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카바니, 종아리 근육 파열로 8강전 결장

도영인 입력 2018.07.03. 10:17

우루과이의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부상으로 인해 프랑스와의 8강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3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카바니의 부상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카바니가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우루과이 오스카 타바레즈 감독은 카바니를 대체할 공격수를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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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손 카바니. 캡처 | FIFA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우루과이의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부상으로 인해 프랑스와의 8강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3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카바니의 부상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카바니는 지난 2일(한국시간) 열린 포르투갈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혼자서 2골을 몰아치면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카바니는 이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후반 29분 크리스티안 스투아니와 교체돼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카바니가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부상 부위에 붓기가 있는 것 외에는 특이할만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카바니는 3일 훈련에 불참했고, 현지언론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혼자서 계단을 내려오기도 힘든 상황이다.

프랑스 리그1 득점왕 출신의 카바니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우루과이에게 큰 악재다. 우루과이는 오는 7일 프랑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우루과이 오스카 타바레즈 감독은 카바니를 대체할 공격수를 고심하고 있다.

dokun@sportsseoul.com

티키타카 종말 확인사살, 조직력+많이 뛰는 축구가 통한다

정다워 입력 2018.07.02. 13:48

세계 축구 흐름이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류로 접어든다.

21세기 초반을 주도했던 축구 철학은 티키타카였다.

그러나 티키타카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3백으로 대변되는 수비 축구 앞에서 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약점을 드러냈다.

클럽팀 중 티키타카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는 FC바르셀로나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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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페인축구협회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세계 축구 흐름이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류로 접어든다.

21세기 초반을 주도했던 축구 철학은 티키타카였다. 짧은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공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티키타카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3백으로 대변되는 수비 축구 앞에서 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약점을 드러냈다. 당시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스페인은 2016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16강에 그쳤다. 클럽팀 중 티키타카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는 FC바르셀로나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은 점유율 축구의 종말을 확인하는 대회다. 스페인은 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16강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점유율에서 75대25로 압도했고, 슛 횟수에서도 25대6으로 우월한 경기를 했으나 러시아와 같이 한 골밖에 넣지 못했다. 기 경기를 중계한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티키타카의 종말이 스페인 탈락으로 인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핵심은 활동량이다. 러시아는 모든 기록에서 뒤졌으나 활동량에서 146km를 기록하며 137km의 스페인에 크게 앞섰다. 120분 동안 스페인 선수들보다 9km나 더 뛰었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만큼 많이 뛰는 축구로 승부를 봤고, 결과는 대성공이다. 2일 열린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경기 양상도 비슷하다. 덴마크는 크로아티아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공격적인 기록에서 뒤진다. 점유율은 46대54였고, 슛 횟수도 15대22로 크로아티아가 우세했다. 하지만 뛴 거리는 덴마크가 135km로 132km에 그친 크로아티아에 근소하게 앞섰다. 한국이 독일을 잡은 경기를 봐도 활동량이 이번 대회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은 독일에 모든 면에서 뒤졌으나 활동량에서만큼은 118km대115km로 우위를 점했다. 스페인뿐 아니라 크로아티아, 독일은 정교한 공격이 장점인 팀들이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하는 부분 전술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데 능숙하다. 하지만 많이 뛰는 팀 앞에서는 공통적으로 고전했다.

단순히 많이 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조직적으로 함께 움직일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상대의 세밀한 공격을 막기 위해 한 발 자국 더 뛰는 방식은 단순하지만 가장 위력적이다. 축구 전술도 생물과 같다. 환경에 따라 진화한다. 티키타카라는 강력한 전술을 막는 수비 축구도 점점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강팀들 입장에선 상대의 강력한 수비 전술을 뚫을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 당장 많이 뛰는 축구를 쉽게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weo@sportsseoul.com

[월드컵 트렌드]무너진 패스축구, 더 빨리-많이 뛰어야 이긴다

김가을 입력 2018.07.02. 16:44 수정 2018.07.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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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세계 축구의 물줄기가 바뀌고 있다.

앞선 두 차례 월드컵을 호령했던 스페인과 독일이 무너졌다. 스페인은 남아공에서, 독일은 브라질에서 각각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축구 강국이다. 두 팀은 '패스 플레이'를 앞세워 세계 축구계를 이끌었다. '티키타카(tiqui-taca)'로 대표되는 스페인 축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스페인과 독일은 그 믿었던 패스 플레이에 발등을 찍혔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은 1938년 이후 80년 만이다. 스페인은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16강에서 짐을 쌌다. 이들의 기본 플레이스타일은 4년, 8년 전과 변함없었다. 스페인(2294회)과 독일(2013회)은 조별리그에서 32개국 중 가장 많은 패스를 하며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안정환 해설위원의 말처럼 '티키타카의 종말이 스페인의 탈락으로 인증'됐다.

ⓒAFPBBNews = News1

▶한 발 더 뛰어야 이긴다

스페인이 무너진 경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페인은 1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러시아와의 러시아월드컵 16강에서 연장혈투 끝에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승부차기 끝에 3대4로 패했다.

