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양들의 침묵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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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마약밀매상(가입:2014-02-27 방문:295)
추천 : 455뒷북 : 1
조회수 : 45945회
댓글수 : 5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03/20 03:04:2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3/19 19:14:31




1. 들어가며

양들의 침묵을 20번도 넘게 본 열렬한 팬으로서 영화고수님들의 다양하고 깊이있는 해석을 구하던중에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최고의 심리스릴러다" ,"내 인생영화다" 이런 극찬 일색인데 반해
정작 핵심을 놓치고 지나친 비약과 억지스런 상징해석을 남발해 영화를 더 미궁속으로 빠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이 영화가 긴박한 심리스릴러라는 측면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만 관심을 가지는데
제가 느끼기에 수박의 겉면만 열심히 핥고 참 맛있는 수박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애호가 분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핵심 포인트'에 대해 부족하지만 저의 해석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영화속의 캄캄한 미궁에서 헤메고 계신 분들에게 야간투시경 역할을 맡아 보겠습니다.





2. 주인공 스탈링은 왜 FBI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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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FBI 훈련생입니다.
풋내기 훈련생으로 그녀를 그리고 있다는 점은 아직 한 사람 몫을 하기 부족한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 또한 많은 존재라고 할 수 있죠. 



FBI는 남자들이 대부분인 거친 직장입니다.
스탈링은 강한남자들 틈에 껴서 살아남아야 하는 연약한 여자입니다.
감독은 영화 내내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냉소당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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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탈링은 굉장히 매력적인 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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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파를 던지는 칠튼박사>

여자라는 이유로 성적인 희롱을 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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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미그스의 정액을 맞는 스탈링>

성폭력수준까지 발전합니다.
그녀는 외부적,직업적으로 상당한 시련을 겪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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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녀는어려서 아버지가 총에 맞아 돌아가시고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상처 많은 여자이기도 합니다.

정리해보면 
스탈링은 내면적으로 불우한 유년시절의 트라우마의 극복이라는 장애와
외부적으로 살인마 버팔로 빌의 체포라는 2가지 당면 과제를 가진 FBI훈련생입니다.









3. 한니발 렉터는 왜 정신과 의사인가?



한니발 렉터는 영화 내내 스탈링과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어두운 과거를 들춥니다.
왜 그랬을까요?

한니발 렉터와 스탈링의 첫대면에서 아주 흥미진진한 상징물이 나옵니다.
저도 10번 이상 영화를 보고서야 이 장면을 어렴풋이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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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렉터는 첫번째 만남에서 자신의 환자였던 '헤스터 모펫' 이란 사람을 찾으라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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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사람의 단서는 'your self' 라는 창고에 있다고 알려줍니다.

처음 이 장면을 대수롭지 않게 언어유희 정도로 넘겼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your self 는 창고의 이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너 자신을 상징합니다
즉, 니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답을 밖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너의 내면을 탐구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해석의 비약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실텐데 
아랫쪽에 있는 상징의 증거를 따라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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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안쪽은 어둡고 컴컴한 스탈링의 내면을 상징합니다.
어린시절의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친척집에 맡겨져야했던 불우한 기억과 트라우마가 내재된 공포스러운 공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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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창고로 들어가다가 생채기가 나는 장면인데 상징적으로 아주아주 흥미롭습니다.
트라우마 투성이인 자신의 내면을 탐사한다는것은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과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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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링의 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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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입니다


정리하자면
한니발 렉터는 외부적으로 범죄자 체포를 자문하는 역할을 하지만 
사실 그는 영화 내내 그녀의 개인 상담을 맡고 있으며
그녀의 내면을 치유하고 트라우마와 싸우게 하는 멘토 역할을 해줍니다. 
렉터의 직업이 정신과의사인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4. 버팔로 빌은 왜 살인마가 되었나? 그리고 왜 사람 가죽을 벗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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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빌은 변태적인 살인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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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빌은 왜 여자 가죽을 벗겨 변신을 시도할까요?
렉터박사는 버팔로 빌에 대해 설명하면서 묘한 이야기를 합니다.

