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형 칼럼] 참 놀라운 구글
기사입력 2014.08.26 17:12:33 | 최종수정 2014.08.27 16: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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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전 세계 비즈니스계에 구글 찬가가 울려퍼졌다. 불과 10년 전 워싱턴포스트 신문사의 매출(3조원)보다 적었던 회사가 어떻게 400조원(시가총액)짜리로 기적을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구글의 매출액(66조원), 순익(14조원)은 삼성전자의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그런데 주식가치는 배가 넘는다. 이 무슨 셈법인가?

그것은 종업원들의 천재적 두뇌, 기상천외한 신규 사업들이 빚어낸 가치 차이다. 무한한 가능성이다. 구글은 인간의 감정을 읽어 상품화했다. 유튜브, 안드로이드, 구글맵, 무인차, 크롬, 구글글라스 등은 세계를 바꾸는 장치들이다. 래리 페이지는 열두 살 때 니콜라 테슬라를 읽었다. 테슬라가 에디슨에게 속아 평생 가난하게 살다 죽은 사실에 충격을 받아 사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세르게이 브린을 끌어들여 회사를 만들며 세운 비전은 1)쓸모 있게 2)큰 그림을 그리되 3)재미있게 4)악한 일은 하지 말고 5)공짜로 제공하라는 것이었다. 삼성과 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공짜로 쓴다.

일은 즐겁게, 세상의 변화를 이끌면서, 똑똑한 직원을 유지하는 게 구글의 기업문화다. 초창기 직원을 뽑는 방식은 샌프란시스코 101번 도로 위에 간판을 세워 대수 e를 풀어 처음 발견하는 열 자리 소수.com에 접속하면 더 어려운 문제가 나오고 또 풀면 가고…그렇게 비로소 면접기회를 줬다. 재닛 로가 쓴 `구글파워`에 소개된 일화다.

구글은 기업공개 당시 "우리는 장기적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프로젝트라면 밀고 나갈 것이니 좀 무모해 보이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라고 예비주주들에게 편지를 썼다.

구글은 편지에 쓴 대로 정말로 많은 회사를 사들였다. 유튜브, 이스라엘 보안솔루션업체 등 지난 10년간 130여 개사를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끌어모았다. 올해도 32억달러를 들여 온도를 자동조절하는 네스트(nest)를 인수했다.

래리 페이지는 구글이 미션을 완수하는 시점은 완전한 인공지능(AI)이 실현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로봇회사, 인공지능회사 15개를 사 모았다. 구글의 원래 목적은 정보를 빨리 찾아주는 일이다. 전 세계 검색시장 점유율이 67%로 단연 1위이며 유럽에서는 90%다. 구글이 1등이 아닌 나라는 한국 중국 러시아 3개국뿐이다.

인터넷, 정보세계를 구글이 완전히 석권할지 모른다는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많다. 구글을 조지 오웰의 세계로 보는 것이다. 독일 프랑스 등에선 구글을 분할하라고 독촉한다.

요즘 구글의 행위들을 보면 "악해지지 말자"는 사훈이 겸연쩍다. 야동이나 음란만화가 범람하고 개인 사생활 관련 `잊힐 권리 문제`로 스페인에서 패소했다. 탈세 전문가라는 악평도 서서히 쌓여간다. 해외에서 번 돈을 유럽에서 법인세율이 12%로 가장 낮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조세천국 버뮤다로 보내 돈세탁을 한 다음 실리콘밸리 본사로 송금하는 수법으로 2011년 한 해만 2조원을 탈세했다고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바 있다. 영업적 측면에서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PC 기반 광고수입은 작년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구글은 삼성전자보다 약간 많은 현금 612억달러를 들고 있는 슈퍼리치다. 기상천외한 회사니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구글 내에는 비밀 프로젝트만 담당하는 구글X가 있는데 `베이스라인`이라는 인체지도 작성에 착수한 내용이 공개됐다. 달나라까지 에스컬레이터를 건설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구글만큼 배울 게 많은 회사는 역사상 없었다. 최근 들어 구글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글의 나이는 열여섯 살에 불과하지만 혁신, 인재, 개방성은 세계에서 따를 자가 없다. 삼성전자, 현대차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은 구글의 창조정신을 배워야 한다.

[김세형 주필]
[ⓒ 매일경제 & mk.co.kr,

[노컷그래픽]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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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위 등극 샤오미, 삼성에 주는 시사점은?

