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묵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묵자는 동양사상에 있어서 가장 독특한 사람입니다. 공자의 유가와 노자의 도가만큼 오래 된 사상이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그 명맥도 끊어져 끝내 부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묵자를 주목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먼저 위키백과에서 묵자에 대해서 잠시 확인하고 옵시다.
전에 봤던 칸트나 밀에 비해서 내용이 상당히 적지요? 인기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묵자에 대해서 알아갈수록 인기가 없는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될겁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묵자는 대략 기원전 479년 중국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당시는 중국에서 많은 영웅호걸들이 나타나 서로 황제가 되겠다고 싸우던 어지러운 시대였습니다. 이 때를 '전국'시대라고 하지요. 마침, 묵자가 태어나는 즈음 해서 공자가 죽었습니다. 공자가 죽은 뒤 그의 제자들은 사방으로 퍼져서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고, 공자의 제자들로부터 공자의 사상을 배운 사람들 중 한 명이 '묵자'였습니다. 하지만 묵자는 공자의 사상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길을 걷습니다.
공자의 사상에서 핵심은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해서 '분별있는 사랑'이라고 하는 편이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시작으로 그것을 점차 넓혀 나가서, 온 세상을 사랑하게 만들자, 그러나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사랑과 자식이 부모에게 하는 사랑은 다르기 때문에 어느정도 차별을 두어서 질서를 잡자.'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묵자는 '사랑하면 똑같이 사랑할 것이지, 왜 차별을 하느냐!'라고 공자의 사상에 반대를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공자의 사상이 퍼져서 사람마다 차별을 하니 이렇게 세상이 어지러운 것이라고 말하지요. 그러면서 내세운 핵심이 '겸애(兼愛)'입니다. '서로 차별없이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묵자는 '천하에 남이란 없다!'라고 말합니다.
공자도 묵자도 결국 '사랑하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은 똑같습니다만, 그 방향에서 이렇게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공자의 경우에는 지배층의 도덕성을 높여서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묵자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이익을 나누며, 싸움을 그치게해서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묵자는 강력한 조직을 만들기로 합니다.
묵자는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을 일삼는 제후들을 막기 위해서 군대와 비슷한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첫 우두머리는 묵자가 되었고, 묵자의 조직은 강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약한 나라를 공격하지 말 것을 주장했고, 약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강한 나라로부터 침략을 막는데 목숨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소속된 사람들은 검소했고, 서로를 끔찍히 사랑하며, 엄격한 규칙을 지키며 살았다고 합니다. 기술자나 하급 무사등의 하층민으로 이루어진 이 사람들은 밥 한그릇에 국 한 사발, 거칠게 짠 허름한 옷 한 벌, 겨우 추위를 피하고 안전하게 머물수 있을 정도의 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우두머리가 시키는 일이라면 죽음을 무릅쓰고 무슨 일이든 하며, 죽는 한이 있어도 약속을 지켰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어지러운 시대를 극복하고 모두가 평등하게 사랑하며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은 어디선가 보았거나, 들었거나, 상상을 통해서 나옵니다. 유토피아나, 아틀란티스, 천당, 극락 등이 그렇지요. 묵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묵자가 꿈꾸던 세상은 옛날 중국의 황금기 중에서도 '우임금'이 통치하던 시대였습니다. '우임금'은 중국의 거대한 강인 '황하강'의 홍수를 막아 칭송을 받았던 사람인데, 특이한 것이 임금이 직접 나서서 홍수를 막는 노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임금'의 다리에는 털 한올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열심히 일을 했다는 말이지요. 묵자는 이런 '우임금'을 롤모델로 삼습니다. 우임금이 다리에 털 한올이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노력한 것처럼 우리 역시도 천하 모든 사람이 서로 싸우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사는 세상을 만들때까지 노력하자고 하면서요. 그래서 묵자가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꿈치까지 갈아 없어진다 해도 그렇게 해서 세상에 이로울 수 있다면 하겠다."
실제로 묵자는 그렇게 했습니다. 수많은 전쟁에서 약한 나라가 강한 나라에게 침략당하지 않도록 죽음을 무릅쓰고 도움을 주었고, 누구보다도 우두머리가 앞장서서 책임을 다했지요.
그리고 모두가 평등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우두머리를 뽑는데도 굉장히 민주적인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가장 현명한 사람을 뽑아서 우두머리로 삼고 우두머리의 명령에 복종하되, 일방적으로 복종하기 보다는 잘못된 점이 있으면 상하를 막론하고 의견을 내세우고, 언제든 잘못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인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차별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서로 똑같이 사랑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또한 모든 사람이 똑같이 사랑하므로 똑같이 이익이 되는 제도는 실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하게 그만두었습니다. 당시에는 사람이 죽으면 장례를 후하게 치르려고 해서 온갖 재산을 죽은 사람과 함께 묻고, 3년상을 지내며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정작 살아있는 사람이 굶고, 추위에 떨며, 병드는 처치에 놓이게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묵자는 장례는 간소하게 하고, 3년상을 치르지 말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런 곳에 쓸 재산과 노력을 현재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쓴다면 얼마나 더 나은 세상이 되겠느냐는 뜻이지요.
그리고 지배자들이 즐기는 음악과 춤도 그만두라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루하루를 먹고살기 위해서 음악과 춤을 즐길 여력이 없는 백성들과 달리 지배자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노래나 하고 춤이나 추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사람이란 모두 평등한데, 누구는 뼈빠지게 고생만 하고, 누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펑펑 놀기만 한다면 그것은 불공평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모두가 평등하게 노력한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여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모든 운명을 거부했습니다. 세상에는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이익을 나누려는 노력만 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뜻에서였지요.
하지만 이러한 묵자의 사상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앞에서 보았듯이 보통 사람들이 이상적인 세상을 위해서 죽기를 각오하고 노력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배고픔과 추위를 겨우 면하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에서 침략을 막기 위해서 싸우며, 음악과 춤같이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래도 이상을 위해서 끝까지 견딜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것이 묵자의 사상이 수천년 간 이어지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결국 인간의 이기심과 나약함이 유토피아를 이루지 못하게 한 것이죠.
이렇게 간단하게 묵자를 살펴보았습니다.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으면 '묵자'라는 책이 있으니 한번 구해서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 말고도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묵자가 인류 최초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과 '공리주의'를 이야기 했다는 것, 그리고 과학 분야에 있어서도 '데모크리토스'와 함께 '원자론'을 주장한 최초의 철학자였다는 것을 말이지요.
<참고서적>
- 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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