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IoE' 시대

 

대용량 정보를 수집ㆍ저장하고 분석하는 장비와 솔루션 분야에서 세계 최대 기업인 시스코는 빅데이터 분석 시장이 커지면서 가장 주목받는 수혜주다.

지난해 말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시스코 본사에서 만난 시스코 2인자 파드마스리 워리어 부회장은 기자가 "제트래그(jet lagㆍ시차)로 고생하고 있다"고 하자 "실리콘밸리도 유례없는 추위로 고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스코 부회장으로서 한국 언론과의 첫 인터뷰다. 온화한 미소에 카리스마가 묻어나오는 그는 "인터넷의 큰 파도를 정보의 디지털화, 거래의 디지털화, 상호작용의 디지털화, IoE(모든 사물 간 인터넷)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기업 리더들을 많이 만난다고 들었다. 경기 침체기에 그들의 관심사는.

대부분 5가지 과학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첫째는 모바일이다. 단순히 디바이스 사용자 증가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의 폭발적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둘째는 클라우드다. 새로운 IT 아키텍처(설계 구조), 새 비즈니스 모델을 여기서 찾으려 하고 있다. 셋째는 클라우드상에서 제공하는 비즈니스 앱 등 새로운 유형의 애플리케이션이다. 넷째는 빅데이터 분석이다. 엄청난 양의 자료를 어떻게 업종에 맞게 활용하느냐이다. 다섯째가 센서와 기기, 사람이 모두 연결되는 IoE(Internet of Everythingㆍ모든 사물 간 인터넷)다.

- IT투자를 비용지출로 생각하는 기업이 많은데.

올드 IT가 아닌 'FAST IT'에 투자해야 한다. FAST는 Flexible(유연한), Automated(자동화된), Secure(안전한), Transformative(변형시키는)를 말한다. FAST IT 투자는 앞으로 더 늘 것이다.
 
시스코가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본사 고객브리핑센터에서 헬스프레즌스(의료+영상 결합 시스템)를 이용한 원격진료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의료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시스코)

- 시스코가 집중하는 IT는 뭔가.

데이터센터, 기업 네트워킹(유무선 접근 포함), 모빌리티(서비스 업체에 모바일 접근 기능 제공), 보안, 협업이다.

- IoE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면.

향후 10년 큰 파도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의 첫 파도는 정보(information)의 디지털화였다. 이때 이메일이 등장했다. 두 번째는 거래(transaction)의 디지털화였다. 전자상거래가 생겼다. 세 번째는 상호작용(interaction)의 디지털화다. 지난 5~7년간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생겼다. 네 번째 파도가 IoE다. 스마트 도시, 스마트 주차, 스마트 조명, 스마트 교육, 스마트 제조 등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사람 사물 프로세스 데이터 모두를 포함하며 비즈니스 기회가 쏟아질 것이다. 민간기업들이 IoE를 통해 얻을 시장가치는 14조4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시스코의 최고 관심사는 이 분야에서 1위가 되는 것이다.

- 2014년 IT 분야 키워드를 꼽는다면.

모바일 비디오(동영상), 모바일 퍼스트(firstㆍ최우선), BYOD(Bring Your Own Deviceㆍ개인 IT기기를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이용) 등이다.

- 2006년 모토롤라 CTO였을 때, 스크린을 세대별로 1세대는 TV, 2세대 컴퓨터, 3세대 셀폰으로 정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 이제 4세대 스크린은 뭐라고 보나.

센서가 달린 안경 팔찌 옷 등 웨어러블 컴퓨터가 등장하고 있다. 우리 몸속, 우리 주변에 센서가 존재하며 소통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4세대 스크린은 `screen on us(개인 몸속ㆍ주변 센서)`라고 할까.

- 삼성전자가 리드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그롤라(구글+모토롤라), 마이크로키아(MS+노키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시장이 커지면서 구글 삼성 애플, 그리고 구글+모토롤라, MS+노키아 등이 빅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블랙베리도 곧 인수자가 나올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성장과 혁신이 계속되면서 업계의 경쟁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 혁신을 계속하는 기업만이 리더가 될 것이다.

- 시스코가 시트릭스(세계 최대 가상화 서버 업체)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있는데.

우리는 소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 시트릭스는 시스코의 훌륭한 파트너이고 모빌리티 영역에서 많은 일을 함께하고 있다.
 
- 뉴미디어의 도전을 기존 신문 산업이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나.

뉴스도 종이가 아닌 디지털로 보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기자들을 필요로 할 것이고 소비자들의 뉴스 소비 방식만 변할 것이다. 신문산업이란 표현이 뉴스산업이란 표현으로 바뀔 것이다.
 
 


글 : 유진평 기자 (미국 새너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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