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악령’ 드리운 신태용호

입력 2018.05.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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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D-22

이근호 인대파열로 엔트리 제외
공격수 3명만 남아 전략에 차질
수비진에선 김민재 낙마 이어
김진수도 회복 못하면 탈락 예고
신 감독 “답답한 마음이지만
추가 발탁 없다… 전술로 보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볍게 러닝하며 몸을 풀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소식에 대표팀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파주=연합뉴스

신태용호가 또 다시 ‘부상 악령’에 발목 잡혔다.

대한축구협회는 공격수 이근호(33ㆍ강원)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재활에 6주 이상 걸린다는 진단이 나와 대표 소집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이근호에 앞서 중앙 수비수 김민재(22ㆍ전북ㆍ오른 정강이뼈 실금), 측면 미드필더 염기훈(35ㆍ수원ㆍ오른 갈비뼈 골절), 측면 미드필더 권창훈(24ㆍ디종ㆍ오른 아킬레스건 파열)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또 지난 3월 유럽 원정에서 왼 무릎 인대가 파열된 김진수(26ㆍ전북)도 여전히 정상 훈련을 못하고 있다. 신태용(49) 축구대표팀 감독은 “김진수의 몸 상태를 조만간 테스트해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선에 데려가지 못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대표팀은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지만 역대 최악의 줄 부상에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를 보여준 데다 본선에서도 세계랭킹 1위 독일을 비롯해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 월드컵 단골손님 멕시코 등과 F조에 속해 ‘3전 전패하고 일찌감치 돌아올 것’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예기치 않은 부상자 속출은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낮추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스웨덴과 첫 경기(한국시간 6월 18일 오후 9시)는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부상으로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발된 선수들. 염기훈, 권창훈, 김민재, 이근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장 신태용(49) 대표팀 감독은 공격과 수비 전술 모두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신 감독은 지난 21일 대표 선수들을 소집한 뒤 최소 2주에서 길게는 20일 정도 조직력을 가다듬어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민재가 빠지고 김진수의 회복이 불투명해져 기존 포 백에서 스리 백으로 변화를 고민 중이다.

 

또한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였던 권창훈에 이어 염기훈, 측면과 최전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이근호까지 제외된 공격진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소집된 월드컵 엔트리에서 남아있는 공격수는 손흥민(26ㆍ토트넘), 황희찬(24ㆍ잘츠부르크), 김신욱(30ㆍ전북) 등 3명뿐이다.

 

신 감독은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공격수는 3명이지만 문선민(26), 이승우(20), 구자철(29) 등이 투 톱 형태를 만들 수 있고 다른 선수들도 공유할 수 있는 전술이 있다. 추가 발탁 없이 현재 명단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도 이근호 몫까지 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더 이상 부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이 스트레칭하는 선수들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파주=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의 ‘부상 잔혹사’는 월드컵 때마다 되풀이됐다. 황선홍(50) 서울 감독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중국과 경기에서 무릎을 다쳤다.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차범근(65) 전 감독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그를 프랑스로 데려갔으나 1분도 못 뛰고 돌아왔다. 이동국(39ㆍ전북)은 2006년 독일월드컵 출전이 확실했지만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대에 올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는 수비수 곽태휘(37ㆍ서울)가 해외 원정 평가전에서 다쳐 목발을 짚고 귀국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 사흘 전 부상을 딛고 일어나 4강 신화를 쓴 이영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이영표(41)도 큰 부상을 당했다. 그는 폴란드와 개막전을 3일 앞두고 연습경기 도중 차두리(38ㆍ현 대표팀 코치)와 부딪혀 왼쪽 종아리 근육이 25%나 손상됐다. 3주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너무 다급했던 거스 히딩크(72) 전 감독이 공식 의료체계를 무시하고 한국에 월드컵을 구경 온 네덜란드 물리치료사 지인에게 이영표 치료를 맡겨 국가대표 의무 팀이 반발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영표는 13일 만에 기적같이 회복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16강을 확정 지은 박지성(37)의 결승골,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터진 안정환(42)의 골든골(골 터지는 순간 경기 종료)을 어시스트하며 4강 신화를 이끌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김진수-황인범, 부상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는 태극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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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59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에는 부상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는 태극전사들이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황인범(대전)과 김진수(전북)다.

