인 그는 “베개싸움도 하고 귀를 먹어버리겠다고 달려들기도 한다. 그러면 아이는 꽥꽥대며 자지러진다”고 말한다.

리암이 놀이를 주도할 때도 있다. “이번엔 내가 무섭게 할 거예요. 내가 ‘부우!’하면 아빠는 ‘아아!’하세요.” 밴다이크는 리암이 통제불능이나 너무 놀라거나 겁이 난 상태는 아닌지도 살핀다. “살살 가야 할 때도 있다”는 설명이다.

거친 신체놀이는 아빠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캐서린 타미스-르몬다 뉴욕대 발달심리학 교수는 “엄마가 해도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밴다이크의 아내 엔지는 리암과 종종 방방 뛰는 수퍼히어로 게임을 하고 논다. “아이에겐 조용한 시간도 필요하고 격렬한 시간도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격렬한 놀이는 아빠들이 더 많이 한다. 뉴욕대 연구진은 미끄럼틀처럼 경사지게 한 판 위에 카펫을 씌운 후 부모 34명에게 아기가 얼마나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게 하겠느냐고 질문했다. 그랬더니 아기가 평소 올라간 것보다 더 가파른 경사를 시도해보게 하겠다고 답한 아빠는 62%, 엄마는 56%였다.

‘발달행동소아학저널’에 실린 2011년 연구에서 아빠들은 보통 아이들과 놀 때 안전과 위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곤 한다. 위험에 처하지만 않으면 가벼운 부상은 허용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아이의 감성지능이 발달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친구나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선을 그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대학교수 나딥 싱 딜론은 4살 난 딸 카브야와 싸움놀이를 즐겨한다. 발로 차는 시늉을 하면서 어떻게 막으면 되는지를 가르쳐주고 “자, 이번엔 네가 아빠를 차 봐”라고 말한다. 카브야와 4개월된 아들 샤이야르를 다리 사이에 꼼짝 못하게 끼우고서는 카브야가 세 번 신호를 보내면 풀어준다. 그는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제약과 규칙을 배울 수 있다며 “다른 아이들과 놀거나 나름의 관계를 형성할 때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되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호주 뉴캐슬대 수석강사인 리처드 플레쳐는 취학 전 자녀와 자유로운 형식의 놀이를 하는 아빠들을 연구했다. 플레쳐에 따르면 때로 아빠는 자녀가 놀이를 주도하게 해주는 한편 능력 이상을 발휘하게 격려해주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큼 (하지만 너무 자주 이겨서 놀이가 시시하게 느껴지진 않을 만큼) 아이가 이기게 해주어야 한다. 플레쳐는 놀이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를 고안했다. 지난해 ‘조기 아동 발달과 관리’에 발표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아빠 26명이 집에서 3, 4살 난 자녀와 ‘일어나기,’ ‘양말 레슬링’ 같은 놀이를 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녹화했다. 놀이의 질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아빠들의 자녀는 사회 및 행동 문제가 더 적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다니엘 파케트 심리교육학 교수가 고안한 ‘위험한 상황’은 20분간의 실험으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아이의 자신감을 측정한다. 유아들을 아빠, 낯선 사람과 한 방에 있게 한 뒤 낯선 사람과 놀 수 있게 해주고 나서 계단을 내려오도록 한다. 아빠가 정한 선을 유념하며 자신감을 갖고 탐험한 유아는 12~18개월 후 더 나은 사회적, 정서적 발달정도를 보였다.

타미스-르몬다 교수는 뉴욕시 가정 100세대의 일상을 녹화하는 중이다. 이전 연구에서 그녀는 ‘홀 볼(아빠가 복도에서 공을 굴려주면 유아가 공을 가져오는 놀이)’이란 놀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가족들을 실험실로 불러 ‘자, 여기 장난감이 있으니 놀아보세요’라고 했으면 결코 알지 못했을 지극히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놀이다.” 타미스-르몬다 교수는 이런 식견이 “앞으로 연구의 방향을 안내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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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스펙 대신 히스토리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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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베이션의 근원이 되는 3가지 심리적 욕구

2016.03.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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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리더는 사람에 집중한다

