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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이 만난 사람] "내가 아는 승려들 중에는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지만…"

'쌍계사 조실(祖室)' 고산 스님

"인터넷과 운전만 못하고 농사 짓는 데는 신농씨, 부엌에선 일류 요리사"

'내가 승려생활 못하지만 나보고 주지 맡으라는 거냐' 동료 스님의 귀싸대기 패더라

"조석예불을 소홀히 하는 승려를 이 염주로 때려 일곱 바늘 꿰맸다지. 목탁으로도 두들기고. 내 근처에는 아예 안 오려는 승려들도 있지."

고산(79) 스님은 씩 웃었다. 어린애 주먹만 한 염주알을 굴리면서.

"계율을 안 지키면 수행자 자격이 없지. 부처님 열반하기 직전 아난존자가 제일 먼저 물은 게 그것이다. '스승님께서 열반하시고 나면 이제 누구를 스승으로 삼으리까' 물으니, '계(戒)를 스승으로 삼으라'고 했다."

한낮의 햇볕이 쨍쨍했다. 부산 연산동의 혜원정사에는 분홍색 연등이 머리 위로 한가득이었다. 뜰에 비친 그림자까지 불그레했다.

그는 쌍계사의 조실(절에서 최고 어른)이고, 승려들의 '면허'인 비구계를 수여하는 조계종 전계대화상(傳戒大和尙)이다. '룰만 따지는 사람치고 재미있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 나는 뭔가 대변하는 심정으로 이렇게 시작했다.

―내가 아는 승려들 중에는 술도 마시고 고기도 먹는다. 이들은 "계율은 작은 것이다. 계율에 매여선 안 된다. 이를 뛰어넘어야 깨달음과 무애(無碍)의 경지에 이른다"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이치는 금방 깨달으나, 다생습기(多生習氣·오랜 생에 걸쳐 몸에 밴 습관)는 금방 없앨 수 없다'고 했다. 설사 계율을 안 지키는 처사도 금방 깨닫고, 소 잡는 백정도 소 잡는 칼을 들고도 부처님 법문 한마디에 깨닫는다. 깨닫는 이치는 그렇다 해도, 다생습기는 남아 있다. 바람이 그쳤지만 물결이 계속 출렁이는 것과 같은 이치지. 이런 고로 서서히 없애는 것이다."

―깨달음은 찰나에 얻을 수 있어도 몸에 밴 습성은 계율을 지키는 수행을 통해 없앨 수 있다는 뜻인가?

"계율은 그릇과 같다. 그릇이 똑발라야 물이 바로 담긴다. 물이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머물러 있는 것이 '선정(禪定)'이다. 그래야 물 위에 그림자가 담긴다. 그림자는 바른 지혜를 비유한 거지. 이처럼 계율은 수행자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계율은 속세의 욕망을 절제하는 것인가?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좋은 옷, 좋은 음식, 좋은 집, 결혼 잘 하고 부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욕망에 매이면 수행을 할 수가 없다. 수행자는 세속을 뛰어넘는(出世間) 공부를 하는 것이다."

―요즘 승려들을 보면 머리 깎은 것 외에는 나 같은 속세 대중과 무엇이 다른지를 모르겠다.

"수행을 원만히 이룬 사람이면 성불(成佛)한 것이다. 하지만 수행 과정에 있으면 아직 '사람'이다. 다생습기에 여전히 끌려갈 수밖에 없다."

―호텔에서 웃통 벗고 도박하던 승려들도 그런 과정에 있다고 봐줘야 하나?

"수행 과정인데 아직 초월하지 못해 자연히 습기에 끌려간 것이지."

―내가 좋아했던 불교가 전체적으로 세속화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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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의 습성이 남아 있는 몇 사람이 그렇지, 그걸로 전체를 평가하면 안 된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팔만대장경을 열람해 봐도 모순된 점은 없지만, 부처님 제자들이 하는 짓을 보면 아니꼬워 나는 불교에 귀의를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자로는 승(僧), 두 자로는 화상(和尙), 초상난 집에 쭈그리고 앉아 만날 염불하니 세 자로는 수시귀(守尸鬼), 기생집에 가면 땡추들이 먼저 딱 차지하고 있으니 네 자로는 색중아귀(色中餓鬼)'라고 놀렸다. 그러자 한유(韓愈)가 '이 철없는 친구야, 부처님의 도가 내려온 지 오래이고 수천명의 제자가 있는데 그까짓 몇몇 못된 놈으로 그러느냐'고 했다. 대부분 스님들은 수행의 근본을 망각하지 않는다."

