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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침몰사고'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영정과 위패 앞에서 고개숙여 조문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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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9시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 앞에 유가족 3~4명이 몰려들었다. 유가족 A씨가 무릎을 꿇고 박 대통령에게 하소연했다. A씨는 "자기 목숨 부지하기 위해서 전전긍긍… 그 해경 관계자들 엄중 문책해 주십시요, 웃고 다녀요"라고 박 대통령에게 하소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5분 분향소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검은 투피스 차림이었다. 국화꽃 한 송이를 영정에 헌화한 후, 유족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울면서 이야기하자 위로했다. 조의록에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숙여 명복을 빕니다'고 쓰는 동안 이번에는 유족들이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을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박 대통령은 그제서야 유족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오전 9시 8분께 박 대통령이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자리를 뜨자, 일부 유가족들은 "대통령 조화 밖으로 꺼내 버려"라고 소리쳤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이 떠나자 성난 유가족들이 "여기까지 와서 사과 한 마디 안할 수 있느냐"며 가슴을 치며 고함을 질렀다고 현장 상황을 보도했다.

대통령 2번 만난 세월호 가족들, 2번 무릎 꿇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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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정부탓? 29일 합동분양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유가족인 남성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민관 유착, 공직 철밥통 추방'을 언급했다. <조선일보> 4월 29일자
ⓒ 조선일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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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은 두 번 세월호 가족들을 만났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오후 박 대통령이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체육관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을 맞이한 유가족들의 감정은 격앙돼 있었다. JTBC 중계에는 발언을 하는 박 대통령을 향해 실종자 가족들의 격앙된 고함소리가 날 것 그대로 전달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박 대통령을 향해 '욕설'이 날아들었다고 전했다. 전날인 16일 밤에 현장을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물병 세례를 당하고 쫓겨나듯이 자리를 떠나야 했다.

청와대 경호실의 호위를 받으며 발언하던 박 대통령을 향해 실종자 가족인 한 여성이 다가가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아이를 살려달라'고 빌었다. 당시 실종자 가족들이 가지고 있었던 절박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장면이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1분 1초가 급하다"고 말하며 구조작업의 시급성을 언급했지만 그 후 실종자 가족들이 동의할 만한 구조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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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꿇고 애원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월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듣던 중 한 실종자 가족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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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들은 두 차례 박 대통령을 만났다. 그리고 그때마다 무릎을 꿇었다. 17일에는 실종자 가족인 중년의 여성이 진도체육관에서 무릎을 꿇었다. 박 대통령은 연단에 서서 안타까운 모습으로 바라봤다. 29일에는 합동분향소에서 이번에는 유가족인 중년의 남성이 무릎을 꿇고 '해경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위로하며 어깨에 손을 올렸다.

대통령 앞에서 뿐만 아니라 세월호 가족들은 무릎을 자주 꿇었다. 사고 발생 3일째인 18일 밤 진도 팽목항 상황실 앞에서 실종자 가족 엄마들이 단체로 무릎을 꿇고 '실종 아이 생사를 확인해 달라'며 울부짖었다. 상대가 박 대통령이어서만 무릎을 꿇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구조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해경과 해수부에 분노했지만 그들 앞에서도 무릎을 꿇고 빌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에 있어 현실적 힘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라면 그가 누구라도 빌었다. '사상 최대 규모 수색'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던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가족들은 무릎을 꿇고 실낱 같은 희망을 빌었던 것이다. 구조하지 못한 죄인은 정부이나, 그나마 구조할 장비와 인원을 가진 것 또한 정부이기에 국민들은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은 것인가, 꿀린 것인가.

노무현 당선인 "대구 지하철 참사에 죄인된 심정"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했다. 순식간에 발생한 화재로 192명이 사망하는 대참사였다. 2월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이 불행한 일을 당하면 정치하는 사람들과 스스로 지도자로 칭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죄인 느낌을 가지고 일을 대해왔는데 내 심정도 그렇다"며 "하늘을 우러러 보고 국민에게 죄인된 심정으로 사후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죄인' 발언을 한 지 이틀 후인 2월 23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대구에 가니 대구시장이 저에게 인사를 하면서 '면목 없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 "'시장이 무슨 책임이 있소. 하고자 한 것도 아닌데'라고 위로했는데… 그 인사를 받을 때 대구시장의 인사가 꼭 내 심정하고 같았다"고 당시의 망연자실했던 상황을 전했다.

