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억명이 보는 '인터넷 개인방송'… 쇼핑채널로 인기

  • 상하이= 이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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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10.12 03:07

    [中 온라인쇼핑 새 트렌드]

    - 온라인 쇼핑몰 안에 개인 인터넷 방송
    제품 품질 생생히 볼 수 있고 채팅창으로 질문하면 바로 답글… 상품 사진 터치하면 결제화면으로
    알리바바·타오바오 등 서비스
    - 남성이 큰손 고객으로
    구매횟수·소비 금액 여성 능가… 외모·건강 위해 지갑 열어
    中 남성 화장품 시장 고속 성장… 2009년부터 年평균 20%씩 성장

    중국 상하이에 사는 톈린청(여·27)씨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 접속해 화장품 판매업자들이 내보내는 인터넷 쇼핑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왕씨는 스마트폰 속의 20대 여성들이 화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에게 화장품이 어울릴지 고민한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매일 2시간씩 방송을 시청하다 보니 지난달 화장품 구매액은 5000위안(약 83만원)을 훌쩍 넘겼다. 왕씨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선 화장품 품질을 더욱 생생히 볼 수 있고, 채팅창에 질문을 남기면 판매자가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해주기 때문에 상품에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 '타오바오'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보니 인터넷 방송을 통해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약 200명이 넘었다.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은 판매자별로 적게는 200명부터 많게는 10만명이 넘었다. 동시 시청자가 7만명이 넘는 한 방송에 들어가니 여성 판매자가 한창 머플러를 광고하면서 머플러에 어울리는 코디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화면 왼쪽 하단에 있는 채팅창에는 사람들이 올리는 질문과 상품 구매자의 아이디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인터넷 방송 도중 물건을 구입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화면 가운데 있는 상품 사진을 터치하면 방송이 꺼지지 않은 채 바로 결제 화면으로 이동했다. 지난 5월 시작된 타오바오의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는 반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주요 판매 통로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또 다른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인 '톈마오(天)' 역시 지난 7월부터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 또한 알리바바와 제휴해 인터넷 방송을 통해 타오바오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인터넷 개인 방송과 전자상거래의 결합

    최근 중국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인터넷 개인 방송'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아프리카 TV' 같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물건을 광고하고, 사고파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개인 방송이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매개로 각광받는 것은 중국 내 인터넷 보급이 늘면서 개인 방송을 시청하는 네티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2년 약 5억3700만명이었던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올해 6월 약 7억1000만명까지 늘었다.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도 최근 2~3년 사이에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해 현재 200여개에 이른다. 정기적으로 인터넷 개인 방송을 시청하는 중국 네티즌은 3억2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타오바오에서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육아 용품을 파는 이모(여·32)씨는 "인터넷 방송을 하면 수천명에게 동시에 내가 원하는 만큼 원없이 광고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라며 "인터넷 방송을 통해 올리는 판매 수입이 일반 온라인 판매수입의 20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 '타오바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 판매업자가 모델에게 직접 화장을 해주면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보급률 및 네티즌 수 외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지우링허우(九零後)' 세대가 경제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도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한 온라인 판매가 유행하게 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우링허우 세대들은 위 세대들보다 훨씬 스마트폰에 친숙하며 모바일 동영상에 익숙하다.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3.8시간에 달하며 매달 평균 121개의 인터넷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개인 방송은 수천명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지우링허우 세대의 군중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최적의 광고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한 온라인 쇼핑이 유행하면서 '왕훙(網紅)'을 고용해 인터넷 방송을 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왕훙은 온라인상의 유명 인사를 지칭하는 신조어로 국내의 파워블로거, 유명 인터넷 개인 방송 진행자(BJ)와 비슷한 개념이다. 왕훙은 주로 웨이보나 웨이신 등 중국 SNS상에서 활동하며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왕훙이 진행하는 인터넷 개인 방송은 1분 만에 10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끌어모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판매 업체들로부터 최고의 광고 모델로 꼽힌다. 일부 왕훙은 온라인상에 직접 쇼핑몰을 내고 자기 제품을 인터넷 방송에서 직접 광고하기도 한다.

    중국 남성, 온라인 시장의 '큰손'으로

    인터넷 개인 방송과 함께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는 핵심 키워드가 '타징지(他經濟)'다. 타징지는 '남성(他) 경제'를 일컫는 용어로 중국의 여성 소비력 증대 현상을 뜻하는 '타징지(�經濟·여성 경제)'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최근 중국 남성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여성에 못지않은 소비력을 보이면서 인터넷 쇼핑몰들의 새로운 주 고객층으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남성의 평균 온라인상 구매 횟수(32회)와 소비금액(1만25위안)은 모두 여성(30회·8559위안)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남성들이 온라인상에서 주로 선택하는 구매 항목은 화장품 등 미용제품, 스포츠·레저용품, 건강식품 등이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남성이 온라인 쇼핑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생활가정용품을 주로 구매하는 것과 달리 남성들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주머니에 여유가 생긴 중국 남성들의 자의식이 강해지면서 외모와 건강을 위해 지갑을 여는 남성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성 소비가 급증하면서 중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은 세계 최대인 11억4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 규모로 2009년부터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모니터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의 연평균 증가율을 13.5%로 예측하며, 세계 평균인 5.8%를 훨씬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전체 남성 화장품 시장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이뤄지는 구매는 4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추세에 따라 최근 중국에선 남성 피부에 맞춘 고기능성 에센스부터 전용 BB크림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춘 남성 전용 뷰티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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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해외직구족, 미국 이어 한국 '주문 선호도' 2위...한국 기업 해외직구 선점 노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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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수준이 높고, 고학력자인 '빠링호우(80년대생)' 젊은 중국인들의 해외 직구가 급증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그 수혜를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바이두)

