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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원작자 "가상현실이 행복 줄 수 있어"

송고시간2018-03-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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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나 기자기자 페이지

어니스트 클라인, 영화 개봉 앞두고 서면 인터뷰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블록버스터…가상현실서 벌이는 두뇌 게임 그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가상현실이 살아가기에 좀 더 좋은 곳이기 때문에 현실의 고통스러운 부분들을 방치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적당히 절제할 수 있다면 현실 도피 역시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가상현실을 본격적으로 다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레디 플레이어 원'의 원작자 어니스트 클라인(46)은 오는 28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가상현실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했다.

영화의 원작인 동명의 SF 소설은 '2045년 가상현실 오아시스 게임에 숨겨진 세 가지 열쇠를 찾아서'란 부제를 달고 있다. 환경이 파괴되고 식량이 부족하며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는 등 암울한 2045년이 시간적 배경이다. 가난한 10대 소년 '웨이드'는 이모의 판잣집에 얹혀살면서 비참함을 느끼지만, 거대한 가상현실 세계인 '오아시스'에 접속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위안을 받는다. 오아시스 안에는 아바타처럼 가상의 자아가 존재해 현실과 똑같이 살아간다.

그러다 웨이드는 오아시스의 개발자인 억만장자가 죽기 전 유언으로 남긴 수수께끼를 푸는 데 참가한다. 억만장자는 자신이 낸 수수께끼를 가장 먼저 푸는 사람에게 막대한 유산과 함께 오아시스 경영권까지 상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아시스 안에 수수께끼를 푸는 세 가지 열쇠를 숨겨뒀는데, 이는 그가 생전에 몰두한 1980년대 대중문화와 관련된 것들이다. 웨이드는 첫 번째 단서를 푸는 데 성공하지만, 그 순간 상금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을 경쟁자들의 표적이 된다.

 

미국에서 2012년 출간된 이 소설은 참신한 가상현실 세계와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아마존에서 SF·판타지 분야 '올해의 책'으로도 꼽혔다. 한국에도 2015년 번역 출간돼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책의 인기에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달려들었고,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로 만들었다.

작가 클라인은 스필버그 영화의 완성도에 크게 만족한다며 한국의 소설 팬들이 영화를 꼭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 작품의 속편으로 미래의 또다른 화두인 AI에 관해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작가와의 문답 내용.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중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 완성된 영화에 얼마나 만족하나.

▲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 정말 대단하다. 내 소설 속에 묘사된 두 세계,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인 오아시스를 믿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게 시각적으로 구현해냈다. 영화 속 많은 것들이 내가 책을 쓸 때 상상했던 것들과 똑같았다. 책과는 다른 점들도 있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원작과 다른 모든 부분을 나와 논의했고, 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바들을 확실하게 그려냈다.

- 당신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이 소설도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썼나.

▲ 아니다. 나는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소설 속에서 내가 보여주고자 했던 많은 대중문화의 아이콘들 때문이다. 영화로 제작될 거란 일말의 생각도 없이 그저 마음껏 내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뿐이다. 만약 다른 감독이 내 소설을 영화로 만들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내 소설을 충실하게 구현해낼 수 없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오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영화의 주요 테마는 1980년대 대중문화 콘텐츠다. 이것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1980년대는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나는 10대였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만들어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 시기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고, 그 시기가 인류사에 엄청난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비디오 게임이나 가정용 컴퓨터, 비디오카세트 레코더 등 새로운 기술들이 소개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이것들은 우리 일상에 엄청난 충격을 줬고 우리를 지금의 인터넷 세대로 이어주는 중요한 다리가 되었다. 이 모든 것들이 1980년대에 시작됐다.

- 이 소설은 인류의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그리면서 오아시스라는 완벽한 가상현실 세계를 예고한다. 실제 현실에서도 이렇게 되리라고 보나.

▲ 아쉽지만 그렇다. 정말로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기후 변화를 무시해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앞으로 살아갈 곳을 계속해서 파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많은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꿈꾸는 현실을 만들어낸 인터넷 속 가상 세계로 도피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소설은 가상현실의 양면을 다루긴 하지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유토피아 공간으로 그린다. 실제 가상현실에 대한 당신의 전망은 어떤가. 인간성이 말살될 거란 우려도 있는데.