황인범은 지난해 11월 대표팀의 호주 원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내측 인대에 문제가 생겼다. 다행히 수술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소속팀 대전의 승격 도전이 달린 플레이오프에 결장할 정도로 시즌 막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회복 속도가 더디다보니 지난해 12월 아시안컵을 대비한 울산 전지훈련에서도 황인범은 정상 훈련을 거의 소화하지 못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파울루 벤투 감독도 무리하게 팀 훈련에 합류시키지 않고 별도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도록 했다.

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적응훈련에서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린 황인범은 지난 1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선발 출전을 통해 부상 회복을 알렸다. 그는 필리핀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후반 초반 허벅지 부상을 당한 기성용을 대신해 교체투입됐다. 연이어 실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부상 부위에 대한 걱정은 여전히 머릿속에는 남아있다. 황인범은 “아직 왼발 동작을 할 때는 부상 부위에 통증이 있다. 주로 오른발을 자주 쓰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없애려고 노력 중이다. 다행히 조금씩 몸이 올라오고 있다. 최선을 대해 100% 이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진수도 아직까지 무릎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뛴다. 그는 지난해 3월 A매치 북아일랜드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뒤 그 여파로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결국 지난해 6월 초 수술대에 올라 4개월여 재활을 거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벤투 감독은 부상에서 탈피한지 얼마안 된 김진수를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승선시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진수는 부상의 여파로 인해 아시안컵 대비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꾸준히 부상 부위를 관리하면서 훈련의 강도를 조절해야하는 상황이다. 김진수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10개월만에 A매치에 복귀했다. 그러나 아직은 부상 이전과 비교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김진수 “지금은 아프다고 해서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 이상 아프고 싶지도 않고, 아프지 않아야한다. 몸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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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축구를 자랑하던 위르겐 클롭 감독이 수비 축구의 대가 조세 무리뉴 감독이 남긴 대기록에 도전한다.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반환점을 돌았다. 리그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아직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팀이 있다.

16승 3무 승점 51점의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2위 토트넘 홋스퍼에 승점 6점 차로 앞서며 통산 19번째, 프리미어리그 기준 첫 우승에 도전한다. 무관의 설움을 풀 기회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한 단계 진화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부임한 후 리버풀은 뒤를 보지 않고 상대를 압박하고 최대한 많은 골을 넣으며 승리를 쟁취하던 '폭군'이었다.

 

 

이번 시즌은 다소 인자하다. 19경기 43골로 공격력도 지난 시즌보다 상승했지만 덜 압박하고 덜 저돌적이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초전박살보다는 굴묘편시(묘를 파헤쳐 시체에 매질한다)가 늘었다. 전반전만 보면 상대 밀집 수비에 애를 먹는 경기도 많았다. 2-0으로 승리한 울버햄튼 원더러스전도 슈팅 숫자는 15대11로 비슷했고 4-0으로 승리한 지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도 전반전 상대 밀집 수비에 애를 먹다 후반전에만 3골을 넣었다.

 

승기를 다소 늦게 잡고도 매 경기 완승을 이어간 원동력은 탄탄한 수비력이다. 지난 시즌 리버풀과 이번 시즌 리버풀의 가장 큰 차이다. 같은 시기 리버풀의 실점은 1년 만에 무려 16골이나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은 19경기 23실점, 이번 시즌은 고작 7실점이다.