―어느 절에 가니 초입부터 '축(祝) 신임주지 ○○○○' 현수막이 쭉 걸려 있더라. 요즘은 주지나 종단 자리를 놓고 정치판처럼 다툰다.

"저런, 수행하면 그런 데 허비할 시간이 없다. 내가 어려서 해인사에 있을 때 '차기 주지(住持)를 누가 맡느냐' 논의가 있었다. 한 스님이 '이번에 주지는 자네가 맡게' 하니까, 당사자가 귀싸대기를 패더라고. 뺨 맞은 스님이 '와 이러노?' 하니, '아무리 내가 승려생활 못하지만 나보고 주지하라는 거냐'며 화내더라. 옛날에는 그랬다."

―스님도 쌍계사와 조계사 주지를 했지 않는가?

"맡겨주니 할 수 없이 대중을 시봉하는 마음으로 했지, 오래 할 게 못 된다. 나는 주지를 해도 내 손으로 불전함을 털어 돈을 세어본 적이 없다. 태국·미얀마·스리랑카에 가보니, 스님이 직접 돈을 못 만지게 한다. 스님이 호주머니가 달린 가죽부채를 내밀면 신도가 그 속에 시줏돈을 넣어준다. 버스를 탈 때도 스님이 부채를 내밀면 차장이 그 속에서 차비만 꺼내고 다시 잠가 주더라."

―스님은 과거에 총무원장을 맡고서 열 달 만에 물러난 적 있다.

"상대 후보 측에서 선거 규칙에 어긋났다며 소송까지 냈다. 그런 시비에 말리면서 '하고 싶은 사람 실컷 해라'고 한 뒤 바랑을 메고 내려와 버렸지."

―절집 풍토가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환경이 뭐가 문제인가. 옛날 큰스님은 여기저기 시골 장터를 찾아다니며 가장 요란한 곳에 앉아서 수행했다. 귀에 시끄러운 소리가 안 들리면 '오늘 장 잘 봤다'고 했다."

―스님은 계율을 어긴 적이 없나?

"…마음속으로는 계율을 어기려고 한 적은 없다. 가르침을 지켜 나왔다."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인가?

"싸우지 말라고 했는데, 절 생활 25년쯤 됐을 때 오만한 후배 승려를 한 대 쳐버렸다. 그게 살인 미수로 고발돼 '폭력승'이 됐고, 결국 산문출송(山門黜送·승적 박탈)이 됐다. 그 뒤에 다른 스님들의 탄원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다생습기로 나도 모르게 울컥 성질이 일어나니까."

―절에서 25년이나 수행했으면….

"그걸로는 안 되지, 다생습기는 남아 있지. 견성오도해야 그게 없어지지."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출가했던 이유는?

"입산하면 돌아가신 모친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 당시 범어사에 계시던 동산(東山·1890~1965) 스님이 은사였다. 나는 출가하기 전에 이미 명심보감과 동몽선습 등을 읽었고, 절에 들어가서는 모든 경전을 다 열람하고 일대 강사(講師)가 된 거지."

―승려들에게는 계율에 능한 율사, 경전에 능한 강사, 포교에 능한 법사, 참선에 능한 선사가 있다. 스님은 이 모든 것을 고루 갖췄다고 들었다.

"어려서는 놀기를 좋아하고 낭만적이었다. 영화 구경을 가거나 부산의 용두산 공원에서 뛰어놀았지. 열일곱 살인가, 암자에 들어와 살 때였지. 내게 고추밭 일을 잠깐 맡겼는데 비료를 잘못 줘서 농사를 망친 적이 있었어. 호된 책망을 들었지. 그때 나는 '사람으로서 하는 일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서라도 다 배워야겠다'고 서원했다. 모내기, 쟁기길 같은 농사일은 말할 것도 없고, 부엌에 들어가면 일류 요리사요, 법당에 들어가면 목탁 치고 염불 하는 게 예식종장의 소리를 듣고, 강원에서는 팔만대장경을 거꾸로 보고도 읽을 수 있는 일대 강사가 된 거야. 다만 못하는 게 인터넷과 자동차 운전이다. 그건 수행하는 데 필요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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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스님은“소 잡는 칼을 들고도 깨달을 수 있지만 몸에 밴 습관은 금방 못 없앤다”고 말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절집에서도 그렇게 부지런해야 하나?