▲ 나는 가상현실 오아시스에서 인간성이 말살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아시스에서는 현실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거해 일상을 보내기 더 쾌적한 곳이 된다. 가상현실이 살아가기에 좀 더 좋은 곳이기 때문에 현실의 고통스러운 부분들을 방치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적당히 절제할 수 있다면 현실 도피 역시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당신이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곳은 현실뿐이다.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이기 때문이다.

- AI가 불러올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인류가 개발하고 있는, 가장 흥분되지만 무서운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특이점(singularity; 인공지능이 발전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점)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소설의 속편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많은 이론을 다뤄보고 싶다.

- 한국에 있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한국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 책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3월 28일 개봉하게 된 이 영화를 소개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책을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꼭 극장에서 영화도 봐주세요!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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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2002-02-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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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개봉예정인 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과 관련해 강모 목사가 수입사인 K영화사를 상대로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22일 서울지법에 냈습니다.

강 목사는 소장에서 "성경책에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을 동원해 예수의 전 생애를 왜곡하고 예수와 기독교를 모독했다"며 "이런 영화를 상영할 경우 엄청난 국론 분열과 사회혼란이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K영화사측은 "이 영화는 특정종교를 비하할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허구로 쓰여진 원작을 영화화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원작 소설을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영화화한 이 작품은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정사장면을 묘사하는 등 예수의 인성을 부각시킨 파격적인 내용으로 미국에서도 뜨거운 논란을 빚었으며, 국내서도 98년 수입됐다 기독교 단체들의 반발로 상영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 고석표 기자 / spko@c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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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서울에서 88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88년에 마틴 스코세스(Martin Scorsese)가 감독한 영화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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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에서 피해자들의 인터뷰어로 출연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씨.
▲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에서 피해자들의 인터뷰어로 출연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씨는 피해자와 나눈 대화를 복기하며 차오르는 감정에 말을 멈췄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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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학살 영화를 촬영하다 보니, 광화문광장에서 내게 빨갱이라며 손가락질하던 이들이 왜 그랬는지 알겠더라."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김영오(고 김유민양 아버지)씨는 최근 영화 한 편에 인터뷰어(interviewer)로 출연했다. 6.25 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에서 김씨는 강희권 태안유족회 상임이사와 유족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를 만든 구자환 감독은 <레드툼>, <해원> 같은 민간인 학살을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해왔다. 구 감독과 김씨는 2018년 말 처음 인연을 맺었다. 김씨가 지인의 추천으로 <해원>을 본 뒤 자신이 거주하는 광주에서 공동상영회를 연 것이다. 이때의 인연으로 구 감독은 김씨에게 <태안> 출연을 요청했고, 2019년 1월부터 작업에 들어가 최근 제작을 마무리했다.
   
두 사람을 지난 13일 광주극장에서 만났다. 광주극장에선 오는 27일 <태안> 상영회가 열린다(21일엔 메가박스 창원점에서도 상영회가 진행된다). 2021년 정식 개봉을 앞두고 6.25 전쟁 70주년인 올해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것이다.

아래는 두 사람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두 사람의 첫 인연
    
 태안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왼쪽)과 인터뷰어로 출연한 김영오씨
▲  태안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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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김영오씨를 섭외하게 됐나.

구자환(아래 구) : "이 영화를 만들기 전까지 김영오씨를 직접 만나본 적이 없었다. 언론을 통해 어떤 분인지 알고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영오씨가 '광주에서 영화 <해원>의 공동상영회를 하고 싶다'고 연락해왔더라. <해원>을 보고 놀라 이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김영오(아래 김) : "2018년 가을에 한 지인이 꼭 보라면서 <해원>을 추천해줬다.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부터도 몰랐던 이야기였다. 혼자 보긴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들어서 공동상영회를 계획했다."

구 : "<해원> 공동상영회 후 식사 자리에서 영오씨가 '나만 아픈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더 큰 아픔을 가진 사람도 많더라"라고 말했다. 그게 기억에 남는다. 그때 <태안>의 출연자를 찾고 있었는데 차마 말을 못 꺼냈다. 영오씨도 아픔이 큰 사람이잖나. '또 다른 아픔에 이 사람을 끌어들여도 되나'라는 생각에 사실상 포기했었다. 근데 <태안> 제작 초기에 영오씨가 후원금을 보냈더라. 고마운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가 영화에 출연해달라고 제안했다."
  