렉터-  "빌리는 원래 성전환증이 아니었어.
폭력과 연관된 불우한 어린시절을 상상해보게
빌리는 타고난 범죄자가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희생양이야"

버팔로 빌도 유년시절의 학대가 범죄성 발현의 단초가 되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버팔로 빌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버팔로 빌이 태어날때부터 살인자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사회가...즉 어쩌면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들이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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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터 - "빌리는 자신의정체성을 거부하고성전환을 꿈꾸지만 더 끔찍하고 무서운병은 다른데있어"

렉터는 또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깁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버팔로 빌은 사회로부터 차별당하고 천대받아서 만들어진 괴물입니다.
그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자신보다 약자인 여자만 괴롭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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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의 딸을 납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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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납치된 상원의원의 딸은 자신보다 더 약자인
강아지를 우물속으로 납치합니다.

즉,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약한 약자를 괴롭히며 악순환됩니다.
더 끔찍하고 무서운 병은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5. 양들의 침묵...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다른 리뷰어의 글에서 '양들'을 성서의 양으로 해석하여 스탈링을 범죄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메시아로 이야기하는 리뷰를
읽었습니다. 너무 비약이 심해서 개인적으로 좀 납득하기 어렵더군요.



아랫쪽은 호텔의 철창에서 렉터가 스탈링의 과거를 묻는 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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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링은 몬타나 목장에서 달아나며 어린 양들의 비명소리를 듣고 우리의 문을 열어주었지만 양들은 도망가려 하지 않는다. 
양 한마리라도 구하기 위해 양을 들고 뛰지만 곧 보안관에게 붙들린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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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렉터는 "아직 꿈속에서 양의 울부짖음이 들리나?" 라고 그녀에게 묻습니다.

이 장면의 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스탈링의 내면적 측면에서 보면 
어린시절 양을 구해주지 못한 기억은 현재 그녀를 속박하는 내면의 장애가 됩니다.
도망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가엾은 양들을 그녀 자신과 동일시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날 두고 온 양에게 측은함과 미안함이 그녀에게 트라우마가 되었습니다.

스탈링의 외부적 측면에서 접근하면
양이 상징하는 것은 버팔로 빌에게 붙잡혀 비명만 지르고 오도가도 못하는 가엾은 상원의원의 딸을 상징합니다.

즉, 그녀 내부에서는 양이 비명을 지르며 그녀를 괴롭히고 있고 
외부에서는 납치된 희생자가 비명을 지르며 그녀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있는셈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끊임없이 양들이 비명을 지르는 악몽에 시달리게 된 것입니다.








6. 도입부의 극기훈련장면과 마지막 미궁에서의 총격씬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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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고통, 통증.. 이것들을 사랑하라>

앞에서 정리했던것들을 돌이켜볼때 첫장면이 상징하는바는 명확합니다
앞으로  훈련생 스탈링에게 수 많은 장애물들이 나타날 것이다. 외부적 장애든 내면적 장애든...
그런 시련의 극복을 통해서 주인공은 좀 더 완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란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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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미궁씬. 
your self 창고가 스탈링의 내면적 트라우마를 상징하는 상징물이었다면
이 미궁은 외부적 장애(범인)이 숨어있는 무시무시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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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땀을 쥐게 하는 미궁 추격씬.
범인은 바로 그녀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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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격장면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감독은 범인을 카메라 각도상 1인칭 시점으로 잡고 있습니다.
감독의 의도는 위에서 지적했듯이 버팔로 빌이라는 살인마는 사회가 만든 괴물이란 점을 강조하는것 같습니다.
즉, 살인자는 다름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들' 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면 비약일까요?


정리해보면
스탈링은 렉터의 조언을 통해 버팔로 빌의 미궁에 도달하게 되고 거기서 범인을 사살합니다.
이것을 통해 그녀는 외부적인 장애(범인검거)와 내면적 트라우마(어두컴컴하고 불우했던 유년시절)를 
동시에 극적으로 해결하게 되는 기막힌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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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에서 정식 요원으로 성장한 스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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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렉터의 치유를 통해 정신적으로도 누에고치에서 한마리 아름다운 나비로 성장하게됩니다.








7. 마지막 전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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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이 비명을 멈췄나?"

이 질문은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내내 스탈링의 내면적 성숙과 외부적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던 멘토인 렉터가 애정을 듬뿍 담아 던지는 질문이니까요.