"세속에 물든 것인지, 요즘 절간에도 놀고먹으려는 사람들이 생겼다. 내 상좌 중 절반가량이 절집 일이 힘들다고 중도에 포기했다. 나는 경전만 읽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읽은 세속 소설도 다섯 짐은 될 거야. 유교·도교·천주교 경전을 열람 안 한 게 없다. 특히 신약·구약성서는 외우다시피 했다."

―선방 수좌들 중에는 '도(道)를 닦아 깨달음을 얻는 데는 경전 공부가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하는 이도 많다.

"옛날에는 부처님의 행적과 법문을 배우게 한 뒤 강원이나 선방에 보냈다. 하지만 성철스님이나 혜암 스님이 "불립문자(不立文字) 직지인심(直指人心·사람 마음에 달렸다는 뜻)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며 머리를 깎으면 바로 선방에 보냈다. 이 때문에 스님들 중에는 선방에 앉아 오로지 '이뭣꼬?'하며 간화선(看話禪)만 하지, 부처님의 일대시교(一代時敎·부처의 행적과 가르침)조차 모르는 스님도 있다."

―그래도 선승을 높이 치지 않는가?

"나도 젊은 날 한때 '내게 한 물건이 있는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고 이름도 없다. 앞뒤도 없다. 몸뚱아리를 끌고 다니는 이것은 무엇인가'를 화두로 삼아 참선만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깨달음에 진전을 얻은 것은 경전 공부를 하면서부터였다. 도반(道伴)들은 경전 공부를 하는 나를 보고 '타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자 내게 경전을 물으러 왔다."

―깨닫는다는 것은 뭔가?

"내 마음의 본바탕이 삼라만상의 근본이고 우주의 근본임을 깨닫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으면 멀리 떨어진 것도 장중(掌中)의 구슬처럼 보인다."

―스님은 깨달음의 경지에 들어서 있나?

"옛날에 '스님 견성했습니까?' 물으면, 그 경지에 오른 선사는 '육육은 삼십육, 구구는 팔십일, 동지한식(동지에서 한식까지 날 수)은 105일이니라'고 했다. 그 말이 맞다는 뜻이다. 그래도 못 알아들으면 '창천, 창천(답답하구나)'이라고 했다."

―내가 만나본 승려들 중에는 스스로 '깨달았다'고 하는 이들이 좀 있다.

"그 소리를 하는 사람은 아직 먼 거다."

―깨달음의 경지에 있으면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나?

"스스로 체험해야지,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부처님 오신 날이니, '사는 게 허망하다'는 중생들에게 한 말씀은 해줘야 하지 않나?

"부처님도 인생살이 무상함을 말했다. '아침 풀끝의 이슬과 같고 저녁 연기와 같고 물에 뜬 거품과 같고 먼 산의 아지랑이와 같다'고. 이 몸뚱아리도 무상하고 잡념도 무상한 것이다. 하지만 그 무상함 속에 진심 자리가 있다. 그 자리를 찾으면 부처가 되는 것이다."

―너무 모호하다. 아침 이슬 같은 삶의 허망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몸뚱이는 죽더라도 내 마음자리, 내 본성은 존재한다. 절대 변함이 없다."

―몸이 죽었는데 마음이 존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생사가 본래 없다는 뜻이다. 중생들은 나고 죽는 것을 보지만, 깨달은 이들은 헌옷(몸뚱이)을 벗어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으로 본다. 원래 주인은 항상 그대로 있다. 헌옷을 버리고 새 옷을 갈아입는데 무슨 슬픔이 있고 허망함이 있겠나."

―스님은 헌옷을 버리고 내가 걸치고 있는 옷도 입을 수 있나?

"수행을 참되게 오래 하면 어디에 연연하고 매이는 게 없다. 내가 바꾸고 싶은 데로 바꿔버리면 되지."

―아직은 너무 정정하다.

"세속 나이가 팔십인데 지금도 새벽마다 108배를 한다."

―새벽 4시에 기상하고?

"무슨, 3시 반에 일어나지. 목탁이 치기 전에. 절 내 밭뙈기를 다 내손으로 매지. 아까 말한 대로 농사짓는 데는 신농씨, 법당에는 예식종장, 부엌에는 일류 요리사다."

