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호 8강]"기다릴 줄 아는 지도자"..'감독 이광종' 시대 왜?

스포츠서울 | 입력 2013.07.0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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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 줄 아는 지도자."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세계 8강에 오르면서 사령탑 이광종(49) 감독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9년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U-17 월드컵 8강으로 이끌었던 그는 2년 전 U-20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해 당시 U-20 월드컵 16강을 밟았다. 이번 터키 대회는 세 번째 도전이었는데 3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는 물론 8강 진출까지 일궈내며 '지도자 이광종' 진면목을 국내 축구계에 떨쳤다.





이광종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 (스포츠서울DB)

◇성실과 헌신

유공(현 제주·1988~1995년)과 수원(1996~1998년)에서 현역 생활을 할 때 그는 스타가 아니었다. 그러나 성실성과 리더십 등으로 지도자 자질을 일찌감치 갖췄다. 그와 유공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봉길 인천 감독은 "작은 체구였지만 누구보다 다부지게 뛰어다녀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1996년 수원이 K리그에 뛰어들 때 그를 창단 멤버로 데려왔던 김호 전 수원 감독은 "경험과 기술, 리더십을 두루 갖춰 20대 초반 선수들이 많았던 당시 수원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맏형 역할을 잘 해냈다"고 전했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했던 유소년 전임지도자 모집은 그의 운명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전임지도자 1기인 그는 이후 13년간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외길을 걸었다. 동기 5명 가운데 아직도 유소년 축구에 몸담고 있는 이는 그가 유일하다. 한국 축구가 남아공월드컵 16강, 런던올림픽 동메달, 20세와 17세 이하 대표팀의 연이은 세계무대 쾌거 등을 일궈낸 이면엔 이 감독의 헌신이 적지 않았다.

◇초조함을 기다림으로, 위기를 기회로

2000년 당시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 재직하며 이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그의 강점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끈기와 관대함이었다. "유소년 지도자는 관대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실수한다고 지도자가 바로 반응하면 그들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그는 "이 감독은 그런 면에서 관대함을 많이 갖고 있다. 또 서두르지 않고 끈기 있게 기다리는 성격이다. 그런 면모를 보며 좋은 지도자가 될 것으로 봤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지금 쓸만한 유소년 대부분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것은 위기 때 오히려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됐다. 2006년부터 코치 등으로 7년 가까이 이 감독과 호흡한 정정용 15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모르는 선수가 없다. 이 감독이 그 연령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훤히 파악하다보니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빠져도 바로 다른 선수들로 메워 전력의 균형을 유지한다. 문창진과 김승준, 류승우 등 공격 자원들이 줄줄이 빠진 이번 터키대회에서 오히려 8강 성적을 거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친형처럼, 아버지처럼

이 감독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엄하게 선수들을 대하면서도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노력했다. 15세 이하 대표팀부터 이 감독 밑에서 공격수로 뛰며 2009년 U-17 월드컵, 2년 전 U-20 월드컵에 모두 참가했던 이종호(전남)는 "비행기 안에서 휴대용 전자기기나 태블릿 PC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선수들과 같이 보고 대화하실 만큼 코드가 통한다. 감독님의 그런 모습에 놀란 선수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운동장에선 아주 프로페셔널한 분이다. 미팅을 하고 나면 감독님이 상대팀 분석을 얼마나 치밀하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겉으로 보기엔 이 감독님의 훈련 일정이나 강도가 세지 않은데 막상 연습 마치고 나면 몸이 힘들다는 걸 느낀다. 그 만큼 집중력 있고 확실하게 훈련을 지휘하시는데 그런 것들이 실전에서 결과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기성용, 최강희 감독에 돌직구 “해외파 건들지 말았어야”

[일간스포츠] 입력 2013.07.0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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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터 나가지 못해 정말 충격 먹고 실망했다. 이제 모든 사람이 느꼈을 것이다. 해외파의 필요성을. 우리를 건들지 말았어야 됐다. 다음부턴 그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

20대의 국가대표 선수가 50대의 국가대표 감독을 향해 남긴 말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다. 그래서 더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칼럼을 기고하는 김현회 축구기자는 4일 '기성용(24·스완지시티)의 숨겨둔 페이스북 계정'이라며 이글을 공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기성용이 평소 가까이 지내는 팬들과 소통하는 페이스북 계정이라고 알려졌다. 이 곳에 남긴 글은 그동안 공식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에서 남긴 글보다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이다.



