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인사이드] 스모 본고장 자존심을 뒤엎었다

스모 '메이저리거' 한국인 김성택
하루 2~3시간밖에 못자며 日서 초반 4년 고생·수모
잡아당기는 씨름 기술에 타이밍 더해 강자로 우뚝

일본 스모(相撲)는 동물적이다. 하체를 훤히 드러낸 불곰 같은 덩치들이 상투를 틀고 모래판에서 서로를 밀어내는 이 단순한 몸부림에 일본인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그런 스모판을 뒤흔든 한국 사나이가 있다.

김성택(33), 일본명 가스가오 마쓰마사(春日王克昌)이다. 인하대 3학년 때인 1998년 현해탄을 건너간 지 4년 만에 스모 선수 980명 중 최고 40명이 속한 '세키도리', 즉 스모 메이저리그에서 군림하고 있다.

씨름 선수 출신인 김성택(오른쪽)은 피눈물나는 밑바닥 생활을 딛고 일어나 일본 스모의 중심에 우뚝 섰다. 김성택은“밀기 위주의 스모에 씨름의 당기는 기술을 섞으니 일본 선수들이 꼼짝 못하더라”며“한국인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 제공
"성택이만큼 독한 놈은 없다"

3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3남매를 떠맡은 홀어머니는 청소부, 식당을 전전했다. 또래보다 몸집이 컸던 김성택이 먹고 공부할 수 있는 길은 씨름부뿐이었다. 인천 부개초 2학년 때의 일이다.

부평중·고교 시절, 그는 탈선 한번 하지 않았다. 학교를 마칠 즈음 프로팀이 1억 가까운 계약금을 내걸었다. "집안 사정 뻔히 아는데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고 늘 다짐했어요." 하지만 그는 대학에 갈 수밖에 없었다.

"대학교라도 나와야 체육교사한다. 싫으면 계약금 갖고 혼자 살라"고 어머니가 버틴 것이다. 1998년 여름, 선수 영입을 위해 한국에 온 가스가야마 도장(春日山部屋)의 감독에게 당시 인하대 감독이 김성택을 가리켰다.

"어떤 악조건도 견딜 수 있는 독한 놈은 쟤밖에 없다!" 김성택이 말했다. "초청받아 일본에서 본 스모의 스케일에 놀랐다"며 "덩치들과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 잘하면 돈과 명예를 다 거머쥘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여권도 뺏긴 외국인 노동자 신세"

웬일인지 그때는 어머니도 "잘 해보라"고 아들을 격려했다. 일본 가나가와현(縣)에 도착했지만 그곳은 희망의 땅이 아닌 고생의 땅이었다. 21살의 김성택은 당시 도장에 있던 7명 중 제일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서열은 철저하게 실력과 입단 순서였다. 바로 위 15살짜리 '선배'에게 따귀 맞는 건 예사였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빨래하고 청소했다. 그 뒤 몇 달간은 쌀 씻는 법, 야채 다듬는 법을 배웠다.

일본어도 제대로 모른 채 받아야 했던 스모 이론 교육도 고역이었다. 잠깐 졸아도 호랑이 같은 선배들의 죽도(竹刀)가 머리통을 갈겼다. 월급도 없었다. 딱딱한 다다미방과 낫토, 우메보시뿐이었다.

'이러려 씨름을 버렸나'하고 자책도 해봤지만 거기서 질 순 없었다. '한국인은 역시 안 돼'라는 일본인의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다. 마음대로 떠날 수도 없었다. 입국 첫날 "잘하면 돌려준다"며 여권을 빼앗아갔기 때문이었다.

"힘닿는 데까지 일본을 흔들겠다"

드디어 김성택은 마음의 칼을 갈기 시작했다. 하루 2~3시간만 눈을 붙이고 심부름, 팀 훈련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개인 수련에 쏟아부었다. 자정 넘어서도 그의 방엔 불이 꺼지지 않았다. 한 끼에 다섯 그릇이 넘는 밥을 꾸역꾸역 입에 넣었다. 밀리지 않으려면 살이 쪄야했다. 그렇게 인고(忍苦)의 3년 반이 흐른 뒤 김성택은 키 183㎝에 몸무게 150㎏의 완벽한 스모선수가 돼 2군 레벨까지 올라갔다. 2002년의 일이다.

6개월 뒤엔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김성택은 "주로 상대를 밀치는 스모에 씨름의 잡아당기는 기술과 타이밍을 곁들이자 상대들이 맥없이 자빠졌다"고 했다. 계급이 올라가자 세상이 환해졌다.