스님이 직접 가꾼다는 고추·상추밭과 화단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땡볕이 여전해 밭에서 빛이 났다. 길목에서 할머니 신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큰스님을 잠깐 친견하려고…." 수줍게 인사하자, "나를 만나 봐서 뭐 할라꼬"하며 방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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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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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TOTAL ARTICLE : 103, TOTAL PAGE : 3 / 11
화장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물속에 그냥 있겠다
남기인 | 2005·07·06 10:38 | HIT : 1,274 | VOTE : 33
살인적인 무더위가 지구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는가 했더니 어느새 전 세계가 물난리를 겪고 있다. 습기 하나 없을 것 같던 하늘이었건만 장마철에 쏟아지는 장대비는 차라리 양동이로 퍼 붓는다는 표현이 옳을 듯 하다. 나는 비가 올 때마다 공중의 물과 지상의 물, 그리고 땅속에서 흐르는 지하수가 상호 교류하고 있는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떠올리곤 한다. “저 빗물 중에 일부가 수맥파장으로 갈라진 틈새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형성하게 되겠지” 그러다보니 수맥에 묻혀있는 조상은 더 고통을 받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하여 조상의 感應을 받는 자손들은 아픈 부위가 더욱 욱신거리기도 하고 통증도 커지리라는 생각도 그때마다 느껴 보는 현상 중에 하나이다.

장마철이나 찌는 더위에 이장하는 분들의 답답한 심정이란 겪어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들다. 충북 음성의 이장 현장을 찾아와 상담을 요청한 세 사람이 있었다. 16위의 선대 조상을 납골 묘에 안치하기에 앞서 자문을 얻고자 했다. 작업개시 3일을 남겨 둔 시점에서 화장의 문제점을 들추기가 곤란스러웠다. 화장을 한 후에 호전되는 집안을 별로 보지 못한 것도 내가 머뭇거린 이유 중에 하나였다.

조상님들과 직접 대화를 통해 물어 보는 게 가장 정확하리라는 판단 하에 다음 날 영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은사를 지닌 S집사님과 함께 J씨의 선영을 찾았다. 제일 윗대 조상의 묘에 오르니 十 자 수맥 속에 묻혀있던 영가는 “나 뿐만 아니라 내 자손들이 전부 수맥에 묻혀 있으니 빨리 물속에서 꺼내 달라”고 했다. “화장(火葬)을 하여 납골로 잘 모셔드릴 터이니 그리 아세요.” 하고 자손들의 의사를 전달하자 놀란 영가는 ‘지금까지 이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고통을 참아왔는데 화장이라니, 화장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물속에 그냥 있겠다.’ 며 노발대발했다.

16위 조상의 묘를 거치며 수맥을 탐사하며 대화를 시도해 본 결과 제일 윗대 할아버지 영가의 말씀대로 수맥을 피한 묘가 단 한기도 없었고, 영가들마다 '제발 화장만은 하지 말라' 며 애원을 했다.’ 한 영가는 ‘땅속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마치 천둥 소리 같고 수맥이 너무 무섭다’ 는 표현을 했다. 가장 윗대 조상 할아버지는 ‘내가 나쁜 곳에 묻혀있다 보니 너희들에게 복을 주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떠나지를 못하고 있다. 나와 내 자손들을 이장해 주면 너희에게 내린 저주를 거두어 떠나겠다.' 했다.

뜻하지 않은 조상님들의 반란에 급작스레 화장(火葬)에서 매장(埋葬)으로 계획을 변경한 J씨 집안에서는 이렇게 조상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따르게 되었음을 큰 행운으로 여겼다. 이장하던 날 가장 먼저 대화를 시도했던 맨 윗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합장묘에는 영가의 말씀대로 물이 차 있는 광중에는 한 조각의 뼈도 볼 수가 없었다. 비록 뼈 한 조각 없는 물속이었건만 영가들은 우직스럽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자신의 묘지가 나쁘면 다른 곳으로 옮겨 가 기거하면 될 것을 왜 그 자리를 피해가지 못하는 것일까! 자손들에게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 가공할 힘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금번의 이장을 통한 연구에서 얻은 게 있다면, 우리나라의 영가들은 화장(火葬)이란 장묘 법을 아직까지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수맥이 흐르는 무덤 속 영가들의 일치된 호소로 보아 그분들이 가장 무섭고 두려워하는 존재는 수맥이라는 것.
추가로 영가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묘지가 나쁠 경우, 영가들 스스로가 좋은 곳을 찾아 옮겨가면 될 것을 무슨 미련이 남아 있다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애궂은 자손들만 괴롭히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도대체 유골이 무엇이기에.....