 

지난 1년 사이 주전 수비 라인과 골키퍼를 모두 바꾼 보람이 있었다. 지난 시즌 전반기 리버풀의 수비 라인업은 알베르토 모레노-데얀 로브렌-조엘 마팁-조 고메즈, 골키퍼는 시몬 미뇰레였다. 이중 모레노, 마팁, 미뇰레는 이번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로브렌도 고메스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리버풀은 수비 라인 재정비에만 약 1억 5,000만 파운드(한화 약 2,118억 원)를 쏟아부었다.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 7,500만 파운드(한화 약 1,059억 원)를 들여 중앙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를 영입했다. 리버풀은 2017년부터 1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판 끝에 반 다이크를 데려올 수 있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 6,700만 파운드(한화 약 946억 원)에 브라질 국가대표 주전 알리송 베케르를 영입했다.

 

투자는 즉각 효과를 발휘했다. 두 선수는 동포지션 리그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유망주 고메스와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800만 파운드(한화 약 113억 원) 헐값에 데려온 앤드류 로버트슨도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급성장하면서 '철의 포백'을 구축할 수 있었다.

 

리버풀은 리그 우승과 별개로 또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2004-2005시즌 첼시가 보유한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저 실점이다. '스페셜원' 조세 무리뉴 감독은 첼시 부임 첫 해 2위 아스널과 승점 12점 압도적인 격차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시즌 첼시가 허용한 골은 단 15실점이었다. 38경기 중 25경기가 무실점 경기였고 한 경기에 두 골 이상 내준 것도 고작 2차례였다.

 

현재까지는 2018-2019시즌 리버풀과 2004-2005시즌 첼시는 박빙이다. 첼시가 리그 반환점을 돌 때까지 허용한 골은 8개, 이번 시즌 리버풀보다 한 골 많다. 대신 무실점 경기 숫자에서는 첼시가 19경기 중 13경기로 리버풀보다 한 경기 많았다.(자료사진=위르겐 클롭 감독, 버질 반 다이크)

모든 감독들이 탐냈던 ‘일류참모’ 정해성

 

입력 2017.07.07 16:05

'의리' '뚝심의 사나이'로 불린 정해성의 축구인생 스토리

지난 5일 대표팀 수석코치에서 스스로 물러난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해성(59)은 축구판에서 ‘의리의 남자’ 혹은 ‘뚝심의 사나이’로 통한다.

지난 4일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신태용(47)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자 정해성은 바로 다음날 대한축구협회를 찾아 수석코치에서 사퇴했다. 지난 4월 벼랑 끝에 몰린 슈틸리케호의 수석코치로 긴급 투입된 지 불과 석 달 만이었다. 그는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계약이 보장돼 있었다. 미적미적 자리를 지켜 잔여 연봉 중 적지 않은 돈을 보상금조로 받고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제자 뻘인 신 감독이 편한 마음으로 코치를 물색할 수 있도록 미련 없이 물러났다.

프로축구 럭키금성 시절의 정해성.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해성은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럭키금성 선수로 뛰었다. 1986년 후반기부터 주장도 맡았다. 그 때는 프로 6년 차가 되면 재계약금 3,000만 원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아파트 한 채 값이 4,000만 원 안팎이던 시절이다. 1989년을 마치고 번듯한 집 한 채 사려던 그의 꿈은 “1년 더 뛰면 뭐하나. 은퇴하고 지도자를 해라”는 구단의 권유로 물거품이 됐다. 지금 같으면 재계약금을 안 주려는 ‘꼼수’로 난리가 날 법 했지만 정해성은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못내 미안했던 구단은 이듬 해 말 그에게 격려금으로 2,000만원을 내밀었다. 정 감독은 “돈은 됐으니 공부 좀 하게 해외 좀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1992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8개월 연수를 하고 돌아온 뒤 2군 코치로 선수들을 조련해, 1군 코치로 승격했다. 1993년 고재욱(66) 감독이 경질되자 구단은 정해성에게 “감독대행을 맡아라”고 했다. 스승 자리를 꿰차고 앉을 그가 아니었다. 사표를 던지고 나왔다.