2014년 08월 06일 (수) 16:03:16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운명을 가른 것은 산업에 접근하는 상반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샤오미의 1위 탈환은 삼성전자가 휴대폰 유통을 맡는 이동통신사와의 관계에 집중할 때 샤오미는 인터넷 또는 SNS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직접 사로잡는 방식을 썼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샤오미는 생산 원가에 가까운 기기 가격을 통해 스마트폰 판매로 나오는 수익은 줄이고 서비스나 액세서리, 앱 판매로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쓴다. 또 온라인 판매에 주력해 유통 비용도 최소화했다. 기존 업체들은 오프라인 유통망을 이용해야 하므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그러나 온라인 판로를 이용하면 유통 비용을 80~90% 줄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선주문을 받은 후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생산·재고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외에 SNS 마케팅도 샤오미가 한 수 위다. 실제로 샤오미는 100명의 전담반을 구성해 고객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직접 소프트웨어나 기기 디자인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운영한다. 그동안 샤오미 제품의 하드웨어 사양이 상대적으로 애플이나 삼성전자보다 낮았지만 대등한 경쟁이 가능했던 점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힘이라는 평가다. 샤오미 CEO인 레이쥔과 빈 린은 모두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양사의 제품 로드맵 역시 샤오미의 승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위크는 “고가폰에서 저가폰으로 판매 중심을 이동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저가폰을 기반으로 고가폰까지 확대하는 샤오미의 비전이 더 밝다”고 평가했다.

샤오미는 지난달 22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4’를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기존 제품과 견줘 손색없는 사양인데다 메탈 소재 등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30만원대에 불과해 경쟁력을 최상으로 높였다는 평가다. 이를 무기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로 출발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포화와 맞물려 저가폰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표적인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는 피처폰으로 현지 업체에 1위를 내주는 수모를 겪고 있다. 홍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인도 피처폰 시장에서 마이크로맥스가 노키아를 잡고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25.3%로 1위를 수성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http://storefarm.naver.com/fexplorer/products/218352584

  • 21. 8월 2014, 16:51:00 KST
  • 특수부대가 쓰던 ‘열화상 카메라’ 스마트폰 속으로

    스마트폰 ‘열화상 이미징(thermal imaging)’ 시대가 열린다.

    군인이나 소방관들이 어두운 곳이나 연기 속에서도 물체를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열화상 이미징 기술이 이제 스마트폰에도 적용된다는 소식이다. 수천달러가 아닌 수백달러의 비용으로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어 주류로 부상하는 것도 시간 문제다.

    ‘플리어 시스템즈(Flir Systems)’는 지난달 아이폰5나 5S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349달러짜리 열화상 케이스 ‘플리어 원’을 출시했다. 사람이나 동물 등 물체의 표면 온도를 측정해 실시간 영상으로 표시해준다.

    ‘시크 써멀(Seek Thermal)’이라는 스타트업은 올 가을 100달러 미만에 스마트폰용 열화상 카메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바닥에 끼우는 소형 열화상 카메라다. 최근 시연에서는 시제품이 색색의 열화상 이미지를 표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크 써멀은 군수업체 ‘레이테온,’ 칩제조사 ‘프리스케일’ 등과 협업 중이다.

    신제품에는 센서와 제조공법 등 열화상 이미징을 소비자 제품의 내장 기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개선점이 반영돼 있다.

    Flir Systems Inc.
    고가 장비였던 열화상 카메라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더 많은 배관공, 전기기사 같은 전문인력이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대해 리서치업체 ‘맥시테크 인터내셔널’의 가버 풀럽 대표는 “상당히 고무적인 발전”이라며 “열화상 이미징 업계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평했다.

    열화상 이미징 기술은 이미 상업적 용도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건물 내 온수 파이프 누출을 감지하거나 전자기기 과열을 감지할 수도 있다. 일부 고급차에도 야간에 보행자나 다른 물체를 감지하기 위해 이 기술이 적용됐다.

    하지만 고가 장비였던 열화상 카메라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배관공, 전기기사 같은 전문인력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적용 사례는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을 때,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 야생 생물을 관찰할 때, 상하수관 누출을 감지할 때, 침입자를 발견할 때 등 다양하다.

    빌 패리시 시크 써멀 공동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과연 어떤 것이 정말 획기적인 적용 사례가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열화상 이미징은 빛이 전혀 없어도 열을 갖는 물체에서 방사되는 적외선을 측정한다. 눈에 보이는 소량의 빛을 증폭시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야간용 고글과는 작동 원리가 다르다.

    열화상 카메라는 세계 2차대전 후 공중 정찰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휴스에어크래프트’가 1950년대 R&D센터(지금은 레이테온 소유)를 지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서 개발됐다. 플리어 주요 사업부와 시크 써멀 본사도 산타바바라에 있다.