-이번 주 음성신문 칼럼에서-
83 "火葬하면 無害無德하다"는 주장 잘못 1 남기인06·03·13176827
82 “수맥파 차단으로 겪는 플라시보 효과” 남기인06·02·27155212
81 [사전발복 1] 무슨 한이 저리도 많으셨기에 남기인05·08·171480761
80 [사전발복2] 무슨 한이 저리도 많으셨기에 남기인05·08·30207034
79 순국 및 애국지사의 묘와 그 후손들 남기인05·08·03130913
78 제사 음식의 맛과 냄새를 구분하는 사람들 남기인05·07·21139354
화장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물속에 그냥 있겠다 남기인05·07·06127433
76 Re: 그날의 현장 사진자료 남기인05·07·07163931
75 다른 사람에게 복을 주는 삶을 살자 남기인05·06·221335411
74 부모님의 참담한 몰골에 경악한 자손들(일산) 남기인05·05·0411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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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편리하고 저렴하게 짓는 신新한옥 뜬다 [1]
토지은행 (9***)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23 | 조회 10004 | 2012.02.25 01:57

[미래를 사는 지혜, 목조주택 거듭나기]

한국형 목조주택 ‘한옥 기둥-보 + 경량목구조’

편리하고 저렴하게 짓는 신新한옥 뜬다

그동안 정부에서 추진해온 한국형 목조주택 형체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한옥 스타일을 살리되 뼈대는 한옥과 서구 공법에서 장점만을 취해 발전시킨 목조주택이 될 전망이다. 전통한옥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법을 제시하게 된 동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듯 공간 구조의 불편함, 겨울철 실내에서 느끼는 추위와 어두움, 건축 고비용 등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또한 정부 주도의 가이드라인 제시로 주택 상품의 질적 향상과 건축 부재 및 인력 공급에 있어 산업화를 이루고, 외관이 정비된 마을을 구현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전원주택시장에서 목조주택 하면 서구의 경량목조주택, 팀버 프레임 주택, 통나무집을 떠올렸다.
한옥은 별개의 주택 유형으로 인식됐으며 소수 업자에 의해 명맥이 유지돼 왔다. 그리고 황토 바람으로 한옥형 목구조 황토집이 꾸준히 지어지면서 현대인의 주거 문화에 맞는 개선된 한옥이 전통한옥과 차별성을 가지며 성장해 왔다.
한옥 역시 목조주택 범주에 들어간다. 다만 지붕구조와 기와에서 서구 목조주택과 차이를 보이고 방바닥 아래 구들을 놓는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가 난다. 전통한옥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는 한 이러한 한옥의 독특함도 서구화, 간소화 되는 추세다.
국토해양부 조사 결과 한옥은 일반인에게 친환경 참살이(웰빙) 주택으로 인식됐고 공간구조 및 설비의 현대화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비해 2009년 전국 한옥은 전체 주거 유형의 0.5%에 불과했다. 국토부 조사에서 한옥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비해 실제 한옥 건축이 저조한 것은 여전히 겨울에 춥고 화재에 취약하며 유지관리, 방범, 주차 등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한 높은 시공비는 한옥 보급의 장애물로 조사됐다.
한옥에 대한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면서 독자성을 살린 한국형 목조주택이 정부 기관 및 관련 업체의 노력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프리컷 가공 산업 커진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5월 3일 제1차 건축정책기본계획(2010~2014년) 및 ‘신新한옥 플랜’을 발표했다. 여기서 현재 국내 보급되고 있는 프리컷Precut(공장화 시스템에 의한 전자동 목재 치목) 공법을 비롯해 연구 개발을 통한 새로운 공법 및 자재 개발을 추진, 기존 한옥 건축대비 25% 비용 절감을 목표로 세웠다. 나아가 ▲부재 통합 생산관리 ▲가공 시스템 개발(주문형 한옥 생산시스템 개발) ▲공기 단축형 기술 개발 ▲시공 관리 기술 개발 ▲유지관리 시스템 개발 등 신기술 개발을 통한 공종별 절감과 한옥 건축의 산업화가 이뤄지면 15% 추가 절감돼 약 40%까지 공사비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기반이 조성되려면 연 5000채 시장 규모가 이뤄져야 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프리컷 가공의 대부분은 ‘베스트프리컷’을 통해 일본 목재를 현지에서 프리컷 가공해 수입하는 실정이었으나 프리컷 수요가 차차 늘어나자 우리나라 목재 유통 업체들이 프리컷 시스템을 도입해 가공 부재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 금진목재, 김해 삼명목재, 인천 태원목재, 여주 목재유통센터가 그 예다. 베스트프리컷은 ㈜스튜가이엔씨를 중심으로 (사)한국목조건축협회 소속 11개 업체가 합자한 법인으로 전남 광양 옥곡면 1만 7000㎡ 부지에 140억 원을 투자해 기둥, 보 등 한옥 부재 및 목구조 벽패널 등 부재 가공공장 설립 계획을 세웠다. 허나 프리컷 가공기 단품은 7억~8억 원에 불과하나 가공 라인을 설치하는 데 100억 원이라는 비용 부담으로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는 전언이다. 국건위 신한옥 플랜이 실행된다면 베스트프리컷의 공장 설립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한옥, ‘기둥-보 + 경량목구조’ 보편화 전망