저자 수전 파울러

출판 가나출판사

발매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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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쳤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읽게 된 동기부여에 관한 최고의 책. 이 책은 30년 간 동기부여를 연구해 온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수전 파울러(Susan Fowler)가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동기부여의 놀라운 진실을 밝히고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을 긍정적으로 동기부여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조직과 리더가 직원들을 동기부여 하기 위해 사용해오던 당근과 채찍이라는 방식이 오히려 직원들의 창의성과 열정, 업무 의욕을 꺾고 조직의 장기적 성과를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하며, 인간은 자율성, 관계성, 역량의 3가지 심리적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모티베이션의 근원임을 역설한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기 바라며, 아래에 그 3가지 욕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모티베이션의 근원이 되는
3가지 심리적 욕구

1. 자율성(Autonomy)

자율성이란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인식하고 싶은 욕구다. 또 자신의 행위가 자신의 의지에서 나왔다고 느끼고 싶은 욕구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 행동의 원천이 자신이라는 인식이다. 자율성 욕구의 좋은 사례는 아기에게 밥을 먹일 때 발견할 수 있다. 아기 입에 음식이 담긴 숟가락을 갖다 대면 아기는 숟가락을 손으로 잡으며 스스로 먹으려고 한다. 자신이 입으로 음식을 가져가는 행위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어른 역시 자율성에 대한 심리적 욕구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제조공장에 근무하는 생산직 직원들에게 생산라인을 알아서 멈출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을 때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 역시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받을 때 업무 생산성이 급증했다.

직원들은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선택할 수 있다고 느낄 때 자율성을 경험한다. 자율성은 리더의 지나친 자유방임이나 불간섭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지 직원이 일터에서 자신의 업무에 대해 스스로 적절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는 과정이다. 그동안 리더십에서 권한 이양이라는 말이 진부할 정도로 많이 사용되었지만, 직원 자신이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느낌이 없다면 자율성의 욕구가 충족되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생산성이나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관계성(Relatedness)

관계성은 나이, 사회적 지위, 문화적 배경과 관계없이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진 3가지 심리적 욕구 중 하나다. 관계성이란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거나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다. 또 이면의 동기와 상관없이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싶은 욕구다. 그리고 자신보다 중요한 무언가에 기여한다고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다. 관계성의 대상이 되는 욕구의 범위는 개인, 대인관계, 사회 등으로 확장된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존재다.

만약 관계성 욕구가 일을 통해 만족되지 않는다면, 회사 외부에서 보내는 제한된 시간 동안 그 욕구가 대신 채워질 가능성은 매우 적다. 당신은 리더로서 부하 직원이 일터에서 의미를 찾고, 사회적 목적에 기여하며, 건전한 대인관계를 갖도록 도울 기회를 쥐고 있다. 문제는 기업에서 직원들 간에 긴밀한 대인관계를 구축하는 일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심지어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비즈니스일 뿐'이라는 믿음은 사람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게 하는 업무의 가장 핵심적 측면, 즉 인간관계를 훼손한다.

사람들을 동기부여하는 일이 효과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관계성을 느끼라고 억지로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은 리더로서 그동안 직장 내에서 구성원들의 관계성을 해쳐왔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직원들의 관계성을 북돋을 수 있다. 그러므로 직원들이 일터에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그들의 감정을 헤아리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다시 말해 직원들과 더 개인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3. 역량(Competence)

세 번째 욕구는 역량이다. 역량이란 매일매일 닥치는 도전과 기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욕구다. 역량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향상되는 기술을 보여주고 싶고 자신이 성장하고 배우고 발전하고 있다고 느끼고 싶은 욕구다.

직원들을 동기부여하는 일이 효과가 없는 이유는 누구에게도 배우고 성장하라고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더라도 적절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여 직원들의 역량 욕구를 북돋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가장 먼저 교육 프로그램을 축소한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직원 역량의 중요성은 어떤 의미일까? 더욱이 직장 내의 교육 기회가 주로 리더나 최상급 임원에게만 주어진다면 직원들의 성장에 대한 회사의 신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사람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역량에 대한 욕구를 만족하고 싶어 한다. 그곳이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장소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만일 직원들이 일터에서 역량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전체적인 역량에 자신감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결국 삶의 모든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 글: CnE 혁신연구소 곽숙철 소장

중국의 반격, 과연 우리는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2016.05.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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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격