    Emily Prapuolenis/The Wall Street Journal
    ‘플리어 원’은 열화상 이미징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화면에 열 신호를 표시해준다.

    초기 열화상 카메라는 열 신호(물체가 방출하는 열 에너지)의 미세한 차이도 감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감지 회로를 냉각시키는데 액체질소를 사용했다. 이같은 방식은 군용 및 항공우주용 고가 장비에 여전히 적용된다.

    최근 들어 제조사들은 보다 저렴한 이미징 센서인 비냉각식 ‘마이크로볼로미터’를 개발했다. 마이크로볼로미터는 작은 온도계처럼 작동하는 화소(pixel)배열을 갖고 있으며 진공상태로 포장돼 있다.

    1978년 창업한 플리어는 가격이 5만~100만 달러로 고가인 질소냉각 장비도 판매하지만 몇 천 달러 정도인 상업용 비냉각 제품도 취급한다.

    열화상 케이스 플리어 원은 다양한 색으로 열 패턴을 표시하며 주변이 어둡든 밝든 상관없이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단열벽은 푸른색, 사람이나 열 에너지가 유출되는 문 위쪽 공간은 오렌지색 등으로 표시된다.

    플리어 원은 일련의 혁신성을 요했다. 앤디 티크 CEO에 따르면 플리어는 열화상 센서를 실리콘 와퍼 위에 제작해 제조비용을 절감하고 적외선 이미지 처리에 사용되는 부품들을 단일 칩에 통합했다. 티크 CEO는 플리어 원의 열화상 카메라 ‘립톤’이 “아주 세밀한 이미지까지 표시해준다”고 강조했다.

    이런 카메라는 벽이나 유리를 투시하거나, 집 안을 들여다 볼 수는 없다. 각 표면이 서로 다른 열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질에 따라 표면 뒤 혹은 가까이 있는 열은 투시할 수도 있다.

    팀 핏츠기본스 시크 써멀 공동설립자는 “열화상 이미징 기기를 피하기란 매우 어렵다. 덤불 뒤에 숨어도 보인다”고 말했다.

    시크 써멀은 ‘타이리안 시스템즈’에서 사명을 바꿨다. 패리시와 핏츠기본스는 플리어가 2003년 인수한 ‘인디고 시스템즈’라는 회사를 이끌었다.

    핏츠기본스는 레이테온 덕분에 초소형 마이크로볼로미터 화소를 조작해 고해상도를 구현하고 센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크 써멀은 제조공정을 4~6시간씩 더 지연시키던 보정프로세스를 피할 수 있는 독특한 테크닉도 개발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프로세스를 간소화했기에 가격을 낮추고 해상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풀롭 대표는 비냉각식 열화상 기기 시장이 2019년 경에는 40억 달러 규모로 두 배 성장할 거라고 예상한다.

    레이테온은 프리스케일과의 협업 결과를 군용 및 상업용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로날드 존 시어닉키 미국순직소방관협회(NFFA) 사무총장은 연기 속에서 사람을 찾고 불꽃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는데 열화상 이미징을 이용하는 소방서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나와있는 휴대용 열화상 기기는 6,000~1만 달러로 대부분의 소방서에서 여러대를 구비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혁신적인 기술 덕분에 “언젠가는 소방관 한 명당 한 대씩 소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20. 8월 2014, 10:44:33 KST
  • 구글은 어떻게 10년 만에 400조 원대 공룡이 됐나

    간단한 실험을 한 번 해보자. 펜을 들고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써보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내 삶을 지탱할 기본 원칙에서 시작해보자.

    2004년 봄, 구글은 IPO를 준비하면서 사업설명서를 제출했다. 구글이 사업설명서에 적은 내용이 앞 단락에서 여러분이 한 것과 똑같다. 구글은 장장 7만9,743 단어로 포부를 밝혔다.

    8월 19일(화), 구글이 IPO 10주년을 맞았다. 필자는 10년 전 사업설명서를 정독하면서 구글이 현재와 같이 거대한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저력이 무엇인지 실마리를 찾으려 애썼다. 이 사업설명서가 마그나카르타(영국 헌법의 기초가 된 대헌장)나 독립선언문처럼 구글의 건국을 기록한 문서라면, 구글이 애초에 약속한 설립 목적은 오늘날까지 지켜지고 있을까?