한국형 목조주택은 한옥 기둥-보 방식과 서구 경량목구조 방식을 결합한 형태가 보편화될 전망이다. 산림과학원의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 연구 과정에 참여하는 주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형 목조건축에 적합한 구조’로 응답자 70%가 ‘기둥-보 목구조와 경량 목구조의 혼용’이라 답했다. ‘ 한국형 목조주택 개발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으로 가격경쟁력 불투명이 2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시장 여건의 불투명, 과다한 목재 및 건축 재료 사용, 시공인력 및 기술인력 부족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형 목조건축 산업화를 위해 추진할 사항’에 대해 건축재료 모듈화 및 표준화에 의한 부재의 공장 생산 및 현장 조립이 46%로 가장 높았다.
산림과학원은 두 공법의 장점을 취합한 한국형 목조주택 샘플 ‘한그린’을 1년 전 소개했다. 전통건축에서 사용하는 굵은 목재 기둥과 보를 첨단 컴퓨터 설계(CAD)와 프리컷 시스템을 통해 정밀가공한 부재를 사용했다. 주택 1채의 골조를 완성하는 데 현장에서 수가공하는 전통 공법으로 30일 소요되던 기간을 대폭 줄여 프리컷 방식을 통해 단 6시간 걸려 완성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이로써 공기 단축에 따른 가격 경쟁력 향상은 물론 주택의 구조 성능 및 정밀도 등 품질 향상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그린에 들어간 주요 부재인 기둥과 대들보는 국산 낙엽송으로 단면치수가 각각 180×180㎜와 180×300㎜의 대단면 부재로 과거에는 이처럼 두꺼운 목재를 건조해 사용한다는 것은 생각지 못하던 일이었다 한다. 관계자는 “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고온저습 건조방법으로 10일 이내, 함수율 10~15%로 건조하는 데 성공했다”며 “함수율 분포가 매우 고르게 나타나 건조 목재의 품질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통한옥 방식대로 최소 3년 걸려 건조해도 이 정도 고른 함수율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고 덧붙였다.

산림과학원은 2013년 완료를 목표로 올해부터 한국형 목조주택 제3차 연구를 진행 중이다. 2차 연구 완료한 한그린 샘플 주택과 비교해 보다 한옥에 가까운 외형, 3~4층 공동주택에 적용 가능한 디자인을 연구한다. 또한 방음과 단열, 차음을 개선하고 에너지 절약형 디자인 및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하는 등 복합적이고 미래지향성을 고려해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 개발되는 한국형 목조주택은 산림청에서 추진하는 탄소순환마을 내 주택에 적용될 예정이다.
연구기획과 심국보 박사는 “한그린과 같은 하이브리드 목조주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전통한옥에 비해 저렴하면서 재료의 친환경성, 에너지 성능의 우수함, 기품 있는 외형 등 고급 주택으로, 10~15년이면 보편화된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는 지금 신新한옥 열풍

2020년 한옥 르네상스, 한옥의 대중화시대를 열겠다는 국건위는 “살기 좋고 저렴한 현대한옥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할 계획이다. 60, 70년대 집중 조성된 새마을 주택으로 인해 훼손된 농촌 경관과 주거환경 개선 차원에서 농어촌 한옥 확산 및 한옥 마을 조성도 플랜에 담고 있다.
국건위의 신한옥 플랜에 따라 산림청은 국산 목재 활용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국유림 생산목재의 일정물량을 한옥부재로 공급하며 산림조합과 목재유통센터의 한옥 부재 공급 기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기둥·보용 집성재 가공시설을 지원하고 프리컷설비 지원, 한옥용 목재의 건조기술과 규격화 및 표준화, 신소재 등을 개발한다. 국토부는 올해부터 5년간 360억 원을 투입해 한옥건축기술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을 시행하고 ‘한옥건축기술기준(안)’을 제정할 방침이다. 현대한옥 설계 및 시공 전문 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해 대학 교육에 관련 교과목 개설 및 보완하고 건축사 재교육, 한옥시공기능 보유자 양성을 위한 시공기술교육을 진행한다.
전원주택 시공 업체 외 건설 관련 업체들도 한옥 사업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 2012년까지 한옥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며 경기지방공사도 광교신도시에 한옥촌을 만든다. 부동산개발업체 피데스개발 한옥마을 담당 장봉기 차장은 “전원주택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분야로 전남한옥마을 조성에 정부가 지원하는 등 한옥은 트렌드가 됐다. 목조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 중”이라며 “건축 단가는 400만~2,000만 원대로 유동성 있으며 지역과 대상 소비자 특성에 맞춰 형태와 단가가 결정될 것”이라 했다. 이들이 지으려는 한옥은 전통한옥이 아닌 한옥 스타일의 새로운 주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한옥 플랜 상의 디자인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전원주택라이프

