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번뜩번뜩, 아이디어가 필요한 당신···“멍 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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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SC] 커버스토리

목표·숙제에 골몰하지 않고

엉뚱한 행동 통해 분위기 전환

지그재그 창의력, 뇌 특정 부위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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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식 창의력 개발 방법을 도식화했다. 그래픽 홍종길 기자 jongg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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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현대인의 화두다. 아니, 어찌 보면 전 인류의 화두일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니 창조경제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류를 발전시켰고, 존속시켜온 것은 인간의 창의력이다. 스티브 잡스 같은 ‘지구에 사는 외계인’ 같은 존재들만 창의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인간 삶 속 어느 곳에서나 창의력은 발휘된다. 매일 회의를 하는 직장인들도 이 창의력이라는 숙제를 늘 안고 산다. “뭐 좋은 아이디어 없어?”라고 다그치는 상사의 말에 고개를 숙였던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창의력 개발이 화두인 만큼 각종 창의력 개발 방법도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그 많은 창의력 개발 방법 가운데 ‘지그재그’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 당신은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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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대기업에서 전략 업무를 맡고 있는 직장인 김번뜩(가명·40)씨는 아이디어 회의가 삶의 일부다. 일일, 월간, 분기, 연간 전략 보고서 작성을 위해 밤낮없이 회의하고 고민한다. 물기 하나 나오지 않는 마른행주 같은 뇌를 짜내고 짜내 근근이 버텨오던 김씨는 기어이 지난해 탈이 났다. 스트레스성 원형탈모가 온 것이다. “왜 이렇게 사나 싶더라고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느라 주말도 없었어요. 아이들하고 놀아주면서도 늘 업무 생각뿐이었죠.” 곧장 피부과 치료를 받아 원형탈모는 치료됐지만, 김씨는 이 경험으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아무리 쥐어짜고 고민한다고 해도 좋은 아이디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돌이켜보니 회의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 적은 거의 없더라고요. 대부분 등산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낚시를 하다가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좋은 보고서로 이어졌어요.” 김씨는 이러한 깨달음 뒤로 늘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습관을 버렸다. “사무실을 나오면 일 생각을 바로 잊습니다. 음악이나 영화, 운동 등으로 업무 생각을 털어버리려고 일부러 노력해요. 그렇게 했더니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창의적 사고는 직진이 아니다

김씨의 사례는 전형적인 지그재그 창의력 개발 방식이다. 단어 자체가 생소하지만, 지그재그 창의력은 미국 워싱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키스 소여가 2013년 쓴 <지그재그: 창의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란 책에서 본격적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간단히 풀어 요약하면 창의력은 오로지 관련된 생각만 하는 일직선상 사고로 개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한 예로 한국 기업의 아이디어 회의를 떠올려보자. 오전(되도록 일찍) 회의실에 소집해 커피 한잔을 놓고 회의를 연다. 주로 상사의 “자, 아이디어 주세요”라는 말로 회의가 시작되고, 한동안 침묵이 이어진다. 첫 운을 떼는 건 항상 막내급 사원이다. “자, 막내 아무개씨 먼저 얘기해보지.” 쭈뼛쭈뼛하던 막내 사원이 더듬더듬 얘기를 시작하고, 회의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듣는 척은 하지만 속으로 ‘아직 미숙해’ 같은 부정적 생각을 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갑자기 시킨다고 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리가 없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채근하는 상사의 요청에 머리를 쥐어짜긴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다. 대부분 점심에 뭐 먹을까란 생각이 앞선다. 이런 회의의 결론은 대부분 ‘현상 유지’다. 바꿔봤자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쪽으로 여론이 모아진다.

지그재그식 창의력은 이렇게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식으론 창의적 사고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가지에 골몰하는 대신 ‘엉뚱한 딴짓’을 하자는 것이 지그재그 창의력의 핵심이다. 소여 교수는 아이디어를 쥐어짜지 말고, “차라리 놀아라”라고 조언한다. 사고와 행동의 전환을 하는 것이다. 일직선으로, 창의력이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닌 놀기도 하고 공상도 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는 등 결이 다른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물론, 창의력 개발을 처음 시도하는 초보라면 이런 방식이 쉽지는 않다. 이 때문에 소여 교수는 초보인 경우 8단계로 구분해 단계적 접근을 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질문하기→학습하기→보기→놀기→생각하기→융합하기→선택하기→만들기 순이다. 특이한 점은 첫번째 순서가 질문하기라는 점이다. 모든 창의적 사고는 질문을 하면서 시작된다는 걸 강조한 거다. 끝의 만들기는 결국 창의적인 생각을 실현하는 단계다. 순서대로 하는 게 유리하지만, 단계별 행동이 익숙해지면 일직선이 아닌 서로 무작위로 주고받으면서 창의력 개발이 가능해진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전에 질문을 먼저 만들어보면 이 질문은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또는 멍하니 놀다 보면 다른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보게 되는 상황이 연출된다.(그림 참조) 예를 들어 여가 시간에 자전거를 타는 행위는 운동을 겸한 놀이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다가 ‘좀더 안전한 자전거는 없을까’란 질문을 하게 되거나, 길에 피어 있는 꽃의 색깔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 등 또 다른 창조적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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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창의성 평가. 그래픽 홍종길 기자※ 누르면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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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아이디어는 엉뚱한 곳에

실제 이런 지그재그식 창의력을 통해 세상을 바꾼 이들이 있다. ‘스타벅스’라는 거대 브랜드를 창조해낸 하워드 슐츠와 스마트폰 개발로 인해 인간의 삶을 바꾼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애초 커피메이커와 원두분쇄기 등을 파는 커피기구 판매상이었다. 스타벅스에서 마케팅 일을 하던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 가전박람회 출장을 갔다가 아주 우연히 에스프레소 바를 보게 된다. 호기심에 들어가본 에스프레소 바는 그에게 문화적 충격이었다. 일이 아닌 여가를 즐기는 노는 과정에서 보게 된 이탈리아의 커피 바는 ‘왜 미국에는 이런 곳이 없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스타벅스를 탄생시킨 원동력은 ‘어떻게 하면 좋은 커피숍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놀고, 보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도 비슷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으로 인정받는 그가 평소에 명상을 즐겼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융합의 천재였다. 잡스는 늘 “왜 안 되지?”란 질문을 던졌다. 휴대폰과 엠피스리(MP3)플레이어를 융합할 생각, 컴퓨터의 본체와 모니터를 합칠 생각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고, 붙여보고, 질문하고, 공부하고 이런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그가 창의적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만 열중했다면 아이폰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그재그 창의력은 단순한 심리학적 차원의 결과물이 아니다. 엄연한 뇌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매해 열리고 있는 ‘멍 때리기’ 대회가 화제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창조적이거나 생산적이지 않을 것 같은 행동이 창조적 행동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사람이 멍 때리는 순간, 아주 오래된 기억이나 예측 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측두엽·두정엽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이 실험 결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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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행동을 번갈아 하면서 얻는 지그재그식 창의력은 공자도 알고 있었던 듯하다. 논어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사리에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子曰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고 적고 있다. 배우기만 하거나 생각만 해서는 제대로 된 창조력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목마른 당신, 계속해서 골몰하기보다는 당장 다른 행동을 취해보자. 놀아본다든가 음악을 듣는다든가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배워본다든가 말이다. 의외로 창조적 생각은 가까이 있을지 모른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참조 <지그재그: 창의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Zigzag

지그재그. 알파벳 제트(Z) 또는 한자 갈지(之)자 형태나 그러한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을 뜻함. 프랑스어로는 ‘우여곡절’이란 뜻도 있음. 건축, 패션, 게임 등 일상생활에서 두루 쓰이고 있으며, 갈팡질팡하는 인간의 행동이나 인생을 상징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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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분석심리학적 이해 : 꿈은 정신의 삶을 반영한다.

기획 김현정 헬스조선 편집장|2015/01/20 15:01


종종 꿈을 꾸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일 뿐 모든 사람은 매일 밤 꿈을 꾼다. 우리는 꿈이 무슨 의미를 가지겠느냐고 반문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꿈의 심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아침에 기분 좋은 간밤의 꿈을 기억하면서 앞으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하고, 심지어 복권을 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기분 나쁜 꿈을 꾼 상태로 잠에서 깨어났다면, 오늘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짐작하거나, 조심해야지 하고 스스로 경고한다. 혹은 기분 나쁜 꿈을 주변의 안 좋은 사건과 연관시켜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함으로써, 가능한 빨리 잊어버리려 애쓴다. 이처럼 우리는 꿈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꿈의 심상을 의식의 삶에 반영하고 있다. 