    구글을 공동 창업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사업설명서에 창업자 서신을 첨부했다. 이 서신에는 ‘악마는 되지 말자(don’t be evil)’는 유명한 구절이 등장한다. 이 구절만 살펴보더라도 충분히 흥미로울 것이다. 그런데 이 서신에는 그 구절 말고도 훨씬 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이 서신은 다른 기업들은 대충 얼버무리는 데 그치는 사업 목적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원대한 가치를 지향하는 자본주의적 프로젝트에 대해 예시를 들어가며 숨김없이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과대포장은 삼가려고 노력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막을 알리는 징 소리처럼 서신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구글은 관습에 얽매인 평범한 기업이 아닙니다.” 서신은 “어떤 주제든 적절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구글의 미션이라고 정의 내린다.

    워렌 버핏에 영감을 받아 작성한 이 서신은 창업자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차등의결권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직설적으로 밝힌다. 이 서신 내용 대부분을 작성한 래리 페이지는 “경영진이 단기적 성과를 내느라 (정작 중요한 목표를 등한시하는 것은) 마치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30분마다 체중을 재보는 것과 같다”고 일갈했다. 래리 페이지는 주로 단문을 구사했다. 단어 33개를 넘는 문장이 거의 없다.

    10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니, 구글의 사업설명서에 적힌 단어가 현재의 구글 문화(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며 유연한)를 형성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알겠다.

    이 서신이 나온 이후 구글에 일어난 일들을 염두에 두면서 다음 구절을 읽어보자.

    단기적 실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고위험 고수익 프로젝트를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이제껏 뛰어든 프로젝트 중에는 굉장히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데 꼭 필요한 프로젝트라는 판단이 선다면, 그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가 너무 무모해보이거나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위험 대비 수익이 높아질수록 우리는 평범한 분야를 뛰어넘는 프로젝트에 기꺼이 도전할 것입니다. 특히 초기 투자비가 적다고 판단할 경우에 그럴 것입니다.

    당시 구글이 속한 세계가 얼마나 작았는지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흥미롭다. 구글 전직원은 2,000여 명이었다. 그때는 그저 검색엔진일뿐이었다. 유명 경쟁사라봐야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밖에 없었다.

    2004년에는 구글의 상품이 무척 제한적이어서 구글은 사업설명서에 평범하기 그지 없는, 맞춤법 검사 기능과 온라인 계산기를 중요한 사용자 편익이라고 소개해놨다.

    지메일은 갓 론칭된 상태였다. 스마트폰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터라 ‘모바일’이라는 단어는 고작 6번 등장한다. 게다가 ‘모바일 웹’이라는 표현은, 듣는 사람이 낯설게 느낄까봐 인용부호 안에 넣어뒀다.

    WSJ
    구글 검색 결과 페이지, 현재와 과거 비교: 검색 결과와 구글 자체 제작 콘텐츠, 광고 비율이 어떻게 달려졌는가에 주목하라. 크게 보기.

    안드로이드, 유튜브, 구글카, 크롬, 자동온도조절기, 위성 사업, 광섬유 사업도 없었다.

    2004년 매출액은 32억 달러(약 3조2,630억4,000만 원)에 못 미쳤다. 워싱턴포스트와 웨스턴유니온보다도 낮았다.

    현재 구글이 이룩한 성공은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매출액은 650억 달러(약 66조2,805억 원)를 넘는다. 미국 기업 40곳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순이익률은 20%를 상회한다. 미국 기업 3곳보다 높다. 시가총액은 4,000억 달러(약 407조8,800억 원)로 지구상 어느 기업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웹이 성장했기 때문에 구글이 성공을 거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왜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만큼 폭풍 성장하지 못했을까?

    2004년에 아무리 진보적인 사고를 보였던들 구글이 2024년에 직면하게 될 도전에 완벽하게 준비가 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구글이라는 왕국을 위협하는 요소는 부지기수다.

    누구나 공평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구글의 10년 목표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 때문에 위협 받고 있다. 구글은 본사에서는 관료주의에, 전 세계에서는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다. 지나치게 오만하고 과도하게 밀어붙이는 회사로 보일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와 자유, 감시라는 심오한 문제에도 답을 제시해야 한다.

    어쨌든 10년이 지난 지금도 구글은 우리의 중추신경계에 여전히 중요하게 각인돼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지금 읽어도 그 의미가 와닿는 창업자 서신을 정독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 다음 자문해보라. 앞으로 10년 후에 내 삶의 의미를 이렇게 간단한 문장으로 적을 수 있겠는가?