저자 중앙일보 중국팀

출판 틔움

발매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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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을 떼어 놓고는 한국경제를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중국의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다. 이러한 중국이 지금 '만드는 경제'에서 '소비하는 경제'로의 거대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서,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한다. 임가공에 의존한 조립 공장은 고부가 첨단 공장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3년, 길게는 5년여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 전환의 시기를 거치면 중국은 강한 제조, 큰 시장을 가진 위력적인 존재로 변할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가, 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번에 '틔움'에서 펴낸 《중국의 반격》은 전 현직 중앙일보 중국 특파원과 중국연구소 소장, 중국 전문 기자 등 9인의 전문가가 바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으로, 모처럼 언론이 제 역할을 했다는 평을 하고 싶을 만큼 잘 쓰였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현장감'이다. 그동안 언론과 서적 등을 통해 막연하게 언급된 큰 흐름의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각각의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현장을 누비며 직접 취재하고 조사한 결과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정말 이런 정도야?'라는 탄성을 지르게 되고, 까딱 잘못하면 우리 경제가 엄청난 위기에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밀리언셀러가 된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에 이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온 국민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할 만하다. 모쪼록 많은 분들이 읽어보기를 바라며, 아래에 '지금 우리가 이런 식으로 대응하다가는 큰일 나겠다'라고 느낀 부분이 있어 요약 소개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허물어진 남해안 조선 벨트의 꿈

한국 최고의 달러박스였던 조선산업은 지금 수조 원대의 적자로 신음하며 위기에 처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중국을 봐야 했다. 투자에 매달리기보다는 완성 배 업체와 기자재 회사 간 공급 사슬을 정비하고, 그 돈으로 부품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했다. 정부는 중국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정책을 수립하고, 정보를 제공해야 했다.

한국 정부는 위기가 터졌다 싶으면 대책회의라는 걸 한다. 그러고는 어느 분야를 육성할지를 고르고, 돈을 푼다. 그러나 그건 산업을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것이다. 기업은 기술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개선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부 돈 따먹는 재미로 일을 벌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할 뿐이다.

정부는 기업이 경쟁하고, 그 과정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중국 산업이 어디로 가는지 연구해서, 기업에 길을 제시해야 한다. 베이징 주중대사관 경제공사, 산업통상자원부 파견 영사는 폼 잡으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KOTRA는 높은 사람 뮈시라고 있는 기관이 아니다. 그들에게 시장을 연구할 시간을 줘야 한다. (p148~150)

밸류 체인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중국의 세계적인 IT 가전업체 TCL과 인연을 맺은 우리 벤처기업이 있다. 아이카이스트(i-KAIST)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플렉시블 터치패널을 개발했다.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든 휘는 터치패널로 TV메이커들이 눈독을 들이는 기술이다.

한국은 차세대 TV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을 2개나 갖고 있다. 삼성과 LG다. 그런데 아이카이스트가 대규모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는 국내 기업이 아닌 TCL이다. 이 회사에 TV용 터치스크린 모듈과 스마트폰의 휘는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2014년 말 연간 5,000억 원대, 최소 5년 동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대박이다. 두 회사는 부품공급 외에도 신제품 개발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약속했다.

아이카이스트는 왜 한국이 아닌 중국 기업과 손을 잡았을까? 이 회사를 취재한 <중앙일보> 최준호 기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 폐습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 실무자들은 아이카이스트에 '신생기업을 키워주는 거니 우리에게만 독점 공급해야 한다'거나, '100만 원대 65인치 터치스키린 모듈을 30만 원대에 납품하라'고 요구하기 일쑤였다." 

한마디로 날로 먹겠다고 달려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갑질'이다. 한국 업계의 생태계는 그만큼 일그러졌다. 최준호 기자는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TCL은 달랐다. 아이카이스트 측이 2014년 7월 TCL 구매 실무자에게 이메일로 부품공급 의향을 밝히자 곧바로 최고위층까지 보고했다. 그리고 한 달 뒤 TCL  사장이 5명의 실무자를 대동하고 직접 찾아와 실사 후 협의를 진행했다. 터치스크린 공급가도 제값인 100만 원대를 보장했다. 부품공급 협약식까지 걸린 시간은 단 3개월에 불과했다. TCL은 아이카이스트 전담 특별팀을 신설하고, 임원을 수차례 한국으로 보내는 등 공을 들였다."

아이카이스트 이야기는 '중국 보너스 상실의 시대'에 우리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한.중 FTA 시대, 이제 '서플라이 체인'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P172~175)

[ 글: CnE 혁신연구소 곽숙철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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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경제를 살릴 바이오헬스케어

박종호,임정희 지음(주)새빛인베스트먼트(새빛북스)

208p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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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바이오헬스케어 시대는 이 책 한권으로 완벽 대비 한다.