눈에 띄는 것은 패스 횟수와 활동량이다. 스페인은 무려 1137회 패스를 시도, 91%의 성공률을 선보였다. 월드컵 역사상 한 경기에서 1000회 이상 패스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러시아는 284회 시도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승리는 146㎞를 뛴 러시아가 챙겼다. 스페인은 137㎞를 달렸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48경기 중 승패가 갈린 경기는 39차례. 이 가운데 패스 횟수에서는 밀렸지만, 활동량으로 상대를 제압한 경우는 10차례다. 더욱 눈 여겨 볼 점은 '이변'으로 꼽힌 경기 대부분이 활동량으로 승리를 챙긴 케이스다.

대표적인 예가 있다.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는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5골을 몰아넣으며 승리했다. 당초 접전이 예상됐지만,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완승을 거뒀다. 당시 러시아는 118㎞를 달리며 사우디아라비아(105㎞)를 압도했다. 러시아는 2차전에서도 115㎞를 뛰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가 버틴 이집트(110㎞)를 꺾었다. 반면 우루과이와의 3차전에서는 단 98㎞를 뛰는데 그쳤다. 우루과이(101㎞)가 3대0 승리를 챙겼다.

일본 역시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활동량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일본은 상대가 한 명 퇴장 당한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101㎞를 달렸다. 반면 콜롬비아는 93㎞를 달렸고, 결국 일본이 2대1로 승리했다.

ⓒAFPBBNews = News1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독일의 조별예선 3차전이 27일 오후(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렸다. 한국이 2-0의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이 문전으로 파고들고 있다. 카잔(러시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6.27/

▶한층 빨리진 템포, 달려야 산다

패싱 축구 팀, 상대팀의 전략은 딱 하나였다. 일단 버티고, 기회가 나면 무조건 치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스피드'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이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1788회 패스했다. 프랑스도 1556회 시도하며 만만치 않은 패스 축구를 했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는 철저히 '막고 찌르기' 전략을 택했다. 객관적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이날 경기에서 프랑스는 351회 패스했고, 아르헨티나는 547회 시도했다. 점유율에서 아르헨티나가 59%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프랑스가 4대3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중심에는 킬리앙 음바페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있었다. 음바페는 엄청나게 빠른 발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13분에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후반에는 2골을 몰아 넣었다.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음바페를 막기 위해 3~4명이 달라붙었지만, 음바페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한국과 독일의 최종전에서 터진 손흥민의 골도 비슷하다. 손흥민은 상대가 지친 틈을 타 50m 이상을 폭발적으로 치고 나갔다. 예상을 뛰어넘는 스피드에 독일 수비진은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했고, 손흥민은 빈 골대를 향해 쐐기골을 흘려넣었다.

물론 축구를 한가지 측면만 가지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패스 없는 축구 없고, 단순히 많이-빨리 뛴다고 승리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 하나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확인했듯 현대 축구의 흐름은 더 많이, 빨리 뛰는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단독] 조현우 "쫄지마! 흥민이 외침에 11명 눈빛 달라져"

박진만 입력 2018.07.03. 04:44 수정 2018.07.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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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타’ 조현우에게 듣는 뒷이야기

스웨덴 경기 3시간 전 선발 발표

1번 김승규가 나갈 줄 알았는데

스크린에 내 이름이… 꿈 같았죠

90분 내내 골 막을 준비

페널티킥 아니면 실점 않겠다는

동료들과 약속 지켜내 뿌듯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축구 인생은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180도 바뀌었다. K리그 팬들에게만 알려진 선수였던 그는 연이은 선방쇼를 선보이며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스타로 떠올랐다. 조현우가 지난 달 29일 서울 한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을 든 채 엄지를 들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mkookilbo.com

“봐! 우리보다 독일이 지금 더 긴장했어. 쫄지 마.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27ㆍ대구FC)는 이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게 맴돈다고 털어놨다.

지난 달 27일(한국시간) 한국과 독일의 러시아월드컵 F조 마지막 경기가 벌어진 카잔 아레나.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상황에서 기성용(29ㆍ스완지시티) 대신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26ㆍ토트넘)이 라커룸에서 이같이 외쳤다. 그 전까지 다소 긴장해있던 동료들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조현우는 “그 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손흥민이 그렇게 말하니 자신감이 확 들었다. 저 뿐 아니라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그랬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선수들에게 한 마디를 덧붙였다. “위험지역에서 파울만 주지 말자. 할 수 있어!”

그 다음 장면은 꿈만 같다. 조현우는 독일 레온 고레츠카의 헤딩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모두가 실점이라고 고개를 감싸 쥐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페널티킥만 안 주면 실점하지 않겠다’던 동료들과 약속을 지켰다. 비디오판독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김영권(28ㆍ광저우)의 득점이 나왔고 대지를 가르는 주세종(28ㆍ아산경찰청)의 패스에 이어 손흥민의 추가골이 터졌다. 세계 랭킹 1위를 잡는 기적은 그렇게 탄생했다.