이제 과거의 상처는 좀 치유되었니?
맡았던 임무에서 성공적으로 희생자를 구했니?

이런정도 의미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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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뷰어는 호텔 철창에서 손가락을 스치는 이 장면을 '정신적 섹스' 또는 '손가락으로 나눈 정사'라는
과격한 표현을 쓰고 있던데 개인적으로 렉터의 캐릭터를 평가하자면
연인으로서의 사랑보다 딸이 훌륭하게 성장했으면 하는 아버지의 애정을 가진 캐릭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스탈링이 끔찍히 따랐던 아버지를 어린시절 사고로 잃었다는 점이 좋은 증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8. 결론...감독이 말하고자 하는바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간단히 정리하면 '치유와 성장' 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탈링이라는 여자 FBI훈련병이 렉터라는 정신과의사를 통해 어린시절의 상처를 치유하고 납치범을 검거하여
정식 FBI요원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정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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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링의 내면을 상징하는 your self 창고에 가려져 있던 유리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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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링의 내면에는 아주 끔찍하고 흉물스러운게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머리는 헤스터 모펫이라는 렉터의 과거 환자였습니다.

헤스터 모펫을 아나그램화해서 스펠링을 재조합하면 
Hester Mofet -> the rest of me(나의 남은 부분) 로 해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흉물스런 머리가 스탈링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스탈링과 버팔로 빌은 결코 다른 인간이 아니다 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들은 어려서부터 소외받고 학대 당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스탈링은 렉터라는 관심과 애정을 주는 멘토를 만나서 훌륭하게 성장했지만
사회적으로 소외받은 버팔로 빌은 흉물스러운 살인마가 되어버렸습니다.

감독은
"버팔로 빌을 그렇게 만든 것은 사회..즉, 바로 영화를 보고 있는 당신 때문이야"
이런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외된 가족, 친구, 이웃에게 관심을 좀더 가져봐야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송강호·최민식·정우성·정우, 사회고발 전면에 서다

[기획] 정권비판·사회고발에서 판타지까지... 2017년 기대작 총정리

17.01.05 11:27최종업데이트17.01.05 11:27
 영화 <재심> 촬영현장 사진.

영화 <재심> 촬영현장 사진.ⓒ 오퍼스픽쳐스


2012년 688편, 2013년 978편에 이르더니 2015년엔 1264편이었다. 무슨 수치냐고? 1년에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의 수다. 2016년은 이보다 많은 걸로 예상된다. 어림잡아도 한 달에 100편이 넘는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가 왔다.

1인당 연간 평균 영화 관람회수가 4회 이상으로 세계 최고일 정도로 한국 사람들은 영화를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극장 수는 정해져 있고, 이 많은 영화들이 다 언제 개봉해서 사라지는지 관객 입장에선 갸우뚱할 만하지만 그래도 정리해봤다. 올해 개봉하는 영화 중 <오마이스타>가 기대하는 작품들. 그전에 지난해 10월 정리한 '정권 떨게 할 영화들이 온다... 영화계 작심했나?'(http://omn.kr/lft4)도 참고하길 권한다.

[하나] 오랜만이야! 이 감독

박광현 <조작된 도시>ㅣ이수연 <해빙>ㅣ문현성 <임금님의 사건수첩>

영화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기획부터 촬영, 그리고 후반작업 등을 고려하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배우들이야 바짝 고생하면 1년에 두세 편은 참여할 수 있지만 감독 입장에선 1년을 오로지 영화 한 편에 쏟아부어야 한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3년마다 한 편씩 하면 딱 좋아!"라는 말도 나온다. 좋은 기획이라도 투자자를 만나기 어렵고, 더욱이 요즘 같이 정권이 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기라면 흔히 말하는 사회비판 영화 제작은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하곤 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침묵한 감독들의 신작 소식이 반갑다. 2017년에 박광현 감독과 이수연 감독, 그리고 문현성 감독 등이 신작을 발표한다.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은 중국합작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12년 만에 국내에서 신작을 발표하는 셈이다. 그가 맡은 작품은 <조작된 도시>로, 게임에 빠진 백수가 살인자로 의심받게 되면서 다른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진실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등이 출연하고 CJ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배급을 맡았다. 오는 2월 개봉 예정.