한 동안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LTE-A보다 더 빠르게 변모하는 세상의 트렌드에서 하루라도 빨리 다음 시대의 먹거리를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는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먹고 사는 게 여유 있어 지면서 이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바이오가 미래 먹거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세상 사람들의 관심 때문이다.

2015년 우리나라는 한미약품의 쾌거에 설레였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메이저 제약업체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신약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 온 국민이 알게 되었다. 마치 2005년 황우석의 등장으로 줄기세포라는 전문용어가 대중화되었듯이 말이다. 세계 미래학회 '20대 미래예측분야' 및 유엔 미래보고서 등과 같은 '미래 예측보고서'에 따르면 건강 의료/식품 등 바이오 관련 산업이 아주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OECD는 2030년경에 바이오테크놀로지와 타 기술이 융합하여 글로벌 경제에 대규모 변화를 가져오는 바이오경제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는 ‘하이리스크’이면서 ‘하이리턴’산업이라고 한다. 투자의 위험도 큰 반면 수익도 매우 높다. 삼성그룹도 IT 이후의 먹거리로 바이오를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조선, 반도체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왔다면 이제는 바이오가 한국 사람들을 먹여 살리게 될 것이다. 바이오산업은 국민 건강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산업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점점 늘리고 있고 바이오관련 주식의 가치가 계속 치솟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우리나라와 같은 협소한 국토와 빈약한 자원을 가진 나라에는 가장 효용성 높은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앞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 바이오경제시대를 대비하는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바이오벤처투자의 전문가 둘이서 바이오헬스케어에 대한 모든 것을 집약하여 설명한 이 책은 일반 국민들에게 바이오에 대한 중요성과 기본상식을 갖추게 할 것이다. 이 책은 총 7개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바이오 리딩기업 4곳을 소개한다. 1장 바이오스텝에서는 바이오헬스케어의 정확한 의미와 투자전망을 점검한다. 2장의 바이오혁명에서는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벡터, 의료관광 등 바이오가 몰고 올 미래 경제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3장에서는 바이오헬스케어에 관해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4장의 스마트바이오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미래를 소개하며 5장 바이오벤처에서는 바이오벤처의 투자현황과 해외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바이오리더들의 이야기도 직접 인터뷰 취재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6장에서는 제약업체가 글로벌 신약개발의 길로 나가야함을 역설하며 마지막 7장에서는 바이오 선진국들의 실태에 대한 점검을 통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나갈 길을 재조명한다. 바이오는 상당히 어려운 전문분야다. 그래서 이 책은 책 뒷부분에 일반인들이 바이오를 쉽게 이해하도록 50개의 바이오 용어들을 정리해 놓았다.

바이오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이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할까 말까의 문제가 아니라 꼭 해야 하는 분야가 바이오산업이다. 이제는 바이오를 알고 바이오에 투자하는 시기다. 쥬라기공원, 스파이더맨, 아바타, 아일랜드 같은 영화를 봐도 바이오는 그대로 미래사회를 대변한다. 바이오산업은 미래사회로 가는 게이트라 할 수 있다. 미래사회에 앞서가려면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바이오산업, 더 구체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미래 고수익 투자분야의 선도자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바이오헬스케어의 가이드북!
바이오벤처투자 전문가 두명이 준비한 바이오헬스케어 종합 보고서

바이오벤처 투자 전문가 두 사람이 대한민국 미래 경제를 위한 숙제 하나를 끝냈다. 10년 넘게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이 책 한권에 다 담았다. 세상의 각종 통계, 트렌드, 그리고 본인들의 투자경험과 학위 논문들을 총동원하여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에게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주는 책을 완성했다. 바이오 관련 책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전문분야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외국의 흐름, 바이오의 놀라운 투자가치 등을 사례와 통계를 통해 보여주면서 일반인들에게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을 했다.

저자들은 이 책을 준비하면서 바이오헬스케어의 장미빛 전망은 물론 한계도 함께 만났다. 바이오 선진국으로 더 발전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만의 제약, 병원간의 고착된 구조 때문에 바이오헬스케어가 발목 잡혀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가 그러했던 것처럼 후발이었다가도 정부와 국민의 역량만 결집하면 충분히 앞서갈 수 있음에도 아직까지 정부는 물론 국민들조차 바이오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무르 익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저자들은 그래서 이 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분야에서 뒤쳐진 경쟁력을 만회하려면 의료 소비자인 전 국민이 바이오헬스케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투자하고 함께 키워가야 한다.