이후 정해성은 박성화(62) 유공 감독 아래서 스카우트를 했다. 1군 코치까지 지낸 그에게 스카우트는 성에 차지 않는 자리일 수 있었지만 묵묵히 ‘보석’을 찾아 전국을 누볐다. 당시 프로축구 포항 사무국 직원이었던 안기헌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다른 스카우트와 달리 부지런하고 꼼꼼하게 메모하며 선수를 살피던 모습이 선하다”고 했다. 안기헌 전무는 2013년 정몽규(55) 축구협회장이 취임해 첫 집행부를 꾸릴 때 “다른 맘 안 품고 우직하게 일만 할 사람”이라며 정해성을 경기위원장, 심판위원장 등 요직에 연이어 천거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았던 정해성(오른쪽). 정해성은 허정무 감독과는 프로와 국가대표에서 여러 번 호흡을 맞춰 좋은 성과를 올렸다. 연합뉴스

정해성은 고재욱과 박성화 외에도 국가대표와 프로에서 박종환(79), 이회택(71), 허정무(62) 등 한국 축구를 주름 잡은 인물들을 코치로서 보좌했다. 하나 같이 개성 강하고 대가 센 감독들도 ‘코치 정해성’은 신뢰했다. 그가 평소 감독에게 깍듯하게 예의를 지키면서도 진짜 필요할 때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참모였기 때문이다. 또한 정해성은 선수들로부터 신망이 컸다.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코치인 동시에 가장 믿고 따르는 선생님이었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71ㆍ네덜란드) 감독도 선수 관리는 정해성 코치에게 일임했다.

정해성은 모시고 있던 감독이 물러나 지휘봉을 물려받을 기회가 몇 번 더 있었지만 그 때마다 거절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후 허정무 감독이 연임을 고사한 뒤 축구협회가 제안한 국가대표 사령탑 자리도 마다했다. 정해성이 ‘의리’를 지킬 때마다 가장 힘든 건 그의 아내였다. 그의 아내는 정해성이 구단에서 나와 ‘백수’일 때 보험영업을 하며 살림을 책임진 적도 있다.

정해성이 전남 감독 당시 애제자인 이운재를 영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해성은 분명 ‘일류감독’은 아니었다. 프로축구 제주(2004~07)와 전남(2010~12)을 맡아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하지만 ‘일류참모’가 누구냐고 물으면 축구인 열에 아홉은 그를 꼽을 정도다.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1990년부터 27년 동안 공백기를 다 합쳐도 2년 남짓이다. 정해성은 “운이 좋았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몸을 낮추지만 그건 단순한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다. 책임감과 의리, 헌신으로 무장한 그를 감독들이 탐내고 놔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윤태석 기자sportic@hankookilbo.com

'베트남 한류'정해성 감독의 호앙아인잘라이, 4년만에 FA컵 8강행!

입력 2018.04.30 10:43

사진제공=디제이매니지먼트
정해성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의 호앙아인잘라이FC(이하 HAGL FC)가 28일 베트남 FA컵 8강에 올랐다.
HAGL FC는 28일 베트남 꽝남에서 펼쳐진 FA컵 16강전에서 꽝남FC를 상대로 3대2로 승리했다. 4년만의 8강 진출을 이루고 환호했다. HAGL FC는 최근 10년간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석코치 출신의 정해성 감독은 지난 시즌 1군팀과 유스팀을 모두 총괄하는 총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HAGL FC U-21팀을 이끌고 베트남 U-21 컵대회에서 21년만에 첫 우승을 이끈 데 이어 올시즌 성인팀까지 8강에 진출시키며 한국 축구의 힘을 보여줬다. 전반 38분 HAGL FC는 공격수 콩 프엉(22)이 역습에 이은 발리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1대0으로 앞서 나갔다. 후반 5분, 후반 9분 꽝남 FC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1-2로 밀렸지만 K리그 강원에서 활약한 '주장' 공격수 쯔엉(23)이 후반 25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종료 직전 콩 프엉이 또다시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직접 성공시키며 3대2로 8강행을 확정했다.
정해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동안 팀이 컵대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작년 시즌부터 토너먼트에서 계속해 성과를 낼 수 있어 기쁘다. 이동 시간이 긴 원정 경기여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컸는데, 잘 극복하고 좋은 경기를 펼쳐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한국인 수비수 김진서가 센터백으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했다. 김진서는 리그 개막 이후 리그 8경기 중 7경기를 선발 출장하여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에서 활약했던 주장 쯔엉은 개막 이후 4골 1도움을 기록중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30/2018043000952.html