2004년 6월 23일 이라크에서 재건작업을 하던 중 피살된 김선일씨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일 오전 9시 30분 청와대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참으로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고 말한 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소식을 전해드리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국민사과를 발표했다. '고인의 절규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사소한 사진 한 장에서도 소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2009년 5월 28일 '고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가 공개한 미공개 사진 속에는 노 대통령이 한 중년 여성 앞에서 무릎 꿇은 모습도 들어있었다. 퇴임 후인 2008년 5월 21일 사저 앞 잔디밭에서 방문객 인사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이 한 여성으로부터 사인을 요청받자 무릎을 꿇고 사인을 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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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앞에 무릎 꿇은 노 대통령 2008년 5월 21일 사저 앞 잔디밭에서 방문객 인사를 받던 노 대통령이 한 여성으로부터 사인을 요청받자 무릎을 꿇고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사람사는세상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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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중년 남성이 할 말이 있다고 손을 높이 들었다. 그는 큰 소리로 물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이 질문에 박 대통령은 대답했다.

"국민이지요!"

그 주인이 두 차례 무릎을 꿇었다. 이제는 박근혜 정부가 주인이 무릎 꿇은 것에 대한 답을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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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살리지 못했나요? 왜? 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를 위해 모인 한 고등학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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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둘러 싼 노란리본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추모 메세지가 적힌 노란종이를 든 참가자들 리본 모양을 만들어 '친구들이 아직 여기 있습니다'가 적힌 세월호 모형을 둘러 싸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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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어른들은 무엇을 해주셨나요?"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어른들이 보여준 무책임과 무능함에 실망한 10대 청소년들이 직접 거리로 나왔다. 3일 오후 3시 30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모인 중·고등학생 200여 명은 "청소년이 앞장서서 세월호 피해 친구들의 한을 풀겠다"고 외쳤다.

이날 추모집회는 청소년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아래 희망) 회원들의 제안으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청소년들이 독자적인 집회를 개최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 중에는 페이스북에서 소식을 접하고 온 학생들이 많았다. 세월호 침몰 실종자 주검 수습이 보름 넘도록 지지부진한 데다, 어른들의 무능한 행태가 날마다 드러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인천에서 온 김아무개(고2)양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했다"며 "나 역시 세월호 사고 같은 일은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양은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 말을 들었다가 친구들이 다쳤다"며 "우리 사회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조 못 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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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친구들아'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한 고등학생이 무릎을 꿇은 채 침회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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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또는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고 온 청소년들은 A3 용지 크기의 노란 도화지에 검정 매직펜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많은 학생이 "친구들아 보고 싶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등의 메시지로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우리는 아직도 제자리를 지켜야 하나요?", "대통령님, 왜 배에 탄 친구들은 살아오지 못했나요?" 등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컸다.

청소년들은 세월호 선원과 정부 관료들의 미흡한 초동 대처 때문에 많은 친구가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아무개(고2)양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선장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안내방송을 하고, 사고 직후 해경에서 발 빠르게 구조 작업만 했어도 많은 아이들이 살았을 것"이라며 "구조할 수 있는데도 구조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충격받았다"고 털어놨다.

사고가 대형 인재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재난 안전 수준에 실망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무대에 올라 발언한 김아무개(고2)양은 "대한민국 국민이란 게 자랑스러웠는데 세월호 사고를 보며 그 생각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며 "국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길 순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온 김아무개(고3)군도 "그동안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선진국을 뛰어넘는다고 배워왔는데, 사고 구조도 제대로 못 하는 걸 보면서 실망했다"며 "이제는 더이상 어른들의 말을 못 믿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청소년단체 '희망'은 이날 집회에 이어 오는 10일에도 청계광장에서 '청소년 추모의 날'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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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착한사람은 죽고, 나쁜사람만 사나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한 고등학생이 '왜 착한사람들은 죽고 나쁜사람들만 사나요?'가 적힌 노란종이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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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아 보고싶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친구들아 보고싶다'가 적힌 노란 종이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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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서울지하철이었다.

2일 오후 3시 30분께 승강장에 멈춰있던 지하철을 뒤에 따라오던 열차가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상왕십리역 승강장에 서 있던 앞차 승객들은 승강장을 통해 열차를 빠져 나갔고 선로에 멈춰선 뒤차 승객들은 객차를 나와 반대편 선로를 통해 탈출했다. 마주 오던 지하철이라도 있었더라면 대규모 인명피해도 발생했을 아찔한 순간이었다.