이 책 안에서 소개된 해외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바이오 뉴리더들은 나름 희망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제2의 한미역품, 제2의 메디포스트는 바로 그들의 손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에는 그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바이오헬스케어의 한계와 전망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그 동안 두 사람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활동한 것을 정리한 첫 번째 책이다. 사실 정부에서도 바이오벤처 기업들에 대한 투자의지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다양한 펀드 조성으로 투자환경이 10년전에 비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투자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황우석 이후 관심도 높아지고 증권사에서도 체계적인 정보관리를 했었는데 어느 순간 증권사 담당들이 이 분야를 떠나갔다.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정보도 맥이 끊겼다. 이 책은 그렇게 끊겼던 바이오 기업 투자정보를 다시 점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전망이 밝은 이유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산업의 문제기보다 삶의 질의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 분야의 대표적인 제품군은 신약, 바이오 시밀러, 바이오 베터, 개량 신약, 줄기세포 신약, 고부가가치화 식품, 그리고 바이오 헬스 분야 등이다. 우리나라도 인구고령화에 따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년전부터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꾸준히 투자를 해오고 있지만 BT산업군의 산업화 속도가 아주 늦은 특성상 고전을 면치 못한 게 사실이다. 최근 들어 정부의 강력한 창조경제의 의지와 그간의 지속적인 투자, 그리고 기업들의 공격적인 연구력이 합쳐져 조금씩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내다 보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투자는 제대로 알고 해야 안정적 고수익이 가능하다. 바이오헬스케어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소개
박종호
[저서] 대한민국 미래경제를 살릴 바이오헬스케어

임정희
[저서] 대한민국 미래경제를 살릴 바이오헬스케어
목차

프롤로그 대한민국을 이끌 바이오 리딩 기업
1. 한미약품
2. 메디톡스
3. 제넥신
4. 올리패스

Chapter 1. 바이오 스텝
우리의 바이오는 어디까지 왔는가?
- 바이오인가? 바이오헬스케어인가?
-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전망 및 현황
- 한국 바이오산업 시장, 2015년 11조 3천억원
-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투자전망은 쾌청한가요?
- 반도체 그 다음 주자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 바이오의약품의 상장을 주목하라!

Chapter 2. 바이오 혁명
이제는 바이오헬스케어가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인다
-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달라지고 있다.
- 바이오시밀러는 제약업계의 차세대 먹거리
- 바이오시밀러 다음은 바이오베터
- IT와 BT의 결합, 바이오메가융합시대를 대비하라!
- 이제는 의료관광으로 바이오 한류붐을 일으킬 때
- 퍼스널지노믹스를 통한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의 예측

Chapter 3. 바이오헬스케어
건강하게 잘 사는 방법, 바이오헬스케어산업
- 바이오헬스케어 3.0 시대를 대비하자
- 바이오헬스케어의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최근 동향을 점검해봤더니
- 바이오헬스케어, 과거에 집착하면 생존할 수 없다.
- 소득증가가 헬스케어 산업을 키운다
- 일본을 통해 본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
-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업체들의 투자요약

Chapter 4. 스마트 바이오
스마트바이오,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
- 지역별창조경제센터와 바이오의 만남
- 세포치료제와 줄기세포치료제의 전망은 어떠한가
- 유전자치료제의 개발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 RNA 표적치료제와 신약개발에 대한 분석
- 헬스케어 산업에서 일어나는 변화들
-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의 도래
- 디지털 헬스케어의 시장동향
- 유헬스케어, 의료서비스의 권력이 소비자에게로 이동

Chapter 5. 바이오 벤처
바이오 산업을 선도하는 사람들
- 바이오벤처 투자현황 및 활성화방안
- 무위험 창업모델을 통한 바이오벤처 창업활성화 방안
- 바이오벤처 투자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 창고에서 진행되는 바이오생물학
- 해외에서 활약중인 대한민국 바이오 뉴리더들