김 : "사실 당혹스러운 제안이긴 했다. 영화는 내가 해보지 않은 일 아닌가. 부담감 때문에 처음엔 안 한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를 널리 알릴 기회'라고 조언을 해줘서 제안에 응하기로 했다."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
▲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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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의 소재인 6.25 당시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구 : "처음에 영화의 소재를 여순사건으로 할지, 태안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할지 고민이 많았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건을 알려야겠단 생각에 태안에서 벌어진 사건을 선택했다. 학살은 국민보도연맹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인민군 점령기에 일부 보복 학살이 있었다. 그리고 수복 이후 이른바 부역자 학살이 또 일어난다. 이 학살이 정말 끔찍하다. 국민보도연맹 사건, 인민군 점령기 학살에는 각 100여 명씩 사망했는데, 부역자 학살 때 900명 가까이 죽는다."

- <태안> 이전에도 <레드툼>, <해원>과 같은 민간인 학살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었다.

구 : "2002년 태풍 루사가 왔을 때 내가 기자 생활을 하고 있던 창원의 산에서 유골이 흘러나왔다. 2년 뒤 유해 발굴 작업이 이뤄져 취재를 갔는데 깜짝 놀랐다. 민간인 학살이란 이야기가 나왔고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는데, '내가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부끄러웠다. 불과 반세기 전에 일어난 일을 하나도 모르고 살아온 거다.

빨갱이로 몰려 한평생 말 한마디 못하고 살아온 유족들이 유골을 보고 욱했는지 '꼭 영화로 만들어 전 국민에게 우리의 억울함을 알려달라'고 그러더라. 그땐 (기자 업무도 있고 해서)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대신 중간중간 영상을 계속 찍어왔다. 그리고 처음 나왔던 영화가 2013년 <레드툼>이다."

"나도 아파봤잖나"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에서 피해자들의 인터뷰어로 출연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씨.
▲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에서 피해자들의 인터뷰어로 출연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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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에서 김영오씨의 주된 역할은 유족들을 인터뷰하는 것이다. 마음이 무거웠을 것 같다.

김 : "질문 하나 하나 던지는 게 엄청난 부담이었다. 나도 아파봤잖나. '이런 질문을 드려도 되나', '내가 잘못 물어서 상처를 주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한평생 말 한마디 못하고 한이 쌓여왔던 분들 아닌가."

- 제작 기간과 제작비는 어느 정도 들었나.

구 : "2019년 1월부터 기획했으니 만 2년 정도 걸렸다. 사전 조사를 위해 2019년 3월부터 태안에 갔었고, 촬영은 2019년 5월부터 진행됐다. 태안에 한 번 가면 보통 2박 3일 촬영하고 오는 데 정말 힘들었다. 그동안 만든 영화 중 <태안>에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었다. <레드툼>은 1000만 원 들었고, <해원>은 2500만 원 들었다. <태안>엔 영오씨처럼 출연자도 있고 촬영팀도 늘었기 때문에 7300만 원이나 들었다."

김 : "가끔은 제가 직접 운전도 했다(웃음)."

- 가장 기억에 남는 유족이 있다면?

김 : "아버지를 잃은 어르신이 생각난다. 인터뷰를 마치고 펑펑 울더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내가 질문을 잘못해 아픔을 드린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손을 잡아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런데 그분께서 '속에 있는 거 다 털어놓고 나니 눈물이 난다'더라. 평생 아무한테도 하지 못했던 말을 털어놓으니 한이 터져 눈물을 막 쏟아내신 거다. 지금도 울먹울먹 하다. 나도 그 느낌을 알 것 같기 때문이다."

구 : "모든 유족들이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씀하신다."

김 : "큰형과 아버지를 잃은 또 다른 어르신도 생각난다. 아들이 옆에서 밭농사를 돕는데, 그 아들이 우리 세대더라. 인터뷰 중 아들이 와서 계속 인터뷰를 말렸다. 빨갱이 자손이라고 연좌제까지 걸려 있었으니, 얼마나 핍박과 설움을 당했겠는가. 아무도 못 믿는 거다. 그럼에도 어르신께서 다 증언해주셨다."

구 : "<레드툼>, <해원>을 만들며 여러 민간인 학살 사례를 취재했지만, <태안>의 사례처럼 사람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인 사례는 처음 들었다. 나중엔 겨우 찾아내긴 했지만 그 현장을 찾아내기 정말 힘들었다. 유족 분들도 너무 끔찍하고 고통스러워 안 가본 거다."