충돌 여파로 지하철 안은 정전이 됐다. 건장한 승객들의 탈출에는 문제가 없었고 노약자와 아이를 동반한 승객들도 다른 승객의 도움을 받아 탈출할 수 있었다. 사고발생 30분이 지난 시점 두 열차에 탑승했던 승객 1000여명은 모두 지하철을 빠져 나왔고, 반대방향 지하철은 운행을 재개했다. 승객 중 200여명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발생 2시간 반이 지난 오후 6시, 사고상황에 대한 브리핑이 진행됐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기관사에 따르면 열차 신호등이 진행 신호에서 정지 신호로 갑자기 바뀌어 후속 열차가 비상 제동을 걸었는데 제동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열차 간 자동으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열차 자동정지 장치(ATS) 고장 가능성과 뒤쪽 열차 기관사가 곡선 구간에서 정지신호를 제대로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사고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조선>만의 박 시장 비판코드, '왜 2시간 후에 도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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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후에 왔다고... 지하철 사고 발생한 지 2시간 이후에 현장에 도착한 박원순 시장을 보도하고 있는 <조선일보> 5월 3일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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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상왕십리역 지하철 추돌사고가 발생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시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박 시장은 오후 3시 32분에 지하철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현장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시청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상왕십리역에 나타난 것은 오후 5시 40분쯤이었다. - <조선> 5월 3일자 '사고 2시간 지나서야 나타난 박원순 시장'

지하철 사고를 보도하는 <조선일보> 지면에 특이한 기사가 게재됐다. '박원순 시장'의 사고 대응태도를 문제 삼는 기사다. <조선>은 사고발생 이후 2시간이 지나서야 박 시장이 사고현장에 도착한 점과 중앙정부보다 재난상황실 가동 시간이 늦어진 점, 브리핑을 한 장소가 시청이 아닌 '상왕십리역'이었음 등을 지적했다. 이 내용들은 다른 신문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먼저, <조선>은 박 시장이 사고발생 2시간 후에 현장에 도착한 점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서울시 관계자가 사고보고 받은 직후 박 시장이 현장으로 향했다고 전한 뒤) 그러나 박 시장이 시청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상왕십리역에 나타난 것은 오후 5시 40분쯤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이 신문은 작년 7월 발생한 동작구 상수도관 수몰사고 때도 사고발생 5시간 후인 밤 10시 40분에 박 시장이 현장에 도착해 구설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박 시장이 사고발생 2시간 후에 현장에 도착한 것이 지적받을 상황인지 의문이다. 서울시 설명자료에 따르면 사고발생 직후 박 시장은 비서실장으로부터 내용을 보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제1부시장과 서울메트로 사장에게 부상자들의 안전 이송과 신속한 복구를 지시했다. 이어 비상교통대책과 관계자 소통 체계 마련도 지시했다.

시청에서 초동 대응조치를 마친 이후인 오후 4시 40분께 박 시장은 시청 집무실을 출발해, 오후 5시 3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다음날인 3일 오전 0시 반께 최종 상황종료 브리핑을 한 뒤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청으로 돌아갈 때까지 현장을 지휘했다.

<조선>은 어느 대목에서 박 시장을 비판하는 것인가. 서울시장이 119처럼 사고발생 2분 후에 현장에 도착했어야 한다는 말인가. 박 시장은 현장의 초동대응을 지시하고 난 이후 곧이어 현장으로 출발했다. 출발한 시간도 사고발생 1시간 이후였다.

이 때문에 <조선>을 제외한 다른 언론에서는 박 시장의 사고현장 도착시간을 지적하는 뉴스를 게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언론에서는 박 시장이 '곧바로' 현장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1시간 이후 출발이 어느 언론에서는 지적받을 사안이고, 어느 언론에서는 '곧바로'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인가.