    아마 적을 수 없다면, 10년 후에 대단한 성취를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

    기사 번역 관련 문의: jaeyeon.woo@wsj.com

    삼성-애플 9월전쟁… 비장의 승부수는

    갤럭시노트4, 커브드형 화면·가상현실 vs 아이폰6, 대화면·사파이어 글라스
    입력시간 : 2014.08.22 18:04:48
    수정시간 : 2014.08.23 14: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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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럭시노트4
    측면 메탈 프레임 적용
    후면은 나무패턴 유력
    獨·中·美서 동시 공개

    ● 아이폰6
    '한손에' 잡스철학 포기
    4.7인치·5.5인치 채택
    근거리무선통신 가능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와 애플의 '아이폰6' 공개가 임박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삼성은 오는 9월 전략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를 내놓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
    수성에 나선다. 이에 맞서 애플도 1년 만에 비슷한 시기에 아이폰6를 출시하고 다시 한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할 계획이다.

    특히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는 양사의 최신 디자인·기술 등이 집약된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중국 업체들을 확실히 누르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올가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굴 이들 제품을 미리 살펴본다.

    ◇커브드형 '3화면', 메탈 디자인, 가상현실 연동 등 '갤럭시 노트4'=삼성전자는 9월3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4'에서 갤럭시노트4를 공개한다. 독일 베를린과 중국 베이징, 미국 뉴욕 등 세 곳에서 연다. 이례적으로 중국을 동시 출시국에 포함시켜 중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갤럭시노트4는 5.7인치 쿼드HD(2,560×1,440)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과 옆면이 굽은 휘어진 화면(커브드 디스플레이)을 적용한 모델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스냅드래곤 805, 엑시노스 5433이다. '갤럭시S5'에 이어 심박 센서자외선 측정기 등 건강관리 기능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갤럭시알파에 적용될 메탈 프레임이 노트4에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상현실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헤드셋 '기어VR'라는 기기를 갤럭시노트4와 함께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갤럭시노트4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갤럭시노트4 모서리는 뾰족하게 각을 살렸다. 후면은 나무
    패턴으로 처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밖에 갤럭시노트4에는 1,600만화소 카메라와 '측면터치'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600만화소 카메라를 장착하며 광학식 손떨림 보정기능(OIS)을 제공한다. 전면 카메라는 WQHD(2,560x1,440) 해상도, 370만화소를 지원한다. 삼성이 기존 모델에 210만화소 전면 카메라를 장착한 것에 비하면 사양을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눈에 띄는 것은 우측 하단에 내장된 센서를 이용하는 측면터치 기능이다. 이 기능은 케이스 부분에 손가락을 대면
    셔터 버튼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화면, 사파이어 글라스, 모바일 결제 NFC 탑재 등 '아이폰6'=애플은 다음달 9일 아이폰6를 내놓는다. 주요 외신은 애플이 이날 대규모 행사를 열고 아이폰6를 공개하며 다시 한번 '가을의 전설'을 쓰고자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 손에 잡히는 스마트폰'이라는 아이폰 고유 철학까지 내려놓았다.

    아이폰6는 처음으로 4.7인치와 5.5인치 대화면 디자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면'을 선호하는 최근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이 제품은 특히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해 충격에 더 강하면서도 흠집이 잘 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애플이 그동안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고집한 화면 크기인 3~4인치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5~6인치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등을 내세워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자 '잡스 철학'을 포기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 공개와 동시에 판매에 들어간다면 아이폰6 판매 개시일은 19일로 예상된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6에 그동안 탑재를 미루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 등에 따르면 유출된 아이폰6 도면을 근거로 새 기기에 NFC 칩이 적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위치는 아이폰6 후면에 있는 애플
    로고 부근이 유력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올 들어 계속된 애플의
    모바일 결제사업 강화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애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가상지갑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6와 동시에 첫 웨어러블 기기인 '아이워치(가칭)'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9.7인치
    대형 화면을 장착한 신형 태블릿 '아이패드'의 생산에 착수해 이번 분기 말이나 다음 분기 초쯤 시중에 나올 것이라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태블릿 등 삼성전자와 모든 부문에서 격돌하게 된다는 의미다.

    [르포] “다른 中기업과 다르다” 화웨이의 발전소, 둥관 공장을 가다

  • 선전(중국)=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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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6.28 09:30

    [르포] “다른 中기업과 다르다” 화웨이의 발전소, 둥관 공장을 가다

    지난 17일 중국 광둥성(廣東省) 둥관(東莞) 송산호(湖) 하이테크개발사업구. 둥관은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廣州)시와 ‘개혁·개방 1번지’ 선전(深圳)시 중간에 있는 중국 남부 대표 공업도시다.

    특히 컴퓨터 부품에 있어선 전 세계 제1의 생산기지로 꼽힌다. 화웨이(華爲), 성화(勝華)과기, 정다(正大), 위룽통신(宇龍通信), TDK 등 300여개 IT기업의 생산 공장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선전·둥관 고속도로가 막히면 전 세계 IT 생산라인의 절반 이상이 마비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선전 시내에서 차로 1시간 20분 정도를 달려 화웨이 송산호 공장에 도착했다. 2010년 완공된 송산호 공장은 화웨이의 심장부다. 51만제곱미터 대지, 37만제곱미터 건평에 7개 공장 건물과 두 개의 사무동·식당과 생활관 등이 들어서 있다.