- 제주 4.3 사건이 일어난 제주도도 참 아름다운 섬 아닌가. 태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구 : "노래도 있을 정도로 태안의 만리포가 굉장히 유명하지 않나. 그런데 이곳의 관광버스 주차장이 학살 지역이었다. 저도 몰랐지만 주변의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른다. 피해당한 분들만 이 사실을 아는데 평생 입 밖에 말 한마디 못 꺼낸 것이다.

얼마나 끔찍한 일이면 유족도, 목격자도 말 한마디 못하겠나. 이게 영화를 만든 주요한 이유다. 태안은 클 태(太) 자에 편안할 안(安) 자를 쓴다. 넉넉하고 편안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정말 끔찍한 학살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진상규명 없는 화해란 없다"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
▲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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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후 단식으로 항의한 김영오씨도 빨갱이란 비난을 들어야 했다.

김 :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할 때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이 '빨갱이 새X'라고 손가락질하더라. 기사에도 그런 댓글이 많이 달렸다. 그땐 '빨갱이? 빨갱이는 북한군 아닌가?'라는 생각밖에 못했다.

민간인 학살 당시에도 '저 사람 빨갱이'라고 손가락 총을 쏘면 무조건 죽임을 당했다고 하더라. 이 이야기를 들으니 그들이 왜 내게 빨갱이라고 했는지 알겠더라. 빨갱이 프레임이 뭔지 알겠더라. <조선일보>가 '단식하는 김영오의 주치의는 통합진보당 당원'이란 기사를 썼었다. 당시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을 빨갱이라며 해체시켜버렸고, <조선일보>는 그 프레임을 내게도 씌워버린 것이다."

구 : "인민군 이발한 사람도 부역 혐의로 죽었다. 그런 사례가 많다. 수복 후 경찰이 들어오니 마을 별로 환영대회를 열었는데 그들을 향해 '만세'를 외치는데도 죽였다더라."

김 : "이발했다고 죽이고, 밥 해줬다고 죽이고. 전쟁 중 민간인에게 무슨 힘이 있나. 심지어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선생이 치안대장이었는데 자기 제자들이 죽어나가는데도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구 : "1950년대에 일어난 민간인 학살 문제의 경우 1960년대 한 번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민간인학살전국유족회가 유해도 발굴하고 이런저런 조사도 해놨는데 5.16군사쿠데타 이후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렸다. 쿠데타 직후 박정희가 한 일이 유족회 간부들을 용공분자란 이유로 군사법원에 회부해버린 것이다. 무기징역 내지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 물론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지만, 그때 유해 발굴 현장이나 자료가 다 사라져 버렸다. 그때부터 유족과 목격자들이 1987년 6월 항쟁 때까지 입을 열지 못했다.

그때 인권과 생명을 중심으로 놓고 이 문제를 해결했다면 이후 광주 학살(5.18민주화운동)이나 세월호 참사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 문제가 잘 해결됐다면 개인의 생명과 인권에 대한 소중함이 시민들 가슴에 새겨졌을 것 아닌가. 이런 상황이면 어떤 정권도 함부로 못한다. 광주 학살을 저지른 자들도 '엄청나게 죽였더니 찍소리도 못한다'는 걸 생각했던 거다. 국민의 생명과 인권의 측면에서 세월호 참사도 마찬가지다."
 
 영화 <태안>의 포스터.
▲  영화 <태안>의 포스터.
ⓒ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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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김 : "유족 분들과 약속한 게 있다. 인터뷰 마치고 나서 '이 사실을 꼭 젊은이들에게 알리겠다. 이젠 난 빨갱이가 아니다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위해 지금도 많은 분들이 손을 잡아주고 계신다. 이들을 위해서도 많은 분들이 같은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구 : "6.25 전쟁 이후 민간인 학살 피해자를 100만 명 정도로 본다. 근데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꾸 들춰내서 뭐하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우리의 답은 분명하다. 이 문제의 진상을 드러내지 않고 정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화해란 없다. 우리나라의 좌우 반목이 심하다고 하는데 서로의 아픔을 알아야 화해가 될 것 아닌가.