     

    # 상하이의 한 외국계 자동차업체에서 일하는 리천(29)씨는 인터넷으로 한국 제품을 자주 구입하는 일명 ‘하이타오족(인터넷 해외직구족)’이다. 그는 월급이 8000위안(140만원) 정도지만 한번 한국 제품을 살 때면 3000위안 어치 이상을 단번에 주문하기도 한다. 리 씨가 이처럼 한국 제품 마니아가 된 것은 품질이 좋은데다 중국 내 판매가격보다 직구가 40% 이상 저렴하기 때문. 한국산 화장품은 물론 의류와 의약품, 영유아용품에 이르기까지 주문하는 품목도 다양하다. 리 씨 친구들 중에는 정기적으로 한번에 5000위안 어치 이상을 한국에서 직구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중국 하이타오족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직구 순위에서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 하이타오족은 9945만명으로 전체 인터넷 사용 인구(6억5000만명)의 13.5%에 그쳐, 앞으로 하이타오족을 잡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21일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하이타오족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직구 국가는 1위 미국(35.8%), 2위 한국(13.0%), 일본(12.4%), 독일(7.4%)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해외 직구로 가장 많이 구입하는 한국 상품(중복응답)은 화장품(53.3%), 의류(43.4%), 의약품 및 건강식품(42.1%), 영유아 용품(38.7%), 디지털 상품(37.7%) 순이었다. 이 같은 분석은 중국 IT전문리서치 기관인 ‘i-research’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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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타오족이 해외 직구로 물건을 구입하는 이유(중복응답)는 ‘제품 품질 때문’이라는 답변이 67.8%로 가장 많았다. ‘중국내 동일 제품과의 가격차 때문’이라는 답변도 65.5%를 차지했다. ‘중국에는 해당 상품이 아예 없다(52%)’거나 ‘상품이 더 다양하다(46.7%)’는 응답도 해외 직구를 즐기는 배경이다.

    하이타오족은 특히 소득 수준 및 학력이 높고, 연령대는 젊어 앞으로 성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타오족 연령대는 26~35세가 전체의 6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른바 빠링허우(80년대생)과 지우링허우(90년대생)로 불리는 중국 내 소비의 양대 축이 해외직구도 단골이었다.

    하이타오족은 소득수준도 ‘평균 5000위안(88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62.4%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 1인당 평균소득(2404위안)의 2배를 넘는다. 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도 전체 하이타오족 중 72.5%로 나타났다. 거주지역은 대부분 상하이(14.3%), 광둥 (13.5%), 베이징(10.5%), 장쑤(9.3%) 등 대도시였다.

    해외직구 금액과 구매빈도도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다. 해외직구 월 소비액이 ‘3000위안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32.4%에 달했고, ‘2000~3000위안’ 21.5%, ‘1000~2000위안’ 20.8% 순이었다. 구매빈도의 경우 ‘한달 1회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21.9%를 차지했다. ‘한달 1회’ 구입(23.1%)과 ‘3개월 1회’ 구입(26.5%)도 만만치 않았다.

    하이타오족 시장은 앞으로 성장성도 높은 편이다. 중국은 2005년 1억1000만명에 그쳤던 네티즌 인구가 10년새 6배인 6억5000만명으로 불어났다. 현재 중국 인터넷 보급률이 47.9%(2014년 말)에 그친 것과 전체 네티즌의 15.3%만이 해외직구를 해본 것을 감안하면 해외직구 시장은 유통 분야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하지만 한국 온라인몰은 아직 하이타오족을 끌어오기 위한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하이타오족이 주로 이용하는 쇼핑몰은 징둥닷컴이나 알리바바 같은 중국 내 전자상거래 업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이다. 징둥닷컴은 이미 지난해 3월 한국관을 오픈하고 한국산 화장품과 유아용품, 식품 등을 주력 판매하고 있다. 이들 중국 업체는 이미 한국에도 상품공급센터와 물류센터 등을 구축했거나, 구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직구 사이트들의 경쟁력은 더 낮아진다. 하이타오족 기호에 맞춘 전문 온라인몰 개설이 시급하다.

    결제수단의 간편성도 꼭 넘어야 할 숙제다. 하이타오족이 선호하는 해외직구 결제 수단(중복응답)으로 알리페이 같은 핀테크(69.5%)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 온라인몰은 중국인이 주문하기에는 여전히 결제수단이 다양하지 않고,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효춘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더 젊고, 더 소득이 많은 중국인들의 해외직구가 앞으로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이타오족의 성장 수혜를 한국 유통·제조업체들도 나눌 수 있는 방안들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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