    “과거에는 데이터 스토리지나 전송장비 같은 다양한 제품군이 이 공장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상당 부분을 폭스콘(Foxconn) 같은 외주 제작업체들에 넘겼죠. 여기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일부 첨단 제품들을 우선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를 인도한 첸 하이보(陳海波) 공급망 관리 매니저는 “화웨이가 직접 만드는 물량은 전체 제품 가운데 30% 정도”라며 “제조보다 연구개발(R&D) 중심의 기술 회사로 자리 잡길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싱크탱크’로 발돋움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단순한 작업, 전문가가 될 때까지 반복해라”

    정오 무렵부터 첸 매니저와 레이저와 EDFA 등 광학 부품(optical parts)을 만드는 공장 한 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제작된 부품들은 주로 클라우드 통신장비·서버에 쓰인다.

    예상과 달리 공장 바깥은 휑했다. 편한 옷을 입고 건물 사이를 종종걸음으로 걸어 다니는 개발자들만이 종종 눈에 띄었다.

    방진복과 위생모·위생신발을 착용하고 공장 안으로 들어섰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사의 공장답지 않게 차분한 바깥 풍경에 의아하던 것도 잠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장비들과 바쁘게 일하는 직원들이 나타났다.

    “단순한 작업을 계속 반복해라. 언젠가는 전문가가 될 테니. (Repeat the simple work. You’ll be a expert)”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현수막에서 기술에 대한 엄격함이 느껴졌다. 푸른색 방진복을 입은 직원 40여명은 막 생산을 마친 새 광학 부품을 놓고 일렬로 서서 연방 불량률을 시험하고 있었다.

    첸 매니저는 “불량률 테스트가 언뜻 쉬워 보이지만, 화웨이가 개발한 자체 검수 기기를 사용하고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오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공정”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최신형 클라우드 엔진 스위치. 이 제품은 초대형 클라우드 구축하고 빅데이터·가상화 서비스 등에 적합한 운용환경을 제공하는데 쓰인다./사진=유진우 기자
    화웨이의 최신형 클라우드 엔진 스위치. 이 제품은 초대형 클라우드 구축하고 빅데이터·가상화 서비스 등에 적합한 운용환경을 제공하는데 쓰인다./사진=유진우 기자
    인명사고는 남의 일

    갑자기 공장 내에서 흥겨운 가요가 울려 퍼졌다. 점심때를 알리는 신호였다. 직원들은 일제히 일손을 놓고 식사를 하러 떠났다. 자리에 남아 잔업을 하는 직원들은 없었다. 점심시간은 90분. 점심시간이 1시간 정도인 이웃 기업들보다 30분 더 긴 시간이다.

    화웨이 송산호공장 바로 옆에는 홍하이(鴻海)정밀이 운영하는 폭스콘 둥관 공장이 있다. 애플 제품을 외주 제작해 조립하는 중국 내 공장 가운데 한 곳이다. 이곳은 지난해 근로자들의 잇따른 자살 문제로 열악한 근로 조건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첸 매니저에게 화웨이는 직원 복지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벽에 붙어 있는 직원 현황판을 보여주며 “우리는 지난해 비슷한 사고가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근로 조건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폭스콘과 다르다”고 자랑했다.

    화웨이는 일하는 직원들의 기분에 따라 매일 웃음·무표정·울음 스티커를 널찍한 직원 현황판에 붙이도록 한다. 출근 뒤 기분이 좋으면 자기 이름 옆에 웃음 스티커를 붙이고, 과로나 개인적인 이유로 컨디션이 안 좋을 경우 울음 스티커를 붙이는 식이다.

    직원이 울음 스티커를 붙이면 해당 직원의 상사는 반드시 그 직원과 당일 면담을 하고, 보고서를 올려야 한다. 상태가 안 좋다고 판단될 경우 상사 재량에 따라 휴가를 주거나, 조기 퇴근을 명령할 수도 있다.

    문제가 없는 직원들은 2시간마다 15분씩 휴식시간을 갖는다. 공장 한편에 마련된 휴게실에선 직원들이 휴식시간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듣거나, 음악을 듣고 있었다.

