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홍명보호, 16강전은 체력과의 싸움

[스포탈코리아=카이로(이집트)] 서호정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16강 이후의 승부를 '상대가 아닌 우리와의 싸움'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짧게는 3일, 길게는 4일 간격으로 경기를 집중적으로 치르는 월드컵과 같은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체력 회복과 부상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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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6년 만에 한국 축구에 U-20 월드컵 16강이라는 감격적인 성과를 선물한 홍명보 감독 역시 바로 그 피로와 부상과의 싸움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미국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주전 오른쪽 풀백 오재석이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 남은 대회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홍 감독으로선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체력 관리에 한층 신경이 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은 16강전에서 불리한 여건 속에서 파라과이전을 치른다. 파라과이보다 하루 적은 휴식을 취하고 5일 저녁(현지 시간, 한국 시간은 6일 새벽) 카이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이러 상황에서도 침착한 모습이다. 체력 회복과 부상 예방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대회 전부터 준비해왔고 16강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은 특별히 일본 출신의 이케다 세이고 씨가 피지컬 전문 코치로 합류한 상태다. 과거 청소년 대표팀 레벨에서는 외국인 피지컬 전문가의 합류는 기대는 커녕,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홍명보 감독은 대회를 2개월 여 앞두고 협회를 설득해 이케다 코치를 영입했다.

이케다 코치는 U-20 월드컵을 앞두고 파주NFC에서 시작된 합숙 훈련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근지구력, 지구력, 파워, 스피드 등을 기르는 훈련을 선수 별로 이원화시켜 적용시켰고 그 향상되는 결과는 수치를 통해 증명해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하루의 차이지만 심리적, 육체적으론 힘들다, 하지만 나는 본선에서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7경기를 치른다는 목표를 갖고 체력 훈련을 준비해왔다. 우리 선수들의 회복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라며 파라과이전에 정상 컨디션과 체력으로 나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이 빛나는 체력 회복 방법도 있다. 2일 밤 미국전이 끝난 뒤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에서 준비해 온 이동식 욕조를 이용해 근육의 피로를 풀었다. 고무로 만들어진 욕조에 얼음과 물을 부어 15도의 저온을 유지하고 그 안에 7명씩 5분 가량 몸을 담그며 하반신 근육을 수축 이완시킨 것이다.

선수 시절 일본과 미국의 클럽에서 이와 같은 피로 회복법을 경험한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의 황인우 트레이너와 아이디어를 나눈 끝에 이전의 U-20 대표팀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광경을 만들어냈다. 3일에는 이케다 코치의 지시에 따라 복근, 하반신의 근력 집중 운동과 인터벌 러닝을 병행했고 아침 식사 후에는 수영장에서 수중 조깅도 실시했다.

체력 회복과 부상 예방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풀어내며 16강전을 준비하는 대표팀.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결승전까지 간다는 각오로 대회를 준비한 홍명보 감독의 치밀함이 파라과이전에서 빛을 발휘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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