심층심리학적 입장에서 보면 꿈의 심상이 갖는 영향력은 무의식적 정신에 의한 것이다.  흔히들 무의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거나, 무의식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그러나 정신은 엄연히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의식적 정신활동은 의식과 마찬가지로 활동한다. 낮 시간에는 의식이, 밤 시간에는 무의식적 정신이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의식적 정신은 생명력에 해당하는 것으로, 모든 정신활동의 기초가 되므로, 의식의 기저에서 의식과 더불어 항상 활동한다. 밤 시간은 의식의 활동이 중지됨으로써 배경에 있던 정신이 전면으로 드러남으로써 그의 현상이 경험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꿈의 심상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는 무의식적 정신에 영향을 받는 것에 해당한다.


무의식적 정신의 활동은 비단 꿈 뿐만은 아니다. 공상이나 환영 등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생겨난 심상들이며, 오히려 우리가 그것에 매료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꿈은 잠자는 동안 생산되므로 의식의 개입 없이 드러날 수 있는 무의식의 자발적 산물이다.

20세기에 이르러, 무의식적 정신 영역을 다룰 수 있게 됨으로써, 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이루어졌다. 심층심리학자들이 꿈에 관하여 다양한 해명을 해오고 있다. 정신분석학자들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은 꿈이 전날의 사건이나 기억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꿈의 장면과 전날의 사건 등을 연결하여 ‘내가 요즈음 이러저러 했기 때문에 이런 꿈을 꾸는구나’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꿈의 장면들을 살펴보면 전날의 것들과 연결하기 어려운 것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꿈 꾼 사람들이 모든 꿈을 반드시 전날의 사건이나 심적 상태와 연결시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아주 기분 좋은 꿈을 꾸면 그것은 오히려 앞으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태도는 꿈의 심상이 가진 영향력을 앞으로 있을 일들에 적용한 것이다. 무언가 안 좋은 느낌을 주는 꿈들을 과거형으로 이해함으로써 가능한 그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것이고, 좋은 예감의 꿈들을 미래형으로 이해하여 오히려 영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 두 태도는 모두 무의식적 정신활동에 대한 의식의 반응에 관한 것이 되기도 한다.


꿈을 과거의 충격적 사건이나 성애적 욕망과 관련시켜 이해하려는 태도를 인과적 혹은 환원적 해석이라고 부른다. 꿈을 원인론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나 꿈의 심상들이 꽤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환원적 해석은 꿈을 이해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무의식적 정신활동은 궁극적으로 의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는 가정이 생겨나므로, 꿈의 형성에 대한 목적론적 관점이 필요하다.

S.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는 꿈이 무의식적 의도를 숨기기 위하여 형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래서 꿈은 소원충족적으로 은밀하게 욕망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석심리학적 입장에서 보면 꿈은 욕망을 감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 정신의 고유한 의도를 가능한 자아의식에 알리기 위하여 형상화를 시도한다. 의식에게 알려지려면 어떤 식으로든 형상화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정서나 충동상태는 자아가 의미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여러 번 반복해서 꾸는 꿈들은 반드시 자아의식이 알아차려야할 내용을 제시한다. 악몽 등으로 강한 정서적 반응을 하면서 꿈을 깨야하는 경우 자아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경고나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의식적 정신활동은 고유한 자신의 목적의미(Zweeksinn)를 갖고 있다. 무의식적 정신활동은 맹목적이고 지리멸렬한 것이 아니다. 자아의식의 태도에 대해 반응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총체적 인격을 형성하는데 기여한다. 이러한 무의식적 정신의 활동을 분석심리학자들은 ‘보상적 기능’이라 부른다. 이를 흔히 꿈은 현실과 반대라고 하거나, 혹은 프로이트 식으로 소원충족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악몽들은 소원충족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충격적이다. 자아의식은 낮 동안 외부 세계의 요구에 따른 활동을 하느라 자신의 본성적 욕구나 혹은 전체 정신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꿈은 자아의식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뿐 아니라, 자아의식에 보완 및 보충을 해야 하는 내용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현실의 반대이거나 소원충족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결국 무의식은 꿈의 심상을 통하여 의식의 태도를 교정하려 하고, 그래서 전체 정신의 목적에 부합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무의식적 정신은 인간성 속에 내재한 인간정신의 궁극 목적을 의식의 삶에서 실현하고, 개별 인간으로서의 인격의 성숙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종종 사회적 역할에 지나치게 동화되어 자신의 개별적 인격의 가치를 상실할 때, 무의식은 내면의 자성적인 소리를 높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석연치 않은 꿈들, 악몽들은 모두 의식의 태도를 한번 쯤 되돌아보게 하는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꿈이야 말로 ‘너 자신을 알라’는 가르침에 가장 부합한 내용을 다룬다.
 

정신분석가는 심층적 심리 분석 치료에서 피분석자의 꿈을 반드시 살펴보게 된다. 피분석자들이 가져오는 꿈에는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중요한 단서들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심리 치료를 받으러 오는 피분석자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증상이나 삶의 어려움에 대하여 원인이 될 만한 것을 찾아와서 설명하곤 한다. 그러한 피분석자들의 설명에 정신분석가들은 자신도 모르게 설득 당하기 쉽다. 치료가 진행되면서 차츰 피분석자들이 제시했던 문제나 원인이 달리 다루어져야 함을 확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어떤 피분석자가 와서 자신의 소극적이고 위축된 삶의 원인은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있다고 호소하였다.

그는 당시에 반복적으로 꾸는 꿈이 있었다; 이층 방 그의 침대에서 잠을 자려고 누워 있으면, 누군가 자신의 방을 향하여 아래층에서 계단으로 난폭하게 뛰어 올라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면 너무도 무서워서 침대를 빠져나와 자기 방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고 경계하는 공포의 상태에서 잠을 깨곤 하였던 것이다. 그는 꿈에서 자신의 방을 향해 돌진하는 그 존재가 도끼 같은 것을 들고 자신을 죽이러 올라오는 아버지일 것으로 믿고 있었다. 정신분석가는 그에게  꿈에서 방문을 열고 누가 올라오는지 확인하도록 청하였다. (이런 요구는 위축된 남성이 무섭지만 용기를 내어 문을 여는 행위를 통하여 적극적인 의식의 의지력을 갖게 하는데도 의의가 있다.)

어느 날 그 피분석자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꿈의 침입자가 방문 가까이 온 순간 방문을 열었는데 놀랍게도 거기에는 아버지가 아니라, 너무도 무시무시한 모습의 어머니가 서 있었다. 이 꿈을 통하여 피분석자가 보였던 소극적인 삶의 태도는 모두 소위 '모성-콤플렉스'에 기인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많은 '모성-콤플렉스'를 가진 아들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다.) 이처럼 피분석자가 제공하는 정보와 실제적 심적 사실과는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꿈을 참고하지 않는다면 정신분석가는 피분석자의 호소나 고백과 같은 이야기에 의존하여 심리상태를 파악해야 하므로, 자신도 모르게 피분석자의 의식적 태도에 의해 유도된 내용으로 접근한다. 혹은 그에 따르지 않기 위해 일방적으로 정신분석가의 심층심리학적 가설에 기초한 심적 상태로 단정하여 끌어갈 수도 있다.

꿈을 적용하면 정신분석가와 피분석자 사이에서 중재가 가능하다. 꿈은 현재의 심적 상태를 나타내고 있으며, 또한 궁극적으로 어떻게 의식적 정신이 나아가야 하는지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위의 꿈에서 보면 피분석자는 세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생활하기보다는 이러저런 이유를 대며 삶을 제대로 살고 있지 않았다. 무의식적 정신은 그런 자아에 대하여 잠이 들려면 엄청난 위협적인 힘으로 압력을 가하며 깨어나라고 종용하고 있다. 그의 무기력하고 심약한 자아는 무섭게 위협하는 무의식에 의해 주눅이 든 모습이거나, 위협적인 힘에 저항하지 않고 온갖 핑계를 대면서 피하고 있는 모습 둘 다를 의미한다. 이는 꿈을 통해서 잘 드러나는 것이다.

 
이상에서 보듯이 꿈을 다루는 작업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차원의 것만은 아니다. 자아가 꿈의 심상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꿈을 이해하여 자아의식의 태도를 개선하게 됨으로써, 보다 성숙한 인격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와 같은 심층적 꿈의 작업을 위하여, 그리고 상징을 이해하는 데에는 특별한 전문적 훈련이 필요하다.



▲ 이유경






이유경

철학박사
융학파 정신분석가 
분석심리학연구소 소장

[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7) "만져라" 저절로 소통이 이루어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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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을 하다보면 노부부가 손잡고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사진 stocksnap]

외국여행을 하다보면 노부부가 손잡고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사진 stocksnap]

 
외국여행을 하다 보면 인상 깊은 장면들 가운데 하나가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모습입니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곤 하죠. 