2군에선 80만엔(약 1100만원), 세키도리에 진입하자 100만엔의 월급이 들어왔다. 현재 가스가야마 도장의 선수는 총 20명이다. 김성택은 "막내가 15살인데 내가 인사만 해도 바짝 얼어서 제대로 말을 못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고 사인을 요청했다. 돈도 많이 모았다. 어머니에게 인천의 아파트도 한 채 마련해 드렸다. '한국인이 대단하다'고 일본 언론도 그를 주목했다. '대스타'가 된 것이다.

그렇게 메이저리거 생활을 8년째 계속했다. 한때 무릎 인대가 끊겨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스모를 그만둘 마음이 없다. 김성택은 "힘닿는 데까지 일본을 계속 뒤흔들어볼 각오"라고 말했다.

☞스모, 몸무게 아닌 실력별로 계급 나눠

스모(相撲)는 체중 아닌 실력별로 계급이 나뉜다. 계급별 성적에 따라 상위 등급으로 오르거나 하위로 강등된다. 천하장사 격인 요코즈나(橫綱)가 뛰는 마쿠노우치(幕內)를 정점으로 주료(十兩)―마쿠노시타(幕下)―조니단(序二段) 등으로 구분돼 있다. 주료 이상부터 1군으로 분류되며 스모장에 이름을 내걸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주료 이상급을 세키도리(關取)라 부른다. 경기는 매년 격월(1·3·5·7·9·11월)로 열리며 한 번에 보름씩 진행된다.

[G20 주한대사 릴레이 인터뷰] [1]스티븐스 美 대사
"70년대에 직접 겪어봤기에 한국, 더 대단하게 느껴져"
"韓·美 관계는 자전거 타기… 쉼없이 달리며 노력해야"

"1970년대 한국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했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 한국이 G20 의장국이 돼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점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는 21일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의 한 리조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것만으로도 이미 한국의 G20 정상회의 개최의 성과는 나타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원조받던 나라였던 한국이 세계 정상들이 모여 국제사회의 핵심 의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한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G20의 역할이 커지면서 한국의 역할도 커졌다"면서,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이전과는 다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스티븐스 대사가 21~22일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어촌 체험 프로그램 'Rural 20(루럴 20)'에 참여해 신안군 증도와 담양군을 여행하는 동안 이뤄졌다. 스티븐스 대사는 증도에선 염전과 소금박물관을 찾았고, 담양에선 소쇄원과 죽녹원을 둘러봤다.

캐슬린 스티븐스(왼쪽) 주한미국대사가 21일 신안군 증도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자전거 마니아’인 스티븐스 대사는 자전거를 타면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돼 한국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날 주한미대사관 직원 10여명도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루럴 20'은 농림수산식품부가 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에 맞춰 농어촌 20개 지역을 선정해 외국인들에게 체험 기회를 줘 한국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1000여명의 외국인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 지방에 자주 가다 보니 서울에만 있었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한국 농촌 문제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고 했다. 자전거 여행이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창문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G20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정상들이나 서울에 주재하는 다른 나라 외교관들도 여유가 있다면 "서울을 벗어나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교통 등 인프라가 잘 마련된 한국에선 농어촌에 가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 마니아'인 스티븐스 대사는 이번 농어촌 체험 중 중간에 이동할 땐 자전거를 이용했다. 이날도 총 50㎞ 넘게 달렸다. 피곤할 법도 한데 "가만히 있는 게 힘들지, 움직이는 게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한국인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은 내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외교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두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단체 사진도 찍고 '파이팅'을 외치면서 '한국식'으로 자전거를 타니까 더 재미있다"고 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열 등 '한국이 주는 교훈'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내 한인사회와 접촉하면서 한국인들의 남다른 교육열 덕분에 짧은 이민 역사에도 많은 성취를 이뤄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오바마·이명박 대통령의 친분, 녹색성장과 교육 등 공통의 관심사도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큰 관심을 보이는 배경이라고 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래의 한·미 관계에 대해 '자전거 외교론'을 폈다. "한·미 관계는 자전거 타기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전거를 타다 보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길에서 불쑥 돌부리가 나타나기도 하고 언덕길을 올라가려면 정말 엄청나게 노력해야 한다. 자전거 탈 때 가장 위험한 것은 가만히 서 있는 것이다. 한·미 관계도 마찬가지다.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야 한다.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 쉬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미 관계의 현재 상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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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전지훈련단, 본격 유치전 나선다
유치 목표 9% 상향조정···동계 전지훈련 유치 총력기간 설정
2010년 10월 04일 (월) 14:10:09
서귀포시는 2011년 동계전지훈련 유치목표를 올해보다 9% 증가한 1700팀·3만7000여명으로 설정해 이달부터 동계전지훈련팀 유치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시는 남원읍 공천포전지훈련센터 개장으로 천연잔디축구장 1곳과 인조잔디구장 2곳이 추가됨에 따라 이전보다 많은 팀을 수용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유치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시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동계 전지훈련 유치 총력기간으로 설정, 본격적인 전지훈련팀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우선, 제91회 전국체전에 전지훈련유치단을 파견해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6개 반으로 이뤄진 전지훈련 태스크포스팀(TF)팀을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중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전지훈련 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토록 할 계획이다./뉴시스