독일전에서 고레츠카의 헤딩 슈팅을 선방하는 조현우. 카잔=연합뉴스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2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조현우를 만나 대회 뒷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월드컵 예비 명단 28인에 드는 순간부터 스웨덴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순간까지 모두 꿈만 같다”고 6월 한 달을 돌아봤다.

그 말처럼 조현우의 인생은 한 달 만에 180도 바뀌었다. 지난 달 1일 전주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그는 여전히 무명에 가까웠다.

경기 다음날 전주역에서 열차를 타고 서울에 갈 때도 혼자 여유로웠다. 알아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확히 26일 뒤 돌아오자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대표팀이 귀국한 인천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현우가 포항 자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열차를 탔는데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이 너무 많아 “정말 죄송하지만, 다른 승객 분들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연신 허리를 굽혔다. ‘즐거운 곤혹’은 포항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곳에서도 그는 ‘슈퍼스타’가 돼 있었다.

지난 달 29일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조현우. 영종도=류효진 기자

조현우의 월드컵은 시작부터 드라마였다. 지난 5월 14일 신태용(49) 감독이 28인의 예비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 소식도 그는 언론사 기사를 통해 접했다. 조현우는 “(명단에 들 것으로) 예상하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명단에 든 것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갈 거라는 가능성을 믿고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소속팀 대구의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이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태용호의 최종 23인 명단에도 들었고 러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러시아로 간다고 해서 반드시 월드컵에 나선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었다. 골키퍼는 3명이 1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가 받은 유니폼에 새겨진 등번호는 23번. 2002 한일월드컵 대표 최은성,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 이범영이 달았다가 한 차례도 뛰지 못한, ‘3번째 골키퍼’의 상징이었다. 1차전 스웨덴 전을 앞두고 대부분의 언론이 등 번호 1번 김승규(28ㆍ빗셀고베)의 선발 출전을 예상한 건 어쩌면 당연했다.

조현우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주전 자리를 차지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스웨덴 전에 나서기 약 3시간 전 숙소에서 팀 미팅을 했는데, 스크린에 제일 먼저 내 이름이 뜨는 걸 보고 ‘아 오늘 내가 뛰는구나’하고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꿈만 같다, 명단 나왔을 때 그 느낌은…”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말끝을 흐렸다.

조현우에게 드디어 펼쳐진 무대. 스웨덴과 1차전 격전지인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자신에게 주전을 빼앗긴 선배 김승규였다. “현우야, 정말 멋지다. 멋지게 해낼 수 있다. 유럽에서도 한국 골키퍼가 통할 수 있다는 걸 네가 보여줘.”

독일전을 승리한 뒤 김승규(오른쪽)이 후배 조현우를 포옹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카잔=연합뉴스

그 메시지에 조현우는 정말 큰 힘을 받았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었다. 조현우는 “경기 끝나고도 승규 형이 가장 먼저 저에게 달려와서 ‘멋지다, 고생했다’고 말해줘서 정말 힘이 났다”고 말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을 홀린 선방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대표팀 김해운 골키퍼 코치가 강조했던 “항상 준비된 상태로 있으라”란 말만 끊임없이 되새겼다고 한다. 그는 “한국보다 유럽이 공도 빠르고 선수들도 스피드가 있으니까 항상 준비하지 않고는 실점한다는 이야기를 코치님이 강조하셨다. 상대방이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을 넘는 순간 항상 방어 준비를 했다. 90분 간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을 K리그에서 미리 경험해 본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골키퍼 입장에선 힘든 공이 맞지만, 탄력성이 워낙 좋은 공이라 득이 될 때도 있다. 찰 때 힘이 덜 들어가고 편하다. K리그 공인구가 ‘텔스타 18’이라 편했다”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조현우가 팬들이 자신을 위해 만든 합성 사진을 보며 웃고 있다. 사진 속 조현우는 한국 대표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멕시코와 2차전 때는 페널티킥 선제 실점 후 흔들리는 수비수들에게 조현우가 “포기하지마”라고 외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그는 “그런 말을 자주하는 건 아닌데 정말 힘든 순간이라 나온 것 같다”며 “그게 화면에 잡혀서 끝나고 깜짝 놀랐다”고 쑥스러워 했다.

한국대표팀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을 다녀온 지금, 이제는 해외 강팀들과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팬들은 SNS에 조현우를 박지성, 김연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한 합성 사진을 올리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는 “여러 유명한 선수들과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도 “저도 더 열심히 해서 흥민이처럼 유럽에 가서 더 유명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한국 축구에서 아직 골키퍼가 유럽에 진출한 적은 없다.

