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마인드가 게임 규칙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해 최고수 경지에 오르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딥마인드 제공
스스로 학습해 규칙 터득하는 `뮤제로'
딥마인드, 새로운 게임 인공지능 발표
구글의 인공지능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해 원리를 터득하는 기계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갔다.
딥마인드는 게임 규칙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스스로 학습하며 바둑과 체스, 장기, 아타리 등의 게임 규칙을 터득해 최고의 실력을 쌓는 인공지능 뮤제로( MuZero)를 개발해 2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인공지능 알파고를 선보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딥마인드는 이후 기보 학습 없이도 최고수 실력을 쌓은 알파고제로, 같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장기와 체스까지 석권한 알파제로를 잇따라 개발하며 일약 인공지능계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금까지 딥마인드가 내놓은 인공지능은 모두 게임 규칙을 사전에 입력해줘야 했다.
» 2016년 3월 알파고와 대국하는 이세돌 9단. 한국기원 제공
체스, 바둑, 장기 실력은 알파제로 비슷
아타리 비디오게임 실력은 가장 앞서
반면 이번에 발표한 뮤제로는 게임에 관한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백지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가면서 스스로 게임의 규칙과 보상을 터득해 간다. 이어 보상을 알고난 뒤에는 보다 쉽게 보상을 획득하는 방법을 찾아낼 때까지 계속해서 경기 방법을 바꿔나간다. 이를 관찰학습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생소한 문제에 직면한 인공지능에겐 이상적인 학습법이라고 전기전자학회가 발행하는 `아이트리플이 스펙트럼'(IEEE SPECTRUM)은 보도했다. 이런 점에서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은 뮤제로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딥마인드는 테스트 결과 뮤제로는 체스, 바둑, 장기에서는 알파제로와 비슷한 경기력을 보였으며 아타리 게임에서는 이전의 모든 알고리즘보다 우수한 실력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딥마인드의 설명 자료에 따르면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전략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게임 규칙이나 지식에 기반한 의사결정 트리 검색, 즉 미리보기 검색이다. 다른 하나는 모델 기반 학습이다. 게임 환경을 정확하게 모델링한 뒤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짜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가능한 모든 측면을 모델에 넣으려면 매우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특히 시각적 요소가 많은 비디오 게임에서는 이런 방식은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뮤제로는 게임의 전체 환경을 모델링하는 대신, 각 의사결정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딥마인드는 이를 알파제로의 미리보기 검색 능력과 결합시켜 새로운 인공지능 `뮤제로'를 탄생시켰다.
» 아타리의 아케이드 비디오 게임 화면.
중요한 것만 골라 학습한 게 비결...데이터 효율 극대화
뮤제로 학습법의 장점은 딥마인드의 이전 인공지능에 비해 데이터를 매우 경제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미즈 팩맨(Ms. Pac-Man) 같은 아타리의 비디오 게임에서 뮤제로는 하나의 무브당 6~7가지 경우의 수밖에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게임을 훌륭히 치러냈다. 이 시스템은 일단 훈련을 마친 뒤에는 스마트폰에서도 온전히 작동할 만큼 처리 과정이 간단해진다. 훈련량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논문 공동저자인 줄리안 슈릿위저는 "아타리 게임을 훈련하는 데는 단일 GPU로 2~3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날렵한 작동이 가능한 것은 각 의사결정 단계에서 중요한 측면만을 고려한 덕분이다. 딥마인드는 보도자료에서 "우산이 당신을 젖지 않게 해줄 거라는 걸 아는 것이 비가 내리는 패턴을 파악하는 것보다 더 유용하다"는 말로 뮤제로 학습 방식의 효용성을 빗대 표현했다. 중요한 게 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범용 알고리즘에 큰 진전...자율주행, 단백질 설계에 이용 검토
뮤제로의 등장은 범용 알고리즘으로 가는 길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음을 뜻한다. 딥마인드의 수석과학자 데이비드 실버(David Silver)는 "우리는 처음으로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스스로 터득해서, 체스 같은 게임을 푸는 데 이용할 줄 아는 시스템을 갖게 됐다"며 "뮤제로는 백지에서 출발해 시행착오를 거쳐 세상의 규칙을 찾아내고 그 규칙을 이용해 일종의 초인적 성능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뮤제로가 외부에 처음 공개된 건 지난해 11월 온라인 사전출판논문집 `아카이브'이었다. 이후 지난 사이에 미국 공군은 뮤제로의 공개 버전을 응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알투뮤'(ARTUμ)를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은 최근 미 공군 정찰기 `유투 드래건 레이디' 비행에서 인간을 대신한 부조종사로 정식 데뷔했다.알투뮤의 주요 임무는 적군의 미사일 발사체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뮤제로처럼 확장 가능성이 높은 알고리즘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실버 박사는 뮤제로 같은 인공지능을 군사부문에 쓰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와이어드'의 질문에 "인공지능을 치명적 무기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치명적 자동무기에 대한 금지가 더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딥마인드는 현재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의 동영상 압축에 뮤제로를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동영상의 압축 효율을 높이면 유튜브 운영에 들어가는 구글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비디오 압축률이 5% 향상됐다.