Chapter 6. 바이오 신약
대한민국에도 메이저 신약업체가 나오는가?
- 신약개발은 대표적인 High Risk, High Return 산업
- 국내 신약개발의 현황은 어떤가?
- 국내외 제약업계의 M&A 현황과 전망
- 글로벌 신약개발의 길로 거침없이 나가라
- 제약산업의 리스크와 기회

Chapter 7. 바이오 네이션
바이오 선진국은 어디까지 갔나?
1. 미국의 바이오산업 실태
2. 일본의 바이오산업 실태
3. 유럽의 바이오산업 실태
4. 중국의 바이오산업 실태

부록 바이오를 쉽게 이해하는 키워드 50
에필로그 한국 바이오헬스케어산업, 이제 첫걸음을 떼었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분야별신간 이미지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홍성민 옮김청림출판

296p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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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앞으로 5년, 사상 최악의 노후 붕괴가 시작된다!

500원을 받으려고 새벽 첫차를 타고 다니는 노인들이 있다. 홀로 남은 장애인 손자와 종교시설 서너 군데를 다닌다는 88세 할머니는 그 돈을 모아 전기와 수도세를 내는 데 보탠다. 그것도 하루 한 끼만 먹고 말이다.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오늘, 대한민국의 이야기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 기대수명의 증가, 가족 관계의 붕괴 속에서 고령 사회가 진행되는 선진국에서의 노인빈곤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의 고령화 문제는 더하다. 우리나라보다 노인복지 체계가 잘 구성되어 있다는 일본에서는 요즘 '하류노인'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며 노인빈곤이 사회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류노인'이란 생활보호기준 정도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자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고령자로 수입이 거의 없으며, 충분한 저축이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류노인은 이웃나라 일본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의 현실, 그리고 내일이기도 하다.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 비중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전망이다. 일본보다 더 우려가 되는 점은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지난 1월의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9.6퍼센트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아직도 먼 이야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보기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기 때문이다.
700만 베이비부머의 맏형 격인 1955년생이 당장 코앞인 2020년에 65세로 진입하며, 현업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정년 연장의 정책 시혜를 받는다 해도 근로소득이 저하됨에 따라 빈곤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시점에 놓인다. 이에 따라 유의미한 변화들이 나타날 것이다. 소비가 줄어들고 투자는 위축되며 경기는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 위기는 안락한 노후를 꿈꾸던 당신의 미래부터 점령해갈 것이다. 시발점은 2020년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안락한 노후는 극히 일부에게만 해당될 것이며, 대부분의 사람은 하류로 전락할 것이다. 2020년이면 시간이 없다. 그리고 당신만 예외일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하류노인의 양산을 방지하고 지체시킬 정부의 정책 대응을 촉구하고 더불어 개인적인 노후 대책도 세워야 한다.

"노인의 90퍼센트가 하류로 전락하는 시대,
당신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 책의 저자이자 실제 사회복지 전문가로 노인 복지 현장을 뛰어다닌 후지타 다카노리의 말에 의하면 일본의 노인 복지는 우리나라보다 나은 편이다. 일본 정부의 연금 모델은 월 24만 엔(우리나라 기준 240만 원가량)에 달한다. 이들이 쟁여둔 자산 규모를 볼 때 노후 빈곤은 예외 사례일 확률이 높음에도 일본에서는 하류노인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저자는 노인의 90퍼센트가 하류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산층이 하류가 되는 것일까? 이 책에서 보이는 다양한 하류노인들의 실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 이렇게 연금이 적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 40대 때 부모님 간병을 위해 일을 그만두고 비정규직으로 60대까지 열심히 일한 미혼 A씨
- 연금이 목숨 줄이에요. 그런데 연금은 오르지 않고 줄기만 할 테고, 게다가 우리는 일할 수 없는 딸까지 있잖아요. 우리 부부가 건강한 지금은 그럭저럭 꾸려갈 수 있지만 병이라도 들면 끝장이죠. 이것저것 돈 드는 데가 생길 텐데, 저금도 할 수 없고... - 취업을 하지 못한 자녀를 돌보느라 노후준비를 못한 D씨 부부
- 은행에서 괴롭히는 사람이 많아서 그만뒀어요. 그러다 보니 아내도 저를 떠나고... 어쩌다가 그 많던 퇴직금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어요. - 치매로 인한 가족 붕괴로 퇴직금을 탕진한 C씨
- 3,000만 엔이라는 돈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어요. 건강했던 내가 이런 병에 걸려 일도 못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하물며 생활보호 신청까지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큰 병에 걸려 모아둔 돈을 모두 써버린 B씨