’텔스타 18’을 두 손으로 든 채 밝게 웃는 조현우. 신상순 선임기자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박순엽 인턴기자

‘유리몸’ 축구선수의 비애

입력 2009-09-30 02:57수정 2009-10-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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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21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 기계’ 뤼트 판 니스텔로이(33)가 교체 출전했다. 지난해 10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11개월여 만에 경기에 나선 그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했다. 그러나 복귀의 기쁨도 잠시. 그는 이 경기에서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장면2 7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미드필더 김형범(26)이 오른쪽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지난해 11월 발목 부상 뒤 232일 만에 복귀한 김형범은 이날 경기 시작 10분 만에 무릎 인대를 다쳐 시즌을 접었다.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 상대 팀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최근 무릎 수술을 받은 그는 “몸도 아프지만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는 사실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몸도 아프지만 마음도 아파요” 

70%이상이 발목-무릎 집중… 주전경쟁 중압감 심해
좌우로 몸 흔들며 드리블하는 호나우두형 부상 많아

○ 부상, 피할 수 없는 숙명 

어린 시절부터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사는 축구 선수들에게 부상은 숙명이다. 축구인들은 “축구 선수의 부상은 완치되지 않는다. 단지 호전될 뿐”이란 말을 한다. 전 대표팀 트레이닝 닥터 나웅칠 박사의 석사 논문 ‘축구 선수의 운동 부상에 대한 임상적 양상과 부상관리 행태’(1994년)에 따르면 조사 당시 국내 프로축구 선수 161명 가운데 159명이 발목, 무릎 등 신체 부위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는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이 더 크다. 송준섭 대표팀 주치의는 “넓은 그라운드에서 90분 동안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데다 선수들끼리 예상치 못한 충돌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BS 신연호 해설위원은 “축구는 방향 전환, 속도 변화 등이 특히 심한 운동”이라며 “달리면서 공을 차는 등 몸에 무리를 주는 이중적인 동작이 많은 것도 부상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축구 선수들의 부상은 70% 이상이 발목과 무릎에 집중된다. 그러나 넓적다리, 허리, 머리 등 신체 어느 부위도 안전지대는 없다. 

○ ‘유리몸’ 선수들…이유도 가지가지 

축구 선수 중에는 특히 부상에 취약한 ‘유리몸’들이 있다. 잦은 부상에 영향을 끼치는 한 요인은 플레이 스타일. 좌우로 심하게 흔들며 드리블하는 브라질의 호나우두는 부상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관절의 유연성, 근육의 질 등이 선천적으로 부실해 부상 위험에 노출된 선수들도 있다. 

심리적인 부분도 부상에 한몫한다. 대한축구협회 김동기 기술분석위원은 “부상을 한번 당하면 무의식적으로 그 동작을 꺼리게 된다”며 “그 과정에서 몸의 균형이 무너져 다른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부실한 초기 대응은 잦은 부상을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다. 부상을 달고 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몇 배 높아진다는 게 김현철 대표팀 주치의의 설명이다.

○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파요 

부상당한 선수들의 고통은 얼마나 심할까. 얼마 전 무릎 부상으로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은 한 프로축구 선수는 “경기장에 쓰러지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질 만큼 아팠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송준섭 주치의는 “보통 비명소리로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부상 정도를 파악한다”며 “특히 3대 고통으로 불리는 인대, 뼈, 관절 부위 부상을 당하면 며칠 동안은 아파서 잠도 못 잔다”고 전했다. 

마음의 고통은 몸의 고통보다 더 크다. K리그 경남 FC의 조광래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부상당한 선수들의 90% 이상이 주전 경쟁 등에서 오는 중압감으로 심리적 공황 상태를 겪게 됩니다. 감독으로선 마음의 안정을 주고 싶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부상많은 현역선수들로 베스트11 짜보니…
호나우두-오언, 최전방 공격수
 

“그는 신의 재능을 얻었지만, 인간의 몸을 받았다.”

20대 초반에 세계 축구판을 새로 짰다. 프로와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그가 뛰는 팀은 어김없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통산 최다 골(15골), 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 최다 수상(3회), A매치 62골, 유럽리그 212골.

그러나 그의 무릎은 그가 자랑하는 엄청난 순간 스피드와 화려한 방향 전환을 견뎌내지 못했다. 부상과 재기를 거듭하던 그는 현재 고국인 브라질리그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축구의 신’ 호나우두(33·코린치안스) 얘기다.

유명 축구선수 가운데는 호나우두처럼 부상을 자주 당해 팬들을 안타깝게 하는 경우가 많다. 축구 해설위원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현역 유리몸(부상을 많이 당하는 선수) 베스트 11’을 선정했다. 

호나우두와 짝을 이룰 최전방 공격수는 마이클 오언(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9세 때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원더보이’ 돌풍을 일으킨 오언은 2002년 종아리 부상 이후 6년 동안 20번이 넘는 부상을 당했다.