박원순 서울시장도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이동해 수습에 나섰다. - <한겨레> 5월 3일자 '들이받은 뒤차량, 안전거리 자동유지장치 고장'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집무실에 있다가 사고 소식을 보고받고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서울메트로 사장에게 연락해 신속한 현장복구를 지시했다. 오후 5시 30분에 상왕십리역에 도착한 뒤 늦은 밤까지 상황실에 머물며 복부상황을 점검했다. - <동아일보> 5월 3일자 '또 인재… 종합관제소, 전동차 지켜보면서도 사고 못 막아'

'상황 브리핑' 국민들에게 공개한 서울시, 장소가 문제라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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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2시 21분 ... 생중계를 통해 사과하는 박 시장 박원순 시장이 지하철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지하철이 정상화되었음을 알리며 지하철로 귀청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복구현장에서 진행된 공식브피잉을 <라이브서울>을 통해 생중계했다.
ⓒ 라이브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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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서울시의 대응이 신속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신문은 "서울시가 유사시 시청사 지하에 가동하는 재난상황실도 첫 브리핑을 끝낸 뒤인 오후 6시 30분에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하며 "국토부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린 오후 3시 55분보다 2시간 반이나 늦었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2호선은 서울시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것인데 중앙정보보다 대처가 늦은 것이다"고 꼬집은 것이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와 소방방재본부와 함께 합동브리핑을 실시했다. 오후 6시, 7시, 9시 등 거의 실시간으로 진행된 브리핑은 서울시 홈페이지 <라이브서울>을 통해 공개됐다. 최초 브리핑 자리에서 나선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당시까지 파악된 사고원인과 대응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기자들은 '사건 발생 2시간 반이나 지났는데 왜 아직 정확히 모르느냐'는 질문을 몇 차례 던졌다. '세월호 참사'가 진행 중임을 고려해서인지 기자들의 질문에서는 날이 서 있었다. 기자들은 사고직후 '어떠한 안내방송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7시 브리핑에는 서울메트로 사장이 직접 나와서 6시 브리핑 시 대답을 명쾌히 하지 못했던 '안내방송' 건에 대해서 설명했다. 기자들은 '왜 뒷차는 실내에서 대기하라고 안내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서울메트로는 '관제통제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실내가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상황파악 이후 관제통제로 열차 운행은 중단됐고, 탑승객들은 반대편 승강장으로 탈출했다.

<조선>은 '재난상황실'이 늦게 가동된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5시 40분부터 박원순 시장이 현장에 계속 상주하면서 지휘했고, 6시 이후 시간별로 등장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대응에서는 우왕좌왕하는 등 불안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과연 이것이 '재난상황실'이라는 이름의 조직을 즉시 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 받아야 할 대목인가.

상황종료 보고도 공개적으로 한 박 시장, 귀청은 지하철로

박원순 시장은 3일 오전 0시 20분께 브리핑에 등장했다. <라이브 서울> 기자회견 중계에 등장한 박 시장은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서울시 안전을 책임진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서 "후속조치에 만전을 다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한 말씀을 전하고 사과를 드립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정상화된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시 지하철사고는 충분히 비판받아야 한다. 기계오작동이든, 기관사의 과실이든 천만 서울시민의 교통수단이 안전하지만은 않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과 시민단체 등의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고 발생 이후 초동 대응조치, 부상자 구호조치 등에 대한 비판이 아닌 '사고 발생 2시간 후에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지적하거나, '재난상황실'을 언제 열었는지를 지적하는 것이 과연 언론 기능에 충실한 보도인지 의문이 남는다.

“고등학생도 미안해하는데, 대통령은 왜…”

등록 : 2014.05.02 19:51수정 : 2014.05.03 18:20

2일 오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려고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노란 리본의 정원’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어안렌즈를 사용해 동그랗고 주위가 어둡게 나타났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죄책감 느끼는 시민들
“미안해” “부끄럽다” “용서 마”

서울광장 10만명·안산 27만명…
분향소 조문객 발길 끊이지 않아

“우리도 이렇게 미안한데, 도대체 대통령은 왜 미안해하지 않나요?”

경기도 안산 강서고 2학년 김아무개(17)양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사과를 주저하는 데 대해 이렇게 불만을 털어놨다. 2일 오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양은 “초등학교 친구 두 명이 사고를 당했다. 이렇게 교복을 입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에게 미안해 사진(영정) 앞에서 사과했는데, 나라의 어른이라는 대통령은 왜 그 말 한마디도 못하느냐”며 울먹였다.

푸르디푸른 청춘들이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는 참사를 목도한 국민들이 곳곳에서 글로, 말로, 그리고 행동으로 ‘미안하다’고 울부짖고 있다.

‘며칠째 잠을 못 이룹니다. 나도 어른인 것이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여러분이 치른 죗값 받은 고통 새기고 또 새기고 절대 잊지 않아서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고통 반복되지 않도록 바르게 살겠습니다. 돌아와 주세요.’