불통은 대개 터치의 결핍이 원인
접촉 여하 따라 친밀도 8배 차이


 
그런데 우리나라로 돌아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손을 잡고 걷는 중년 이상의 남녀를 보면 농담 반 진담 반 “부부는 아닐 거야~~!!”라고 말합니다. 혹은 스킨십을 시도하는 아내나 남편에게 “부부끼리 이러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눌 수 있는 아름다움의 순간, 스킨십이 어느 순간 일그러진 욕망과 결부되는 단어쯤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부부일수록 스킨십에 무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에서의 은퇴 시기쯤 되면 부부가 함께하지 않고 각자의 침대 혹은 각자의 방에서 잠을 청하는 부부도 많다고 하지요.
 
사랑의 또 다른 언어인 스킨십, 내 아내나 남편과의 스킨십은 어떤가요? 출퇴근하며 포옹하기, 대화 나누며 손 만지기, 수고하는 상대에게 토닥토닥 엉덩이 두드려 주기, 뒤에서 안아주기, 혹은 입에 붙은 밥풀 떼어주기…. 사랑하는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스킨십의 순간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많은 부부가 일상에 익숙해져 시간이 흐르다 보면 서로의 손이 스치는 것조차 어색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고 고백합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부부일수록 스킨십에 무뎌지는 경우가 많다. [사진 smartimages]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부부일수록 스킨십에 무뎌지는 경우가 많다. [사진 smartimages]

 

미국 고아 vs 멕시코 고아 
 
‘마라스무스'라는 병이 있습니다. 마라스무스(Marasmus)는 희랍어로 명확한 의학상의 이유 없이 시들 다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감옥이나 거리에서 태어나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미국의 한 병원 의사들이 이들이 안타까워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병원에서 자란 아이들의 사망률이 높아졌는데, 뚜렷한 원인을 찾아낼 수 없어 ‘마라스무스 병’이라 칭하게 되었습니다. 
 
이 병원의 의사였던 ‘르네 스피츠 박사’가 사망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던 중 멕시코 휴양지 근처 보육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병원이 제공하는 최고의 환경과는 터무니없이 다른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죠. 
 
의문을 가지고 몇 달간 관찰한 박사는 그 이유가 ‘이웃 마을 여자들의 따듯한 보살핌’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매일같이 보육원을 방문한 그녀들은 아이들을 안아주고 같이 놀아주는 겁니다. 스피츠 박사는 미국 병원으로 돌아와 8명에 한 명 이었던 보모를 4명당 한명꼴로 늘이며 피부접촉 또한 늘리게 했더니 아이들이 훨씬 더 잘 자랐다고 합니다.
 
몸을 쓰다듬어 주고 등과 가슴을 마사지해주면 아이는 편안함과 함께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사진제공=궁중비책]

몸을 쓰다듬어 주고 등과 가슴을 마사지해주면 아이는 편안함과 함께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사진제공=궁중비책]

 
이러한 연구과정을 스피츠 박사는 책으로 담아냅니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접촉을 한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났다. 그러나 유모차에서 피부접촉 없이 자란 아이들은 점점 기력이 약해졌고 결핍증 때문에 죽어갔다.”
 
병원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시절 배가 아픈 아이를 눕혀두고 ‘엄마 손은 약손’하며 살살 만져주면 보채다가 저도 모르게 스르륵 잠드는 아이의 모습을 기억할 겁니다. 그냥 말뿐이 아니라 아이의 배를 만져주는 그 손이 실제 약손이었던 셈입니다.
 
스킨십은 서로가 만지는 행위 이상의 것을 가지고 옵니다. 다 자란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간에도 자주 만져주고 안아주는 일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정서적 만족감 또한 커지게 됩니다.
 
올해 5·18 기념식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유가족을 안아준 일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포옹이라는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의 상처를 안아준다는 의미가 함께 전달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도 부부소통법의 첫번째로 ‘만져라’ 라고 말합니다. 접촉은 가장 원초적인 소통의 형태이며, 소통이 안되는 이유가 터치의 결핍에서 온다고 주장합니다. 부부지간은 물론 부모와 자식간, 서로가 오해받지 않을 상대라면 말보다는 악수를 하거나 허그 등의 접촉을 통해 친숙함을 표현하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청춘을 깨우는 '막공나만'
 
한국노인상담센터장 이호선 교수(숭실 사이버대학교)는 청춘을 깨우는 방법으로 ‘막공나만’을 이야기합니다.
 
첫번째 ‘막'은 ‘막자’입니다. 건강검진과 몸에 맞는 운동을 통해 질병을 막자는 거죠. 
 
두번째 ‘공'은 ‘공부하자’, 특히 배우자를 알자는 것이 먼저입니다. 누구보다 내가 더 잘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직장생활하랴 애들키우랴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정말 둘만이 남았을 때, 내 옆의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속았네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연구대상으로 삼아 관찰하고 물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영역에 나를 집어 넣는 노력도 해보라고 권합니다. 
 
세번째 ‘나'는 ‘나가자’를 의미합니다. 나이가 들면 움직이기 귀찮아지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활동량이 줄며 우울감이 증가하죠. 내 옆의 상대에게 짜증을 내기 쉬워집니다. 먼저 몸을 움직여야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고 행복감이 올라가게 됩니다. 하루에 1km를 걸으면 우리의 행복감이 세배가 증가한다고 하니 안 할 이유가 없겠죠? 
 
접촉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친밀도 차이는 8배다. [사진 smartimages]

접촉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친밀도 차이는 8배다. [사진 smartimages]

 
마지막으로 ‘막공나만’의 ‘만’은 바로 ‘만져라’ 입니다. 접촉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과의 사이에는 친밀도가 8배가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만지라고 하면 괜스레 어딜 만지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손을 잡고 악수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손을 꼭 잡거나 마음이 전달될 만큼 꼭 안아주며 전하는 ‘사랑해!!’의 느낌은 상대방에게 더 크게 전달되지 않을까요? 미안함이나 사과의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보는 사과는 더 큰 깊이로 전해집니다.
 
신체적인 안아주기가 포옹이라면 말로 안아주는 것은 토닥토닥 쓰다듬어 주는 공감의 표현일 수 있을겁니다. 몸으로 맘으로 서로를 안아주기!!! "가족끼리 왜이래~!" 하는 부부가 나의 이야기였다면, 내 아내와 내 남편의 손을 잡고 동네 한 바퀴를 걷기, 동네를 걸으며 내 이야기보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보는거 어떨까요? 
 
박혜은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voivod70111@gmail.com
 


[출처: 중앙일보] [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7) "만져라" 저절로 소통이 이루어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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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비결

스트레스는 성공한 사람과 우리처럼 보통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스트레스 관리의 노하우만큼은 성공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 비결을 들어본다.   

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학번 11400081 고상의 입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오다 보니 누적 방문객 수가 80만이 넘었군요.

[EBS 다큐프라임]놀라운 언어의 힘! 언어가 나를 바꾼다 EBS 로거 / 글쓰는 와이프로거

2011.11.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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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한 거지가 있습니다.

이 거지는 나는 맹인입니다, 라는 푯말을 붙이고 있군요

그런데 아무도 이 거지를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어떤 신사가 푯말 뒤에 다른 말을 써주었고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

 

다들 이 거지를 돕기 시작했군요. 동전, 지폐 하나씩을 던져주고 갑니다.

 




 

 

 

그 푯말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 그것을 볼 수 없습니다로 바뀌어 있군요.

거지의 푯말을 바꾸어준 사람은 영국의 시인 앙드레불톤

 

이 일화는 굉장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어떤 차이가, 같은 거지를 도와주고 안 도와주고의 차이를 이끌어냈을까요? 

다큐프라임 제 2부, 언어가 나를 바꾼다에서 만나봅니다.

 

 

 

 







맹인이니까 나를 도와달라 ->이 문장은 직접적입니다,

나에게 마치 명령하는 것처럼 받아들이게 되기때문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게 되었던 것이고

 

봄이 온다, 하지만 나는 볼수가 없다->라는 문장은, 간접적인 문장입니다.

그래서 해석자에 의해 자기 주도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도와준다고 하는군요.

 

또 하나,

초점을 처음 긍정적인 부분에 맞출 수 있었기 때문에 그 효과가 더 나타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봄이 오는데 내가 볼 수 없다라는,

봄이 온다는 긍정적인 것이 먼저 나타났기 때문에 더 도와줄 수 있었다고 하네요.

나는 볼수가 없답니다. 봄은 곧 오는데 말이죠 이 말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죠?

 

 

 

 

말의 순서가 그렇게 중요할지, 여성에 대한 정보에 대해 알려주고 사람을 고르라고 했는데

1번인지, 2번인지 골라보라고  했는데 놀랍게도 정보의 순서에 따라 정반대의 인물을 선택했습니다.

이렇듯, 무엇을 먼저 말하고 나중에 말하는지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군요.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뭔가 가르칠때도 먼저 긍정적인 것을 말해주고,

그 다음 고칠것을 말하면 아이도 훨씬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수 있다고 합니다.