측면 미드필더엔 아르연 로번(25·바이에른 뮌헨)과 해리 키웰(31·갈라타사라이)이 포진한다. 로번은 지난 시즌에만 9번 부상당했다. 키웰은 2003년 리버풀에 입단한 뒤 부상으로 5년간 1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토마시 로시츠키(29·아스널)와 오언 하그리브스(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빼놓을 수 없다. 로시츠키는 우아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로 ‘그라운드의 모차르트’란 별명을 얻었지만 넓적다리, 사타구니, 햄스트링, 무릎인대 등을 다쳐 ‘움직이는 종합병동’으로 더 유명하다. 하그리브스 역시 고질인 무릎 부상으로 그라운드에서 만나기 힘든 선수다. 

수비 라인엔 애슐리 콜(29·첼시)과 시시뉴(29·AS로마)가 측면에, 알레산드로 네스타(33·AC밀란)와 레들리 킹(29·토트넘 홋스퍼)이 중앙에 위치한다. 콜과 시시뉴는 무릎, 발목이 안 좋다. 이탈리아의 네스타는 지난 시즌 허리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킹은 1999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이래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이 2번에 불과하다. 골키퍼로는 지다(36·AC밀란)가 꼽힌다. 브라질 대표로 활약했던 그는 넓적다리, 오른쪽 어깨 등을 다쳐 소속 팀을 애태우고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Sports/more10/3/all/20090930/8815686/1#csidx2b31cdee74557b5bebc28b07d3bf2d6 

[월드컵] 조광래 대표이사의 남다른 월드컵 감회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64)는 2018 러시아월드컵 관람을 마치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 엷은 미소를 보였다. 태극전사 후배들이자 제자들이 보여준 투혼의 감동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팀 감독 출신이자 K리그 구단 대표인 그에겐 여러모로 각별한 의미로 남을 월드컵이었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광래 대표가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그가 대표팀에 처음 발탁한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는 2010 남아공월드컵이 끝나고 허정무 감독이 물러난 뒤 2014 브라질월드컵 감독으로 선임됐다. 대표팀 감독 취임 후 세련되고 재미있는 축구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공격수들이 활발히 스위칭을 하며 아기자기한 패스를 펼치는 이른바 조광래식 ‘만화축구’는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2011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레바논에 패하면서 중도경질의 비운을 맛봤다.

그래도 그가 당시 뿌려놓은 씨앗은 러시아에서 훌륭한 열매가 됐다. 그가 처음 대표팀에 발굴해 중용했던 김영권(광저우 헝다)·손흥민(토트넘)이 이번 대회에서 펄펄 날았다. 김영권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딛고 일어나 멋지게 부활했다. 당시 갓 스무살의 새내기 손흥민은 이젠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조광래 대표는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서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겨냥해 어린 선수들을 키우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 선수들이 잘 성장했고,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니 기분좋다”고 말했다.

소속팀 조현우 얘기가 나오자 다시 입이 활짝 벌어졌다. 조광래 대표는 조현우가 월드컵에서 엄청난 선방쇼를 펼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2년 전만 해도 2부리그에 있던 시민구단이 국가대표를 배출한 것 자체가 영광이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조현우는 월드컵 조별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선정될 만큼 눈부신 선방을 보였으니 흐뭇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때문에 말 못할 걱정도 생겼다. 조현우의 해외 진출 얘기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선수의 발전과 한국축구의 경쟁력을 위해선 큰 무대 이적이 필요하지만 조현우가 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커 난감하다.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대구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데 조현우가 빠질 경우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광래 대표는 조현우의 이적 얘기 질문에 그저 난감한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원문보기:
http://sports.khan.co.kr/worldcup/2018/view.html?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3_5&med_id=khan&sec_id=980202&art_id=201807011510001#csidxb028dfb108c5cfe8d2cbbcf81c8210f

4년마다 되풀이하는 ‘투혼 축구’…이제 그만

등록 :2018-06-30 09:14수정 :2018-06-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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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
리부팅 한국축구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온두라스 친선 경기에서 신태용(맨왼쪽) 감독 등 코치진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온두라스 친선 경기에서 신태용(맨왼쪽) 감독 등 코치진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축구팬들은 4년마다 ‘월드컵 스트레스’를 겪는다. 평생 축구만 했으면서 ‘공을 그렇게 못 차냐’라는 선수 비난에서부터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분노가 폭발한다. 하지만, 투혼과 체력만을 앞세우고 승부에 집착하는 한국식 축구로는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유럽과 남미팀을 넘어설 수 없다. 일대일 대결에서 상대를 따돌릴 기술이 없다면 1등급 축구대표팀은 앞으로도 불가능하다. 니즈니노브고로드, 로스토프나도누, 카잔에서 이뤄진 대표팀의 월드컵 여정을 현지에서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보름간의 월드컵 ‘희망고문’이 끝났다. 성적표는 1승2패, 16강 탈락이다. 1차전 스웨덴,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는 개인 능력의 부족으로 인한 경기력의 차이를 절감했다. 투혼과 열정으로 3차전 독일전 승리를 거뒀지만, 한국 축구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선수의 일대일 능력 등 개인기 수준에 주목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 기초인 ‘유소년 축구 육성’에 대해 말만 하지 말고 실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신력과 체력’에서 ‘기술축구’로 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 기술의 부족

아시아권의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16강에서 탈락했으니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정이 다르다. A조에서 막판 역전승으로 승점 3을 챙긴 사우디아라비아나, 포르투갈을 탈락 위기로 몰아쳤던 B조의 이란, C조에서 탄탄한 전력을 보여준 호주는 일대일 능력에서 한국보다 우위였다. 일본은 훌쩍 달아난 느낌이다.