세월호 침몰사고 나흘 뒤인 지난달 20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 정문에 한 어른이 이런 쪽지 글을 써 붙였다. 이전까지만 해도 단원고 정문과 담벼락에는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소망하는 쪽지 글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날부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쪽지 글이 곳곳에 붙기 시작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분향소를 방문한 추모객은 분향소 설치 5일 만인 2일 오후 10만명을 넘어섰다.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임시 합동분향소 포함)를 찾은 조문객도 분향소 설치 9일 만인 이날 오후 27만명을 넘었다.

한편, 청소년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의 회원인 중고생과 청소년들이 “세월호에 탄 친구들과 안녕하고 싶은 청소년이 함께 모여 촛불을 켜자”며 토요일인 3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친구들을 위한 청소년 촛불’ 행사를 2일 제안하고 나섰다. 세월호 침몰 이후 10대 청소년들이 독자적인 촛불집회를 제안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학생·청소년들은 애도와 추모의 묵념, 친구들·청와대에 보내는 노래와 시, 자유 발언, 다 함께 상징 의식 등의 차례로 촛불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산/김일우 김기성 기자, 이수범 음성원 기자 cooly@hani.co.kr

“도올, 대통령 향한 돌직구 시원스럽다”

등록 : 2014.05.03 15:26수정 : 2014.05.03 18:17

도올 김용옥 교수

도올 김용옥 ‘한겨레 기고’ 화제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세월호 참사 특별기고가 <한겨레>를 통해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2만건 이상 인용되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고문이 인터넷에 공개된지 하루도 안돼 <한겨레> 누리집과 포털에선 댓글이 1만개 이상 달렸다.

등단 45주년을 맞아 최근 열세 번째 시집 <호야네 말>을 출간한 이시영 시인은 자신의 트위터(@ro_ro*********)를 통해 “도올이 한겨레에 울분을 토하셨다. 도올다운 글이라 좀 격앙되어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돌직구가 시원스럽다. 도올의 지적대로 그 분의 정치력과 통치력은 ‘허상’이었음이 증명되었다. 물러나기 싫으면 그냥 가만히 계시라. ‘규제와의 전쟁’ 따위 하지말고”라고 밝혔다.

트위터리언(wi*******)은 “중앙일보에서 세월호 사고 후 인문사회학자들의 릴레이 인터뷰라는 걸 계속 실었다. 공허한 현학 일색이었다. 도올 선생의 추상같은 발언이야말로, 지성의 목소리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웅변한다”고 밝혔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저자인 김동조씨(아이디 @hubris2015)는 트위터에서 “도올 선생의 말처럼 거리에서 정치적인 표현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선거를 통한 심판이 필요하고 야당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야구관련 서적을 쓴 김은식씨(아이디 @kimeunsik)는 트위터로 “‘일본 도호쿠지진 때 미야기농고의 학생들은 다급한 상황에서도 소, 돼지 축사의 문을 열어두고 피신했다. 하물며 인간이랴.’ 도올 선생의 글 중 이 대목이 이 새벽에 또 가슴을 찌른다”고 밝혔다. 한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ch***********)은 “맹자는 호선(好善)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천하를 다스리기에 넉넉함이 있다 했다. 호선이란 낙문고언(樂聞苦言)이다. 쓴 말을 듣기를 사랑한다는 뜻이다”고 말했고, 다른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gy***)은 “평범한 민중들은 늘 정의로웠다고, 죽어간 사람들도 그런 사람이었다고 (도올 선생이) 처음 말해주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도올의 기고문을 가리켜 “선동하고 있다”거나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을 추모·위로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4월30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 들머리에서 참가자들이 ‘가만히 있으라’는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도올의 기고문을 보고 촛불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누리꾼들도 다수다. 시민단체들은 연휴 시작인 5월3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촛불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서울시민 촛불 원탁협의회’는 주말인 이번달 3일과 10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추모 촛불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서울촛불시민들’ 역시 2일부터 6일가지 매일 저녁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생환을 기원하는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했고, 3일 오후엔 청소년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의 회원들도 오후 5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용옥 교수는 <한겨레> 특별기고문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을 비교하며 글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1950년 6월 정부 각료, 국회의원, 육군본부에도 알리지 않고 몰래 대전으로 도망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방송국을 통해 서울시민에게 “우리 국군이 용감하게 적을 물리치고 있습니다”, “나 대통령 본인도 서울을 떠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서울을 지키고 있습니다”는 거짓 방송을 했고 사전 통보없이 한강대교를 폭파해 시민 500여명이 폭사했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이승만을 성스러운 통치자로 모시는 기나긴 정치사적 이념의 굴레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임진왜란 당시 대책없이 도망친 선조가 큰 전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을 핍박하고, 오히려 도망갈 때 자신의 말을 몰았던 말단 관리를 우대했던 역사적 사례를 제시했다. 김 교수가 이런 실패한 리더십의 사례를 제시한 것은 세월호 침몰 당시 누구도 주체적인 결단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 충분히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이 황금시간에 누구도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시대의 역사가 총체적 부실 속에서 결정권자가 부재한 상태로 표류하고 있고, 그 총체적 부실의 주체는 다름아닌 박근혜 정부”라고 밝혔다. 그는 또 “통치의 정점은 국가의 안위에 막중한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진심어린 전면적인 사과의 한마디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과거 중국 한(漢)나라의 황제인 문제(文帝)조차 불상사가 발생할 때마다 신하를 탓하지 않고 자신이 국민 앞에 사죄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사건 초기 ‘남탓’이나 “엄벌하겠다”는 등 심판자 노릇에 일관했다는 것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세월호 참사]실종자 구조도 언딘 독점계약…"말도 안돼!"