 

 



 

같은 정보인데도 순서를 바꾸어 말했을때

대학생들은 다른 인물을 선택했습니다.






 

이번에는 한마디 말로 성격이 바뀔수 있다고 하면 믿으실까요?

어떤 고등학교에 가서 50개의 성격에 대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제작진이 본 것은 단 하나의 질문,

'외향적인 성격입니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반 평균을 내보니 3.8점으로 반 아이들의 성격이 다소 외향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는데요.

 

 

 

 

 

 

이번엔 질문을 바꾸어 일주일 후에 다시 결과를 내보았습니다.

이번에도 50개의 질문가운데 하나에 집중했죠

당신은 내성적인 성격입니까?
이번에는 또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한 학생들이 많았는데요

일주일만에 성격이 바뀐 학생들(?)이 무려 15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결과이지요?

 




 

 

 

그게 바로 언어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하는데요.

외향적이냐고 묻는다면 외향적인 것에 대한 정보부터 찾아 대답을 하게 된다고 하는군요.

 

인간의 언어는 공기와도 같고, 언어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의 힘을 못 느낄때가 많지요.

생각이 언어의 차이를 만들고,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 생각도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언어를 인간 자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합니다.

 

 

 




 

 

프레임은, 우리의 생활을 결정짓는 많은 역할을 해주는데요.

세상을 바라보는 틀,,,

사진작가들은 언제나 프레임을 고민한다고 합니다.

 

 

 

 

 

 

경찰의 모습이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도 한다고 하는군요.

결국, 어떤 프레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세상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공화당이 집권했던 이유중의 하나가 언어가 될수도 있다는군요.

세금인하를 줄곧 이야기하다가 부자감세라는 비난을 받자

공화당은 세금구제로 이름을 바꾸어 여론을 되돌릴 수 있었다고 하네요.

'구제'라는 프레임은, 그에 따른 여러가지 역할들을 불러일으키는데

어떤 '해'를 입었을때 구제가 필요한 것인데

그 '해'로부터 나를 '구제'해주는 사람은 곧 영웅화된다는 것이라 합니다.

 




 

 

 

또한, 프레임을 부정할때도 그 말을 함으로서 그 프레임을 강조하게 되는 것이라 하네요!

그 프레임을 완전히 부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아야 한다고 합니다.

 

 

 

 

 

 

 

 

무상급식, 초기에 '의무급식'이라는 용어의 출현때문에 찬반논란이 더욱 거세졌었는데요.

의무급식과 무상급식의 차이는 매우 다르다고 합니다.

무상급식은 공짜의 의미를 갖고 있어 나라에서 국민들에게 특혜를 주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의무급식은 뭔가 꼭 해야 한다는 일의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엔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소속과 지위등에 따라, 또한 직함은 이름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질때도 있다고 합니다.

한 연기자에게 유명대학의 교수인 것처럼 행세를 해달라고 했으며

방송국의 보조출연자들을 불렀고 가짜교수는 제작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하는데요.

보조출연자들은 이 이야기에 관심을 별로 가지고 있지 않다가

서울대로 옮겼다는 전화를 하네요.

가짜교수를 쳐다보기 시작하는 보조출연자들,,,

 





 

 

20분전까지 이 위의 여성은 교수행세를 하는 남자출연자의 말에 반박했었습니다.

그런데 교수행세를 하는 전화통화가 끝난 이후...

갑자기 교수행세를 하는 남자의 말에 동의하기 시작합니다^^;;

 




 

 

20분전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는군요~

20분전, 그러니까 서울대교수라고 알기 전까지는 반박했었는데

그 이후에는 말에 찬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실험결과네요~

뭔가 교수라는 직함이 주는 무게감때문에 그랬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함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 권위를 반영하게 되지요.

생활에서 이렇게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노인병원에서는 아무도 환자를 그냥 환자라고 부르지 않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의 직함을 불러준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제일 선호하는 것은 바로 전성기시절의 직함이라고 하네요.

옷을 입지 않거나 환자복을 입으면 자신이 초라해보이게 느껴진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전성기때의 직함으로 불리우면 자존감은 물론 치료의지까지도 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배경지식을 확인하는 것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는데요

통찰력이 있다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방면으로 바라보게 되는 반면

그렇지 않으면 텔레비전 화면에 있는 것처럼 아주 단순한 정보만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고 하네요.

축구선수가 농구공을 들고 축구장에 있는 사진,

그리고 축구공을 들고 농구장에 있는 사진

이 두가지의 난해한 사진을 보고 학생들에게 해석하라고 했습니다.

 

 

 

 

 

어색한 사진을 어떻게 잘 해석했는지 5점 척도로 점수를 내고

이것을 아이들의 학업성적과 비교했는데 학업성적 높은 아이들일수록

다양한 어휘를 사용했고 해석역시도 잘했다고 하네요.

이 결과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랍니다,

학습은 실제적으로 언어를 통해 하게 되어 다음 학습에 영향력을 미치게 되며

학습의 배경지식이 된다고 하네요.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어렸을때부터 책을 꾸준히 많이 읽어주어야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수학능력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한국인과 미국인을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을 했습니다.

 

우리가 몇개씩 외우고 다니는 7자리 숫자,

미국인들은 대부분 대답을 못했고 한국인들은 대부분 기억을 했는데요.

2초 이내의 것이라면 기억하기 쉽기 때문에 발음이 짧은 한국인의 경우 기억을 하고

발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미국인들은 어려운 것이 당연한 것이라 하네요^^;;

 

 

 






그런데 발음의 길이뿐 아니라, 11 (열하나, 혹은 십일)이라 하면 열에 하나를 더한다는 것을

수개념이 훨씬 쉽게 되는데 영어에서는 규칙성을 찾아보기 조금 힘들다고 합니다.

유연성이 있는 언어가 수개념에서 상당히 쉬운 것이고 수학을 잘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수개념을 잘 이해하는지 정도를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는 한국이 제일 높았습니다^^;;

 

 

 

 

 

 

 

맞는 단어와 아닌 단어를 yes, no로 선택하는 것인데

긍정적인 단어와 부정적인 단어를 구별하는지

 

그리고 높은 행복집단과 낮은 행복집단이 있을때

긍정단어와 부정단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해보았다고 합니다.

무서움을 많이 타는 사람들은 아예 화면을 안 보게 되는 것처럼

행복감이 높은 사람들은 부정단어를 아예 안 보려는 것처럼 되어

 부정단어 인식을 잘 못하게 되는 것이라 하네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사고가 확장된다고 하고요

부정적이면 사고가 수축되는 현상이  나온다고 합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우리 기억에서 많은 양의 지식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학습촉진이 되고

부정적인 생각은 생각을 억제, 수축시키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처리를 잘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일부러 부정적인 단어들로 문장을 만든 아이들은 화를 내는 편이 많았고

긍정적인 단어를 주어 문장을 만들었던 아이들은 대부분 화를 내지 않고 먼저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조금 아까 만들었던 문장때문에

긍정적인 정서가 형성되었는지 부정적인 정서가 형성되었는지 많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내 안에 형성된 감정과 정서가 긍정적이라면 내 언어역시 그 분위기를 닮게 되고

부정적이라면 언어역시도 그렇게 나올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행동을 바꾼것은 바로 언어라고 합니다.

세상의 프레임을 결정하는 언어...

수험생이라면 입시전쟁을 대학에 도전한다는 말로(자신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경쟁이 아니라)

 

 

 

 

이것이 바로 언어의 힘이라고 합니다.

불법체류노동자는 미등록 외국인이라 바꾸면 인간의 기본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고 합니다.

 

언어는 수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어의 힘을 잘 이해한다면 우리의 삶은 예전과 같지 않을 수 있겠죠^^




 

 

말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요.

저는 다큐프라임 언어가 나를 바꾼다 제 2부편을 보면서, 그 속담이 생각나더군요.

말은 그 사람의 생각에서 나오고, 그 사람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그리고 같은 말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리액션이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하면 단어가 많이 나올수도 없을뿐더러

부정적인 언어가 더 많이 나오게 된다는 것을 알고

생각을 즐겁게 가지는 것 또한 나의 인생에 있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언어'가 잘 되어야 모든 과목을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책을 많이 읽히고 많은 단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습에 있어 기본 배경지식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1부에서도, 두돌이 된 아이 두명을 놓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 둘의 언어적 차이는 매우 심했는데 엄마의 역할도 참 중요하더라고요.

(언어 관련 내용을 보더라도 엄마는 항상 생각의 중심인 아이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엄마의 역할로 많은 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할뿐 아니라

그렇게 많은 말을 해주기 위해서는 오늘 2부에서 본 내용처럼

엄마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좋은 말을 사용하며 많은 단어를 사용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기에게 힘들더라도

 많은 책을 아이가 원하는 만큼 읽어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앞서 나 자신을 두고 볼때

상대방이 좀 더 듣기 좋은 말,

상대방을 이끌 수 있는 말, 기분 좋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도 필요하겠더라고요.