지난해 2월 쿠웨이트와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을 앞두고는 최강희 감독의 인터뷰를 그대로 담았다. 최강희 감독은 "스코틀랜드는 셀틱을 빼면 내셔널리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성용은 "고맙다. 내셔널리그 같은 곳에서 뛰는데 대표팀으로 뽑아줘서"라고 대놓고 비아냥 거렸다. 또 쿠웨이트 전을 앞두고는 "쿠웨이트 전은 (박)주영이형과 나의 독박무대가 되겠군. 소집 전부터 (박주영이랑 나를) 갈구더니 이제는 못하기만을 바라겠네. 재밌겠네"라고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돌직구를 날렸다.

경기를 마치고는 "쿠웨이트 전을 무사히 마쳤다. 사실 이번 게임은 너무 실망스러웠다"며 "전반부터 나가지 못해 정말 충격 먹고 실망했다. 이제 모든 사람이 느꼈을 것이다. 해외파의 필요성을. 우리를 건들지 말았어야 됐다. 다음부턴 그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는 글을 남겼다. 이를 접한 팬들은 "이것이 사실이냐", "기성용이 선을 넘어섰다"며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J스포츠팀
사진=김현회 칼럼 캡처, 스완지시티 공식홈페이지 캡처

소리없이 강한’ 박인비·류현진 ‘긍정 멘털관리’

승리를 부르는… YES! 미투데이공감페이스북트위터구글
골프메이저대회와 야구의 메이저리그.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승부를 펼치는 이들 대회에서 기량의 차이는 사실 ‘백지장’이다. 여기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박인비(25·KB금융그룹·사진 왼쪽)와 류현진(26·LA다저스·오른쪽)은 분명 ‘멘털’에서 남다른 강점을 지녔다.

둘은 거의 표정 변화가 없어 때론 ‘오누이’ 같다고 느끼는 팬들이 많다. 멘털이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실수를 빨리 잊고, 자신을 믿으며, 경쟁에 쫓기기보다 ‘즐기는’ 스타일.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멘털의 위기’를 겪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인비…‘긍정의 힘’

이번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대회 3연승’에 대한 엄청난 부담을 느꼈을 박인비. 그는 1일(한국시간) 마지막 라운드 초반 6, 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이때 그는 실수를 자책하지 않았다. “아직 홀이 많이 남았다”며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꿨다. 결국 9,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만회했다. 3라운드까지 압도적인 선두를 달릴 때는 스스로 “인비, 참 잘한다”며 자신을 칭찬했다. 칭찬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경기 내내 지니게 만들었다.

세계여자골프의 새 역사를 쓴 박인비의 원동력은 ‘긍정의 힘’이다. 박인비는 “지난 3년 동안 나의 ‘백 스윙(테이크 어웨이)’을 한 번도 고민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에는 지금의 백 스윙 동작이 맞다고 확신하고, 다른 부분들을 보완해 성공확률 90%가 넘는 ‘컴퓨터 스윙’을 구사할 수 있었다. 자신을 믿은 것이다.

박인비의 멘털코치 조수경(43·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장) 박사는 “박인비는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한다. 원래 물리학 용어로, 전 홀에서의 실수를 잊고 다음 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로 빨리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선수가 직전의 실수를 잊기란 쉽지 않다. 박인비와 다른 선수의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조 박사는 “박인비는 상담 때 그날 라운드를 스스로 평가하고 잘된 것부터 얘기한다. 반성이 아닌 칭찬부터 한다. 이렇게 하면 잘되고 있다는 자기최면도 걸 수 있고, 자신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박인비는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마지막날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카트리오나 매튜(영국)에게 연장전을 허용했다. 다른 선수의 경우 연장에서 패할 확률이 높지만 박인비는 전 홀의 실수를 금세 잊고 다음 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우승했다.

◆류현진…“생각이 많으면 진다”

류현진은 “생각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게임이 안 풀린다”는 말을 제대로 실천하는 투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40·은퇴)가 완벽주의와 세심한 성격 때문에 때로 심리적 동요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류현진은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할 뿐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류현진은 경기 도중 수비 실책이 나와도 표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도 과거 SK 감독 시절 자기 팀 에이스인 김광현과 류현진을 비교하면서 “김광현은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데, 류현진은 포커 페이스”라고 칭찬한 바 있다. 잡념을 담아두지 않고 투구만 생각하기에 감정의 기복이 적다. 구원투수들이 승리를 날려도 “내 역할을 다하면 승리 기회는 언제든 찾아온다”고 ‘쿨’하게 대처한다. 자신을 믿는 ‘당당함’ 때문에 가능할 수 있다.

