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전성시대]③ 국산 소형 SUV 평가에서 투싼 제치고 1위 오른 차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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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17 15:44
“스포티지R, 투싼과 여러 면에서 닮았지만 스타일은 더 돋보여.”
“QM3, 높은 연비에 세련된 디자인, 디테일한 기능까지 갖춘 소형SUV의 정석.”
“트랙스, 안정적인 주행성능에 가솔린 특유의 정숙성 갖췄지만 디젤 엔진 없는게 흠.”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팔고 있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4종에 대해 전문가들이 평가한 내용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의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몸집을 낮춘 대신 실속을 갖춘 소형 SU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조선비즈는 17일 국내 대학 자동차 관련 전공 교수, 자동차 정비 전문가, 카레이서, 자동차 전문지 편집장 등 업계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소형 SUV 모델 4종에 대한 비교평가를 의뢰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의 의견은 익명 처리를 했다.
대상은 현대자동차의 투싼ix와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R, 르노삼성자동차의 QM3, 한국GM의 트랙스 등 4개 모델이다. 이들은 배기량 2000cc 미만, 기본 모델 가격 2500만원 이하로 업계에서 소형 또는 준중형 SUV로 분류하고 있다. 주행성능과 디자인, 정숙성, 적재공간, 정비 등 항목별로 최저 1점부터 최고 5점까지 점수를 매겨 평균을 냈고, 각 항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모았다.
- ▲ 국내 완성차 준중형·소형 SUV 4종 전문가 평가 결과/ 자료: 각 사 제공, 그래픽=박종규(hosae1219@gmail.com)
◆ 투싼ix, 기본기 좋지만 디자인은 아쉬워
현대차의 준중형 SUV 투싼ix는 전체적으로 주행성능과 정숙성, 넓은 적재공간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평균 이상의 기능을 갖춘 잘 만들어진 차라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우선 신형 e-VGT R2.0 디젤엔진을 탑재한 투싼ix의 주행성능에 대체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제원상 최대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1㎏·m을 각각 기록하는 투싼ix는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에서 평균 3.9점을 받아 동일한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스포티지R(3.8)과 QM3(3.7), 가솔린 모델인 트랙스3.4)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동차전문지 모터리언의 박기돈 편집장은 “2014년형 투싼ix는 고속에서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고 스티어링 감각과 가속성능도 탁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고차업체 SK엔카의 최성우 팀장도 “가변식 터보차저가 장착된 신형 VGT의 성능과 연비가 동급 모델에 비해 우수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투싼ix는 적재공간과 정비 면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자동차전문지 탑기어의 김우성 편집주간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SUV에 비해 차체대비 적재공간이 넓어 편하다”고 말했다. 최성우 팀장은 “타이밍체인 방식으로 제작된 투싼ix는 소음이 다른 디젤모델 SUV보다 적고 정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 ▲ 현대차 '투싼ix'는 디자인이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 현대자동차 제공
익명으로 참여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마치 ‘우리도 디자인으로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다’고 자신하듯 차체의 조형이 너무 화려하게 설계돼 안 좋은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며 “차의 전반적인 성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겉으로 풍기는 이미지에 지나치게 치중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 스포티지R, 투싼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디자인은 ‘한 수 위’
모든 항목에서 고른 호평을 받아 준중형·소형 SUV 가운데 전체 평점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차는 기아차의 스포티지R이었다. 스포티지R은 주행성능과 적재공간, 정비 등의 항목에서 동일 플랫폼의 투싼ix와 거의 차이가 없었고 디자인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합계 평균은 3.8점을 받아 4종의 모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평가항목들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것은 디자인이었다. 스포티지R의 디자인 항목 점수는 4.3점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QM3(4.1)를 앞섰다. 트랙스(2.7)나 투싼ix(3.1)에 비해서는 점수가 훨씬 높았다.