언어가 사람을 바꾼다, 그리고 언어에는 문화가 담겨 있다...

한국인이라 한국어를 사용하기에, 한국문화가 깃들여 있는 저에게도

이 언어라는 것이 저에게 많이 작용했겠지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깊은 통찰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실생활에서 언어가 가진 힘을 이용해볼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네이버 오늘의 탑 방송]

 

 

 

언어가 나를 바꾼다 from 김석훈과양은냄비들 on Vimeo.

 

무너진 영혼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자살

의대에 재학하던 시절 정신과 수업을 듣는데, 한 교수님이 퀴즈를 냈다.

"정신과와 다른 과를 나누는 아주 쉽고도 중요한 기준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니?"
"정신과에는 미친 사람이 오고, 다른 과에는 멀쩡한 사람이 온다는 거죠."
"정신과는 마음을 다루고, 다른 과는 몸을 다룹니다."

우리는 생각나는 대로 대답했다. 교수님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여러분들의 대답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가장 분명한 차이는 일반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살려 주세요'라고 도움을 청하러 오지만, 정신과를 찾는 환자는 '죽고 싶다'며 찾아온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지향점이 180도 다르다."

자살은 생각보다 흔하다. 특히 20~30대에서는 사망 원인 1위이고, 15~19세 사이에서는 2위다.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15~19세 사이의 청소년 사망 원인의 3위가 자살이다(참고로 미국의 경우 2위는 타살이다). 암과 같은 불치병은 현대 의학의 발전과 함께 사망률이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고, 교통사고와 같은 사고사도 안전 수칙을 준수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자살만은 당사자가 자의적으로 저지르는 것이기 때문에 예방하기가 쉽지 않다.

청소년기의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자살

임상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났지만,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얼마 전 나를 찾아온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이틀 전에 집을 나갔다가 지친 모습으로 귀가했다. 죽으려고 돌아다녔는데 마지막에 용기가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고 어머니에게 고백했다. 학교를 빼먹거나 특별히 우울해 보이지 않았던 딸의 말에 놀란 어머니는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알고 보니 2~3년 전부터 항상 우울한 기분이 들었고,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래서 뛰어내릴 장소를 물색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매번 용기가 없어서 주저했는데, 최근 더욱 마음이 괴로워지면서 힘들고 괴로운 기분에서 해방되는 유일한 방법이 자살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 충동적으로 거리를 헤매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약물 치료와 상담을 거치면서 우울증은 상당히 호전되었다. 그러나 가끔씩 기분이 가라앉거나 친구와 다투거나 하면 갑자기 자살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고 한다.

이렇게 청소년기의 자살은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경우가 많다. 심각한 죄의식이나 우울감보다는 성적 비관, 일상적 말다툼, 생활상의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그래서 성인에 비해 자살 시도를 10배나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그에 비해 실제 죽음에 이르는 비율은 낮다. 특히 여자가 남자보다 4배나 많이 시도하지만 실제 사망률은 큰 차이가 없는데, 여자는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남자든 여자든, 현재의 일상적 고통을 견디기 어려워서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노력이 1차적인 이유다. 일상적 스트레스가 여러 가지 겹칠 때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폭발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저지르기 쉽다는 것이 청소년기 자살의 특징이다. 자살에 대해 생각하거나 행동에 옮긴다는 것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겪고 힘들어 한다는 징후다. 그러므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처음에는 그저 막연하게 생각만 하다가 그 생각이 잦아지면 방법과 계획을 떠올린다. 점차 생각은 정교해지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단계까지 간다. 이 단계까지 가기 전에 여러 번 멈출 수 있다. 그러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마음속에 이식되고 나면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극복하거나 없애기가 쉽지 않다. 여러 번 생각을 접고 마음을 돌리지만, 만에 하나 안 좋은 일이 겹치면 가속도가 붙으면서 결행하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자극에 대한 역치1)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자살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

그렇다면 왜 자살을 할까? 가장 유명한 것은 사회학자 뒤르켐(Emil Durkheim)2)의 이론이다. 그는 자살에는 이기적(egoistic), 이타적(altruistic), 붕괴적(anomic) 자살이 있다고 말했다. 집단과의 결속이 없어져 버린 개인이 견디지 못하면 이기적 자살이고, 가미카제 특공대나 논개와 같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생명을 던지면 이타적 자살이다. 붕괴적 자살이란 한 사회가 다른 구조로 변화될 때 이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낙오되거나 희생된 많은 이들의 자살이 이 유형에 속한다.

무너진 영혼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 본문 이미지 1

한편 개인적인 심리의 관점에서 프로이트는 외부 대상으로 향했던 사랑이 공격성으로 변해 자신을 향해 일어나는 것이 자살이라고 해석했다. 밖을 향해 쏘려던 총구를 자신을 향해 돌린 셈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환상이 기여한다.

첫 번째가 복수 환상이다. 자신이 죽으면 다른 사람들이 미안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존심에 입은 상처를 자기 파괴적인 복수로 보상받으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징벌 환상으로, 복수 환상과는 정반대로 자신이 너무나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자책한 나머지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고 여기고 스스로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세 번째는 재결합 환상으로 노인들에게 흔한데, 배우자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나면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사후 세계에서 그들과 재결합하려 시도한다. 네 번째는 리셋 환상이다. 컴퓨터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리셋 버튼을 눌러 새로 시작하면 되듯이, 마찬가지로 인생이 너무 꼬였다고 여기면 자살을 일종의 리셋 버튼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새로 캐릭터를 만들어 시작하면 된다는 생각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런 환상들은 삶의 의미를 부정하고, 현재 겪는 스트레스에서 도망치거나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일 뿐이다. 결국 실제로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를 만큼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

사회적인 변화도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 길리건(James Gilligan)이라는 정신과 의사는 자살과 살인을 치명적 폭력(lethal violence)으로 규정하고, 실업률과 빈부의 격차가 증가하면 치명적 폭력의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1998년 IMF 사태로 실업률이 급격히 올라갔을 때 일시적으로 자살률이 올라갔다. 사회적 환경이 나빠지면 수세에 몰린 사람들이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아니면 '동반 자살'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다시는 시도하지 않도록 보살피는 것이다. 1명의 자살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의 자살은 주변의 6명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모 탤런트가 자살한 후에 동생마저 자살한 사건을 봐도 그렇다. 이렇듯 연쇄적인 비극의 도미노를 막으려면 자살 시도자와 자살 성공자의 주변인을 잘 돌보아야 한다. 특히 자살 시도자의 30퍼센트가 1년 내로 또다시 자살을 시도한다.

가장 흔한 자살의 원인은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 자살에 대한 생각이 건강한 사람의 4~5배로 증가하고 생활상의 스트레스나 음주 문제 등이 겹치면 그 위험도는 급상승한다. 한 연구에서는 자살한 사람을 대상으로 심리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3)을 하면 75퍼센트가 우울증이라고 했을 정도다. 더 나아가 자살 시도자의 우울증을 발견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자살을 재시도하는 비율을 80퍼센트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살과 우울증은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치료를 받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다. 외국의 보고에 의하면 자살 사망자의 3분의 1만이 항우울제를 복용했고, 3퍼센트만이 치료적 용량의 항우울제를 복용했다. 약물 치료를 동반한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는 자살 위험을 낮추는 데 매우 효율적이지만,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있는 9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치료받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자살 예방의 중요한 전략이 된다.

한편 자살은 전염성이 있다. 특히 유명한 사람이 자살하면 그와 같은 방법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이를 '베르테르 효과'라고 한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이 권총 자살을 했는데 그 후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 권총 자살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필립스(David Phillips)가 이름 붙였다. 그는 20년 동안 자살을 연구하면서 유명인의 자살이 언론에 보도된 뒤 자살률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이 연구 결과를 이끌어 냈다. 2005년 한 여배우가 자살한 지 2달 후에 자살자가 평균 기대치인 2,073명보다 많은 2,568명으로 늘어났고, 2008년 또다른 여배우의 자살 후에는 3,081명으로 1,000명이나 더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만큼 유명한 이들의 자살은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울고 싶은 아이의 뺨을 때리는 셈이다.

자살을 어떻게 막을까?

