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구하는 최신기술 ①◆
심장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숨을 거두는 시점까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심장이 멎는 순간, 이는 곧 죽음으로 받아들여진다. `심장돌연사`다.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에게 심장돌연사는 공포의 대상이다. 각종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에 따른 심장돌연사로 가장을 잃은 가정은 풍비박산이 되고 직장과 사회는 우수한 인력 손실로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공공장소에 자동제
세동기(심폐소생기ㆍAED)와 같은 첨단 의료기기를 설치해 심장돌연사 막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도 심장마비와 같은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목숨을 구해낼 수 있는 자동제
세동기를 주요 시설에 설치하도록 의무화한 법률이 지난해 6월 15일 제정됐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로 설치비용을 들고 있지만 사실은 민간 및 공공기관의 심장돌연사에 대한 낮은 인식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장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한 검진에서부터 수술 치료에 이르기까지 심장을 구하는 첨단 헬스케어 시스템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급성심정지` 환자에게 4분은 마의 시간이다. 심근경색, 부정맥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심장이 갑자기 멎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로 응급처치를 하면 생존율이 80%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4분이 넘으면 뇌가 손상되고 10분이 넘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4분이 삶과 죽음을 오가는 경계선인 셈이다. 글자 그대로 심장 움직임이 갑자기 중단되는 `급성심정지`는 발생 후 소생 가능성은 분마다 7~10%씩 줄어든다. 따라서 1분이라도 처치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연세대학교 원주기독병원 응급의학과 황성오 교수(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ㆍ아시아 응급의학회 회장)는 "갑자기 심장이 멈춰버리는 급성심정지는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4만여 건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생존율은 2~4%에 그쳐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평균 8% 내외)에 비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성오 교수는 이어 "급성심정지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6명은 신속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망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 급성심정지 응급훈련 실시
=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심장학 케어 사이클`이라는 프로그램을 시행해 적지 않은 효과를 보고 있다. 심장학 케어 사이클은 쓰러진 환자를 발견해 구급차에 싣는 순간부터 수술실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생존율을 높이고 심장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심장학 케어 사이클 프로그램과 함께 첨단 심장 제
세동기 및 심전도 기기의 공이 컸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지역 소방서는 필립스사의 모니터 겸 자동제
세동기를 통해 심폐소생술 및 심전도를 측정해 이를 무선으로 병원에 전송한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환자의 정보를 전송받아 필요한 준비를 갖춰 놓고 진단 및 치료에 드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 일반인도 심장 제
세동기 활용
= 심장질환과 관련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주변 사람의 역할이다.
가정이나 공공장소에 설치된 자동제
세동기를 활용해 응급환자를 처치하는 것이다.
심장제
세동기는 급성심정지 발생 시 전기 충격을 가함으로써 심장을 다시 뛸 수 있게 회복시킨다. 이때 환자의 생존율은 흉부를 직접 압박하는 심폐소생술 이후 제
세동을 위한 전기적 충격 및 에너지 전달 시간이 빠를수록 높아진다.
필립스 관계자는 "일반적인 제
세동기는 보통 15~2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유일하게 필립스의 하트스타트 FRx는 약 8.4초까지 단축시켜 생존율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필립스의 하트스타트 FRx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마트 패드` 기능 역시 매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 패드는 처음부터 자동심장제
세동기 본체에 연결돼 나오는 패드를 말한다.
보통 응급상황이 닥치면 패드를 기계에 연결해야 하지만 스마트패드는 그 시간마저 단축시킬 수 있다. 자체점검기능을 보유해 패드가 사용 가능한 상태인지를 평소에 기기 스스로 점검하는 기능이 있어 포장을 뜯지 않고도 패드의 젤이 마르지 않았는지, 기기가 고장이 나지는 않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전기 충격이 필요 없을 경우에는 자동심장제
세동기가 이를 판단해 환자에게 직접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수 있도록 흉부 압박 주기 및 깊이까지 지시해 준다.
필립스 측은 급성심정지가 일어날 상황과 장소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심장제
세동기는 휴대 및 이동이 쉽도록 무게가 가볍고 사용법이 간편하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필립스 공동 기획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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