 영화 <해빙>에 참여한 배우들과 스태프들.

영화 <해빙>에 참여한 배우들과 스태프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수연 감독은 공포영화 <4인용 식탁> 이후 14년 만에 장편 <해빙>을 들고 나온다. 한강에 머리 잘린 시체가 떠오르면서 연쇄살인범의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다. 조진웅, 김대명, 신구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배급을 맡았다. 개봉일은 미정이다.

영화 <코리아>로 감동을 전한 문현성 감독도 5년 만에 신작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발표한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판타지 사극으로 임금과 사관이 나라를 뒤흔드는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의 추리사극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배급을 맡았다. 개봉일은 미정이다.

[둘] 현실의 거울이 되다

김태윤 <재심>ㅣ장훈 <택시운전사>ㅣ장준환 <1987>ㅣ박인제 <특별시민>ㅣ양우석 <강철비>

지난 기사에서 소개한대로 2017년은 유독 다양한 사회비판 영화가 등장할 예정이다. 그 중 김태윤 감독의 <재심>이 가장 근시일 내 개봉한다. 일명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2000년 8월 전북 익산에서 택시기사 유아무개씨가 살해된 이후 범인으로 지목된 한 소년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10년 이상 교도소에서 복역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했다. 구명 및 변호에 힘쓴 박준영 변호사가 모델이 됐으며 주인공의 이름 역시 준영이다. 오는 2월 개봉 예정으로 정우와 강하늘이 출연, 오퍼스픽쳐스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광주민주화 항쟁과 6.10 항쟁을 소재로 한 두 편의 영화도 기대작이다.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합을 맞춘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는 1980년에 택시를 탄 외국인이 바라본 민주화 항쟁을 그릴 예정. 쇼박스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또한 장준환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김윤석, 하정우, 강동원이 합류했고, 현재 촬영 준비에 한창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진행한다.

최민식이 서울시장으로 분한 <특별시민>은 정치인의 속성을 면밀하게 다룬 작품이다. <모비딕>으로 이미 쫀쫀한 연출력을 보인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쇼박스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또한 김정일이 죽은 이후 남북 상황을 그린 <강철비>도 현실반영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변호인>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정우성과 곽도원이 호흡을 맞추며 NEW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컷.ⓒ 전남영상위원회


[셋] 시대의 아픔을 넘어

이준익 <박열>ㅣ류승완 <군함도>

2016년엔 <밀정> <아가씨> <동주> <덕혜옹주> 등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둔 시대극이 많이 나왔다. 이 흐름이 일부 2017년에도 이어진다. <동주>의 이준익 감독은 무정부주의를 외치며 독립운동에 나선 박열을 스크린으로 옮긴다. 기억해야 할 것은 다른 상업영화와 달리 20억 미만의 중저예산이라는 사실. 영화 <동주> 역시 흑백영화로 5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저예산 영화였다. 대규모 자본 중심의 한국영화시장에서 나름 의미 있는 족적이다. 이제훈이 중심에 섰고, 최희서, 민진웅 등 신선한 얼굴이 스크린을 채울 예정이다. 오는 1월 중 촬영을 시작한다.

<베테랑>으로 천만관객을 맛본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를 통해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에 고통받았던 우리 민족을 그린다. 황정민, 송중기가 출연하며 특히 소지섭이 오랜만에 영화에 복귀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넷] 상상력의 세계

김준성 <루시드 드림>ㅣ추창민 <7년의 밤>ㅣ봉준호 <옥자>ㅣ원신연 <살인자의 기억법>ㅣ김용화 <신과함께>

시대극의 호황과 달리 판타지 영화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지난해였다. 그럼에도 판타지 영화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면을 바라보는 것 또한 창작자의 임무 아니던가.

아들을 잃어버린 남자가 꿈을 통해 단서를 발견하고 사건을 쫓는다는 내용의 <루시드 드림>(김준성 감독)이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개봉한다. 이미 2015년 여름에 촬영을 마쳤지만 후반작업 등 제반 여건의 변수로 밀렸던 작품. 설경구와 고수가 주연을, NEW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역시 오랫동안 제작을 기다렸던 영화 <7년의 밤>도 2017년 공개될 예정이다.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이미 3, 4년 전부터 캐스팅과 제작에 대해 하마평이 돌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밀도가 높고 긴장감이 가득했던 소설을 어떻게 화면에 구현했을지가 관전 포인트.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지휘했다. 류승룡, 장동건, 고경표 등의 조합도 신선하다.

