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차두리가 조광래 감독을 사로잡은 이유
- ▲ ◇조광래 감독(왼쪽)과 차두리. 스포츠조선 DB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2대1 승)을 앞두고 막판까지 그를 저울질 했다. 수비력이 좋은 조용형(28·카타르 알 라얀) 사이에서 고민했다. 조용형은 중앙수비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조 감독이 바레인전을 하루 앞두고 결정을 내렸다. 정답은 차두리였다. 하지만 온도차는 있었다.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과 비슷했다. 그리스전은 차두리, 아르헨티나전은 오범석(27·수원)이 선발 출격했다. 바레인전은 차두리, 호주를 상대로는 수비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용형을 출전시킨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바레인전 한 경기로 오른쪽 윙백의 선발구도는 정리됐다. 더 이상 물음표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 감독은 전술훈련에서 차두리를 주전팀에 중용했다. 호주와의 2차전(14일 오후 10시 15분·한국시각)도 차두리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왜 차두리일까. 그는 그라운드의 활력소다. 분위기메이커다. 바레인전 전반 초반부터 쉼표없는 오버래핑으로 상대를 유린했다. 경기를 중계한 아버지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우려할 정도였다. 다행히 기우였다. 그의 활약은 90분 내내 이어졌다.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과의 호흡도 깔끔했다.
왼쪽 라인과 확연히 차이가 났다. 왼쪽에는 박지성(30·맨유)-이영표(34·사우디 알 힐랄)가 포진했다. 박지성의 잦은 포지션 이동으로 왼쪽 라인에선 눈에 띄는 침투가 없었다. 이영표도 침묵했다. 차두리가 10km를 소화한 반면 이영표는 9.71km를 뛰었다.
특히 공격수 출신 차두리의 발 끝은 매서웠다. 후반 7분 터진 구자철의 결승골은 무회전에 가까운 차두리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자철은 차두리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흘러나오자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었다. 후반 21분 왼발로 감아찬 슛도 위력적이었다. 골대를 살짝 빗겨갔지만 차 위원도 놀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수비에서도 특별한 실수없이 매끄러웠다. 파울은 단 한 개였다. 오히려 파울을 두 개나 얻어냈다. 공수 연결도 괜찮았다. 한국이 시도한 321개의 패스 가운데 11.8%(38개)가 차두리의 발에서 나왔다. 조 감독이 호주전에서 조용형이 아니 차두리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이같은 활약 덕분이다.
차두리는 호주전에서 브렛 홀먼(27·네덜란드 알크마르), 데이비드 카니(28·블랙풀)와 격돌한다. 홀먼은 왼쪽 미드필더, 카니는 왼쪽 윙백이다. 호주는 인도전에서 색깔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측면 돌파에 이은 활발한 크로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패스는 '롱볼'를 근간으로 했다. 좌우로 공중볼을 돌리며 경기 템포를 조절했다. 다소 단조로운 면은 없지 않았지만 간결하고 힘이 있었다.
힘에서 밀리면 끝장이다. 측면 공격을 허용하면 주도권을 쉽게 넘겨줄 수 있다. 차두리는 조광래호에서 최고의 파워를 자랑한다. 힘에는 힘으로 대응하겠다는 조 감독의 밑그림이다. 고무적인 점은 브렛 에머턴(32·블랙번)-루크 윌크셔(30·디나모 모스크바)의 오른쪽 라인에 비해 왼쪽은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호주 언론조차 왼쪽 측면을 취약 포지션으로 꼽고 있다. 동시에 차두리를 경계하고 있다. 호주 '폭스스포츠'는 '왼쪽 측면의 홀먼과 카니의 호흡이 좋지 못했다. 왼쪽 측면이 취약지점으로 꼽힌다'며 '한국의 오른쪽 풀백 차두리는 혈기왕성하고 지칠줄 모르는 선수다. 그는 바레인의 급소를 잘 공략해 찬스를 만들었다. 호주전에서도 그와 같은 활약이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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