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호 8강]"기다릴 줄 아는 지도자"..'감독 이광종' 시대 왜?
스포츠서울 | 입력 2013.07.04 19:57
"기다릴 줄 아는 지도자."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세계 8강에 오르면서 사령탑 이광종(49) 감독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9년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U-17 월드컵 8강으로 이끌었던 그는 2년 전 U-20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해 당시 U-20 월드컵 16강을 밟았다. 이번 터키 대회는 세 번째 도전이었는데 3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는 물론 8강 진출까지 일궈내며 '지도자 이광종' 진면목을 국내 축구계에 떨쳤다.
◇성실과 헌신
유공(현 제주·1988~1995년)과 수원(1996~1998년)에서 현역 생활을 할 때 그는 스타가 아니었다. 그러나 성실성과 리더십 등으로 지도자 자질을 일찌감치 갖췄다. 그와 유공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봉길 인천 감독은 "작은 체구였지만 누구보다 다부지게 뛰어다녀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1996년 수원이 K리그에 뛰어들 때 그를 창단 멤버로 데려왔던 김호 전 수원 감독은 "경험과 기술, 리더십을 두루 갖춰 20대 초반 선수들이 많았던 당시 수원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맏형 역할을 잘 해냈다"고 전했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했던 유소년 전임지도자 모집은 그의 운명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전임지도자 1기인 그는 이후 13년간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외길을 걸었다. 동기 5명 가운데 아직도 유소년 축구에 몸담고 있는 이는 그가 유일하다. 한국 축구가 남아공월드컵 16강, 런던올림픽 동메달, 20세와 17세 이하 대표팀의 연이은 세계무대 쾌거 등을 일궈낸 이면엔 이 감독의 헌신이 적지 않았다.
◇초조함을 기다림으로, 위기를 기회로
2000년 당시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 재직하며 이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그의 강점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끈기와 관대함이었다. "유소년 지도자는 관대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실수한다고 지도자가 바로 반응하면 그들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그는 "이 감독은 그런 면에서 관대함을 많이 갖고 있다. 또 서두르지 않고 끈기 있게 기다리는 성격이다. 그런 면모를 보며 좋은 지도자가 될 것으로 봤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지금 쓸만한 유소년 대부분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것은 위기 때 오히려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됐다. 2006년부터 코치 등으로 7년 가까이 이 감독과 호흡한 정정용 15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모르는 선수가 없다. 이 감독이 그 연령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훤히 파악하다보니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빠져도 바로 다른 선수들로 메워 전력의 균형을 유지한다. 문창진과 김승준, 류승우 등 공격 자원들이 줄줄이 빠진 이번 터키대회에서 오히려 8강 성적을 거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친형처럼, 아버지처럼
이 감독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엄하게 선수들을 대하면서도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노력했다. 15세 이하 대표팀부터 이 감독 밑에서 공격수로 뛰며 2009년 U-17 월드컵, 2년 전 U-20 월드컵에 모두 참가했던 이종호(전남)는 "비행기 안에서 휴대용 전자기기나 태블릿 PC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선수들과 같이 보고 대화하실 만큼 코드가 통한다. 감독님의 그런 모습에 놀란 선수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운동장에선 아주 프로페셔널한 분이다. 미팅을 하고 나면 감독님이 상대팀 분석을 얼마나 치밀하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겉으로 보기엔 이 감독님의 훈련 일정이나 강도가 세지 않은데 막상 연습 마치고 나면 몸이 힘들다는 걸 느낀다. 그 만큼 집중력 있고 확실하게 훈련을 지휘하시는데 그런 것들이 실전에서 결과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세계 8강에 오르면서 사령탑 이광종(49) 감독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9년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U-17 월드컵 8강으로 이끌었던 그는 2년 전 U-20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해 당시 U-20 월드컵 16강을 밟았다. 이번 터키 대회는 세 번째 도전이었는데 3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는 물론 8강 진출까지 일궈내며 '지도자 이광종' 진면목을 국내 축구계에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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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공(현 제주·1988~1995년)과 수원(1996~1998년)에서 현역 생활을 할 때 그는 스타가 아니었다. 그러나 성실성과 리더십 등으로 지도자 자질을 일찌감치 갖췄다. 그와 유공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봉길 인천 감독은 "작은 체구였지만 누구보다 다부지게 뛰어다녀 다른 선수들의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1996년 수원이 K리그에 뛰어들 때 그를 창단 멤버로 데려왔던 김호 전 수원 감독은 "경험과 기술, 리더십을 두루 갖춰 20대 초반 선수들이 많았던 당시 수원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맏형 역할을 잘 해냈다"고 전했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했던 유소년 전임지도자 모집은 그의 운명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전임지도자 1기인 그는 이후 13년간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외길을 걸었다. 동기 5명 가운데 아직도 유소년 축구에 몸담고 있는 이는 그가 유일하다. 한국 축구가 남아공월드컵 16강, 런던올림픽 동메달, 20세와 17세 이하 대표팀의 연이은 세계무대 쾌거 등을 일궈낸 이면엔 이 감독의 헌신이 적지 않았다.
◇초조함을 기다림으로, 위기를 기회로
2000년 당시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 재직하며 이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그의 강점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끈기와 관대함이었다. "유소년 지도자는 관대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실수한다고 지도자가 바로 반응하면 그들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그는 "이 감독은 그런 면에서 관대함을 많이 갖고 있다. 또 서두르지 않고 끈기 있게 기다리는 성격이다. 그런 면모를 보며 좋은 지도자가 될 것으로 봤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지금 쓸만한 유소년 대부분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것은 위기 때 오히려 힘을 발휘하는 원동력이 됐다. 2006년부터 코치 등으로 7년 가까이 이 감독과 호흡한 정정용 15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모르는 선수가 없다. 이 감독이 그 연령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훤히 파악하다보니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빠져도 바로 다른 선수들로 메워 전력의 균형을 유지한다. 문창진과 김승준, 류승우 등 공격 자원들이 줄줄이 빠진 이번 터키대회에서 오히려 8강 성적을 거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친형처럼, 아버지처럼
이 감독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엄하게 선수들을 대하면서도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노력했다. 15세 이하 대표팀부터 이 감독 밑에서 공격수로 뛰며 2009년 U-17 월드컵, 2년 전 U-20 월드컵에 모두 참가했던 이종호(전남)는 "비행기 안에서 휴대용 전자기기나 태블릿 PC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선수들과 같이 보고 대화하실 만큼 코드가 통한다. 감독님의 그런 모습에 놀란 선수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운동장에선 아주 프로페셔널한 분이다. 미팅을 하고 나면 감독님이 상대팀 분석을 얼마나 치밀하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겉으로 보기엔 이 감독님의 훈련 일정이나 강도가 세지 않은데 막상 연습 마치고 나면 몸이 힘들다는 걸 느낀다. 그 만큼 집중력 있고 확실하게 훈련을 지휘하시는데 그런 것들이 실전에서 결과로 연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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