딥마인드는 "이미 알파제로가 화학, 양자물리학 분야의 복잡한 문제 해결에 쓰이고 있다"며 " 뮤제로의 강력한 알고리즘은 로봇공학, 산업 시스템 등 `게임의 규칙'을 알 수 없는 복잡한 실제 환경에서 맞닥뜨리는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길을 닦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자율주행차와 단백질 설계에도 뮤제로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그는 긴장한 듯, 잠시 말을 끊고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곤 돌아서서 객석의 청중들을 향해 말을 이어갔다. “오늘은 내가 2년반 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날입니다. 살다 보면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 놓습니다. 누구든 이런 혁신적인 제품을 하나라도 만들어낸다면 정말 운이 좋은 거지요. 오늘 나는 이런 제품을 무려 3개나 선보이려 합니다. 그 첫번째는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와이드스크린 아이팟입니다. 두번째는 혁신적인 휴대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획기적인 인터넷 통신기기입니다. 뭔지 감이 오세요? 이것은 각각 3개의 제품이 아닙니다. 단 하나의 제품입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제품을 아이폰(iPhone)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애플이 휴대폰을 재발명합니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7년 1월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2007에서 아이폰을 공개하던 순간의 모습이다. 6개월 후인 6월29일 아이폰은 마침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꼭 10년이 지났다.
» 이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갔다. 토머스 프레이 블로그(futuristspeaker.com)에서 재인용.
아이폰 저편에서 역사속으로 퇴장하는 것들
10년이 지난 오늘 스마트폰은 인류의 생활 플랫폼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우리는 이제 손안의 기기로 남들과 대화하고 사진 찍고 이를 저장하는 것은 물론, 음악·영상을 감상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쇼핑·결제를 하고, 여행 경로를 묻고, 음식점 추천을 받고, 공부도 한다. 그때 아이폰이 오늘날처럼 생활을 뒤바꿔 놓을 줄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전세계 수백만개의 모바일 앱은 10년 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다.
크라우드펀딩, 공유경제, 소셜미디어 마케팅, 앱 개발자, 데이터 채굴, 동작 제어, 챗봇, 가상현실, 3D 프린터, 드론 등도 지금은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익숙하지만 당시엔 아주 변방에 자리잡고 있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스마트폰이 뜨는 사이 이후 카메라, 유선 전화기, 녹음기, 시디, 데스크톱 컴퓨터, 신문, 비디오 카메라, 지도책 등은 무대 뒤로 사라져갔다.