  • 2014-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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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실종자 구조.선체 인양 모두 언딘에게 몰아줘…언딘, 논란 예상되자 꼼수해명까지

바지선 '언딘 리베로'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민간 잠수사 등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을 지휘하고 있는 해양경찰과 민간 인양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 간의 비정상적인 유착 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후폭풍이 커질 전망이다.

당초 해명과 달리 해경이 세월호가 소속된 청해진해운이 언딘과 세월호 사건 수습 관련 독점계약을 맺도록 주도한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둘 간의 계약에는 선체 인양뿐 아니라 실종자 구조활동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한시가 급한 대규모 재난사태에서 특정 업체에게 구조를 전적으로 맡긴 것은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경은 이처럼 논란이 불거지자, ‘언딘이 '군·해경보다 능력이 뛰어나다'며 추켜세우면서도 언딘이 마치 해경과 계약을 맺은 것처럼 브리핑했다.

한동안 언론들이 이런 브리핑 내용대로 계약관계를 이해했지만, CBS노컷뉴스에 의해 계약 주체가 해경이 아닌 사고를 낸 청해진해운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언딘 측은 "애초 청해진해운과는 인양에 대한 계약만 맺었고 해경의 요청으로 구조에 동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계약서에는 "세월호에 대한 구난/구호 용역 및 기타 기술지원 일체를 독점적으로 수행할 것에 합의한다"고 돼 있는데 여기서 구호는 실종자 구조의 뜻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난구호법 2조는 수난구호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해수면 또는 내수면에서 조난된 사람 및 선박, 항공기, 수상레저기구 등의 수색·구조·구난과 구조된 사람·선박 등 및 물건의 보호·관리·사후처리에 관한 업무를 말한다"

해경이 청해진해운에게 언딘과 맺으라고 한 계약서는 실종자 구조에서부터 선체 인양(구난)까지 모두 언딘이 맡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의문은 이 계약서 한장으로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해경에 대한 들끊는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수백명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특정업체와 독점 계약을 맺게 하고, 다른 민간잠수부나 해군의 실종자 수색활동을 제한하면서 총체적인 난맥상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 수백명 목숨앞에 돈문제에 치중한 꼴

해경이 이렇듯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동원하지 않은 이유는 결국 '돈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청해진해운이 계약한 구난업체를 통해 수난구호를 진행할 경우 그 비용은 청해진해운이 부담해야하지만 청해진해운과 계약하지 않은 업체가 수난구호를 진행했을때 그 비용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해경이 수백명의 생사가 걸린 사고 수습 과정에서 돈 문제 때문에 언딘을 제외한 다른 구난업체가 수난구호에 참여하는 것을 미적거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선박보험에 정통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다른 업체가 (수난구호에) 들어갔을때 청해진해운이 돈을 대야할 의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에서 행정조치로 시행하고 구상행위로 청해진해운에 청구할 수 있을것 같은데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해경이 언딘이 아닌 다른 민간업체들의 수난구호를 막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특히 "수난구호를 꼭 선박회사와 계약한 업체만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해경이 어떤 이유로 다른 민간잠수부들의 수난구호를 막았는지 모르겠다"고 해경의 대처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경이 직접 수난구호를 하지 않고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고 수난구호를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사고에 정통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인명구조는 최대한 많은 자원을 투입해서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특정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어 진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긴급성이 요구되는 인명구조를 해군이나 해경이 아닌 민간업체에게 맡기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자원을 동원해서 수색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면서 "희망을 잃지 마시고 구조 소식을 함께 기다려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지만 공염불에 그쳤을 개연성이 크다.