문의) 서귀포시 스포츠산업과 스포츠마케팅담당 760-3611

󰊲 「세계자전거박람회-2010경기도」 참가계획

행사기간 : ‘10. 10. 22(금) ~ 10. 24(일)/ 3일간

❍ 설치장소 : 경기도 고양시 세계 자전거 박람회장 킨텍스

❍ 규 모 : 2개 부스

❍ 주 최 : 행안부, 경기도․고양시

주 관 : 제주특별자치도 및 서귀포시(생활환경과)

전시내용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이미지 홍보

󰋯 자전거하이킹, 자전거 거점도시 등 자전거 생활화 시책 소개

󰋯 홍보동영상 상영 등

󰋯 제주올레 등 특화되고 풍부한 생태관광인프라 홍보

󰊳 제2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 제주특별자치도 행사 기

본계획

일 시 : ‘10. 10. 29(금) 10:00

❍ 장 소 :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

❍ 주 최 : 제주특별자치도, 행안부, 문체부

주 관 : 서귀포시(10대 자전거 거점도시)

참가인원 : 500여명(기관단체장, 자전거동호인, 지역주민 등)

주요내용

󰋯 자전거생활화 결의대회

󰋯 자전거 퍼레이드 및 릴레이 도 일주












서로 어울리면서 알게 된 것은 한낱 얼굴만 아는 것에 불과하다.

마음과 마음이 맞아야 진정 서로를 안다고 할 수 있다.-이색


조광래, '대표팀 신인' 조영철을 높이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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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8.22 08:19

[OSEN=진주, 우충원 기자] "똑똑하더라고".

경남과 전남의 쏘나타 K리그 2010 18라운드 경기가 열린 지난 21일 진주종합운동장에는 대표팀의 조광래 감독과 김현태, 박태하 코치가 함께 했다.

자신의 고향에서 열리는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진주를 찾은 조광래 감독은 자신이 대표팀에 발탁한 조영철(21, 니가타 알비렉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영철은 마침 이날 니가타 빅스원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J리그 20라운드에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2골을 터뜨리며 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조영철은 0-0 상황이던 후반 11분 골문 앞에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21분에는 미셰우의 패스를 받아 승부를 결정짓는 추가골도 뽑아냈다.

가와사키전 두 골로 조영철은 J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멀티골 및 시즌 10호골을 달성했다. 특히 J리그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해 10호골 달성이 더욱 뜻 깊었다.

조영철은 대표팀 데뷔전이던 지난 11일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서 활발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조 감독이 말하는 생각하는 축구를 펼치고 있다는 것. 공보다 빠른 사람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조광래 감독은 영리한 플레이를 펼치는 조영철에 대해 자신의 예전 플레이를 투영시키는 듯한 모습.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에 뽑았을 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하지만 훈련을 펼쳐보니 조영철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하는 축구를 펼쳤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와 경기에도 내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감독은 "경기에서도 맡긴 역할을 다 해냈다. 자신의 포지션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는데 영리한 플레이를 한 것이 좋았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광래 감독은 영리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이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는 조광래 감독의 로드맵이었다.

10bird@osen.co.kr

정해성 전 코치 “남아공 16강은 박지성의 솔선수범 덕”

일간스포츠 | 최원창 | 입력 2010.08.20 09:12




[JES 최원창] "지성이가 비디오를 더 보겠다고 하는데. 어찌나 대견하던지."