[친노의 부활]4년만에 `뒤바뀐 운명`.. MB vs 노무현

이데일리 | 기사전송 2012/02/16 06: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16일자 1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1. 2008년 2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국에서 몰려온 2만5000여명의 시민 등 모두 4만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이 대통령은 2007년 12월19일 치러진 대선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26%)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15%)를 제치고 압도적인 지지율(49%)로 당선된 후 이 자리에 섰다.

‘함께 가요, 국민 성공 시대!’ 라는 표어를 내건 취임식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이 선진화 국가로 가기 위해 민간 주도형 발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매년 7%의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을 상징하는 ‘747 공약’을 선언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후 KTX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 마을로 귀향했다.

2002년 12월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노 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려 했지만, 재임 중 잇단 구설수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실패한 정권’이라는 오명을 받으며 쓸쓸하게 퇴임길에 올랐다.

2. 2012년 2월 15일. 취임 4주년을 앞둔 이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터진 친인척 측근 비리와 서울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논란, 경제 양극화 심화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레임덕(집권 말 권력누수 현상) 징후가 국정 운영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14년3개월 만에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복지·일자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현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일부와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이 대통령의 탈당 및 MB 측근 자진 사퇴론을 주장하고 있다.

취임 직후 76%에 달했던 국정운영 지지도는 현재 3분의1로 토막났고, 정책 동력을 상실한 이 대통령은 집권 마지막 해를 이끌어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의회 권력을 교체하는 4·11 총선과 12·19 대선을 거치며 이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노 전 대통령은 퇴임 4년이 지나 ‘정치적 복권’을 이뤘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민주통합당을 점령했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향수가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실시된 ‘다시 뽑고 싶은 대통령’ 여론조사에서 43%의 응답자가 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삼성 동물원’에 갇힌 한국, 갈수록 더 심해져

한겨레신문 | 기사전송 2012/02/15 21:46

[한겨레] [0.1% 재벌의 나라] ④ 한국판 스티브 잡스 왜 못 나올까
‘재벌 포식자’, 기업 생태계 유린…벤처정신 설 곳이 없다 대학가 벤처동아리도 이제는 “대기업 취업 스펙용”
창업으로 매출 1조이상 성장한 회사는 30년간 2곳
기술 약탈·계열사 몰아주기 등으로 중소기업 ‘고사’ 1980~90년대 한창 벤처동아리가 대학가를 휩쓸었다. 온 사회에 벤처 바람이 불던 때다. 지금도 대학가엔 벤처동아리들이 활발히 활동중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90년대의 열쇳말을 ‘신바람’이라고 한다면, 요즘은 ‘생존본능’이다. “벤처동아리들은 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하는 데가 많아요. 정말 창업하려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대기업 취업용 ‘스펙’ 쌓는 데 벤처동아리가 좋거든요.”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다니는 김아무개(25)씨는 “벤처동아리로 대기업이나 정부 쪽 지원사업 대상에 뽑히면 취업 때 도움이 된다”며 “망하기 쉬운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대기업 취업이 요즘 대학생들의 더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청년 벤처정신이 사라진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재벌의 약탈적 행태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재벌 빵집 논란이 일 때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빵이 결정적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건 한국의 재벌이 일본이나 독일 스타일의 소규모 전문 기술업체가 양성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 기업가가 혁신 역량을 갖기 시작하면 재벌은 해당업체를 사들여 자산과 인력을 빼앗는다”고 꼬집었다. 핵심을 정확히 짚은 지적이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공룡 재벌그룹 때문에 벤처창업 열기는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벤처기업협회 등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간 벤처기업 수는 2만6148개로 사상 최대였지만 지난해 5월 283개가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6월 400개, 9월 126개, 12월 228개 등 5월 이후에만 848개가 줄었다.