    데릭 위 화웨이 매니저는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꿈의 직장 가운데 한 곳”이라며 “보수가 높을 뿐 아니라, 기숙사 제공·동아리 활동 지원 등 다른 IT기업에 없는 복지 혜택이 많아 생산직에도 신규직원이 꾸준히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 화웨이 둥관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 엔지니어가 네트워크 장비들의 성능을 검사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화웨이 엔지니어가 네트워크 장비들의 성능을 검사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
    통신장비 전쟁의 최전선

    이 공장 위층에선 통신 장비 광학 부품을 메인보드 기판에 장착하는 공정이 이뤄진다. 공장 안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바깥과 달리 쾌적했다.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온도와 습도 유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장 위층은 1년 내내 23~26도의 온도와 40~60%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여름 둥관의 온도가 30도를 쉽게 오르내리고, 습도가 80%를 넘어서는 것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첸 매니저는 “여기 있는 각종 장비만 합쳐도 수천억원에 이르는 만큼 철저하게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고 했다.

    자리를 옆으로 옮기자 무균실(클린룸)에서 각종 부품이 기판에 제대로 장착됐는지 확인하는 테스트 공정이 한창이었다. 테스트 공정에서는 기판의 납땜 상태 등을 점검한다. 이 공장 내부에는 국제기준 100K와 10K에 맞는 클린룸이 따로 마련돼 있다. 100K는 1세제곱피트당 0.5μm의 먼지가 100개 미만이며, 5μm가 넘는 먼지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10K는 1세제곱피트 당 0.5μm의 먼지가 10개 미만으로 역시 5μm가 넘는 먼지 입자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첸 매니저는 “중국 내 일부 영세한 제조업체들은 조립이 제대로 됐는지를 기계로만 대충 검사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합격 판정을 내린다. 하지만 이 과정은 아무리 정확한 기계로 하더라도 조금씩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작업”이라며 “화웨이는 기계로 검수 후 조금이라도 제품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람이 무균실에서 직접 문제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품질 불량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스트를 마친 제품들은 아래층으로 옮겨져 자동 포장돼 차곡차곡 박스에 쌓였다. 공장 내에서 유일하게 완전 자동화가 이뤄진 곳이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전 세계로 팔려나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서버 시장에서 HP·델·IBM에 이어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 가운데는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총 출하 대수는 8만5919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출하량이 61% 늘었다. 출하 대수 기준으로는 전 세계에서 4번째, 중국에선 두 번째로 많았다.

    화웨이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서버 출하량을 기록했다. /사진=유진우 기자
    화웨이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서버 출하량을 기록했다. /사진=유진우 기자

    [Biz Scope] 통신 대리점에서 스마트폰 주소·사진 옮겨달라 했더니…

  •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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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8.23 08:51

    삼성전자(005930) (1,247,000원▲ 12,000 0.97%)갤럭시S3를 쓰던 직장인 이상진씨(43)는 최근 SK텔레콤(017670) (271,000원▲ 1,000 0.37%)대리점에서 애플의 아이폰5S로 바꿨습니다. 이씨가 2년 넘게 사용한 예전 휴대폰에는 수백명 이상의 전화번호와 수많은 사진·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이씨는 이를 새 단말기에 옮길 방법을 판매점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직원의 답이 흥미로웠습니다. 직원이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가 개발한 프로그램 대신 ‘네이버 주소록’과 ‘네이버 엔드라이브’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추천해줬기 때문이죠. 이씨는 “이동통신 회사와 휴대폰 제조회사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면서도 정작 소비자가 꼭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와 앱은 제대로 개발하지 않아 네이버를 이용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 주소록을 사용하면 갤럭시와 갤럭시, 갤럭시와 아이폰 등 스마트폰 종류에 상관없이 전화번호부를 간단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박성우 기자
    네이버 주소록을 사용하면 갤럭시와 갤럭시, 갤럭시와 아이폰 등 스마트폰 종류에 상관없이 전화번호부를 간단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박성우 기자
    유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민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교체시기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지만 소비자를 생각하는 휴대폰 제조회사나 이동통신사의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새 휴대폰을 구입할 때마다 데이터를 옮기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사용자가 전화번호를 옮기려면 키스(kies)라는 PC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스마트폰과 PC를 연결한 뒤 ‘동기화’를 시켜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LG전자 역시 ‘pc suite’라는 PC 프로그램을 통해 동일한 작업을 거쳐야 주소록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말만 들어도 어렵고 번거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런 연결 없이 무선으로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사실 휴대폰 제조회사와 이동통신사들은 자체적으로 전화번호부를 별도로 저장해주는 앱을 이미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뒤늦은 출시시기와 홍보부족, 어려운 사용법으로, 이들 앱은 직원조차 모르는 처지가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갤럭시S5 출시를 이유로 ‘스마트 스위치 모바일’이라는 백업앱을 선보였습니다. 좋은 기능을 담고 있지만, 이 앱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LG전자(066570) (74,500원▼ 2,100 -2.74%)의 경우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네이버 주소록’을 추천하더군요.