주변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잘 살펴보면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주변에 자신의 의지나 고통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변에서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면 비극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주변에서 그런 신호를 보내면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게 하거나 가족에게 알려야 한다. 어느 정도로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또 유서를 남겼는지, 얼마나 자주 그런 생각을 하는지 물어보면 어두운 그림자가 그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뒤덮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후에는 응급적 중재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 이는 생활상의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분산하고 자살 행동까지 가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또한 특정한 상황, 정서적 반응이 자살 행동으로 이어지거나 과거의 시도로 이어지는지 분석해서 통제 못할 상황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 분노, 좌절, 상실에 대해 파괴적이지 않은 다른 해결책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가족과 상의하여 위험한 약품, 흉기 등을 보이지 않는 장소에 숨겨 놓는 것도 간단하지만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자살이 모든 일의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자살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본인은 모두 끝났으니 속 시원할지 몰라도,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평생 짊어져야 할 상처를 남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자살에 성공하지 못한 경우,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것도 자살의 부작용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도, 경험할 것도 너무 많은데, 현재 겪는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대인관계의 어려움, 학업 성적처럼 지나고 나면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일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결심을 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자살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중간에 책을 덮는 행동이다. 인생이란 소설은 끝까지 가 보지 않으면 희극인지 비극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이 소설의 주인공인지, 조연인지도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처음 몇 쪽 읽고 별로라며 덮어 버리기에는 인생이란 소설에 흥미로운 구석이 너무나도 많다.

각주

  1. 1 역치 : 생물이 외부 환경의 변화, 즉 자극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로, 역치값 미만의 세기로 자극이 오면 더 이상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2. 2 에밀 뒤르켐(1858~1917) : 프랑스의 사회학자로 근대 사회학의 기초를 세웠다.
  3. 3 심리적 부검 : 사망자의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남긴 공식·비공식적 기록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죽기 전의 삶의 궤적을 파악하여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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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무너진 영혼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 - 자살 (청소년을 위한 정신의학 에세이, 2012. 6. 30., 해냄)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는 법

"75세의 남자 환자가 나흘 전에 위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어제부터 헛소리를 하고 뭐가 보인다며 수액을 막무가내로 뽑는 등 이상 행동을 보입니다."

외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진찰을 의뢰한 환자였다. 이 환자는 수술로 위암 조직을 잘 제거했다. 그러나 고령에다 당뇨병도 있어서 중환자실에서 한동안 집중 치료를 받아야 했다. 중환자실에 갔더니, 환자는 허공을 보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할아버지, 지금 몇 시예요?"
"몰라."
"그럼 낮이에요, 밤이에요?"
"밤일걸."
"여기가 어디죠?"
"병원인가? 집인가?"

환자의 시간과 공간 감각은 저하되어 있었고, 아침 10시인데도 밤이라고 생각했다. 환자는 수술 후 섬망(delirium)1)에 빠진 것이다. 그중에서도 중환자실 정신증(ICU psychosis)의 특징적인 증상을 보였다. 환자의 시간 개념을 보정하고 잡아 줄 수 있는 외부 환경 변화가 없는 공간에 있다 보니 감각 박탈이 일어나서 시간 감각이 사라진 것이다.

중환자실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보자. 낮이나 밤이나 24시간 환한 빛이 일정하게 넓은 병실을 비춘다. 화장실에도 가지 못하고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고, 들리는 소리는 단조로운 심장 모니터 소리뿐이다. 어느 방이든 똑같은 기계가 똑같이 배치되어 있다. 개인 사물은 일절 들일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흰옷이나 수술복을 입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누가 누구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2~3일 지나다 보면 서서히 생체 시계의 리듬이 흐트러지고 시간 개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환경이 단조롭고 자극이 없기 때문에 내부에서 본능적으로 자극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환청이나 환각을 만들어서 어떻게든 자극을 경험하려 애쓴다.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이 경험하는 환각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차선책이다.

시간 감각과 환경

시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가 뜨고 지는 것과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 생체 시계의 변화, 호르몬의 변화와 같은 내적 환경이 모두 필요하다.

인간의 생체 시계(zeitgeber)2)를 조절하는 중추는 시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3)에 위치한다. 쌀알만큼 작은 한 쌍의 신경절인데, 햇빛이 없더라도 한동안 정확히 작동한다. 생후 몇 개월이 지나면 죽을 때까지 인체에 시간을 통보하는데, 대략 24시간 30분 정도를 하루로 인식한다. 생체 시계는 아주 정교하고 몸의 대사 작용과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사망한 사람의 시교차상핵을 분리해서 배양액에 보관하면, 며칠 동안은 시간에 대해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양광이다. 해가 뜨고 지는 자극만큼 시간 감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장치는 없다. 태양광이 우리의 시간 감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청년이 무모한 실험을 감행했다. 1962년 7월, 당시 23살이던 프랑스의 미셸 시프레라는 청년은 시계 없이 남알프스의 빙하 동굴로 들어갔다. 몇 주 동안 130미터 깊이의 동굴에서 태양광이 완전히 차단된 채 혼자 시계 없이 생활했다. 시프레는 자신만의 감각에 따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지상으로 전화해서 언제 잤고 식사했는지 보고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식사할 때까지 10분이 걸렸다고 생각했지만, 외부에서 보고받은 바로는 무려 30분이나 지난 상태였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잠시 낮잠을 잤는데, 8시간이나 잤다.

시프레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시간 감각은 혼동이 일어났지만, 보고를 받은 친구들이 기록한 바에 따르면 생체 시계는 정확하게 작동했다. 수면과 기상을 포함한 하루의 생체 주기는 24시간 30분이었고, 대략 16시간 정도 깨어 있었다. 그러나 9월 14일에 동굴 밖으로 나왔을 때, 시프레는 놀랍게도 8월 20일이라고 생각했다. 주관적으로 태양광 없이 계산했더니 25일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즉, 외부의 환경에서 적절한 자극이 없거나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있을 때 시간에 대한 주관적 인식의 리듬이 흔들리고 깨지기 쉽다는 사실은 이후에 반복된 실험에서도 여러 번 입증되었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는 산업에 적용되었다. 양계장에서는 인위적으로 전등을 켜 놓는 시간을 조절해서 암탉들이 알을 빨리 낳도록 유도한다. 반면 백화점이나 카지노에는 창문이나 시계가 없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해서, 짧은 시간 머물렀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꽤 많은 시간 동안 머무르도록 유도한다.

농경 사회에서는 해가 뜨면 일어나 일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잤다. 그러나 산업 사회로 접어들고 20세기에 세계가 하나로 묶이면서, 더 이상 농경 사회적 시간 리듬은 의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시간과 관련한 건강 문제가 발생했다. 병원이나 공장처럼 24시간 가동되어야 하는 곳에서는 근로자의 3교대가 일상화되었는데, 근로자의 시간 감각이나 생체 주기에 이상이 생기고 건강이나 만성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튜어디스와 같이 자주 외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시차 적응도 문제다. 50년 전만 해도 없던 문제들이 지금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셈이다.

시간의 상대성과 주관성

시간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상대성'과 '주관성'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면서 "좋은 사람과 보내는 30분은 5분처럼 빨리 지나가지만, 지루한 기차 여행은 5분도 30분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듯이, 시간 관념은 주관성이 작용하는 상대적인 감각이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의 체(Peter Che) 교수는 1초 동안 모니터에서 서서히 커졌다가 사라지는 검은 원을 보여 주고, 그중 하나의 원은 어느 정도 커지고 나면 빨간색으로 변하도록 설정했다. 원은 같은 간격으로 커졌다 사라졌는데, 피험자들이 느끼기에 빨간색으로 바뀐 원은 다른 원보다 2배 정도 오래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예기치 않은 사건은 주의를 끌고 정보 처리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 때문에 뇌에 더 많은 정보가 입력되는 만큼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빨간색으로 변한 원이 몇 개인지 정확히 기억했다.

뻔한 하루보다는 재미있고 즐거운 날, 많이 혼난 날이 오래 기억에 남고, 기억할 거리가 많으니 빨리 지나간 듯 긴 하루가 된다. 이와 같이 주관적으로 집중력을 요구하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을 접하는 경우, 그 순간에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빨리 지나간다고 느끼고, 지나고 난 다음 회상하면 꽤 오랜 시간 머무른 듯 느끼는 패러독스가 생긴다. 이런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기억의 앨범을 만든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일도 없고, 경험한 일만 또 일어난다. 그래서 나이 든 어른들은 흔히 "시간이 화살과 같이 빨라서, 벌써 1년이 지났군"이라고 하는 것이다.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는 법 본문 이미지 1

시간 지배하기

1초란 원소 기호 133인 세슘이 91억 9,263만 1,770번 움직이는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생체 시계는 아주 정확하게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복잡한 인간의 마음은 객관적이고도 정확한 시간을 주관적으로 줄였다, 늘렸다 하며 인식한다. 이에 따라 마음의 조바심과 여유, 우울함과 행복감도 영향을 받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시계를 보며 무조건 바쁘다고만 하면서 특별히 할 일이 없어 보이는 토끼처럼 바쁘게 재촉하기만 하면, 시간에 지배당하고 만다. 정작 나중에 오랫동안 남아 인생을 기억하게 해 줄 소중한 추억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그렇고 그런 일상만이 노도와 같이 밀려왔다가 밀려간다. 나중에 인생의 앨범을 살펴보면, 찍기는 많이 찍은 것 같은데 건질 사진은 몇 장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을 잘게 쪼개서 계획적으로 보낸다고 시간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시간의 노예가 되기 쉽다. 그보다는 시간의 주관성과 상대성을 이해하고, 시간에 쫓기듯이 끌려가지 않으며, 항상 새롭고 집중할 대상을 찾아내면 한정된 시간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시간이 빨리 흐르며 지루함과 권태를 느낄 겨를이 없고, 몇 년 후 돌이켜 볼 때 시간을 알차게 사용한 것처럼 느낄 것이다.