다른 나라의 이야기라고 볼 수 없다. 우리나라 역시 과도한 경쟁사회의 스트레스로 유병 비율은 높아지는데 복지 체계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특히 불평등의 양상은 노년에도 적용되어 부자 노인들은 좋은 요양 시설에 들어갈 수 있지만 가난한 노인들은 쪽방에서 다리도 채 펴지 못하고 잠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본의 하류노인의 실태와 해결책을 중심으로 정부와 개인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분석하며 행동을 촉구한다. 더불어 사회복지제도의 양면성과 함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요청하고 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과 개인적으로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더 늙기 전에, 더 늦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하류노인을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내일은 없다!"

일본의 복지에 비해 한국 사회는 너무나 무방비하다. 3층 보장체계라 불리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서 한국은 1층 국민연금뿐인 데다 그마저 생활 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근로소득이 단절되면 빈곤으로 전락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게다가 한국 사회의 스트레스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부동산, 자녀 교육 등 여러 측면에서 생존원가가 높아 유병비율마저 높아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가족 해체와 청년층의 실업률은 독거노인의 양상을 한층 부추기는 실정이다. 하류로 전락하는 노인들이 늘어가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빈곤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와 가치관의 붕괴를 야기한다.

-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파산한다
- 고령자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져 생명 경시 풍조로 이어질 수 있다
- 장래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한 젊은층의 소비 기피 현상이 이어져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
- 저출산을 가속화시킨다

저출산의 문제와 청년층의 실업, 그리고 노후 빈곤의 대표 격인 하류노인의 문제까지 대한민국을 뒤덮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경제 성장은 둔화될 것이다. 더 나아가 사회적 윤리, 가치관 역시 무너질지도 모른다. 지금이 바로 그 신호탄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개인의 빈곤을 탈출하고 더 나아가 함께 사는 사람들의 앞날에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노후 빈곤을 막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제도를 정비하고, 인식을 촉구하는 동시에 개인적인 빈곤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이 책을 읽고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

고령화 사회를 미리 맞이한 일본을 보고
우리의 내일을 대비하는 법

저성장 시대, 고령화를 맞이하는 우리 세대의 노후를 장밋빛으로 물들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함정들을 피해가야 한다. 이 책은 한 발 앞서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일본의 하류노인의 실태와 그들이 하류로 전락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구제 방법을 실사례를 통해 낱낱이 보여준다. '연명장치와 돈'과 관련된 생명에 대한 존엄성 문제, '빈 집의 증가'와 관련된 문제, '노인에 대한 사기 유형'과 관련된 범죄까지. 고령화에 따르는 여러 사회 문제를 다양한 자료와 도표를 통해 보여주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노후 빈곤을 막을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제안한다.

- 제도를 알기 쉽고 이용하기 쉽게 홍보하라
- 생활보호제도를 일부 보험화하라
-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주택 정책을 만들어라
- 청년층의 빈곤에 개입해 이들이 하류로 전락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정책을 마련하라

사람은 누구나 늙고, 노년을 맞는다. 사회가 고령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전 세대에 걸쳐 큰 영향을 준다. 이 책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화를 맞이한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대한민국이 노후 빈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각을 제시하고, 빈곤을 탈출할 방법을 제안한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노후복지 시스템에 대한 팁도 감수로 넣어, 노후 빈곤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저자소개
후지타 다카노리
NPO(비영리단체) 법인 홋토플러스 대표. 세이가쿠인대학 인간복지학부 객원 준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 외에 반(反)빈곤네트워크 사이타마 대표, 악덕기업 대책 프로젝트 공동 대표, 후생노동성 사회보장심의회 특별부회위원직을 맡고 있다.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한편, 생활보호와 생활 빈곤자 지원 방식에 관한 제언을 하고 있다. 저서로 [빈곤 세대 : 사회의 감옥에 갇힌 젊은이들],[한 사람도 죽게 할 수 없다] 등이 있다.
목차

[감수의 글] '하류노인' 현상을 방치하면 한국의 내일은 없다
[한국어판 서문] 고령화 문제, 한국과 일본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프롤로그] '하류노인' 문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1장 하류노인이란 무엇인가
하류노인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하류노인에게 '없는' 3가지
하류노인 문제의 악영향 1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파산한다
하류노인 문제의 악영향 2 가치관의 붕괴를 초래한다
하류노인 문제의 악영향 3 젊은 층의 소비가 침체된다
하류노인 문제의 악영향 4 저출산을 가속화시킨다