한국은 악조건 속에서 투혼을 발휘했지만, 자기 위안일 뿐이다.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선수 가운데 열정 없는 선수는 없다. 단판 경기는 선수단의 투혼으로 승패가 갈릴 수 있지만, 팀간 경기력의 차이는 선수의 기술력에 크게 의존한다. 감독의 전술 운용도 선수의 개인 능력이 없으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기본기는 어려서부터 닦아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성인이 돼서 기술을 장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동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개인 기술의 부족 등에서 비롯된 실력 차이”라고 단언했다.

기술적 차이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다. 상대의 강한 압박이 들어오면 수비수는 허둥지둥 공을 걷어낸다.(한국 축구팬들은 우리 수비수가 공을 잡을 때 빼앗길까봐 불안감을 느낀다) 선수들은 전방이나 측면으로 공을 돌리거나 롱패스를 하는데, 일대일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건네는 공은 성공률이 떨어진다. F조 1차전에서 한국(79%)과 스웨덴(84%), 2차전 한국(82%)과 멕시코(89%)전을 보면, 한국의 패스 성공률이 더 낮았다. 3차전 한국(74%)과 독일(88%)의 격차는 더 컸다. 특히 현대 축구의 승패가 결정나는 미드필드에서의 공 점유율 열세는 한국 축구의 취약점을 보여준다. 한국은 미드필드를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3등분해 측정한 1차전 공 점유율(12%-19%-17%)에서 스웨덴(15%-33%-13%)에 뒤졌다. 2차전에서도 한국의 미드필드 공 점유율(12%-16%-18%)은 멕시코(15%-24%-20%)에 비해 열세다. 3차전에서도 한국(12%-13%-14%)이 독일(11%-22%-13%)보다 낮았다. 보통 200~700번의 패스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중원에서의 패스 하나는 골을 만드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 축구의 기본기 약점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와 청소년팀 경기 전적의 차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3번의 월드컵에서 한국이 만난 조별 리그와 16강전 상대 10개팀을 보자. 한국은 이들 나라와 벌인 월드컵 경기 등 A매치 전적에서 대부분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23살 이하 올림픽 대표팀이나 20살 이하 청소년대표팀 등 연령별 무대에서는 대등하거나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독일과 역대 대표팀 A매치 전적은 2승2패이지만, 20살 이하 대표팀 전적(2승2무)은 한국이 우월하다. 멕시코도 마찬가지다. A매치에서는 한국(4승2무7패)이 열세이지만, 20살 이하 대표팀(3승2패)과 올림픽 대표팀(3승4무1패)에서는 멕시코는 한국보다 아래다. 아르헨티나와의 대결에서도 A매치는 한국(3패)이 고전하지만, 20살 이하팀(4승3무1패)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것은 청소년기의 강도 높은 체력훈련과 맞춤형 득점방식, 스파르타식 조직력 훈련이 불러온 ‘반짝효과’일 수 있다(이런 반짝효과도 한계에 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가대표팀에서는 개인 기술 완성의 정점에 오른 유럽과 남미 선수들을 만나는데, 이들이 보여주는 창의적 플레이와 뛰어난 개인기에 맞닥뜨리는 순간 청소년 시절과는 다른 벽을 느끼게 된다. 조긍연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테크니컬 디렉터는 “요즘은 유소년부터 중고등학교 축구까지 일본에 밀린다. 그들이 수십년간 철저한 개인기 중심의 훈련을 받아왔다. 일대일에서 뚫지 못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들다. 아시아에서도 한국 축구의 위상이 갈수록 떨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일본 축구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최고의 성적을 냈다. 한-일 축구 전적 비교에서도 일본의 전력 강화가 엿보인다. 1954년부터 시작된 한일전 A매치에서 한국(41승23무14패)은 절대 우위다. 하지만, 2000년 이후 A매치만 보면 한국과 일본이 4승7무4패로 백중세다. 연령별 대표팀 축구에서도 일본의 반격이 시작됐다. 1992년 이래 23살 이하 올림픽 대표팀 전적은 한국이 6승4무5패이고, 1959년 이래 20살 이하 대표팀은 28승9무6패로 우위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올림픽팀(3승4무3패)과 20살 이하팀(12승6무4패) 대결에서 한-일의 간격이 좁혀지고 있다.

입시에 목매는 축구

개인 능력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지녔더라도 지도자나 시설, 프로그램 등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대성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한국에서 나온 기술형 선수들은 국내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나거나, 나라 밖의 시스템에 의존한 특이한 사례가 많다.