각주

  1. 1 섬망 : 뇌의 기능 저하로 착각과 망상을 일으키고, 헛소리나 잠꼬대를 하거나, 몹시 흥분했다가 불안해하기도 하는 등 심한 감정 변화를 보인다.
  2. 2 생체 시계 : 동식물의 다양한 생리, 대사, 발생, 행동, 노화 등의 주기적 리듬을 담당하는 기관
  3. 3 시교차상핵 : 시신경 교차점 위에 있는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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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는 법 (청소년을 위한 정신의학 에세이, 2012. 6. 30., 해냄)

성격 심리학

[ personality psychology ]

요약
성격을 기술 · 설명하고 성격의 형성 과정, 성격의 분류 · 진단 · 측정 방법 등을 연구하는 심리학의 분야
주요용어 성격, 임상연구, 상관연구, 실험연구, 점성술, 수상학, 골상학, 관상학, 필적학, 성격 측정 자료, 생애기록 자료(L-data), 관찰자 자료(O-data), 객관적 검사 자료(T-data), 자기보고 자료(S-data), 쌍생아 연구, 반응범위 모델, 수로화 모델, 유전-환경 상관모델, 수동적 상관, 유발적 상관, 능동적 상관
분류 성격 심리학

1. 개요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는데, 그 과정에서 성격이라는 요소가 큰 역할을 한다. 성격은 학문적으로 정의가 확립되지는 않았다. 수많은 학자들이 성격을 측정하기 위해 측정 방법을 연구∙개발했는데, 성격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사람마다 부모에게서 받는 유전자가 다르고 지낸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성격은 다 다르다.

2. 성격 심리학의 정의

성격(personality)은 심리학 용어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성격은 사교적 기술 혹은 효율성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이렇게 정의되지 않은 성격을 좋다느니 나쁘다느니, 강하다느니 약하다느니 라는 말로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성격을 정의하고자 노력했고, 종종 개인 연구의 관점에서 성격을 정의했다. 많은 정의 중 가장 고전적이고 많은 학자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올포트(Allport, 1961)가 제시한 다음 정의이다.

‘성격은 심리생리적 체계로 이루어진 개인 내에 존재하며 개인의 특징적인 행동과 사고를 결정하는 역동적인 체제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 결과와 개념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가장 적절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페빈(Pervin)의 정의로 다음과 같다.

‘성격은 개인의 삶에 방향성과 형태(응집성)를 부여하는 인지, 정서 및 행동의 복잡한 조직체이다. 신체와 마찬가지로 성격은 구조와 과정이 있고 선천성(유전)과 후천성(경험)을 둘 다 반영한다. 그리고 성격에는 현재와 미래의 구성물뿐만 아니라 과거에 대한 기억을 포함하는 과거의 영향도 포함되어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두 가지 정의를 살펴보면 개인차가 이 분야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나타나지만 그것이 전체는 아니다.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에 관해서도 성격을 연구할 수 있으며, 시간이라는 개념과 접목해 연구할 수도 있다.

3. 성격 심리학의 연구 전통

보편적으로 심리학에는 실험 연구에 치중된 영역이 많다. 하지만 성격 심리학은 전통적으로 임상 연구 및 상관 연구가 실험 연구에 못지않은 비중을 지녀 과학적인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성격 심리학의 연구 방법에는 세 가지 정도가 있다.

3.1 임상 연구
임상 연구는 임상 장면에서 한 개인을 집중적으로 깊게 연구하는 방법이다. 이 연구 방법으로 일궈낸 이론과 발견들이 많다. 그 예로 프로이트(Freud), 융(Jung), 아들러(Adler), 에릭슨(Erikson) 등을 비롯한 정신역동 이론가들은 거의 모두 임상 관찰에 기반을 두었다. 이 연구 방법의 장점은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다양한 현상을 기회로 제공하며, 많은 가설을 생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변인 통제가 어려우며, 일반화에 대한 제약, 체계적인 관찰과 객관적인 자료 해석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3.2 상관 연구
상관 연구는 변인들 간의 방향과 크기에 관심을 가질 때 사용되는 방법이다. 달리 말하면, 개인차와 다양한 성격 특성에서 개인차 간의 관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개인이나 소수의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임상 연구와 달리 상관 연구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얻은 자료를 사용한다. 카텔(Cattell)과 아이젱크(Eysenck)를 비롯한 많은 특질 이론가들은 성격의 개인차를 반영하는 중요한 특질들을 발견하기 위해 상관 연구를 사용했다. 이 연구 방법의 장점은 실험 연구가 불가능할 때 대안 연구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과 여러 변인들 간의 관계를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연구자료를 수집할 때 자기보고에 치우쳐 잠재적 왜곡이 생길 수 있으며, 변인들 간의 인과 관계 확립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3.3 실험 연구
이 연구방법은 상관 연구에서는 알아낼 수 없는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변인들을 체계적으로 조작해서 연구한다. 다시 말해, 알아보고자 하는 변인을 실험자의 의도대로 조작하거나 변화시킴으로써 다른 변인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조사한다. 이때 실험자에 의해 조작되고 변화되는 변인을 독립변인이라고 하며, 그로 인해 변화할 것이라 예상되는 변인을 종속변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나 불안(독립변인)을 높이거나 낮추는 것이 학습을 하고 퀴즈(종속변인)을 푸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상관 연구와 더불어 많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파블로프(Pavlov), 스키너(Skinner), 로저스(Rogers), 미셸(Mischel), 밴듀라(Bandura) 등의 연구자들이 실험 연구를 통해 성격 심리학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 연구 방법의 장점은 변인들을 실험자의 뜻대로 통제함으로써 체계적인 관찰과 객관적인 자료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변인들 간의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험 상황으로 알아볼 수 없는 현상들이 있다는 제약이 있으며, 실험 연구는 그 자체가 인위적인 것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4. 성격 측정 방법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성격에 관심을 갖고 여러 방법을 사용하여 성격을 측정하고자 했다. 과거에 시작되어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현재도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성격 측정 방법이 있다.

먼저, 점성술은 별의 위치로부터 각 개인의 운과 성격을 예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 수상학은 점성술만큼 역사가 깊은 것으로 손금을 봄으로써 개인의 성격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셋째, 골상학은 머리의 윤곽으로 개인의 특성을 알아보는 것이다. 넷째, 관상학은 얼굴을 면밀히 관찰하여 개인의 운과 성격을 예언한다. 이는 현재에도 많이 쓰이는 방법 중 하나로서 면접 시험에서 이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필적학은 필적을 분석하여 개인의 성격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다른 것들보다 과학적인 면이 있다고 하지만 타당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

위에 예로 든 방법은 과학적으로 증거가 미비한 비과학적인 방법들이다. 이렇게 비과학적인 방법들이 계속 사용되다가 19세기 말이 되어서야 과학적인 성격 평가 방법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과학적인 측정 방법에는 질문지, 등급 평가, 실험 검사에 대한 반응, 선호도, 생리학적 측정 등이 포함되는데, 수없이 다양한 측정 자료들을 분류하는 데 공헌한 사람이 바로 블록(Block)이다. 블록은 1993년에 성격측정 자료들을 생애기록 자료(life-record data), 관찰자 자료(observer data), 객관적 검사 자료(objective test data), 자기보고 자료(self-report data)의 네 가지로 분류했다. 이 측정 자료들의 실례를 블록의 분류대로 나타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성격 측정의 실례

성격 측정의 실례
척도 개념 심리학자

L-data(삶의 기록 자료)

전과 기록

범죄성

마그누손(Magnusson)

O-data(관찰자 자료)

등급평가
California Q-set

활동 과다

마그누손(Magnusson)

자아조절

블록(Block)

자아 복원

 

S-data(자기보고식 자료)

EFT

인지 양식

위트킨(Witkin)

GSR

각성

와그너(Wegner)

Helper T cells

자기효능감

밴듀라(Bandura)

MMPI

비정상적 행동

해서웨이(Hathaway) & 맥킨리(Mckinley)

TAT

성취 동기

머레이(Murray) & 맥클랜드(McClelland)

접근-회피

갈등

밀러(Miller)

표창 던지기

무의식

실버만(Silverman)

T-data(객관적 검사 자료)

ASQ

귀인 양식

셀리그만(Seligman) & 피터슨(Peterson)

EPI

특질

아이젱크(Eysenck)

I-E 척도

일반화된 기대

로터(Rotter)

LOT

낙관주의

샤이어(Scheier) & 카버(Carver)

NEO-PI

특질

코스타(Costa) & 맥클레이(McCrae)

Rep 검사

개인 구성요소

켈리(Kelly)

SIDE

가정 환경

둔(Dunn) & 플로민(Plomin)

구조화된 면담

A 타입

프리드먼(Friedman) & 로젠만(Rosenman)

자기표출(Opening up)

페네베이커(Pennebaker)

대처 방식

대처

라자루스(Lazarus)

배우자 선호

자기입증

스완(Swann)

자유 응답

개인적 계획

리틀(Little)

개인적 노력

에먼스(Emmons;)

삶의 과제

캔토(Cantor)

출처: Lawrene A. Pervin, 2005

먼저 L-data는 생애 기록이나 생애역사 자료로 구성된다. 업적 및 과거의 범죄기록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정확한 자료이기에 매우 객관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O-data는 부모, 교사, 배우자, 동료와 같은 관찰자들의 평가로 이루어진다. 이 자료는 실험상황이 아닌 자연적인 상황에서 자료를 얻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찰자의 주관적 평정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평가자 간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평균 등급이 올바른 측정치라고 볼 수 없다.

