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후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 - 은퇴자로부터 듣는 삶의 지혜독서後/ 책과세상

2013/07/2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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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

작가
이근후
출판
갤리온
발매
2013.02.01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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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나이 들면 뭐가 좋으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대답은 솔직하다. 인생의 경험이 쌓이고, 지혜도 늘어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실제 정직한 답변일 수도 있지만) 노화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자기위로에 가까울 수 있다. 생물학적 노화와 사회적 쇠퇴, 불안감 등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없이 대면해야 할 껄끄럽고, 피하고 싶은 점들은 너무도 많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음에 대한 대응은 거부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대응이다.

이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의 저자가 조언하는 나이듦에 대한 대응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와, 좋은 점은 없지만 좋게 만들겠다는 개인의 의지라고 한다. 현실은 바뀌지 않으니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태도를 변화시키자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책의 제목을 보면, 그가 이야기하는 조언의 핵심이 노년이 되어서도 재미있게 사는 방식을 스스로 체득하여 살아가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의 글 중에, 젊어서는 산 정상에 올라가는 것이 재미있었다면, 나이가 들어서는 산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다는 내용은 바로 이러한 재미의 대상이나 방식이 바뀔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책의 저자는 이미 은퇴를 하고 70이 넘어 노년기에 접어든 전직 정신과 의사 출신이다.

결혼한 4명의 자식, 그리고 손자,손녀 들과 함께, 한 지붕아래 5가정이 11년째 살고 있는 저자의 삶은 그 자체로 보통의 일반인들의 삶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자녀들 각자의 취향과 형편에 맞게 집을 설계하여 구기동에 공동의 집을 짓고,각 가정마다 현관 입구를 달리하여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되, 대가족이 가질 수 있는 정서적 장점들을 공유한다고 한다. 마치 따로 또 같이 모여 산다고 해야 할까?

 

이러한 형태의 공동체 생활은 시부모, 동서간의 관계에서 다툼과 갈등이 빈번하면 와해되기 쉬울 텐데, 11년간 지속되었다는 것은 그들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가족 공동체가 무리 없이 잘 운영되기 위해, 예정에 없는 가정방문하지 않기, 어떤 일이든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시부모 의견이라도,솔직하게 거절하기 등, 서로 지켜야 할 Rule을만들어 운영하고 있단다.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모여 큰 다툼 없이 살아간다는 사실 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은가?

저자인 이근후 박사가 조언하는 삶의 태도와 방식은 배울 만한 내용들이 많다. 25년 동안 한국과네팔을 오가며 의료봉사 활동을 해온 그는 타인을 위한 작은 봉사가 결국 자신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보람되게 가꾸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봉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자신의 제자들에게 의료봉사 기금을 요청할때는 절대 큰 돈을 받기 보다는 인당 만원 정도의 적은 금액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할 것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봉사의 대상은 타인이지만 그 혜택은 자신에게도 돌아온다는 그의 말에서 봉사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왕년에 소리를 하며 자신이 과거를 자랑하지 말고,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며,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절대 훈계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오히려 세상의 변화와 트렌드를 감지하여 배우려 할 것, 노후가 불안하여 돈벌이에 올인 하지 말고, 마음을 저축하는 방법즉, 어려움을 참아낼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을 배우라고 역설한다. 부모가자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내 부모는 정말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가장 확실한 가정교육이 부모 스스로 본을 보이는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궤적을 볼 때 그의 조언은 결코 형식적이거나, 공허한 말 잔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철저한 자기 경험을 통해, 느끼고 체득한 삶의 자산을 진솔하고 덤덤하게 독자와 나누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저자의 조언은 충분히 의미 있고 유익하다. 중년을 바라보는 40대 이든, 은퇴를곧 앞둔 예비 은퇴자라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저자가 던지는 인생 메시지에 한 번 쯤은 귀 기울여도 좋을 듯 하다.

<책속의 글>

우리가 갈등하고 고통스러운 것은당연히 나에게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때문이다.

앞서 열거한 물건만이 아니다. , 재능, 환경 등다른 사람은 다 가졌는데 나만 갖지 못했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나를 괴롭게 한다. _229

인생은 시기마다 수많은 경험을 하며우리는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열 살 때는 스무 살의 마음을 모르고30대는 중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게 당연하다.세월의 흐름을 따라 인간은 익어 가는 것이다. _80

나이가 들면 꼭 해야 되는 일보다안 해도 될 일이 더 많아진다. 혹 안 해도 될 일을 체면이나 다른 사람 말만 믿고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따져 보라. 그렇게 살아야 꼭 좋은 인생, 성공한 삶이 되는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_91

또 나이 들어서 젊게 보여야 한다는강박은 되도록 빨리 버려라 .24시간 젊게 보이는 데만 신경 쓰느라 삶을 돌보지 못하면 그게 더 안타까울일 아니겠는가. _90

내 삶을 누가 리드했느냐에 따라삶의 성공이 결정된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삶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한다. _160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 / 이근후 / P323 / '13.7.15 by East-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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