한국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경우 아버지 손웅정씨가 만든 ‘자가 교육형’ 천재다. 프로축구 선수 출신의 아버지는 하루 수천개의 공 리프팅을 시키는 등 지독하게 아들을 다그치는 한편, 틀에 박힌 공격수를 만드는 승부지상주의 학원 축구의 폐해에서 아들을 비켜가도록 했다. 시야와 패스에서 발군인 기성용(스완지시티) 역시 중학 시절 호주 유학을 통해 선진 축구의 시스템을 경험했다. 월드컵에서 임팩트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역시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육성학교인 ‘라 마시아’의 세례를 받았다. 포항 유스클럽에서 고교를 마치고 유럽 무대로 옮겨간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소속 클럽의 교육환경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소속팀에서 확실히 스프린트(단거리 전력질주) 연습을 많이 한다. 그런 식의 훈련에 집중한다”고 했는데, 이번 월드컵 기간에 황희찬의 스프린트는 가장 많았고 영양가도 높았다. 유럽파인 구자철 역시 “확실히 월드컵에서 만난 상대와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전술적인 준비를 잘해야 한다. 또 한국 축구에 맞는 좋은 시스템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소년 축구 육성이나 축구 기본기 교육, 저변 확대 등은 축구가 이 땅에 들어온 이래 지속된 말이다. 문제는 알면서도 바꾸지 않은 것이지, 몰라서가 아니다. 이슬기 해설위원은 “확실히 외국에서 배운 선수들은 시스템을 얘기한다. 외국의 시스템이 갖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이제는 말로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겨 토양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움직이고 있다. 협회는 지난 4월 독일 출신의 미하엘 뮐러(53)를 ‘지도자 수석강사 겸 유소년 정책수석’으로 3년 영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독일 축구에서 20년 경력을 쌓은 뮐러 강사는 지도자 교육 방향과 유소년 육성 정책을 수립하는 임무를 맡았다. 뮐러 강사는 “유소년 축구의 핵심은 즐기는 것이다.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또 초등학교에서는 11대 11이 아니라, 8대8 방식으로 경기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8인제는 작은 경기장에서 수시로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지도자는 경기 중에 일절 선수들에게 큰소리를 칠 수 없다. 선수들이 알아서 상황을 관리하도록 만든다. 다만 전·후반 각 2분씩 코칭 타임을 둬 작전 지시를 할 수 있다. 실수하면 감독이 앉아 있는 벤치 쪽 눈치를 보는 수동적인 축구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주체성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유소년 지도자 한 명을 데려오고 8대8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유소년 축구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한국은 프로구단이나 지역 차원에서 축구클럽 문화가 정착된 독일과 달리 학원 축구 중심이다. 최근엔 클럽축구가 확산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입시 제도, 학부모와 지도자의 관계, 축구협회나 프로연맹의 재정 문제 등 한꺼번에 풀기 힘든 여러 문제가 똬리를 틀고 있다.

정부는 ‘공부하는 선수’ 정책으로 축구 주말 리그를 시행했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서 주말에 운동장을 구하기도 힘들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지자체 교육청에 따라서는 학원 운동부의 학교 내 합숙소를 인정하지 않고, 학교 밖에서 클럽 형태로 선수단을 운용하도록 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축구 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과도기적 상황에서 불안한 학원 축구 지도자들은 학교 운동장도 돈 내고 사용해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선수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감독이 종속적 위치에 놓인 것도 학원에서 기술 축구의 문화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조건이다. 급여를 학부모의 회비에 의존하는 지도자들은 전국대회 8강·4강 입상에 올인해야 한다. 학부모는 대학 입시에서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성적을 원한다. 감독이 자기 철학을 갖고 선수들의 개인 역량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약속된 플레이로 득점하는 방식에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 대학 축구 감독은 “유소년 축구나 기술 축구를 위한 조건 가운데 하나는 지도자의 복지와 처우 개선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수익금 중 일정 부분을 고정적으로 떼어내 기금을 조성해 지도자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일정 평가 기준을 만들어 유소년 축구에 공헌한 지도자들에게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장기적으로 이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막판 투혼으로 독일전 이겼지만
선수 기술력 없이는 한계 뚜렷
패스 성공률 낮고 점유율 열세

스파르타식·맞춤형 훈련 탓
연령별 대표팀 성적 좋지만
국가대표팀 가선 한계 부딪혀
한국 유소년 축구는 입시 중심
감독, 학부모 눈치 보며 성적 연연
기술형 선수는 다 비제도권 출신

정신력·체력 강조하는 축구 넘어
기술력·창의성 중심 ‘기술축구’로
“기초부터 하나씩 제대로 할 필요”