    상황은 이동통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032640) (10,050원▲ 140 1.41%)는 각각 ‘T연락처’, ‘U+주소록Sync’라는 백업앱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회원 로그인이 필요해 타사 가입자의 경우 사용하기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KT(030200) (33,800원▼ 850 -2.45%)의 경우 백업앱이 아예 없는 상태입니다.

    반면 네이버는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마다 전화번호부를 옮겨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2011년 ‘네이버 주소록’을 출시했습니다. 이 앱은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iOS에서 모두 작동하기 때문에 갤럭시와 아이폰처럼 서로 다른 스마트폰간에 전화번호를 손쉽게 옮길 수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 주요 포털에서 ‘스마트폰 전화번호부 옮기기’라고 검색을 하면 네이버 주소록을 추천하는 게시글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앱을 내려받는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화번호’, ‘전화번호부’, ‘연락처’ 등을 검색하자 네이버 앱만 검색이 됐습니다.

    결국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비싼 휴대폰을 비싼 요금제로 판매하는 일에 매달리는 사이에 모바일 데이터 백업과 복구 시장을 네이버가 장악해 버린 셈입니다.

    네이버가 발 빠르게 주소록 앱을 출시한 이유에는 자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횟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주소록, 캘린더, 일정관리, 가계부 등 비서 서비스를 통해 접속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용자가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지 못하게 붙들어두는 ‘락인(lock in)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죠.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 시장을 내어준 사례는 더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되던 2010년 사용자들은 돈을 내면서도 40글자(한글) 밖에 쓸 수 없는 단문메시지서비스(SMS)에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40글자를 단 한자만 초과해도 단문메시지(20원)보다 5배 비싼 장문메시지(MMS·100원) 요금을 청구하는 바람에 이용자들이 문자를 보낼 때마다 글자 수를 줄이기 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는 요금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에 눈이 어두워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회사도 이동통신사의 폭리 구조에 동조했죠. 그러는 사이 카카오(카카오톡)와 네이버(라인)가 이를 잠재울 모바일 메신저를 들고 나왔습니다. 현재 카카오톡과 라인의 사용자는 각각 1억5000만명, 4억9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챗온을, 이동통신사도 2012년 ‘조이앤’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선보였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모바일메신저 시장이 이미 카톡과 라인에 넘어가 버린 뒤였습니다. 제조사와 이통사는 생산과 유통자라는 유리한 조건에서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라인과 카카오톡에 넘겨 준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가 조금만 더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응했다면 휴대폰을 바꿀 때 주소와 사진을 옮기는 모바일 데이터 백업 시장을 네이버에 넘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카카오톡이나 라인 대신 ‘삼성톡’, ‘SK텔레콤 톡’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화기를 바꿀 때마다 주소와 사진을 옮기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통신회사나 스마트폰 제조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좋다면 그것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스마프폰 제조회사나 통신회사가 주소록 이전 같은 아주 기본적인 서비스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서, 1년 내내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복잡한 기능의 비싼 폰을 만들고, 느끼지도 못하는 속도경쟁을 벌이며, 값비싼 전화기와 요금제만 내놓는 것은 본말(本末)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삼성은 샤오미를 벤치마킹해야 고벤쳐 / 그룹

    2014/06/09 12:54

    복사 http://wyoon68.blog.me/220024824622

    전용뷰어 보기

    삼성은 샤오미를 벤치마킹해야합니다.


    샤오미(Xiaomi)의 급부상. 그 이유는?(블룸버그)http://www.youtube.com/watch?v=dRZSEVyrNls 짧지만 흥미로운 동영상. 이제 미국의 미디어들도 샤오미에 대해 크게 주목을 하고 있음.
    1. 애플과 비교해 반값. 2. 제한된 물량을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전략. 온라인으로 하루만에 2천5백억원매출을 올리기도 했고, 90초만에 10만대를 온라인판매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단지 애플을 겉으로 모방만 하는 회사가 아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역량을 동시에 가지고 독특한 온라인전략으로 급성장을 하고 있는 회사. 구글의 안드로이드담당 부사장을 데려다가 동남아진출의 선봉장으로 세우는 회사.
    내가 아는 분중 샤오미에 직접 가본 분들이 있는데 샤오미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실리콘밸리회사와 똑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삼성은 긴장해야 한다. 현재 10조가치의 샤오미가 몇년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해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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