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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무진 선대기암
백령도는 우리나라의 최서북단에 위치한 섬이다. 그런데도 육지와의 직선거리는 10여km밖에 되지 않는다. 그 유명한 장산곶과의 거리도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섬에 가려면 무려 228km의 멀고먼 뱃길을 달려야 한다. 가장 가까운 육지가 북한 땅의 황해도 장연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원래 백령도는 황해도에 속한 섬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황해도 옹진반도가 북한 땅이 되자 경기만 북부의 여러 섬들과 함께 옹진군에 편입됐다. 지금도 백령도 토박이들은 황해도 사람들의 독특한 억양을 감추지 못한다.
옹진군 최대의 섬인 백령도는 면적이 46.35㎢, 해안선의 길이 57㎞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섬들 중에서는 여덟 번째로 크다. 인천 연안부두를 출발한 여객선은 네댓 시간의 기나긴 항해 끝에 소청도,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의 관문인 용기포에 도착한다.
용기포 선착장에 도착한 관광객들에게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곶해수욕장(천연기념물 제391호)이다. 폭 200~300m, 길이 3km의 백사장 전체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규조토(硅藻土)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자동차가 마음놓고 지나다닐 수 있을뿐더러, 비상시에는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할 정도로 백사장이 단단하다. 실제로 한때 군용비행장으로 활용됐던 사곶해수욕장은 세계적으로도 두 곳뿐인 천연비행장이기도 하다. 또한 백사장 뒤편에 소나무숲이 울창한 데다가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도 얕아서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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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비행장으로도 활용됐던 사곶해수욕장
용기포 선착장의 오른쪽 해안에도 아주 근사한 비경이 있다. 선착장 초입에 자리한 해경백령출장소 옆의 철계단을 지나 10여분만 걸으면 즐비한 기암절벽과 아담한 몽돌해변이 인상적인 ‘등대해안’에 도착한다. 등대가 서 있는 용기원산(136m)과 용기포 선착장 사이에 위치한 이곳 해안에는 커다란 해식동굴도 형성돼 있어 다채로운 풍광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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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포해안의 해식동굴
백령도 제일의 해안절경은 서북쪽 끝의 두무진으로 가야 구경할 수 있다. 두무진은 장산곶의 닭울음소리가 들릴 만큼 북녘 땅과 가까운 곳이다. 두무진 포구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서 10여분쯤 걸으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만큼 웅장한 해안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숱한 세월동안 비바람에 마모되고 파도에 깎여나간 선대암,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몇 백m나 늘어서 있다.
우뚝 솟아오른 기암과 깎아지른 암벽이 마치 대군을 호령하는 장수처럼 위풍당당해 보인다. 두무진(頭武津)이라는 지명도 ‘우뚝한 바위들의 형상이 장수들의 머리와 같다’는 데서 생겨났다고 한다. ‘서해의 해금강’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두무진 해안은 현재 국가문화재인 명승 제8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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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 북녘 땅이 보이는 두무진 언덕의 통일기원비 (우) 두무진 형제바위 부근 해안의 해질녘 풍경
두무진 해안과 정반대편의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남포리 콩돌해변도 백령도가 아니면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길이 1km 가량의 해변 전체가 콩처럼 자잘한 돌로 가득하다. 돌의 크기와 모양이 진짜 콩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똑같다. 백령도에 흔하게 분포된 규암이 억겁의 세월동안 파도에 깎이고 씻겨서 콩돌로 다듬어졌다고 한다. 돌의 색깔도 흰색, 갈색, 회색, 적갈색, 청회색, 청록색 등으로 매우 다채롭다.
이 콩돌해변은 경사가 급하고 수심이 깊어서 해수욕장으로는 부적합하지만, 신발을 벗고 맨발로 산책하기에는 아주 그만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 밑에서 들려오는 ‘자그락 자그락’ 소리도 듣기 좋고, 파도에 쓸릴 때마다 콩돌이 쏟아내는 해조음도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어루만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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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 형형색색의 콩돌이 깔려 있는 콩돌해변 (우) 중화동 콩돌해변
백령도는 <심청전>의 무대로도 알려져 있다. 백령도 두무진과 북한 장산곶 사이에는 아버지인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판 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있다. 또한 백령도 남쪽의 앞 바다에는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 용궁 갔다가 타고 온 연꽃이 조류에 떠내려가다 걸렸다는 연봉바위가 있다.
현재 백령도 면소재지 근처의 산등성이에는 2층 누각인 심청각이 들어서 있다.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모두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심청각에서는 바다 건너의 북한 땅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시야 좋은 날의 아침이면 북한 땅의 아스라한 산줄기 위로 시뻘건 태양이 힘차게 솟아오르는 광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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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청각의 효녀심청상
<여행정보>
○ 문의전화
- 백령면사무소(032-836-1771)
- 심청각(032-899-3087)
○ 숙박정보
<진촌리>
- 문화모텔(032-836-7001)
- 아일랜드캐슬펜션(032-836-6700)
- 이화장모텔(032-836-5101)
- 월가황토모텔(032-836-8060)
- 서해모텔(032-836-1101)
- 옹진모텔(032-836-8001)
- 그린파크(032-836-5551)
<용기포 선착장 부근>
- 백령빌리지(032-836-0160)
- 백령도등대민박(032-836-0102)
<남포리>
- 우리민박(032-836-7771)
- 황토민박(032-836-1009)
- 해바라기민박(032-836-3838)
<그 외 지역>
- 두무진민박촌(032-836-7898)
- 사곶해수욕장의 추억만드는자리(032-836-5119)
- 사곶횟집민박(032-836-9977)
○ 식당정보
사곶해수욕장 부근에 위치한 사곶냉면집(032-836-0559)은 백령도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이다. 이 집에서는 백령도 특산물인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춘 메밀냉면과 칼국수, 그리고 백령도 향토음식인 짠지떡을 맛볼 수 있다. 찹쌀가루와 메밀가루를 섞어 만든 만두피에 다진 김치와 굴 홍합 등을 넣고 쪄낸 것이 짠지떡이다. 두무진포구에 위치한 해당화횟집(032-836-1448), 선대횟집(032-836-0755) 등은 자연산 활어회 전문점들이다.
○ 교통
- 인천↔백령도/ 인천 연안부두에서 청해진해운(032-889-7800, www.cmcline.co.kr)의 데모크라시5호, 우리고속훼리(032-887-2891, www.urief.co.kr)의 마린브릿지호와 프린세스호가 각각 1일 1회씩 총 3회 왕복운항한다. 인천에서는 08:00 08:50 13:00, 백령도에서는 08:00 13:00 13:50에 출항하며, 백령도까지는 4시간이 소요된다. 연안여객선 인터넷예매사이트(www.seomticket.co.kr)에서 선표 예매가 가능하다. ※여객선의 출항시간과 횟수는 날씨 비․성수기 계절 요일 등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므로 선사에 전화를 걸어 미리 확인,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섬 내 교통/ 농어촌공용버스(032-836-5735)와 개인택시(032-836-0065 032-836-0328)를 이용할 수 있다. 백령도렌트카(032-836-8182) 쵸이스렌트카(032-836-5580) 경인렌트카(032-836-5101) 등의 렌터카 업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