2장 하류노인의 현실은 어떠한가
생활 빈곤자의 현실은 어떠한가
사례 1 산나물을 캐어 하루를 연명하는 독거노인
사례 2 병에 걸린 자녀를 돌보느라 생활이 어렵게 된 노인
사례 3 큰 병에 걸려 모아둔 돈을 모두 써버린 독거노인
사례 4 치매로 인한 가족 붕괴로 퇴직금을 탕진한 노인
고령자 빈곤이 심화되고 있다
지원해도 줄지 않는 하류노인

3장 누구나 하류노인이 될 수 있다
'보통'에서 '하류'로 전락하는 대표적인 유형
현상편 유형 1 질병과 사고로 과도한 의료비를 지불하다
현상편 유형 2 고령자 요양시설에 입소할 수 없다
현상편 유형 3 자녀가 워킹푸어나 은둔형 외톨이로 부모에게 의존하다
현상편 유형 4 황혼이혼이 증가하다
현상편 유형 5 치매에 걸려도 의지할 가족이 없다
칼럼 - 돈이 없으면 연명장치의 스위치도 꺼진다?
가까운 미래편 1 '노후 붕괴' 시대가 온다
가까운 미래편 2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감소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편 3 연수입 400만 엔 이하는 하류화할 위험이 높다
가까운 미래편 4 경제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편 5 시간이 흐르면 돈의 가치는 달라진다
가까운 미래편 6 비정규직은 하류화할 위험이 높다
가까운 미래편 7 미혼율의 증가로 독거노인이 더욱 늘고 있다
칼럼 - '빈집' 처분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4장 '가난 자기 책임론'이 하류화를 만든다
노력하지 못하는 사람은 죽어야 하는가?
하류노인의 구제는 세금 낭비다?
차별과 비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하류노인
조용히 죽어가는 하류노인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의 이해가 필요하다
'의존심'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
가난 자기 책임론의 모순과 위험
구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사람이란 없다

5장 제도 피로와 무대책이 낳은 하류노인 : 개인에 의존하는 정부
1. 가족 도움을 전제로 한 연금제도의 문제: 주 수입원이 연금으로 한정되어 있다
2. 감소하는 급여와 오르는 물가 문제: 저축·자산이 불충분하다
3. '의료 난민'에 따르는 고독사 문제: 의료비가 불충분하다
4. 하류노인을 구제하지 못하는 복지제도: 개호보험이 불충분하다
5. 살 곳을 잃은 고령자의 주거 문제: 주택이 불충분하다
6. 하류노인의 고립화 문제: 관계성 및 유대 구축이 불충분하다
7. 국가에 의해 조작되는 생활보호 기준의 문제: 생활보호제도가 불충분하다
8. 노동·취업 지원의 문제: 죽기 직전까지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8가지 시점에서 본 제도 비판
칼럼 - 하류노인을 착취하는 '빈곤 비즈니스' 문제

6장 어떻게 평온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기방어책
지식의 문제(대책편) : 생활보호제도를 정확히 알아두자
의식의 문제(대책편) : 사회보장제도의 의미를 이해하자
의료의 문제(대책편) : 지금부터라도 질병과 요양에 대비하자
의식의 문제(대책편) : 자존심을 버려라
돈의 문제(예방편) : 얼마를 저축해야 할까?
마음의 문제(예방편) :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자
존재하는 장소의 문제(예방편) : 지역의 민간 비영리단체 활동에 참가해보자
유사시의 문제(예방편) : 도움을 받는 데 적극적이어야 한다
행복한 하류노인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7장 모두의 노후 붕괴를 막기 위한 제언
하류노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국가와 사회다
빈곤을 막는 방책은 없는가?
제도를 알기 쉽고 이용하기 쉽게 홍보하라
생활보호제도를 일부 보험화한다면?
생활의 일부를 지원하는 역할로서 생활보호를 시행해보자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주택 정책을 마련하라
청년층의 빈곤 문제에 개입하라
빈곤 및 격차 문제와 불평등을 시정하라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에필로그] 이 책이 고령자의 빈곤 개선에 기여하기를 바라며
[부록] 하류노인 방지에 관한 한국의 관련제도 - 감수 : 전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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