» 3D 프린팅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사무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 두바이의 두바이미래재단에 설치됐다. 아랍에미리트 혁신위( UAE Innovation Committee)
한 미래학자가 그려본 '10년 후 기술'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요즘의 신기술 가운데 아이폰처럼 10년후 세상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들이 있을까? 아마도 미래학자들이 단골로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들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미래 전령사를 자처하는 미국의 퓨처리스트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를 통해 그들의 상상력의 한 자락을 들춰보자. 그는 10년후 생활의 중심이 될 기술로 3D 프린팅, 가상현실, 드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주목한다. 우선 3D 프린팅을 보자. ‘적층가공제조’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이미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속도다. 그는 “10년 후엔 3D 프린터가 오늘날의 종이 프린터보다 훨씬 일반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가 상상하는 10년후 3D 프린팅 세상의 일단은 이렇다. “3D 프린터에 얼굴을 갖다 대면 소비자가 선택한 화장 패턴에 따라 정밀하게 화장을 해준다. 아주 작은 로봇들의 군집체인 ‘스웜봇’이 3D 프린팅으로건물이나 각종 구조물을 만든다. 옷이나 신발 가게에선 3D 프린팅이 고객의 몸과 취향에 맞는 의류와 신발을 즉석에서 제작해준다. 예비 엄마들에게 태아의 3D 프린팅 모델을 제작해주는 사업이 번창한다. 경찰은 용의자의 DNA로 그의 상반신이나 전신 모습을 3D 프린팅으로 재현해 현상수배령을 내린다.” 가상·증강현실도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다. “무엇보다 테마파크 놀이기구들이 가상현실과 일체화한다. 주요 스포츠 경기들은 스타디움에 가지 않고도 가상현실 방송을 통해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관람할 수 있다. 여행과 데이트도 가상현실 속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수백여개의 드론이 펼치는 불꽃 놀이. 디즈니월드 제공
드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의 화려한 약진
드론이 가져올 변화도 현란하다. “드론 불꽃놀이가 대중화한다. 불꽃놀이의 방식과 예술성이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수확철 들판의 새들을 내쫓고 목장의 가축을 관리감시하는 것도 드론의 몫이다. 콘서트장에선 1000개가 넘는 스피커 드론이 홀 사방에서 360도 입체화음을 낸다. 불특정 사람들에게 불특정 물건을 갖고 날아가 그들의 반응을 찍어 보내는 장난꾸러기 드론이 오락용으로 등장한다.”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변화는 자동차 발명보다 클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지금의 주차장 대신 자율주행차 대기소가 생겨난다. 사람들은 이제 차를 소유하지 않고 택시를 부르듯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부른다. 자율주행차 안의 디스플레이는 각종 광고판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차 운영비를 상쇄하면서도 승객을 성가시게 하지 않는 선에서 균형이 맞춰진다.” 모든 물품은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스마트 의자, 침대, 베개가 몸의 압력을 받는 지점을 제 스스로 조절해 최적의 휴식과 수면을 유도한다. 옷에 내장된 센서는 몸 상태를 수시로 체크해 기록해 놓는다. 스마트 접시와 그릇, 컵은 나의 식습관을 기록해 적절한 코치를 해준다. 휴지통이 꽉 차면 스스로 쓰레기 수거차량을 부른다. 우리가 소유하는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물건들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 인공지능이 대본을 쓴 단편영화 <선스프링>의 한 장면.
다양한 신기술이 융합할 보건의료 부문
모든 디지털 시스템에는 인공지능이 장착된다.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나 전기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법률문서 작성은 인공지능이 맡는다. 인공지능이 골라준 메뉴를 집에서나 음식점에서 즐긴다. 인공지능이 기분과 취향, 그리고 등급에 따라 각자에 맞는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을 선택해 보여준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집안 온도와 조명, 소음, 산소 농도, 냄새 등 모든 환경 요인을 제어해준다.” 이런 기술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질 대표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로 그는 보건의료 부문을 꼽는다. 예컨대 “3D 알약 프린터가 개인별 맞춤 의약품을 만들어준다. 센서가 들어 있는 데이터 수집기를 알약처럼 삼키면 이 수집기가 몸 안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보고해준다. 의수족은 인공지능이 제어해주고, 실시간 혈액 스캐너가 등장한다. 건강보험은 일대일 맞춤형으로 설계된다. 의사와 약속을 따로 잡지 않고도 직접 검진받는 것과 같은 검진이 이뤄진다. 동네 약국에선 즉석 인공지능 진단기를 갖춰놓고 고객이 원하면 즉석에서 신체건강 상태를 체크해준다. 자가 치과 검진을 위한 스마트폰용 구강 카메라가 나온다.“
» 대안미래학에선 미래를 성장, 붕괴, 변형, 지속가능이라는 네 가지 이미지로 그려볼 것을 권한다. 그림은 2030년의 한국 사회의 네 가지 이미지.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공화국(성장), 한강 대홍수(붕괴), 다문화코리아(지속가능), 바이오코리아(변형) 시나리오의 이미지 컷이다. 손현주 박사 제공