언딘의 김윤상 대표와 해경 전현직 간부들이 자리를 꽤차고 있는 한국해양구조협회를 매개로 해경쪽에서 무리하게 언딘을 밀어주려했다는 의혹도 일찌감치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구조·구난 전문가는 "언딘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해경과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얘기가 많이 돌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형 사고를 어떻게 한개 업체가 독점할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 회장 "이런 큰 사고가 났으면 자진해서 나선 민간 잠수요원들도 신속하게 투입했어야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면서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선장도 계약직…곪아터진 '돈' 지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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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만큼 우리 사회의 치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도 드물다. 승객을 버리고 달아난 선장과 돈 밖에 모르는 선주, 그들을 믿고 배에 남았다 희생된 학생과 승객 등등은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절묘하게 오버랩 된다.

이름만큼이나 의미심장한 세월호 사고가 더욱 불길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호도 결코 안전하지 않을 것이며, 그때가 되면 누구도 우릴 구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그래서 세월호는 대한민국호의 진로를 바꿀 것을 경고한다. 이른바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리더십부터 다시 세우고, 선장조차도 계약직으로 내모는 금전지상주의를 일신하며, 마피아 공무원들의 철옹성을 깨뜨려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라고 다그치고 있다.

꽃다운 생명들을 속절없이 떠나보낸 어른들은 모두 죄인이다. 그 트라우마는 세월이 가도 남을 것이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 이제 할 일은 아픔을 오래 기억하고, 어떻게든 사회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세월호가 남긴 교훈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파탄 난 직업윤리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2. 선장도 계약직…곪아터진 돈 지상주의
3. 마피아 공무원과 연안부두 사람들

침몰한 세월호.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의 아이러니는 세계 제일의 조선강국이 연안여객선 하나 못 만들어 외국 폐선을 수입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극단적인 이윤 추구에 있다.

우리의 글로벌 조선사들이 연안여객선을 만들지 않는 것은 돈이 안 되기 때문이며, 청해진해운이 굳이 외국 폐선을 수입한 것도 돈 때문이다.

청해진 입장에선 고물 배를 고철 값에 들여다 운항하는 게 백배 남는 장사였을 것이다.

그나마 이윤 극대화를 위해 무리한 선체 개조까지 가해졌으니 언젠가 사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완화의 미명 하에 선령 제한을 25년에서 30년으로 풀어줌으로써 참사에 일조했다.

세월호는 이후 운용 과정에서도 거추장스러운 안전 따위는 철저히 무시됐다. 물론 돈 때문이다.

화물을 더 싣기 위해 배의 복원력에 결정적인 평형수(밸러스트)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세월호의 승선 인원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 것도 돈의 논리에 밀려 인명이 얼마나 경시됐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류희인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거의 모든 사고는 돈 때문"이라며 "세월호과 10~20분 아끼려고 화물 결박을 대충한 것이나 항공기처럼 전자발권을 하지 않는 것도 다 돈이 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우리나라가 내부적으론 얼마나 불안하고 취약한지를 보여줬다"며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이윤추구 방식에 대해 그동안 한 번도 궤도수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자료사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사이트 캡처)
세월호의 또 다른 아이러니는 계약직 선장이다.

국민들은 그렇게 큰 배의 선장을 월 270만원을 받는 비정규직 직원으로 고용했다는 사실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장의 직업윤리를 비난하던 목소리도 '선장=계약직'이란 사실 앞에 잠시 멈칫했다. 한국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을 절감한 것이다.

이남신 한국 비정규직노동센터 소장은 "사람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홀대를 받았기 때문에 자기 직업과 일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만 전적으로 비난의 화살을 쏟는 것은 표적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혜진 불안정노동차별철폐연대 소장은 "책임과 권한은 주지 않고 일회용품 취급하면서 왜 너는 책임감을 갖지 않는냐고 묻는다면 너무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선장과 선원을 비정규직화하는 것은 연안여객 업계에선 이미 흔한 현상이다.