 영화 <루시드 드림>의 스틸컷.

영화 <루시드 드림>의 스틸컷.ⓒ NEW


할리우드를 경험한 봉준호 감독은 <옥자>로 SF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선보인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출연했기에 관객들의 기대감 역시 높다. 강원도 산골 소녀와 그가 키우던 동물 옥자에 대한 이야기. 특이하게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에서 투자했고, 이를 통해 전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될 에정이다.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살인자의 기억법>도 기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했다. 치매에 걸린 연쇄살인범이 사라져가는 기억을 부여잡으며 현재의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설경구, 김남길, 설현이 출연하며 <용의자>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마지막으로 <신과 함께>가 있다. 저승사자들이 어쩔 수 없이 인간 세계에 개입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국내 영화로선 최초로 1편과 2편을 나눠 순차 개봉한다. <국가대표> <미스터고>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마이스타>가 꼽은 기대작 15편
1. <재심> 정우, 강하늘 주연 / 김태윤 감독 / 오퍼스픽쳐스 / 2월 개봉.
2. <1987> 김윤석, 하정우, 강동원 주연 / 장준환 감독 / CJ 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미정.
3. <택시운전사>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주연 / 장훈 감독 / 쇼박스 / 개봉일 미정.
4. <7년의 밤> 류승룡, 장동건 주연 / 추창민 감독 / CJ 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미정.
5. <옥자>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안서현 주연 / 봉준호 감독 / 넷플릭스 / 개봉일 미정.
6. <임금님의 사건수첩> 이선균, 안재홍 주연/문현성 감독 / CJ 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미정.
7. <특별시민> 최민식, 곽도원 주연 / 박인제 감독 / 쇼박스 / 개봉일 미정.
8. <조작된 도시> 지창욱, 심은경 주연 / 박광현 감독 / CJ 엔터테인먼트 / 2월 개봉.
9. <해빙> 조진웅 주연 / 이수연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미정.
10. <군함도>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주연 / 류승완 감독 / CJ 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미정.
11. <신과 함께>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주연 / 김용화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일 미정.
12. <강철비> 정우성, 곽도원 / 양우석 감독 / NEW / 개봉일 미정.
13.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김남길 주연 / 원신연 감독 / NEW / 개봉일 미정.
14. <루시드 드림> 고수, 설경구 주연 / 김준성 감독 / NEW / 개봉일 미정.
15. <박열>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주연 / 이준익 감독 / 메가박스플러스엠 / 개봉일 미정

문화인 블랙리스트... '잔여임기 1년' 박근혜 정부의 운명

[하성태의 사이드뷰] 트럼보와 밥 딜런, 그리고 블랙리스트의 시대

16.10.21 18:00최종업데이트16.10.21 18:00

영화 <트럼보>의 포스터.ⓒ (주)그린나래미디어


<굿나잇 앤 굿럭>(2005)과 <트럼보>(2015). 매카시즘과 블랙리스트 광풍에 관해 할리우드가 응답한 최근의, 최선의 '원투펀치' 작품들이다. 그 이전엔, 우디 앨런이 주연만 맡은 매카시즘 시대 풍자극 <프론트>(1976)나 그 시절 영화감독을 연기한 로버트 드 니로 주연, 어윈 윙클러 감독 정통극 <비공개>(1991> 등이 이미 관객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조지 클루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굿나잇 앤 굿럭>은 1950년대 중반, 미 전역을 냉전의 광기로 몰아넣었던 매카시 상원의원과 맞섰던 언론인 에드워드 R. 머로우와 그의 미 CBS 시사프로그램 'See It Now'팀의 몇 년간을 따라잡는다. "오늘날 개인과 국가 사이의 관계에 있어 이와 같은 (매카시즘과 같은)일이 발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의 책임이다"라고 했던 머로우는 사회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반박 보도를 내보냈다.

