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리아힐 수익금.재산 모두 사회 환원"
세계적 동백언덕 조성한 양언보씨
2008년 11월 24일 (월) 09:11:19

▲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17만2천여㎡ 규모의 세계적 동백언덕 카멜리아힐(Camellia Hill)을 조성한 양언보씨.
"동백꽃은 눈 속에서 피어나고 눈 위에 떨어져도 1주일 동안 시들지 않습니다. 동백꽃처럼 아름답게 생을 마감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 500여종의 동백을 모아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17만2천여㎡ 부지에 카멜리아힐(Camellia Hill:동백언덕)을 조성하고, 22일 사설관광지로 정식 개장한 양언보(65)씨는 "수익금은 물론 카멜리아힐 자체를 재단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씨가 동백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1985년부터. 당시까지는 '대학나무'로 불릴 만큼 소득이 좋던 감귤 과수원 1만여㎡의 귤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대신 동백나무 묘목을 심기 시작했다.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모은 양 씨는 사업을 모두 정리한 뒤 10년 전인 1998년부터 지금의 카멜리아힐을 본격적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동백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곳곳은 물론 전 세계를 누비며 특이한 품종은 모두 모았다.

이웃 나라에서 들여온 한 품종의 경우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올 때 심정으로 동백나무 밑에 떨어진 동백 씨앗을 몰래 갖고와 싹을 틔우고 묘목으로 길러내기도 했다.

건물 등 부동산을 차례로 처분하며 지금까지 카멜라아힐에 직접 투자한 돈이 토지매입비와 잡비를 제외하고도 180억원이 넘는다.

이렇게 조성한 카멜리아힐에는 500여종, 6천여그루의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일찍 9월말에 피는 동백은 토종 동백 가운데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양 씨가 직접 발견해 번식시켰다. 아직 별도 품종으로 등록하지도 않은 동백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동백꽃은 물론 전 세계 품종 가운데 향기를 내는 6종 모두 확보해 2종은 이미 개화시켰고, 나머지 4종은 3년 후 개화를 목표로 묘목으로 키우고 있다.

수령 250년생으로 추정되는 높이 10여m의 동백나무도 확보했다.

동백이 겨울꽃으로 흔히 알려졌지만, 카멜리아힐에서는 가을부터 봄까지 꽃정원 분위기가 이어진다.

그래서 양 씨는 동백을 개화시기에 따라 추백(秋柏), 동백(冬柏), 춘백(春柏)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동안 동백차(茶)도 2종류를 개발했고, 과학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 식용유로 개발한 동백기름으로 특허도 받아냈다.

일본을 비롯해 유럽에서는 동백학회가 결성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동백학회가 없어 국제동백학회 참여가 미미한 실정.

양 씨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2006년에는 학회 결성에 앞서 동백동호인회를 만들기도 했다.

"가꾸고, 개발하며 더욱 알찬 카멜리아힐을 조성하는 데 일생을 보내겠다"는 양 씨는 여생을 동백꽃처럼 아름답게 마감하기 위해 오늘도 작업복 차림으로 카멜리아힐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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