국내 팬들에게 ‘멘털 갑(甲)’으로 불리는 류현진은 “수비 실책이 아쉽지 않았냐”는 질문이 나오면 어김없이 “수비 도움을 받은 게 더 많다”거나 “내가 위기 상황을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고 답한다. 심판의 볼 판정이 애매해도 “투수가 심판 성향에 맞춰야 한다”고 넘긴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에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아쉬워하기보다는 선발투수로서 자기 역할을 해낸 것에 만족한다. 민훈기 XTM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류현진을 1∼2년간 지켜보고 작성했던 리포트에는 ‘마운드에서의 당당함과 경기 지배력이 대단히 좋다’는 평가가 빠지지 않았다”며 “류현진 본인도 힘든 것은 바로 잊어버리는 낙천적 성격이라고 말하는데, 이런 강한 정신력 덕분에 위기가 닥쳐도 오히려 집중력을 더 발휘한다”고 분석했다.

민 위원은 “다 잡은 승리가 날아가면 억울할 수도 있는데, 류현진은 ‘내가 못 던지고 타선 덕분에 승리하는 날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자세가 동료들에게도 좋게 받아들여져 미국 적응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명식·김성훈 기자 mschoi@munhwa.com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21/2013062190220.html?BRtvcs

http://www.tourdekorea.or.kr/tdk2013/promotion/contents/about/committee.asp

J리그 흔드는 또 한 명의 한국 감독

엑스포츠뉴스 | 입력 2013.04.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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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J리그의 외국인 감독은 2012년 현재 10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 핏줄의 감독이 2명이나 있다. 널리 알려진 윤정환 감독과 함께 아직은 크게 알려지지 않은 쇼난 벨마레의 조귀재 감독이 J리그서 지휘봉을 잡고 있다.

조귀재 감독은 1969년생으로 한국 국적의 동포 출신이다.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드, 가시와 레이솔, 빗셀 고베 등에서 뛰었지만 비교적 이른 나이인 27살에 은퇴했다. 이후 독일 유학과 연령대별 유소년 지도자를 거쳐 2005년부터 쇼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2009년 수석코치를 맡다 2012년부터 감독으로 승격했다. 조귀재 감독의 스타일은 많이 뛰는 축구다. 체력을 앞세워 강도 높은 압박으로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축구를 구현해 감독 취임 1년 만에 1부리그 승격의 꿈을 이뤘다.

쇼난 출신 최고의 스타인 나카타 히데토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창단 기념 경기에서 "감독과 선수들 모두 똘똘 뭉쳐 있어 기쁘다"라며 조귀재 감독의 응집력을 칭찬했다.

조귀재 감독의 1부리그 승격은 애초 가능성이 높은 일이었다. 오랜시간 유소년 코치 시절부터 차근차근 키워온 선수들이 감독이 됐을 땐 주축 선수로 성장해 승격의 원동력이 됐다. 조귀재 감독은 지난 해 선수단 평균 연령을 23살로 낮춰 강도높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조귀재 감독의 성공에는 그의 축구 철학이 녹아 있다. 그는 평소 "선수와 감독은 눈 높이를 맞춰야 한다"며 적극적인 선수 스킨십에 나섰다. 그는 또한 "선수가 감독을 무서워하는 순간 축구는 경직된다"며 코치-선수단간 융화를 강조했다.

기대감과 함께 1부 리그 개막을 맞이했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좋지 못하다. 2무 2패로 리그 첫 승이 없다. 쇼난은 지난 시즌과 견줘 큰 전력 보강 없이 승격의 역군들로만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주변의 우려가 만만치 않지만 조귀재 감독은 '모두가 함께 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쇼난을 이끌고 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사간도스의 윤정환 감독과 대결을 기대하며 일본 속의 한국을 보고 싶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쇼난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조귀재 감독이 초반 어려움을 극복하고 1부리그서도 성공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영원 기자sports@xportsnews.com

[사진=조귀재 감독과 쇼난 벨마레 ⓒ 쇼난 벨마레]

전남, 4G 연속 무패비결은? 사제지간의 정

[OSEN=광양, 서정환 기자] 맹장 밑에 약졸 없다! 하석주(45) 감독이 지휘하는 전남 드래곤즈가 4경기 연속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남은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2-2로 비겼다. 경기종료 1분전까지 2-1로 앞섰던 전남은 추가시간 임상협(25, 부산)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래도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은 계속됐다.