조지 클루니의 이 흑백영화가 표현의 자유와 블랙리스트를 연결 지었다면, 올해 개봉한 <트럼보>는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로 인해 다시금 회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절 '빨갱이'로 낙인찍힌 천재 시나리오작가 트럼보의 이 눈물겨운 투쟁사를 할리우드는 위트와 휴머니즘, 정치적 균형감을 동반해 형상화했다. 필명으로 오스카 각본상까지 받고 명예를 회복하기까지, 만신창이가 된 트럼보와 동료들의 삶은 분노와 슬픔을 자아낸다.

그리고, 2016년 10월 대한민국. 때아닌,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블랙리스트 파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대상이 너무나 광범위하고 목적 역시 치졸해서 더 어이없는, 그래서 '나 예술 좀 한다'는 문화예술인이라면 꼭 이름을 올려야 할 것 같은 이 9473인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가 던져준 문제의식은 간명하다. 동시대를 넘어, 다시 문화와 예술이란 무엇인가.

"모든 위대한 예술 작품은 좌파적입니다"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유성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밥 딜런의 '반전의식' 직전, 매카시즘에 대한 자성이 있었다. 이 자성이 반전의식으로 연결된 것이다. 또한, 1960~1970년대를 휩쓴 반전의식은 동시대 '뉴아메리칸 시네마'라는 사조로 귀결된다. 반전과 자유, 인권의 기치를 영화 속에 이식한 것이다. 그 이후 할리우드는 심심치 않게 매카시즘은 물론 마녀사냥이란 화두를 세계 관객들에게 타전했다.

이것이 특정 영화인이나 예술인들만의 문제의식이었냐고? 그럴 리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다를 것은 없다. 심지어 <1984>와 <동물농장>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평론집 제목은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였다. 그의 전성기던 1930~1940년대야말로 좌파와 프로파간다, 예술은 동류로 받아들여졌었다. 마치 전염병처럼.

"존재하는 것을 긍정하기보다는 존재해야 할 것을 추구하는 게 좌파라면, 그래서 늘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인권, 더 많은 민주를 요구하는 게 좌파라면, 모든 진정한 예술가들은 본질에서 좌파이고 모든 위대한 예술 작품은 깊은 곳에서 좌파적입니다. 실제로 그가 어떤 정당을 지지하건 상관없이 말입니다. 창작이라는 것은 본래 왼쪽에서 뛰는 심장이 시켜서 하는 일입니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산문집 <느낌의 공동체>(2011) 중 '예술은 왼쪽 심장의 일' 중 일부다. 그는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황지우 총장을 좌파 운운하며 탄압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쓴 서간문 형식의 산문에서 "예술의 영역에서 고답적인 좌우 논리는 별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지극히 촌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게 2011년이었다.

정치논리를 기계적으로 문화예술과 예술교육에 들이댈 수 없다는 주장은 사실 매우 일반적이다. 심장은 차치하더라도, 표현의 자유와 자율성을 제한하는 정치논리가 예술에 개입하는 순간, 조지 오웰의 '프로파간다'의 정반대 편에 위치시킬 수 있을지 모를, 레니 리펜슈탈의 <의지의 승리>와 같은 히틀러와 나치 다큐멘터리가 출몰할 수 있다는 점은 관련 대학 교양수업을 수강한 학생도 알 수 있는 '진리'다.

그러나, 벤자민 버튼도 울고 갈, 박근혜 대통령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유인촌 전 장관이 좌파 운운했던 이명박 정권 당시 KBS 블랙리스트가 나돌았다면, 이제는 더욱더 광범위한 블랙리스트가 실질적으로 문화예술 정책과 지원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진다. 그 결과, 필연적으로 이러한 '블랙'리스트들은 더 많은 추문과 음모론, 피해자를 양산하기 마련이다.