2013년도 한국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60세 이상 선원의 비중이 외항선에서 16.43%인 반면 내항선에선 40.91%에 달한다.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임금을 적게 줄 수 있고 계약직 채용도 쉬운 은퇴자들을 고용하는 것이다.

이는 위험을 외주화 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업무는 비정규직으로 이뤄진 하청업체에 맡김으로써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다.

김혜진 소장은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보다 죽거나 다쳤을 때 책임지는 비용이 더 싸게 먹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추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조종사 등에 대한 파견근로자 사용 허용을 정부에 건의했고, 코레일은 철도 유지보수 업무를 외주업체 비정규직 인력에 맡긴 상태이다.

다수의 생명을 책임 진 운수산업에서조차 비정규직 세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우석훈 교수(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는 서울 주변 고속도로를 달리는 광역버스가 입석으로 운영되는 현실을 거론하며 "사실 서민들이 타는 교통수단은 다 위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동체로서의 경제 공공성에 대해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시위 문화가 조금은 달라지고 있다 (현재 홍대앞 시위모습) [16]

저항하는늙은이 (pjj****)

주소복사 조회 1770 14.05.03 16:43 신고신고

이명박 정권때 줄쳐놓고 발언하고

춤만 추던 시위 문화를 깬것이

아고라의 386세대이다

동화면세점앞... 기억 하시는 분들 있으리라

그후 늙은이는 매번 시청앞 시위에대해 불만을

폭로 하였다

개때처럼 모여 누군지도 알수없는 집단에

이리 끌려다니고 저리 끌려다니다 성금함 이라는

명목에 삥이나 뜯기는 그런 시위는 시위가 아니라고

약 5년 전부터 시위를 할거면 홍대 신촌 대학가나

강남으로 가라고...

요즘 그 시위 문화가 조금은 변한듯 싶다

물론 아직 늙은이 성에는 안 차지만

시위는 갇힌 장소가 아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널리 알리는 것이다

거기에 싸울수 있는 도구가 포함되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사진은 오늘 3시 반 홍대앞 이다

다이빙벨 실패 이유가 밝혀졌군요. [3]

호이겐스 (hu-****)

주소복사 조회 784 14.05.03 16:53 신고신고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다이빙벨' 철수에 대해 언급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째였던 지난 1일, 그동안 많은 논란이 됐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수중 잠수장비인 '다이빙벨'이 수색작업 현장에 투입되면서 실종가족을 찾는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다이빙벨은 사고 해역 25m 정도 들어가 2시간가량 머물렀지만 선체 내부에는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호기자 다이빙벨실패 이종인대표

이같은 소식에 이상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단 한 번 내려가 실종자를 수습 못했다고 실패라니. 2시간 가까운 잠수동안 감압시간 빼고 50분 가량을 선내 머물며 선미 좌현으로 향하는 진입로를 치웠다. 생방송으로 중계된 영상이 있음에도 실패로 몰고가는 대한민국 언론이야 말로 '실패'"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기자는 "선미 좌현은 범대본에 따르면 '구조물이 무너져 인양 이전에는 수색불가능한 지역'. 해경은 이곳을 맡겼다. 게다가 부표의 위치도 속였다. 알파 잠수사들은 중간부를 선미로 알고 진입로를 찾느라 이틀을 낭비했다. 해경의 양심이야 말로 '실패'"라고 말했다.

이어 "벨은 유속과 무관했다. 24시간 수색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단 교체 인력이 필요했다. 불가피하게 해경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구조. 하지만 해경은 끝까지 위협과 속임수로 일관했다. 알파로서는 협업이 불가능함을 판단한 듯. 해경의 협조 '실패'"라며 "벨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한명의 생존자도 구하지 못했으니 뭐라도 해보자는 가족들의 요구였다. 하지만 아직 생존자가 상당수 있었을 1차때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쫓겨났고 2차때는 언딘이 몰아냈으며 3차때 성공했으나 협업이 불가능해 철수한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기자는 "go발뉴스는 벨이 온 날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모두를 기록했다. 당국은 구조실패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한몸이 되어 벨을 공격했으며, 권력에 줄선 수구언론들은 이에 편승해 오보를 양산해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보도는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16일
청해진해운 소속 진도 여객선 세월호가 제주도로 향하던 중 침몰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해당 여객선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 교사 15명, 선원 30명, 일반인 89명까지 총 476여 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2일 현재 세월호 탑승객 476명 중 사망자는 총 226명이며 구조자는 174명, 실종자는 7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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