셋째, S-data는 개인차가 강조되는 경우에 많이 쓰인다. 이 자료는 응답자가 자기에 관해 보고하도록 하는 자기보고 자료(self-report data)이다. 여기에 쓰이는 측정법은 광범위한 현상에 대해 빠른 시간 안에 많은 표본을 추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람들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나타낼 것이라는 점과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답변할 것이라는 가정에 의존하는 취약성이 있다.

T-data는 실험 절차나 표준화된 검사로 얻는다. 이 자료는 성격 기능에 관한 가설들을 검증하는 데 주로 사용되며, 홀로 쓰이기보다는 다른 종류의 자료와 함께 자주 사용된다. 이 자료들은 실험 상황 및 검사로부터 얻어내는 자료이기에 여러 면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만든 상황 속에 한정된 피험자만을 표집할 수 있고, 개인 행동에 대한 매우 제한된 표본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5. 유전과 환경의 영향

인간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특성이 전달되는 유전과 개인을 둘러싼 환경의 영향을 받아 발달한다. 유전과 환경 중 어느 것이 성격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둘러싼 논의가 예부터 계속되었다.

먼저 유전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성격은 유전자를 통해 유전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유전자가 행동을 직접 통제하고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전자는 신체의 생물학적 기능을 지시함으로써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내향성 유전자 및 공격성 유전자라 불리는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화론적으로 보면, 과거에 적응기능을 위한 기반을 제공했던 유전자가 현재에도 계속해서 그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행동 유전학에서는 대표적으로 쌍생아 연구, 입양 연구, 선택적 교배라는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유전자와 행동 간의 연결고리를 규명한다. 쌍생아 연구에서는 유전적 유사성을 조작하는 대신 유전적 유사성의 정도가 알려진 일란성 쌍생아와 이란성 쌍생아를 비교함으로써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가늠한다. 일란성 쌍생아는 하나의 수정란이 두 개로 분할되어 두 명의 아이가 출생한 것으로 유전적으로 동일하며, 이란성 쌍생아는 각기 다른 수정란에서 태어난 쌍생아이기에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약 50%의 유전자를 공유한다. 따라서 일란성 쌍생아 간의 상관관계가 이란성 쌍생아 간의 상관관계보다 높으면 그 차이는 주로 공유하는 유전자 비율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래에 표가 있다.

가족들 간 IQ 평균 상관

가족들 간 IQ 평균 상관
관계 평균 상관(r) 쌍의 수

함께 양육된 혈연가족

일란성 쌍생아 (100%)

.86

4,672

이란성 쌍생아 (50%)

.60

5,533

형제 (50%)

.47

26,473

부모-자녀 (50%)

.42

8,433

부모 중 한쪽만 공유한 형제 (50%)

.35

200

사촌 (12.5%)

.15

1,176

따로 양육된 혈연가족

일란성 쌍생아 (100%)

.72

65

형제 (50%)

.24

203

부모-자녀 (50%)

.24

720

함께 양육된 비혈연가족

입양형제 (0%)

.32

714

양부모-자녀 (0%)

.24

720

출처: Bouchard & McGue, 1981; Pervin, 1996에서 재인용
주: ( ) 안은 유전자 공유율을 표시

사람의 성격에는 유전뿐만 아니라 환경도 영향을 많이 미친다. 오늘날 행동유전학자들은 환경을 공유 환경과 비공유 환경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공유 환경은 가정의 가치나 양육방식 등 형제들에게 공통되는 환경이다. 비공유 환경은 부모가 자녀들의 성()이나 출생 순서에 따라 다르게 상호작용하거나 형제들 각자가 가정 밖에서 만나는 친구들 및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차이가 나는 환경을 말한다. 그렇다면 공유 환경과 비공유 환경 중 어느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칠까? 연구 결과 비공유 환경이 성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6.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 모델

이렇게 유전과 환경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사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유전과 환경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조망 중 나온 것이 바로 유전과 환경이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조망에서는 두 요인의 상호작용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두 요인이 성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조망의 모델들은 아래와 같다.

6.1 반응범위 모델(reaction range)
반응범위 모델은 유전이 어떤 특성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환경 내에서 개인이 발달시킬 수 있는 가능성의 범위를 결정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키를 생각하면, 풍요로운 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할지라도 유전적인 범위를 벗어나 계속 키가 자라지는 않는다. 또한, 이 모델에서는 환경이 유전적 잠재력의 정도와 상호작용한다고 한다. 지능을 예로 들면, 풍요로운 환경은 낮은 잠재력을 가진 아이보다 높은 잠재력을 가진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준다는 주장이다.

6.2 수로화(canalization) 모델
수로화 모델은 유전자가 발달을 제한하여 소수의 발달 결과를 가져오는 현상을 말한다. 유전과 환경 둘 다 성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만, 어떤 특성에 대해서는 유전이 특별히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한 예 중 하나가 옹알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영아를 포함해 모든 영아는 생후 8개월 내지 10개월경에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옹알이를 한다. 이처럼 강하게 수로화된 속성들은 유전자 프로그램에 따라 발현되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이와는 반대로 지능, 기질, 성격 등은 수로화가 약한 속성들이기에 살아가면서 겪는 각자의 독특한 환경에 따라 유전자의 범위를 벗어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6.3 유전-환경 상관 모델(genotype-environment correlation)
이 모델은 유전과 환경이 상관되어 있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유사성을 지닌 사람들은 환경을 선택할 때도 유사한 환경을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스카(Scarr)와 매카트니(McCartney)는 유전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들은 유전과 환경의 상관방식에 수동적 상관, 자극유발적 상관, 능동적 상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1) 수동적 상관(passive correlation): 부모는 자녀에게 유전자를 물려줄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환경에도 부모의 유전자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즉, 아동이 자라나는 환경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간에 상관이 존재한다.

2) 유발적 상관(evocative correlation): 각자 다른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동들은 환경으로부터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영리한 아이와 조금은 모자란 아이, 싹싹한 아이와 장난기가 가득한 아이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다른 반응을 받으며, 이러한 것들은 아이의 성격 형성과 인생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결국 성격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3) 능동적 상관(active correlation): 사람은 자신의 유전자 성향에 가장 걸맞은 환경을 추구하고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향적이고 활발한 사람은 파티에 참석하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회생활하는 것을 즐기는 반면, 내향적이고 조용한 사람은 집에서 홀로 책을 보고, 소수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이와 같은 기제를 통해 각자 다른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환경 적소(environmental niches)를 선택한다.

이와 같이 유전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환경 유전학자라고 부른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성격은 환경뿐만 아니라 유전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 결언

성격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받아 결정되는 인간 개개인의 특징이다. 유전과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도 각 개인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임상적, 상관적, 실험적인 방법으로 성격에 관한 자료와 지식을 얻지만 어떤 한 가지가 다른 것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유전과 환경 중 하나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처럼 이러한 자료를 얻는 것에서도 합치가 필요하며 더 유용하게 쓰인다.

성격 심리학은 행동의 원인을 환경이나 생물학적인 면에서 찾기보다 개인의 성격에서 찾는다. 또한 다른 심리학 영역들이 인간 행동의 보편적 원인을 알아내고자 몰두하는 반면, 성격 심리학은 개인 각각의 차이에 초점을 맞춘다. 성격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경향, 성질, 성향 등을 통해 개인차를 알아보고자 한다. 성격 심리학은 다른 심리학 분야들이 분화하고 발전하는 데 기본이 되는 도움을 주고 있다.

집필 : 김혜림(충남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출처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표제어 전체보기
제공처
한국심리학회 http://www.koreanpsycholo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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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성격 심리학 [personality psychology]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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