정해성(52) 전 대표팀 수석코치는 남아공월드컵을 회고하며 침이 마르도록 캡틴 박지성(29·맨유)을 칭찬했다.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하고 다음달 1일 축구 연수를 위해 스페인으로 출국하는 그는 "남아공월드컵 16강은 주장 박지성과 선수들의 솔선수범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전력 분석 비디오를 예로 들었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선수들은 솔직히 1시간이 넘는 비디오를 보는 일은 따분하게 생각함에도 박지성이 진두지휘하며 꾸준히 그리스의 전력 분석 비디오를 외울 만큼 봤다는 것이다.

그는 "지성이가 선수들을 설득해서 비디오를 꾸준히 봤다. 한 번은 지성이가 그리스의 공격·수비·세트피스 등을 나눠 편집한 비디오를 보여달라고 요청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평상시에는 경기 당일에는 비디오를 보지 않지만 그리스와 첫 경기 당일에는 선수들의 요청으로 비디오를 또 한 번 틀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전에서 2-0으로 승리한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비디오를 외울만큼 봐서인 지 그리스를 공략하기가 수월했다. 세트피스도 우리가 본 그대로 나와 막기 쉬웠다"며 "솔직히 평가전보다 쉽게 경기를 풀었다"고 입을 모았었다.

정 코치는 선수들의 팀정신이 흐트러지지 않게끔 싫은 소리를 해대는 군기반장이자 악역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표팀에 2년 6개월간 머물면서 싫은 소리를 한 건 초반 1년간 두 번밖에 없었다"며 "그 이후에는 내가 잔소리하기 전에 선수들이 먼저 분위기를 다잡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습이 한국축구가 발전하는 방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운재(수원)·안정환(다롄)·이영표(알힐랄)·김남일(톰톰스크) 등 주장 박지성에게 힘을 보탠 선참 선수들의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능동 어린이회관 육영재단에서 '육영재단 정해성 축구 아카데미' 창단식을 연다. 축구 아카데미 총감독을 맡은 그는 능동어린이회관 천연잔디 구장 1개면에서 유소년부터 중학생까지 80여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될성부른 한국 축구 유망주들을 키워낼 생각이다.

최원창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조광래의 눈에 들려면, 조광래의 눈밖에 나려면

  • 입력 : 2010.08.19 11:35

'지능적인 축구' 멀티플레이어 선호

'쓸데없이 부지런한 스타일' 싫어해

◇조광래 감독은 K-리그 시절과 마찬가지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유망주 발굴에 총력을 쏟고 있다. 11일 나이지리아전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는 조광래 감독.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옥석 고르기가 이어지고 있다. 벌써 윤빛가람(경남) 지동원(전남) 홍정호(제주) 등 20세 안팎의 젊은 선수들은 눈도장을 찍었다.

조 감독은 선수를 고르는 확실한 잣대가 있다. 그의 평소 축구철학과 처음과 끝이 꼭 맞닿아 있다.

조 감독은 이번 주말부터 K-리그에서 본격 선수 찾기에 나선다.

'어전 경기'에서 다음과 같이 하면 분명히 눈밖에 난다.

▶땀을 뻘뻘 흘리며 시종일관 목적없이 뛰어 다닌다. ▶공격수는 하프라인 위에서 공격에만 몰두한다. ▶수비수는 하프라인 밑에서 수비만 한다.▶측면에서 뛰는 선수들은 터치 라인 주변에서만 맴돈다.▶평소 돌출발언, 돌출행동, 좌충우돌 돌격대장 스타일을 고수한다.

조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선수가 바로 쓸데없이 부지런한 스타일이다. 생각하는 축구, 지능적인 축구를 하려면 다리만큼이나 머리를 써야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전술 이해도가 떨어지는 선수들은 조 감독과의 합숙훈련에서 당장 보따리를 싸야한다. 하나를 가르쳤는데 둘을 깨우치는 모습을 보이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포인트는 '지능 축구'와 '멀티 플레이'다. 공격수는 최전방의 창이자 최초의 방패다. 공격수가 수비시 상대 공격을 먼저 끊어줘야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방어태세를 갖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수비수 역시 공격시에는 스루패스와 압박, 때로는 문전쇄도를 해야 한다. 특히 측면 플레이어의 경우 중앙에서 움직이는 선수들과 때로는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수를 혼란시키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간이 만들어지고 패스워크가 좀더 빨라지고 정교해진다.

평소 행동도 중요하다. 조 감독은 "국민 앞에, 축구팬 앞에 대표로서 당당하게 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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