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누가 승자고, 누가 패자가 될까
그것은 바람직한 미래사회일까
이런 예측들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미래예측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늘의 선택을 결정하는 틀거리다. 사실 인간의 의식적인 행동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예측에 기반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예측 내용에 따라 미래에 벌어질 일들이 달라진다. 프레이는 예측을 접하면 거기서 머물지 말고 생각을 전개시켜 나가라고 주문한다. 감시기술의 발전으로 10년 후엔 거의 모든 범죄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치자. 그런 식으로 범죄가 해결될 가능성에 동의하는가? 그렇게 된다면 감시산업은 얼마나 커질 것인가? 사생활 침해 논란은 이런 흐름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 범죄 예방률이 90%에 이르면, 얼마나 많은 경찰과 판사, 변호사들이 일자리를 잃을까?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이것은 바람직한 미래인가? 이는 더 공정한 정의 시스템,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더 무시무시한 사회를 만드는 것일까? 대안미래학을 개척한 짐 데이터는 기술변화 등이 가져올 미래 사회를 네 가지 형태의 이미지로 나눠보라고 말한다. 그 네 가지는 지금의 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성장’, 지금의 시스템이 몰락하는 ‘붕괴’, 새로운 규칙으로 붕괴를 예방하는 ‘지속가능’, 전혀 새로운 시스템을 창조하는 ‘변형’이다. 그는 이 네 가지 범주의 적절한 배합 속에 바람직한 미래상이 있다고 말한다. 손현주 전북대 교수(미래학)는 덧붙여 각각의 이미지 범주에서 미래 승자는 누구이고 패자는 누구인지 살펴보라고 권한다. 그러는 순간 미래 상상은 곧 행동의 준거틀이 된다. 우리가 미래를 상상하는 이유는 앞으로 생길지도 모를 위험을 피하고 새로운 기회, 더 나은 삶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서다. 손 교수는 “그러나 경제적 가치나 효율성 차원에만 치우쳐서는 안된다”며 “역사로부터 지혜를 배우듯 미래 상상을 통해 ‘공동체 지향의 미래상’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술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기술 변화는 그로부터 이득을 얻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을 낳는다. 각자는 각자의 편에서 변화를 준비하고 대응한다. 어떤 이는 변화에 앞장서고, 어떤 이는 변화에 저항한다. 그런 힘들은 때론 충돌하고, 때론 결합하고, 때론 절충하며 세상을 바꿔간다.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 바로 미래 상상은 아닐까?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첫 아이폰 발표 현장
미래를 생각하는 세가지 방법
미국의 미래학자 겸 컨설턴트 아리 왈라크(Ari Wallach)는 어떤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는 오늘날 문명 차원의 거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단기적 시각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다. 단기주의로는 국가적 인프라에 과감히 투자하기 어렵다.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원한다면 길게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사안을 길게 바라보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추천한다. 첫째는 세대간 사고(Transgenerational thinking)다. 세대전환적 사고는 예컨대 조용한 식사를 위해 아이에게 내 스마트폰을 주고 게임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대화하거나 종이를 가져와서 함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후자는 전자보다 어렵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당장은 나와 아내를 이어주고, 이는 나중에 아이와 교류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는 미래적 사고(Futures thinking)다. 잠깐 눈을 감고 10년이나 15년 후의 세상을 떠올려 보라. 아마도 많은 새 기술들이 떠올려질 것이다. 가난이나 기후변화, 암 같은 세계적 문제를 생각할 때 우리는 해결책으로 낙관적인 기술유토피아를 떠올린다. 그것이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방식으로 미래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 하나의 미래가 아니라 여러 개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자신을 열어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와 해법을 생각하라. 셋째는 텔로스적 사고(Telos thinking)다. 텔로스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궁극의 목표나 목적’이라는 뜻이다. 그것은 바로 “어떤 결말로 이어지는지”를 묻는것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우리는 문제 해결 뒤 무엇이 올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패러다임 혁명’을 주장한 토마스 쿤은 “사람들은 옮겨가고자 하는 그 무엇에 대한 비전이 없으면 옮겨가려 하지 않는다”( People don’t shift unless they have a vision of what it is they’re shifting to.)라고 말했다.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겐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라는 말도 이런 사고에서 나온 연설의 힘이다. 그는 현재의 문제와 현안 리스트를 살펴본 뒤 그의 꿈이 무엇이고 그 다음엔 무엇이 올지에 대해 강하게 설파했다.