하석주 감독은 지난 7일 강원전서 심판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그는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제재금 500만 원 징계도 뒤따랐다. 퇴장벌과금 120만 원까지 총 620만원의 벌금이었다.


하 감독이 빠진 전남은 13일 대전을 3-1로 완파했다. 또 16일 막강화력의 인천을 0-0으로 틀어막았다. 선수들은 21일 복귀전을 맞은 감독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후 하석주 감독은 “마지막 1분을 지키지 못했다. 비겼지만 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선수들은 잘했다”면서 “선수들이 너무 낙담해서 화가 났지만 내색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유가 있다. 전남은 13일 대전을 3-1로 물리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주축선수들은 개인당 100만 원씩의 승리수당을 받았다. 그런데 선수들은 자체적으로 주전과 후보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수당을 나눠가졌다. 남은 돈은 ‘회식에 보태라’며 구단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결국 남은 돈은 불우이웃을 돕는 기부금으로 쓰였다.

하석주 감독과 선수들의 정은 지난 시즌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8월 전남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강등위기에 빠졌던 팀을 구해냈다. 하 감독은 그 때 선수들에게 받은 문자를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이제 선수들에게 하 감독은 전남 그 자체다.

하 감독은 “선수들이 마치 대학생 같다. 시키는 것을 운동장에서 100% 수행해낸다. 괜히 지적했다가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참 예뻐 보인다”고 밝혔다. 감독과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된 전남의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남의 선수들은 하석주 감독과 면담을 갖고 솔직하게 고충을 털어놓는다. 이에 하 감독은 선수들에게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호주대표팀의 수비수 코니가 자신감을 잃자 그를 선발로 내세우는 식이다. 수비수 코니는 하석주 감독의 주문에 의해 공격수로 변신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21일 웨슬리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페널티킥을 유도하기도 했다.

하석주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스타선수출신으로 선수들의 의중을 꿰뚫는 능력이 좋은 것. 다만 어린선수들의 부족한 경험은 감독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 감독은 “마지막 1분을 지키지 못했다. 경험부족이다. 마지막까지 버텨서 승리를 지키는 요령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이 멤버로 2-3년 정도 계속 성장한다면 좋은 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과연 전남선수들은 하석주 감독의 기대에 계속 부응할 수 있을까. 전남은 오는 27일 성남을 상대로 5경기 연속 무패기록에 도전한다.

jasonseo34@osen.co.kr

[@뉴스룸/이승건]누구를 위한 멘토인가

기사입력 2013-04-15 03:00:00 기사수정 201

이승건 스포츠부 차장
멘토를 갈구하는 시대다. 책과 강연 등으로 이름이 알려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을 사고 강연을 들으며 멘티를 자처한다. 언론의 호들갑스러운 ‘중계’까지 곁들어지면 어느새 그의 이름 앞에는 ‘○○ 멘토’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대중이 만들어 낸 멘토이다 보니 한순간에 추락하기도 한다. 논문을 표절했다고, 사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외면당한다.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멘토-멘티가 아니라 사실상 스타-팬의 관계였으니 애초부터 그럴 개연성이 컸다. 그렇다고 멘티의 변심을 원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스스로를 위해 거액의 인세와 강연료를 챙긴 건 멘티들의 덕분이었으니까.

8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는 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단과 이 팀 연고지인 대전의 유성초교 석교초교 배구부원들이 만났다. 삼성스포츠단이 올해부터 시작한 ‘드림캠프’의 하나였다. 어린 선수들은 TV나 관중석에서 보던 스타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같은 포지션의 멘토에게 배구를 배웠고, 팀을 짜 경기를 했다.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도 받았다. 우상을 만났으니 얼마나 묻고 싶은 것도 많았을까. 멘토와 멘티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저자-독자, 연사-청중의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선생님과 제자, 삼촌과 조카 사이 같은 모습이었다.

