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직구족, 미국 이어 한국 '주문 선호도' 2위...한국 기업 해외직구 선점 노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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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수준이 높고, 고학력자인 '빠링호우(80년대생)' 젊은 중국인들의 해외 직구가 급증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그 수혜를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바이두)

 

# 상하이의 한 외국계 자동차업체에서 일하는 리천(29)씨는 인터넷으로 한국 제품을 자주 구입하는 일명 ‘하이타오족(인터넷 해외직구족)’이다. 그는 월급이 8000위안(140만원) 정도지만 한번 한국 제품을 살 때면 3000위안 어치 이상을 단번에 주문하기도 한다. 리 씨가 이처럼 한국 제품 마니아가 된 것은 품질이 좋은데다 중국 내 판매가격보다 직구가 40% 이상 저렴하기 때문. 한국산 화장품은 물론 의류와 의약품, 영유아용품에 이르기까지 주문하는 품목도 다양하다. 리 씨 친구들 중에는 정기적으로 한번에 5000위안 어치 이상을 한국에서 직구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중국 하이타오족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직구 순위에서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 하이타오족은 9945만명으로 전체 인터넷 사용 인구(6억5000만명)의 13.5%에 그쳐, 앞으로 하이타오족을 잡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21일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하이타오족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직구 국가는 1위 미국(35.8%), 2위 한국(13.0%), 일본(12.4%), 독일(7.4%)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인들이 해외 직구로 가장 많이 구입하는 한국 상품(중복응답)은 화장품(53.3%), 의류(43.4%), 의약품 및 건강식품(42.1%), 영유아 용품(38.7%), 디지털 상품(37.7%) 순이었다. 이 같은 분석은 중국 IT전문리서치 기관인 ‘i-research’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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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타오족이 해외 직구로 물건을 구입하는 이유(중복응답)는 ‘제품 품질 때문’이라는 답변이 67.8%로 가장 많았다. ‘중국내 동일 제품과의 가격차 때문’이라는 답변도 65.5%를 차지했다. ‘중국에는 해당 상품이 아예 없다(52%)’거나 ‘상품이 더 다양하다(46.7%)’는 응답도 해외 직구를 즐기는 배경이다.

하이타오족은 특히 소득 수준 및 학력이 높고, 연령대는 젊어 앞으로 성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타오족 연령대는 26~35세가 전체의 6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른바 빠링허우(80년대생)과 지우링허우(90년대생)로 불리는 중국 내 소비의 양대 축이 해외직구도 단골이었다.

하이타오족은 소득수준도 ‘평균 5000위안(88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62.4%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 1인당 평균소득(2404위안)의 2배를 넘는다. 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도 전체 하이타오족 중 72.5%로 나타났다. 거주지역은 대부분 상하이(14.3%), 광둥 (13.5%), 베이징(10.5%), 장쑤(9.3%) 등 대도시였다.

해외직구 금액과 구매빈도도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다. 해외직구 월 소비액이 ‘3000위안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32.4%에 달했고, ‘2000~3000위안’ 21.5%, ‘1000~2000위안’ 20.8% 순이었다. 구매빈도의 경우 ‘한달 1회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21.9%를 차지했다. ‘한달 1회’ 구입(23.1%)과 ‘3개월 1회’ 구입(26.5%)도 만만치 않았다.

하이타오족 시장은 앞으로 성장성도 높은 편이다. 중국은 2005년 1억1000만명에 그쳤던 네티즌 인구가 10년새 6배인 6억5000만명으로 불어났다. 현재 중국 인터넷 보급률이 47.9%(2014년 말)에 그친 것과 전체 네티즌의 15.3%만이 해외직구를 해본 것을 감안하면 해외직구 시장은 유통 분야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하지만 한국 온라인몰은 아직 하이타오족을 끌어오기 위한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하이타오족이 주로 이용하는 쇼핑몰은 징둥닷컴이나 알리바바 같은 중국 내 전자상거래 업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이다. 징둥닷컴은 이미 지난해 3월 한국관을 오픈하고 한국산 화장품과 유아용품, 식품 등을 주력 판매하고 있다. 이들 중국 업체는 이미 한국에도 상품공급센터와 물류센터 등을 구축했거나, 구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직구 사이트들의 경쟁력은 더 낮아진다. 하이타오족 기호에 맞춘 전문 온라인몰 개설이 시급하다.

결제수단의 간편성도 꼭 넘어야 할 숙제다. 하이타오족이 선호하는 해외직구 결제 수단(중복응답)으로 알리페이 같은 핀테크(69.5%)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 온라인몰은 중국인이 주문하기에는 여전히 결제수단이 다양하지 않고,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효춘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더 젊고, 더 소득이 많은 중국인들의 해외직구가 앞으로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이타오족의 성장 수혜를 한국 유통·제조업체들도 나눌 수 있는 방안들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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