전 세계 자율주행차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이 `자율주행'(self-driving)이란 용어를 버렸다. 대신 `완전 자동주행'(fully autonomous driving)이란 말을 쓰기로 했다.
구글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업체인 웨이모는 6일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율주행이란 말을 부정확하게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영역에 있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다"며 "우리는 대신 `완전 자동주행'이란 용어를 도입해, 단순히 인간 운전자를 돕는 기술과 차별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이날 블로그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이는 브랜딩이나 언어 연습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작은 변화로 보일지 모르지만 정확한 언어가 중요하며, 이것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은 웨이모가 이날 언급한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는 테슬라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했다. 웨이모는 자동차 업체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 `시엔엔'은 웨이모가 지난 몇달 동안 테슬라와 충돌해 왔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1만달러짜리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출시하면서, 이 시스템이 `완전 자율주행 능력'(full self-driving capability)을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이는 테슬라의 기존 운전자 지원 기술을 확장한 것일 뿐이며 운전자는 여전히 전면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 웨이모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웨이모 드라이버에 저장된 지도와 실제 도로 영상. 웨이모 제공
엄밀하지 않은 자율주행 단계 구분 기준도 혼란 불러
완전자율주행이란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 차 안에서 잠을 자도 될 정도로 차 스스로 안전하게 주행하는 상태를 뜻한다. 웨이모가 `완전자동'이란 용어를 통해 표현하려는 것도 이런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갖췄다고 하는 오토파일럿 시제품을 사용해본 고객들이 올린 동영상을 보면, 오토파일럿은 운전대에서 손을 놓기에는 부족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테슬라 역시 운전자들에게 운전대를 계속 잡고 있을 것을 당부한다. 테슬라는 하드웨어에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나중에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이를 여전히 `완전자율주행' 기능이라고 부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틀 통해, 웨이모는 고도로 전문화된 솔루션(highly specialized solution)을, 테슬라는 종합 솔루션(general solution)을 제공한다는 말로 두 회사의 소프트웨어의 차이를 설명했다. 하지만 구별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상세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의 세계 표준으로 통하는 미국 자동차공학회의 자율주행 5단계 분류 기준이 엄밀하지 못한 점도 혼란의 한 이유로 지적한다.
웨이모는 현재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정된 지역에서,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머스크는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기능은 올해 평균 운전자 이상의 안전도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 웨이모 자율주행 택시를 부르는 전용 앱. 웨이모 제공
웨이모는 2017년 `자율주행을 이야기하자'(Let's Talk Self Driving)라는 이름으로 일반인을 위한 자율주행차량 교육 캠페인을 시작했다. 웨이모는 이 캠페인의 명칭도 `자동주행을 이야기하자'(Let's Talk Autonomous Driving)로 바꿨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지난해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으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웨이모 드라이버' 5세대 버전을 내놓은 데 이어 10월부터는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을 시작했다. 웨이모는 "웨이모 드라이버는 사람과 물품을 완전 자율 모드로 운송하기 위해 매일 수십억번의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동차업계와 언론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가리키는 용어로 `self-driving'과 `autonomous driving'을 혼용해 왔다. 한국에서도 별다른 구분없이 자율주행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번역했다. 웨이모의 용어 구분 전략이 과연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단어를 우리말로 자율주행, 자동주행으로 구분해 번역하는 것도 아직은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PC 운영체제(OS)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터페이스는 무엇일까. 고민할 것 없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시리즈가 먼저 떠오른다. 운영체제 시장조사기관 넷마켓쉐어(NetMarketShare)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운영체제별 점유율 1위가 윈도우10(54.6%), 2위가 윈도우7(26.6%)로 둘을 합치면 80%를 넘는다. 3위가 맥OS X 10.15인데 불과 4.2%로 격차가 크다.