김기덕 감독이 블랙리스트를 거론할 수밖에 없는 이유

문화예술인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문화예술 긴급행동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예술검열 반대와 블랙리스트 사태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지난 17일, 김기덕 감독의 김기덕 필름은 "편당 9억 미만의 엄청난 제작비를 지원하는 2016년 예술영화제작지원 사업에서 23편의 후보작들과 심사위원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3편의 선정 작품과 선정 이유만 공지되고, 심사위원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더불어 김기덕 필름 측은 "특히 문화인 블랙리스트가 논란이 되는 시점에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지원작 리스트와 심사위원 리스트가 공개되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영진위가 화들짝 놀라기라도 한 걸까. 지난 18일, 영진위는 '2016년 예술영화제작지원사업 심사결과'와 관련 추가로 공지했다. 영진위는 "예술영화제작지원사업은 한국영화가 보여준 높은 예술적 성취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며 "공정한 심사와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비공개했던 사항들을 심사위원의 동의를 구해 추가 공지한다"고 밝혔다. 그리면서 발 빠르게 그간 비공개를 유지했던 (5인의) 심사위원 리스트를 공개했다.

영진위는 비선 실세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구다. 특히 문체부는 전임 김종덕 장관과 청와대 비선 실세와의 연루설까지 불거진 상태다. 영진위 또한 전임 조희문 위원장의 해임 전후로 불공정한 심사와 지원책으로 인해 영화계의 불신과 비판을 지속해서 받는 상태였다.

이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현실화되면서 김기덕 감독과 같이 영향력 있는 인사가 공정성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졌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블랙리스트의 반대편엔 '제 사람 키우기'나 '특정 인물 찍어내기', '예산 몰아주기'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당장 영진위만 해도,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김세훈 위원장과 박환문 사무국장의 영화발전기금 남용을 포함, 입맛에 맞는 특정 사업에 대한 예산 몰아주기 정황이 포착되면서 문체부의 특별감사가 예정됐다.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며칠 후인 18일 오전,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란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열었다. 문화예술계 특유의 신명과 비판의식이 살아 있는 현장이었지만, 그 자체로 시대를 역행하는 슬픈 현장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그 근거가 '세월호'와 특정 정치인 지지 선언이라니.

그렇게 우리는 트럼보의 시대도, 무엇도 아닌 블랙리스트의 시대를 살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거꾸로 돌린 시계를 다시 21세기의 시간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다. 예술에 대한, 창작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인사들이 더는 우리 시대의 문화예술을 검열하고 재갈을 물리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흐지부지 이 사안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정치권이 잠잠하다면, 결국 당사자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레임덕을 온몸으로 부정 중인 이 정권의 실질적인 잔여 임기는 고작 1년여다.

글래디에이터 (Gladiator, 2000) 리뷰 영화 / 리뷰/추천

2016.07.16.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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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스무 번은 넘게 본, 내 <인생영화 10위> 안에 드는 영화...ㅎ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리들리스콧 감독을 알게 되었고, 러셀크로우라는 명배우를 알게 됐었다...(_ _)ㅎ

어렸을 때 내 이상형이 바로 '러셀크로우' 였을 정도로(ㅋㅋㅋ)

막시무스라는 캐릭터는 정말 너무나 매력적이고, 멋있고, 또 인상적이었다...ㅎ

지금도 가끔 티비에서 해줄 때가 있는데,

볼 때마다 잠깐만 보고 넘어가려고 하다가 눈길을 사로잡혀서 끝까지 다 보게 되고(ㅋㅋㅋ)

마지막 장면에서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영화...; ㅁ;ㅎ

정말 보고난 뒤, 진한 여운을 남겼던 영화다...//








진짜 영화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결말 100위 안에 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잊혀지지가 않는데,

마지막에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흘러나오는 'Now we are free' 라는 명곡 역시

역대 영화 OST 100위 안에 든 것을 최근에 발견하고 기뻐했었다...ㅎ

(이 OST, 엠피에 넣고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ㅠㅎ)

좋은 영화는 정말 볼 때마다 새롭고, 감동적이고,

또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꼭 포스팅 하고 싶었다...ㅎ

이렇게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는 흔치 않으니까...(_ _)ㅋㅋ




 



영화의 줄거리는,

로마제국의 막시무스라는 한 장군이 글래디에이터(검투사)가 되는 이야기이다.

막시무스는 로마제국 황제의 신임을 받고 있었는데,

황제는 죽을 날이 다가오자, 자신의 친아들이 아닌, 막시무스에게 왕위를 넘기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게된 친아들 코모두스는 질투에 눈이 멀어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이 대신 왕위에 올라 막시무스의 가족을 전부 살해하라고 명령한다.