[직격인터뷰]정해성 감독"박항서 선배님과 베트남서 韓축구 위상 높일것"

입력 2017.10.12 16:47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과 함께 베트남에서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해성 감독이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 최고 명문구단인 호앙아인잘라이(HAGL FC)의 총감독 및 기술위원장으로 부임했다. 정 감독 측 관계자는 '정 감독은 12일 국내에서 베트남 호앙아인 구단 관계자와 만나 계약을 체결했다"며 "정 감독은 동남아시아 리그는 물론, K리그 클래식 감독보다 더 좋은 대우로 해당 구단 사령탑에 부임한다"고 전했다. 호앙아인은 K리그 클래식 강원FC 미드필더 쯔엉이 뛰었던 구단이다. 현재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 다수가 포함된 명문 클럽이다.
정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코치로 보좌, 한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도 허정무 감독을 도와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도왔다. 정 감독은 지난 4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했지만, 지난 6월 슈틸리케 경질 후 대표팀 수석코치에서 자진사퇴했다. 이후 모교 중앙고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어린 후배들과 함께 땀흘려 왔다.
정 감독은 1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추석 연휴에 베트남 구단 에이전트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중앙고에 몸담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연휴 내내 가족회의를 하며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구단의 제안이 단순히 감독직이 아니었다. 회장의 확고한 철학이 '유소년 선수 육성'이라고 했다. 선수를 키우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내가 지향하는 바와 같았다. 회장이 프로필을 보고 좋다고 했다고 하더라."
베트남 명문구단 호앙아인잘라이는 '베테랑' 정 감독의 대표팀 수석코치 경험, 제주, 부천, 전남 감독을 거치며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을 키워낸 경험과 능력을 높이 샀다. 정 감독은 "프로팀에서 유소년을 발굴하고 관리하고 키워낸 부분, 최근까지 국가대표 코치로 현장에 있었던 점을 좋게 본 것같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모교 중앙고의 눈빛 총총한 제자들이었다. 중앙고 교장, 학부모, 선수들에게 베트남 클럽의 제안을 솔직히 밝히고 의견을 구했다. "구단측이 좋은 제안을 보내왔지만 나로서는 중앙고와 학부모, 아이들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후원회도 결성해주시고 마음으로 함께 해온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했다. 어떤 학부형은 눈물을 보일 정도였다. 너무나 죄송했다. 이런 일을 언론을 통해 알리는 것은 부모님과 학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분들이 안보내주시면 못간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학교와 학부모들은 정 감독의 새 도전을 지지했다. 사령탑 부임이 알려진 이날 오후에도 정 감독은 그라운드에 있었다. 모교 중앙고가 배재고 인조잔디구장 개장을 기념하는 친선경기에 초대받았다. 정 감독의 고별전이었다. "2대0으로 승리했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정 감독은 호앙아인잘라이 구단 관계자를 만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19년까지, 1군 선수들의 감독뿐 아니라 유소년 육성 아카데미의 관리까지 총괄하는 기술위원장 자리다.
때마침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 및 23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직후다. 2002년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레전드' 지도자들이 나란히 베트남 대표팀과 명문 클럽팀 사령탑이 됐다. 정 감독이 클럽에서 잘 키워낸 선수들이 박 감독의 대표팀,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 감독은 "구단 사장도 박 감독과의 시너지를 물어보시더라"며 웃었다. "대표팀 감독과 클럽 감독이 소통하고 연계해야 축구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베트남에 가서 선배님인 박항서 감독님을 잘 모시고 잘 소통하겠다. 먼저 다가서겠다. 국제적으로 베트남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로팀 감독으로서 국가대표 감독과 잘 소통하면서 베트남 축구를 잘 이끌어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거듭 다짐했다.
정 감독은 17일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베트남에 입국한다. "일단 20일 첫 원정 경기를 보고 팀 상황을 점검해봐야 할 것같다. 올시즌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2/2017101202692.html