아마도 머지않아 맥OS의 점유율은 오를 게 확실시된다. 애플의 ‘M1 맥북’ 덕분이다. 출시 전부터 인텔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실제 공개되자마자 그 경이로움이 드러났다. 아이폰의 확고한 충성층 덕분에 애플만 쓰는 iOS의 점유율이 높은 것처럼, 그간 미미하던 맥OS의 점유율은 M1 맥북으로 인해 뜰 게 확실해 보인다.
애플 M1 맥북 프로.
동급 최강의 퍼포먼스
맥북은 그간 영상, 이미지를 작업하는 디자이너에게 사랑받는 제품이었다. 색 재현율이 높고 여타 애플 기기와의 호환성이 뛰어나며 보안성이 높다는 장점들 때문이었다. 다만 인텔 프로세서 기반에선 퍼포먼스 측면에서 맥북이 딱히 강점을 지닌 건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맥북 선택의 가장 큰 이유는 ‘예뻐서’였던 게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M1 맥북은 전작들과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애플실리콘의 M 시리즈 첫 제품인 M1 프로세서를 단 맥북이 인텔의 코어 i5는 물론 i7 프로세서보다도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다는 벤치마크 데이터가 나왔다. 그런데 가격은 i3 프로세서가 달렸던 전작들과 비슷한 129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젠 맥북을 ‘감성’이 아닌 ‘가성비’로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1분 30초 분량의 4K 영상을 동시에 렌더링했을 때, M1 맥북 프로(오른쪽)가 약 2분만에 렌더링을 끝내는 동안 2년 전 출시된 맥북 프로(왼쪽)는 절반밖에 렌더링하지 못했다.
M1 맥북의 성능은 어떨까. 웹 서핑 상황에서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로 영상을 포함해 50개의 탭을 열었는데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실행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16GB 램을 탑재한 맥북 프로로 사파리에서 400개 탭에 더해 몇 가지 프로그램을 추가로 실행했음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400개 이상의 탭을 열 이유가 없을 테니, 일반적 웹서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영상 작업은 실사용 측면에서 보기 위해 M1 맥북 프로에 어도비 사의 영상 프로그램인 ‘프리미어 프로’로 4K급 영상 렌더링을 시험해봤다. 일반적인 노트북에서 4K 영상을 돌리면 단순 렌더링은 물론 영상 재생 시점부터 끊김이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나, M1 맥북 프로는 아주 부드럽게 영상을 재생해냈다.
2년 전 최신형이었던 맥북 프로를 옆에 놓고 1분 30초 분량의 4K 렌더링 테스트를 해봤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불과 2년 전 구매했던 구형 맥북의 렌더링 시간이 약 4분 소요됐는데 M1 맥북 프로는 단 2분 만에 끝낸 것이다. 2배에 달하는 차이는 M1 초기 모델에서 나올 것이라곤 전혀 예상치 못한 수준이었다.
더 놀라운 건 렌더링 중 노트북 상태였다. 구형 맥북은 렌더링 내내 팬이 빠르게 돌면서 소음을 냈고 키보드 상단 발열도 상당했다. 반면 M1 맥북은 팬이 돌아가는지 아닌지조차 모를 정도였으며 쓰로틀링은 커녕 발열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M1 프로세서에 최적화하지 않은 기존 프리미어 프로 앱이라는 것까지 참작하면, 그 차이는 실로 어마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3D 그래픽 작업은 실제 시험해보지 못했으나 여타 유튜버들의 측정 결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언급하면 블렌더 프로그램 기준으로 델의 XPS 13나 레노버의 아이디어패드 등 비교군에 비해 약 30%가량 빠르고, 기타 AMD나 인텔 기반 프로세서를 쓰는 노트북보다도 소폭이나마 빠른 렌더링 성능이 확인된다. 비교 제품들이 외장 그래픽을 쓰는 반면 M1 맥북은 내장 그래픽이며, 블랜더 프로그램 또한 M1용이 아니란 점을 감안해 보자.
M1 맥북 프로에선 수십만 개의 이미지가 들어가는 벡터이미지 작업에도 수월한 줌인, 줌아웃, 패닝이 가능하다.