현재 국내의 기업 생태계는 0.1%의 대기업과 나머지 영세한 소기업으로 이뤄진 ‘첨탑형’이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창업을 통해 성장한 회사 가운데 매출 1조원이 넘은 곳은 웅진과 엔에이치엔(NHN)밖에 없다.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은 315개에 불과하다. 새로 창업하는 기업은 많지만 대부분 중소기업까지 성장해 정체하거나 다시 도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기업의 창업, 성장, 발전의 경로가 막히게 된 주요한 이유는 납품업체 쥐어짜기, 벤처기업 기술·인력 약탈,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의 횡포 때문이다. 국내에서 정작 기업가 정신을 파괴하는 당사자가 재벌이란 것이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말로는 상생과 공생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장본인은 재벌들”이라며 “재벌 총수들이 제대로 기업가 정신을 갖추지 못한데다 재벌 중심의 생태계가 되다 보니 젊은 사업가들도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갖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벌 중심의 기업 생태계는 최근 들어 더욱 굳어지고 있다. 재벌그룹의 신생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 등 그룹의 뒷받침에 힘입어 몇년 만에 대기업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창의력이 뛰어난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공간이 없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설립된 지 10년 만인 지난해 매출 8조원을 넘어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2013년엔 매출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밖에도 삼성그룹의 서울통신기술, 엘지그룹의 써브원 등의 계열사들도 그룹의 지원을 받아 급성장했다.

미국의 산업계를 살펴보면 국내의 기업 생태계가 얼마나 척박한지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이 대표적 사례다. 1975년 빌 게이츠가 거의 맨손으로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0년을 전후한 벤처 열풍 속에서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해 전세계 회사들이 2010년 창출한 수익은 무려 5800억달러에 이른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가 1달러를 벌 때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에 속한 기업들은 8.7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냈다.

재벌 중심의 한국적 기업 생태계가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아왔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지적된 문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선 기업가 정신도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이 중소기업인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재벌 기업들은) 자기들한테만 납품하도록 묶어버린다. (…) 삼성동물원에 갇혀 있으니까 (시장이) 작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한국판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해진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전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많이 나와야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대기업에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감기약 슈퍼판매를 극력저지 국개들 [1]

팔록소 (dbrvkfw****)

주소복사 조회 40 12.02.07 15:29

재활용도 안됩니다. 재선은 불가할듯

"슈퍼 약 판매"와 미국의 현실에 대해 한마디! [79]

미국유학파 (bando****)

주소복사 조회 4310 12.02.07 13:18

정부가 2월 국회에서 감기약·해열제 등 가정상비약의 '수퍼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전국적으로 약사 모임에 참석해 "2월 임시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을 안 할 테니 걱정 마라"는 발언을 하고 다닌다는 뉴스를 봤다.

국민의 건강이나 생활은 아랑곳하지 않고 표만 생각하는 건가? 말끝마다 복지, 진보, 서민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왜 이런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일은 관심이 도통 없는지?

소시민의 한사람이자 소비자의 일인으로서 "수퍼 일반약 판매"가 아직까지 지지부진하게 질질 끌고 해결되지 않고있다는게 참 한심스럽다.

Over the counter drug!

한마디로 처방전 없이 살 수있는 약이란 얘기다. 감기약이나 소화제 등등 말이다. 미국에서 있어보면 이런 약을 슈퍼에서 살수있다는게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밤에 갑자기 어린 애가 고열에 시달려 징징거리면 정말 난감하다. 일단 해열제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머피의 법칙처럼 꼭 없을때가 많다.

이런 경우에 빨리 슈퍼로 뛰어가서 약을 사오면 대부분 해결된다. 번거롭게 애 들쳐없고 emergency에 가거나 밤새 뜬눈으로 지새울 필요없고 말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아스피린하나면 왠만한 것 다 해결되는데..

미국에 보면 CVS Pharmacy라는 슈퍼가 있다. 이름에서 알겠지만 약국도 되고 슈퍼도 된다. 즉 약국이 슈퍼를 포함한 형태다. 여기에는 약사들이 한쪽구석에서 같이 근무한다. 이렇게 일반약 슈퍼판매가 상식화되어있을 정도다.

어떤 정책을 결정할때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까" 측면에서 생각해야 맞지 않나?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것은 평소에 그렇게 서민, 복지를 외치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는 왜 입다물고 벙어리흉내 내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그렇게 하자는데도.. 말과 행동이 다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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