멘티는 말할 것도 없고 멘토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 듯했다. 이 팀 주장 고희진은 “어릴 때 친구들과 TV로 경기를 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화면 속 스타들을 보며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나중에 그 스타들이 말을 건넸을 때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드림캠프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누군가 나를 통해 꿈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이런 종류의 이벤트는 있었다. 특히 프로 종목 구단들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여러 행사를 마련해 왔다. 대부분 단발성이었다는 게 아쉬웠다. 드림캠프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정착을 지향하겠다고 했다. 삼성스포츠단 산하 12개 팀이 돌아가며 매달 유소년 선수들을 만나 꿈을 선물할 계획이다. 각 종목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멘토로 나선다. 12개 팀에는 레슬링과 럭비 등 비인기 종목도 포함돼 있다. 선수층이 얇은 종목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 등을 멘티로 삼아 멘토를 연결해 줄 예정이다.

수십만, 수백만 추종자를 거느린 멘토와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멘토의 기준이 어디 멘티의 수로 정해질 수 있는 것이랴. 어린 선수들을 위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그건 스포츠 스타의 의무이기도 하다.

이승건 스포츠부 차장 why@donga.com

[Close Up]창단 2년만에 우승… IBK기업은행 여자배구단에서 배우는 성공비결

기사입력 2013-04-15 03:00:00 기사수정 2013-04-15 03:00:00

알랑가몰라 ‘배구공 경영’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정철 감독, 이효희 주장, 정환수 단장, 남지연 선수(왼쪽부터)로부터 알토스의 성공 노하우를 들어봤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정상의 자리에 있어도 위기는 반드시 온다. 승부의 세계에서 당연히 질 수도 있다. 단 연패는 절대 안 된다.”

올해 IBK기업은행 여자프로배구단 ‘알토스’ 선수들이 이정철 감독(53)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알토스는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창단 2년 만에 통합우승을 한 팀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를 통틀어 기업은행 알토스가 처음이다.

알토스의 성공이 경영에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 감독, 이효희 남지연 선수, 배구단 단장인 정환수 부행장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나쁜 공기는 금방 전염된다”


성공한 모든 기업에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최고경영자(CEO)가 있듯이 기업은행 여자배구단에도 이 감독이 있다. 그의 별명은 ‘독사’다. 선수들을 혼낼 때는 누구보다 매섭게 질책한다. 특히 사소한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나태한 정신력을 가장 싫어한다.

그가 신생팀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은 ‘연거푸 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경기를 하다 보면 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패배 이후의 자세다. 한 번 질 수는 있지만 그 다음에는 무조건 이기려는 승부욕이 있어야 한다. 나쁜 공기는 금방 전염된다. 자꾸 지다 보면 패배 분위기가 팀에 젖어든다. 그런 팀은 절대 1등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창단 후 첫 시즌 막바지에는 4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감독의 끊임없는 압박과 선수들의 정신력으로 이번 시즌에서는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 “스타 선수 없어도 된다”

기업은행 배구단을 일부에서는 ‘외인구단’이라고 부른다. 국가대표로 뛰는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구단과 대비해 선수 층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개개인이 아니라 팀워크”라고 말한다.

이 감독은 배구단을 맡자마자 2010년 은퇴한 이 선수를 주장으로 불러들였다. 이 선수 외에도 남 선수, 윤혜숙 선수 등 노장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보다 득점력은 떨어지지만 이들의 노련함과 경험이 팀에 잘 녹아들면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했다.

신구(新舊)의 조화를 노린 이 감독의 용병술은 빛을 발했다. 베테랑 3총사의 감초 같은 공격과 탄탄한 수비가 젊은 후배들의 화려한 공격과 어우러진 것이다.

○ “권한은 과감, 간섭은 제로”

정 부행장은 모든 일정을 짤 때 1순위를 배구 경기에 뒀다. 그는 이번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직접 경기장에서 관람했다. 배구단을 향한 애정과 관심은 구단주인 조준희 기업은행장도 마찬가지였다. 조 행장은 월요일 임원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주말 배구단의 성적 이야기로 회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관심과 애정이 간섭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배구단 운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이 감독을 믿고 그에게 전권을 줬다.

정 부행장은 “배구단 운영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마추어’, 감독이 ‘프로’이기에 감독에게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만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주 중요한 경기에 조 행장은 직접 경기장에 안 오고 TV로 봤는데 이는 나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 차원에서 일부러 그런 것”이라며 “선수들이 그 마음을 알기에 더욱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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