이미지 작업은 어떨까. 포토샵에서 초고해상도의 이미지를 만질 때나 인피니티 퍼블리셔에서 수십 만개의 이미지가 들어간 백터이미지를 다룰 때도 그래픽을 빠르게 로딩한 뒤 부드럽게 줌인, 줌아웃, 패닝이 가능하다. 각종 효과를 넣을 때, 기존 컴퓨터는 사양에 따라 팬도 심하게 돌고 쉽게 쓰로틀링이 걸리는데 M1 맥북은 그와 같은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실로 디자이너에 특화된 제품이라 할 수 있겠다.
M1에 구동되지 않는 프로그램도 기존 맥OS에서 돌아갔다면 새 OS인 빅서(Big Sur)의 ‘로제타2’을 통해 구동할 수 있다. M1 언어에 맞게 번역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2초로 사용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물론 M1용 프로그램보단 속도는 약 10~20%가량 느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용 측면에선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스마트폰에 이어 컴퓨터도 점령하려는 애플
M1 맥북은 어떻게 이런 괴물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을까. ARM 사의 설계를 쓰는 덕분이다. 원래 ARM 기반의 AP는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스마트폰에 특화됐는데, 애플은 ARM의 라이선스를 받아 영상·사진·코딩 등 고연산 작업이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기존 프로세서들이 태생부터 ‘헤비급’이었다면, 애플의 M 시리즈는 ‘플라이급’에 근육을 붙여 ‘미들급’ 이상으로 만들었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M1 맥북과 기존 프로세서와의 가장 큰 차이는 메모리다. 별도의 메모리 슬롯이나 칩 없이 패키지 안에 통합된 메모리로 이를 ‘통합 메모리 아키텍쳐’라 부른다. 이 방식을 취하면서 M1은 동시에 여러 프로그램을 쓸 때 생기는 병목현상을 없앰과 동시에 필요에 따라 메모리를 CPU나 GPU, 뉴럴엔진(NPU) 등으로 탄력적으로 할당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큰 대역폭과 낮은 레이턴시, M1에 최적화된 맥OS는 메모리가 능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M1 프로세서는 CPU와 GPU, 램, 뉴럴엔진 등을 한 칩 안에 얹는 SoC 방식을 택했다. (사진=애플)
물론 M1 맥북은 아직까지 호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윈도우즈를 쓰려면 패러렐즈(Parallels)를 돌려야 함은 물론 각종 플러그인을 깔아야 하는 홈페이지(특히 금융사·정부기관 홈페이지)는 막히는 경우가 많다. 기존 맥OS에서 잘 돌아가던 프로그램도 M1에서는 구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최적화까지 과연 얼마나 걸릴지조차 요원하다.
다만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M1 칩의 뛰어난 성능이 이미 검증된 만큼 이를 탑재한 기기 사람들이 많이 쓸 테고, 그러면 프로그램 제작사들이 자연스럽게 M 프로세서에 맞게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컴퓨터에서도 자리를 확고하게 다질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 주차된 눈 쌓인 차량에 누군가 '비트코인을 사라'는 문구를 새겨놨다.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다수 암호화폐(가상화폐) 자산들의 가치가 또 다시 치솟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멜론)은 주류 금융권 중 처음으로 디지털 가상 자산을 취급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개당 4만8627.20달러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더리움도 최고 수준인 개당 18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 정부 및 중앙은행(Fed)이 대규모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인 가운데, 암호화폐 관련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날 BNY멜론 은행은 자산운용 고객들을 위해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의 보유와 이전, 발행 업무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통 은행에서 암호화폐를 주요 자산으로 취급하고 거래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로먼 레겔먼 BNY멜론 자산서비스·디지털영업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이 주류로 바뀌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을 위한 통합 서비스 제공 계획을 발표한 첫 번째 글로벌 은행이 된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암호화폐는 작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 등 주류 금융권에선 ‘자산’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건 매스뮤추얼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공개하면서다.
BNY멜론 은행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은행은 별도로 디지털 자산과 기존 영업팀의 통합을 이끌 팀장급 인사를 동시에 실시했다. BNY멜론 은행은 2007년 뉴욕은행과 멜론 파이낸셜이 합병해 탄생한 대형 금융회사다. 본사는 뉴욕 맨해튼이다. 모태는 1784년 설립된 뉴욕은행이다. 통합 은행의 역사가 237년에 달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신용카드 업체인 마스터카드 역시 올해 안에 특정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