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타카 종말 확인사살, 조직력+많이 뛰는 축구가 통한다

정다워 입력 2018.07.02. 13:48

세계 축구 흐름이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류로 접어든다.

21세기 초반을 주도했던 축구 철학은 티키타카였다.

그러나 티키타카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3백으로 대변되는 수비 축구 앞에서 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약점을 드러냈다.

클럽팀 중 티키타카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는 FC바르셀로나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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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페인축구협회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세계 축구 흐름이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류로 접어든다.

21세기 초반을 주도했던 축구 철학은 티키타카였다. 짧은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공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티키타카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3백으로 대변되는 수비 축구 앞에서 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약점을 드러냈다. 당시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스페인은 2016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16강에 그쳤다. 클럽팀 중 티키타카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는 FC바르셀로나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은 점유율 축구의 종말을 확인하는 대회다. 스페인은 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16강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점유율에서 75대25로 압도했고, 슛 횟수에서도 25대6으로 우월한 경기를 했으나 러시아와 같이 한 골밖에 넣지 못했다. 기 경기를 중계한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티키타카의 종말이 스페인 탈락으로 인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핵심은 활동량이다. 러시아는 모든 기록에서 뒤졌으나 활동량에서 146km를 기록하며 137km의 스페인에 크게 앞섰다. 120분 동안 스페인 선수들보다 9km나 더 뛰었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만큼 많이 뛰는 축구로 승부를 봤고, 결과는 대성공이다. 2일 열린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경기 양상도 비슷하다. 덴마크는 크로아티아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공격적인 기록에서 뒤진다. 점유율은 46대54였고, 슛 횟수도 15대22로 크로아티아가 우세했다. 하지만 뛴 거리는 덴마크가 135km로 132km에 그친 크로아티아에 근소하게 앞섰다. 한국이 독일을 잡은 경기를 봐도 활동량이 이번 대회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은 독일에 모든 면에서 뒤졌으나 활동량에서만큼은 118km대115km로 우위를 점했다. 스페인뿐 아니라 크로아티아, 독일은 정교한 공격이 장점인 팀들이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하는 부분 전술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데 능숙하다. 하지만 많이 뛰는 팀 앞에서는 공통적으로 고전했다.

단순히 많이 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조직적으로 함께 움직일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상대의 세밀한 공격을 막기 위해 한 발 자국 더 뛰는 방식은 단순하지만 가장 위력적이다. 축구 전술도 생물과 같다. 환경에 따라 진화한다. 티키타카라는 강력한 전술을 막는 수비 축구도 점점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강팀들 입장에선 상대의 강력한 수비 전술을 뚫을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 당장 많이 뛰는 축구를 쉽게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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