박항서호 스즈키컵 들어 올리자 베트남 총리 엄지 척…베트남 SNS 한국어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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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효과가 다시 한번 통했다.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베트남은 15일 스즈키컵 결승 2차전 경기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이기고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은 10년 만의 우승이다.

앞서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에서 치른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박항서 감독은 우승이 확정되자 어퍼컷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 코치진과 선수 들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환호하며 기쁨을 누렸다. 태극기를 든 선수와 관중도 눈에 보였다. 베트남 총리 응우옌쑤언푹이 시상직장에 나타나 박항서 감독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포옹으로 기쁨을 나눴다. 푹 총리는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열정을 치하했다.

아주경제

'베트남 영웅' 박항서 코스프레도 인기 폭발 (하노이=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5일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상대로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펼치는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 앞에서 박 감독 머리 모양을 하고 안경을 쓴 현지 청년이 인기몰이하고 있다. 2018.12.15 [독자 제공=연합뉴스] youngkyu@yna.co.kr/2018-12-15 18:16:14/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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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민들도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 감사를 표했다. 경기 직후 베트남 국민들은 SNS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고맙다 박항서 선생님", "한국인 고마워요" 등의 글을 올렸다.
윤경진 기자 youn@ajunews.com

윤경진 youn@ajunews.com

'지동원 이어 또!' 구자철 시즌 첫골 직후 아쉬운 무릎 부상

기사입력 2018-09-23 07:15:12 | 최종수정 2018-09-23 09:20:39

사진출처=아우크스부르크 구단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이 시즌 첫 골 직후 부상 교체됐다.

구자철은 22일 밤(한국시각)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WWK아레나에서 펼쳐진 베르더 브레멘과의 2018~2019 분데스리가 4라운드 홈경기 전반 추가시간 시즌 첫골을 신고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0-2로 뒤진 상황에서 천금같은 만회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후반 22분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얀 모라베크와 교체됐다.

직전 경기에서 '지구특공대' 절친 후배 지동원이 시즌 첫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중 무릎 인대를 다친 데 이어 구자철 역시 골 직후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돼 우려를 자아냈다.

사진출처=아우크스부르크 구단

이날 3-4-3 포메이션에서 중앙미드필더로 출전한 구자철은 공수에서 특유의 폭넓은 활동량과 부지런한 움직임을 이어가며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26분 미하엘 그레고리취의 헤딩 패스를 왼발슈팅으로 연결했고, 전반 28분 안드레 한의 패스에 이은 왼발 슈팅도 예리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전반 34분 크루제와 36분 에게슈타인에게 연거푸 실점한 위기 상황에서 구자철의 발끝이 빛났다. 전반 추가시간 카이우비의 헤딩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짜릿한 왼발 발리슈팅으로 짜릿한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2분 필립 막스가 동점골까지 터뜨리며 2-2로 팽팽하던 후반 22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구자철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이후 후반 30분 데이비 클라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아우크스부르크는 브레멘에게 2대3으로 패했다.  

구자철은 올시즌 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마누엘 바움 감독의 같한 신뢰를 입증했다. 뒤셀도르프, 보루시아 글라드바흐전 등 첫 2경기에 교체출전한 후 지난 15일 마인츠 원정에서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마수걸이골까지 터뜨리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던 중 스스로 무릎 부상을 호소한 후 교체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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