- ▲ 기아차 '스포티지R'은 디자인 부문에서 경쟁 차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 기아자동차 제공
반면 실용성을 중시하는 실내 디자인 측면에서는 좋지 못한 평가도 있었다. 자동차전문지 카미디어의 장진택 대표는 “디자인 자체만으로는 세계에서도 손꼽힐만한 훌륭한 차지만, 내부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지 않아 주차나 주행시 버튼 조작이 다소 불편하다”며 “화려하지만 실용성에서는 약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스포티지R은 투싼ix와 마찬가지로 주행성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기돈 모터리언 편집장은 “주행성능은 기본적으로 같지만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스포티지R이 투싼ix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성우 SK엔카 팀장은 “일반적으로 시중에선 기아차의 방음 처리 능력이 현대차를 따라가지 못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스포티지도 투싼보다 다소 소음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 밖에 장진택 카미디어 대표는 “적재공간이 다소 좁게 느껴질 수도 있으며 턱 높이가 높게 설계돼 물건을 싣거나 내릴 때 불편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 ▲ 국내 완성차 준중형·소형 SUV 제원 비교. / 자료: 각 사 취합, 그래픽=박종규
◆ QM3, 연비·디자인·주행성능 3박자 갖춰…소음·진동 많다는 지적도
르노삼성의 QM3는 차체의 크기가 투싼ix나 스포티지R 등에 비해 작지만 주행성능과 디자인 등 대부분 항목에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행성능에 대해서는 제원에 비해 기대 이상이라는 의견들이 있었고, 평가대상 4개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연비(리터당 18.5㎞)에 대한 칭찬도 많았다. 디자인도 유럽의 감각을 잘 살려 많이 튀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QM3는 디자인에서 4.1점을 받아 스포티지R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주행성능도 3.7점으로 투싼ix(3.9), 스포티지R(3.8)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작은 차체의 한계를 드러내듯 적재공간 측면에서는 3.2점을 받는데 그쳐 각각 3.7점과 3.6점을 받은 투싼ix와 스포티지R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 ▲ 르노삼성 'QM3'는 유럽 감각을 살린 디자인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조선일보DB
그러나 소음과 진동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우성 편집주간은 “도심에서 주행하기는 좋지만 고속에서 달릴 때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장진택 대표도 “보통 주행시에는 경쟁차종보다 조용하지만 RPM(분당 엔진 회전수)이 3000을 넘어서면 벽을 긁는듯한 엔진 소음이 들린다”고 말했다.
오일기 카레이서는 “실제로 주행해보니 정숙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엔진도 가속을 할때 다소 굼뜨게 반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소형 SUV인 만큼 실용성에서는 앞서지만, 작은 차의 한계는 분명히 알고 구매해야 한다는 의미다.
◆ 트랙스, 가솔린 모델 특유의 ‘조용함’이 강점…디자인 등에서 아쉽다는 평가 많아
4개 차종 가운데 유일하게 가솔린 모델로만 출시되는 트랙스에 대해서는 소음과 진동이 적어 정숙성이 단연 돋보인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트랙스의 정숙성 항목 평가점수 평균은 3.7점으로 4개 모델 가운데 가장 높았다. 주행성능 항목의 경우 평가점수 평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주행시 느낌이 안정적이라는 칭찬은 여럿 나왔다.
장진택 대표는 “특유의 강한 골격과 차체가 바닥에 붙어서 달리는 느낌을 줘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뽐낸다”고 평가했다. 김우성 탑기어 주간은 “가솔린 엔진만 있어 경제성이 다소 취약하지만 엔진 단일 성능만 놓고 보면 4종의 모델 가운데 가장 훌륭하다”고 말했고, 오일기 카레이서도 “동급 차량 중 정숙성이 가장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최성우 SK엔카 팀장은 “1.4 에코텍엔진으로 크게 잔고장이 없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 ▲ 한국GM '트랙스' 디자인은 소형 SUV의 경쾌한 느낌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한국 GM 제공
반면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평가들이 있었다. 박기돈 편집장은 “차체의 지나치게 큰 키가 밸런스에 맞지 않고 전체적인 디자인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김우성 주간도 “다른 경쟁차종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평범한 디자인”이라는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장진택 대표는 “1.4리터 엔진이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좀 더 경쾌한 느낌으로 디자인됐어야 한다”며 “지나치게 무게감이 느껴져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2톤 트럭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병휘 카레이서는 “소형 SUV 세그먼트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 모델이었지만, 선발주자로써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다”며 “국내에서 디젤차에 대한 선호가 높은데 가솔린 모델로만 출시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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