 



그는 암살자들로부터 겨우 목숨을 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미 불타 없어진 집에서 잔인하게 죽어있는 아내와 아들을 보며 오열한다; ㅁ;

그는 결국 노예로 팔려가게 되는데,

오로지 복수만을 다짐하며 검투사가 되어 치열하게 생존해나간다.




근데 여담이지만,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에서

코모두스 역을 맡은 배우 '호아킨 피닉스'는 연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컷' 소리가 나자마자 실신했다고 한다...; ㅁ;





그 정도로 정말 모든 배우들이 열연한 작품이 아닐 수가 없는데,

검투장에서 호랑이와 싸우는 씬도 실제로 찍은 것이라 하고,

러셀크로우는 싸우는 장면을 찍다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었다고 한다; ㅁ;

근데 그는 '이 작품이 내 배우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작품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여서

무릎이 다 나가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끝까지 연기를 했다는 후문...<

그래서인지, 막시무스와 코모두스의 소름끼치는 연기력을 볼 수 있는 영화였다...(_ _)ㅎ



 


그리고 이 영화는 도저히 2000년도에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스펙타클한 액션씬, 그리고 실사와도 같은 CG를 보여준다...<

지금봐도 콜로세움 전투씬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리얼하다...; ㅁ;ㅋ

당시 영화 평론가가 10년은 앞선 전투씬을 보여줬다고 극찬했었는데,

진짜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거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ㄷㄷ




그리고 실제로 영화를 찍기 위해 콜로세움을 짓기도 하고,

정말 필요한 부분만을 CG로 처리했다는 후문.

근데 피 터지는 장면이나(...) 전차가 뒤집히는 장면 등

전투씬이 정말 너무 리얼하고 잔인해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리들리스콧 감독 영화는 하나같이 스케일이 엄청나다...<ㅋ)



 



어쨌든 노예로 전락한 막시무스가 화려한 검술로 관중들을 희열에 차게 만들고,

점차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가는 장면은 아주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ㅋㅋ

막시무스가 진짜 멋있는 캐릭터인 게(ㅠㅠ)

나는 영화에서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다 좋았던 것 같다...ㅋ

막 말없이 우수에 찬 얼굴로 과묵하게 앉아있다가, 동료들이 말을 걸면 살포시 미소지어 보이고,

과거에 유능한 장군이었다고 해서 절대 자만하거나 동료 노예들을 깔보지 않고, 능숙하게 전투를 지휘하고,

적에게 관용을 베풀기도 하고, 부상을 입어도 아픈 내색 없이 묵묵히 참고, 

싸우기 전에는 꼭 검투장의 흙을 만지작거리는 버릇까지...<ㅎ

나는 그 진지한 눈빛이랑 남자다운 모습에 반해버렸던 것이었다...ㅎ<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에 코모두스와 1대 1 대결을 할 때는 정말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었다.ㅋ

사실 이 영화는 이미 결말이 정해져 있음에도(ㅠㅠ)

주인공이 죽기 전까지 계속해서 복수를 성공하길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던 것 같다...ㅠㅋ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 곁으로 돌아갔기에, 꼭 슬프지만은 않은 새피엔딩과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콜로세움에 쏟아지는 수천개의 장미꽃잎 등...

뇌리에 꽂히는 장면이 무수히 많았던 영화.




 


역시 평점 9점대를 가볍게 넘는 영화들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_ _)ㅎ

어렸을 때 이 영화를 보면서 슬프면서도 행복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ㅠㅎ

그 때는 진짜 완전히 막시무스의 감정에 몰입해 있었는지,

영화가 끝나고도 며칠 동안이나 계속 후유증 때문에 끙끙댔던 기억이 난다...ㅋㅋㅋ

그처럼 감정에 솔직했던 내 어린 시절이 너무나 그립고,

그 때 본 명작 영화들은 아직까지도 날 감동에 젖게 하고, 또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든다...(_ _)ㅎ

글래디에이터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러셀 크로우, 호아킨 피닉스, 코니 닐슨, 올리버 리드, 리처드 해리스
개봉
2000 미국, 영국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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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vpot.daum.net/v/ve83f5dq6NMq5K64pJZbo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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