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순항 중이던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생각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6일(이하 한국시간) “김광현이 신장 문제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등 현지 매체는 “김광현이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를 위해 방문한 시카고에서 극심한 복통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며 “검진 결과 신장 경색(renal infarction)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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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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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경색은 신장 동맥이 폐쇄돼 혈류가 막혀 신장 조직이 괴사하는 병이다. 김광현처럼 극심한 복통이 생기며 발열, 구토 증상이 일어나는게 일반적이다. 심하면 소변이 안 나오거나 신장 기능을 상실하기도 한다.
김광현도 현지 병원에서 막힌 혈류를 뚫어주는 혈액 희석제 등 약물치료를 받은 뒤 다음날인 6일 퇴원했다. 이후 통역인 최연세 씨와 함께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 약물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다. 애초 예정됐던 7일 컵스전 선발등판은 무산됐다.
김광현이 혈관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10월에는 뇌혈관이 혈전 등으로 막히는 뇌경색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일단 구단 측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현지 매체들과 화상 인터뷰에서 “(신장 질환은) 김광현이 예전부터 갖고 있던 문제였다”며 “구단도 작년 12월 계약에 앞서 이를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어 “앞으로 일주일가량 김광현의 회복 추이를 살펴볼 것”이라며 “몸 상태는 어제보다 좋아졌고 올 시즌 안에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도 “김광현이 어제까지만 해도 상당한 통증을 호소했다”며 “이제는 통증이 상당 부분 사라졌고 어느 정도 정상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관심은 김광현이 언제쯤 복귀가 가능할지에 쏠린다. 김광현은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 5경기에서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으로 맹활약했다. 현지 매체들은 김광현을 유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해왔다.
이처럼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는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온 부상은 아쉽기만 하다. 열흘간 부상자 명단에 있다가 돌아오더라도 컨디션 유지가 불투명하다. 이번 경우는 질병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쉽게 복귀 시점을 예상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세인트루이스팀 입장에서 김광현의 이탈은 뼈아프다. 세인트루이스는 6일 현재 16승 15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이자 내셔널리그 전체에서 6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각 승률 순위 8위 팀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숨막히는 순위 경쟁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초반 팀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다른 팀보다 10경기 가까이 적게 치렀다. 일정 조정으로 2경기가 줄긴 했지만 수 차례 더블헤더를 포함해 살인적인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준 김광현의 이탈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모젤리악 사장은 김광현의 복귀 전망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표현했다. 팀 입장에서도 김광현의 복귀가 절실하다는 의미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김광현의 부상자 명단 등재를 지난 선발 등판 직후인 3일로 소급 적용했다. 계산대로라면 일주일 정도 컨디션을 회복한 뒤 오는 12일부터 시작하는 신시내티 레즈와 3연전에 다시 등판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질병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무리하게 복귀를 추진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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