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한의 풋볼 피버]매년 1000명 사망 …가슴 아픈 축구선수 [JES]

2009.10.12 13:07 입력

스트레스, 장기 일정…축구 선수도 이제는 쉬고 싶다

8일 축구 대표팀이 소집된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서 김동진(제니트)이 의식을 잃고 갑자기 쓰러졌다. 과거에도 수차례 기절한 경험이 있는 김동진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뇌 혈류 장애일 뿐 다행히 큰 문제는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동진은 최근 현지 적응, 소속팀 재계약, 군 문제 등의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축구 스타는 연예인들처럼 멋있고 화려해 보이지만 스트레스와 격한 운동으로 다치기도 쉽다.

▲축구 선수를 잡는 심장질환

경기 중 발목, 무릎 등을 다치는 경우를 제외하면 축구 선수는 심장질환으로 쓰러지는 비율이 비교적 높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매년 1000여 명의 선수가 심장 질환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며 대책을 세우고 있다.

200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전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진 비비앙 푀(카메룬), 2007년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 도중 의식을 잃은 안토니오 푸에르타(스페인)는 모두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다. 또 잉글랜드에서도 2007년 레스터 시티의 클리브 클라크가 전반전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도중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었지만 응급처치로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02년 4월 춘계대학연맹전에서 김도연(숭실대)이 경기 도중 쓰러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2006년에는 17세 이하(U-17) 대표팀 김종천이 훈련 도중 심장부정맥에 의한 호흡 곤란으로 쓰러져 응급 처치를 받고 깨어났다.

▲경기수 증가로 스트레스 심화

강한 체력을 과시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월 아주 힘든 경기를 소화해냈다. 이란 테헤란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서 초반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라 체력 소모가 더 컸다. 동점골을 뽑아낸 박지성은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게다가 경기 템포는 점점 빨라지고 있어 체력적인 부담에 못 이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2000년 대에 접어들며 다양한 마케팅 때문에 경기 수가 더 많아지며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경기수 조정을 논의해보겠다"축구 선수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심장검사·의무 카드 등 대책 마련

대한축구협회도 이 문제에 관한 근본적인 처방전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FIFA 회원국 가운데 최초로 중학교에 입학해 등록을 마친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심장 검사를 받게 했다. 2004년 대표 선수들에 대한 병력카드를 만들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데 이어 FIFA의 권유에 의해 '돌연사 방지를 위한 유소년 축구선수 심장검사 실시' 안건을 통과시켜 이를 실천한 것이다.

FIFA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 모든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의무(醫務) 기록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일본축구협회(JFA)는 모든 등록 선수들이 협회 내 의무분과위원회의 메디컬 체크를 받아야한다.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선수 등록이 취소돼 선수들 스스로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 축구팬들은 좋은 환경 속에서 선수들이 활기찬 모습으로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선수·코칭스태프·협회 등 축구계의 모든 사람이 건강한 그라운드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블로거 김지한 talktojihan@hanmail.net

김지한은?
2002년 한 ·일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으며,열정적이면서도 매너있는 네덜란드 축구팬들을 무척 사랑하는 대학생 스포츠 블러거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하는 축구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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