최근에도 우린 잔혹한 일을 겪을 뻔했다. 박근혜 정권 탄핵 집회 때 계엄령이 검토됐다는데 그런 게 학살의 시작이다. 사람이 알면 당하지 않는다.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최소한 총을 들지 않은 민간인은 죽이면 안 된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지켜야 한다. 그래야 어떤 잔혹한 정권이 들어서도 국민의 생명과 인권만큼은 지킬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
 
 태안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오른쪽)과 인터뷰어로 출연한 김영오씨
▲  6.25전쟁 중 벌어진 태안 지역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의 구자환 감독(오른쪽)과 인터뷰어로 출연한 김영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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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해 답을 구하는 중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서 아주 조금은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여전히 계급사회에서 살아가는 인도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꾹꾹 눌러 담았다. 단, 아주 속도감 있고 긴장감 넘치게.

영화는 퀴즈쇼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자말의 인생을 절묘하게 편집해 인생이 퀴즈인지, 퀴즈가 인생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 온 자말의 인생이 퀴즈쇼를 통해서 빛을 발하게 되는 순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인생을 응원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단지, 사랑하는 라티카를 만나기 위해 퀴즈쇼에 참여하게 된 자말. 퀴즈쇼의 매순간과 그가 살아 온 인생을 통해 인생의 모든 순간이 기회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본격 액션 이면서 로맨스 그리고 범죄, 결국은 인생 드라마 '슬럼독 밀리어네어'다. 영화는 어리숙한 자말과 억척스러운 살림을 통해 끊임없이 인생을 저울질하게 한다. 발리우드의 당연한 수순인 해피앤드와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다 함께 군무를 보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기 보다는 오히려 '인생은 물음표로구나!'라는 물음을 남기는 영화, 인생은 물음표이기에 더 두근두근 하므로 이 쯤이면 추천할만하다.


블랙 (2005), 삶에 빛을 준 한 사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미셸과 사하이 선생을 만나 볼 것을 권한다. 영화 '블랙'이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그녀를 불쌍히 여기고 베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스스로 일어 설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사하이의 지독한 교육열은 교육자로서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필자는 교육자가 아니지만서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중간에 사제지간의 정을 넘어서려는 과도한 감정이 개입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다. 영화에서의 의도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미셸에게도 있었다라는 사실을 표현하려 했을 것이다라는 추측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는 점, 그 대상이 사하이였다는 점이 '블랙'이라는 영화 안에서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 부분, 저 부분이 조금씩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므로 영화를 보게 된다면 겪게 될 그 외 많은 생각들과 영화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취향에 맡기겠다.  


세 얼간이 (2009), 가슴 뛰는 삶


심장이 멈춘 그대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 '세 얼간이'(3 Idiots)다. '알이즈웰'을 외치고 싶은 그대라도 언제든 환영이다.

'세 얼간이'가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이유는 감히 100%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과 영화 속 사람들의 삶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도 일류 명문대를 향해서 앞으로, 앞으로만 전진해 온 '세 얼간이'속 학생들의 삶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좋아서 하는 게 그다지 없는 이 세상에서 가슴 뛰는 삶을 산다는 게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영화다. 너무 잘난 엄친아인듯 보이지만 사실은 스스로의 삶을 살지는 못했던 란초와 아버지의 꿈이 아닌 자신의 꿈을 생각하게 되는 파르한, 가난한 집을 위해서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어깨를 펴고 당당히 걷기 시작하는 라주의 꿈을 찾기위한 즐거운 인생이 담긴 영화다. 결코 즐겁지만은 않지만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영화, 이 겨울에 다 함께 외쳐보자 ! 알 이즈 웰, 그리고 새해에는 외쳐보자 ! 알 이즈 웰





출처: https://soulfood-dish.tistory.com/44 [마음을 위한 레시피, 소울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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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이슬람교의전쟁이 1000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진짜 이유

 

"2044년 인류는 종말하고 로봇은 진화됐다!
2044년 인류는 지구의 사막화가 심해지고 종말이 시작되자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인 오토마타 필그림 7000를 생산하여 만연한 불안함과 공포에 맞서 싸운다. 그러던 중 로봇은 생명체에 어떤 해도 입힐 수 없으며 스스로 자신 또는 다른 기계를 개조할 수 없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로봇을 개조한다는 증거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편 로봇을 다스리고 지배하는 기업인 ROC사의 보험 설계사 잭 바칸(안토니오 반데라스)은 결함이 있는 로봇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오토마타 필그림 7000을 개조한 배후 세력의 비밀에 연루되면서 커다란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데…."

 

 

https://www.mgoon.com/ko/ch/ricamovie/v/761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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