프로축구단이 운영하는 산하의 연령별 클럽도 입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찌감치 축구 선수의 길로 접어든 뛰어난 재능의 프로구단 유스 선수조차 프로팀 입단을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이들 역시 4강, 8강 등 팀 성적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공격적이고 자유롭게, 선수들 스스로 결정하도록 맡기지 못한다. 지도자가 “이렇게 해” “저렇게 해” 지시하면 선수들은 짜여진 기계적인 축구를 할 수밖에 없다.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특기자 제도에 팀 성적보다는 개인 기술을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든가, 아예 특기자 제도를 손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8강이나 4강이니 하는 청소년 축구의 승부지상주의 폐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프로팀 소속 유스 선수들이 대학 진학에 신경쓰지 않도록 23살 이하 팀을 운영해 이들이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런 경우엔 구단에 재정적 부담이 따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의 전략부재

단기적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도 아쉬움은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4년 주기의 월드컵이 축구 시장을 넓히고, 저변을 확대하고, 축구 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전략을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평소 “최상위 팀인 대표팀의 축구를 통해서 축구팬들에게 재미를 주고, 축구에 대한 관심을 높여 팬들이 국내 K리그(프로축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해 왔다. 월드컵 대표팀의 성적은 한국 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외부효과다. 대표팀 모델을 통해 유·청소년 기술 축구의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을 보면 전략 부재가 드러난다.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전문가들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려면 진즉에 해야 했다. 시기를 놓치면서 신 감독이 더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팀을 맡게 됐다”고 말한다. 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에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무승부로 본선행 티켓을 따자 또 문제가 불거졌다. 갑자기 터져나온 거스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관심’ 논란으로 신 감독의 지도력이 흔들린 것이다. 그를 뽑고 호흡을 맞추며 대표팀 전략 향상을 위해 자문을 해오던 김호곤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월드컵을 처음 경험하는 신 감독에게 매우 필요한 참모 하나를 날린 것이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좀 더 직선적이다. 그는 “현재 한국 축구의 문제는 2011년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허정무호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뒤 기술 축구의 신념이 강한 조광래 감독을 영입했다. 기술 축구를 신봉하고, 선수 장악력이 뛰어난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목표를 16강 성적 뿐만 아니라 ‘세대교체’로 잡았다. 선수간 경쟁체제가 강화됐고, ‘생각의 속도’를 강조하면서 많이 뛰고 빨리 뛰는 축구로 대표팀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상대 압박에도 패스 게임으로 돌파하는 조광래식 축구를 ‘만화축구’라고 표현했다. 조 감독의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승점을 쌓았지만, 2011년 11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레바논 원정에서 패배(1-2)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임됐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지 일관된 전망으로 기술 축구의 디엔에이(DNA)를 대표팀에 이식할 기회도 사라졌다.

여론이나 권력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인사를 하는 조직에서 장기 구상은 불가능하다.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의 몰락과 복권은 한 사례다. 1990년 월드컵부터 2002년 월드컵까지 4차례 월드컵에 출전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감독으로 나가 동메달을 일궜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출전했다. 국내 축구 발전을 위한 내공과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지명도를 갖췄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16강 실패 뒤 가혹한 여론의 비판을 받았고, 한 순간에 축구 무대에서 매몰된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책임을 진다는 것은 옷을 벗는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한 자리에서 한국 축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해법을 찾는 것이 진정 책임을 지는 일이다. 책임을 묻는 게 경질이고, 책임지기 위해 떠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전에 앞서 함께 모여 격려하고 있다.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7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독일전에 앞서 함께 모여 격려하고 있다. 카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새로운 패러다임 향해

기술 축구라고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집단 경기 특유의 팀워크, 희생, 끈끈한 팀 분위기, 조직력 등 축구의 경기력 요소는 다양하다. 하지만, 일대일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개인기 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다. 더욱이 한국 축구는 투혼이나 체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기술과 창의성 등 새로운 축구 패러다임으로 새로운 상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일본의 J리그나 중국의 슈퍼리그 등에 비해 관중수가 2분의1~3분의1인 K리그도 흥행의 계기를 잡을 수 있다. 또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 경기를 불안해하지 않고 여유있게 즐길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공을 빼앗기면 무의식적으로 벤치를 봐요. 유럽 아이들은 공을 빼앗기면 공 뺏은 놈을 무의식적으로 쫓아다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한국 유소년 축구의 현실은 지금까지 이렇게 진행됐다. 앞으로는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이 제 멋대로 축구해요. 그래도 개인기는 끝내줘요.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어요. 요리조리 제끼는 것 보면 축구가 너무 재밌어요.”(대한축구협회 조준헌 팀장)

스포츠는 여흥이고 놀이고 재미다. 텔레비전이나 경기장에서 관전하거나, 직접 참여할 때라도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건축물을 축조하듯 기초부터 하나하나씩 쌓아가면서 제대로 할 필요는 있다.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냐, 탈락이냐는 그 다음의 문제다. 4년마다 찾아오는 월드컵 축구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이제는 세계 흐름인 개인기, 기본기를 중심으로 한국 축구를 리부팅(rebooting·다시 시작) 해야 한다. 축구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카잔/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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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ports/soccer/851313.html?_ns=t1#csidxc71e6f9be4c88c2b6e7b203638fc6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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