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원 600만 시대
2014-07-11
자가소비형 회원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 안정화
매출은 3조9491억원으로 4조원 돌파 눈앞


 지난 7월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13년도 다단계 판매업자 주요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총 다단계 판매원 수가 572만3689명으로 집계됐다. 600만명에 육박한 수치로 전년대비 21.8% 증가했으며, 이러한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는 600만명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자 정보공개는, 지난해 영업실적이 있고 올해 4월30일 현재 영업중인 106개 사를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 다단계판매원이 1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은 많은 업체들이 인터넷 부문을 강화하면서 오픈 마켓에 필적할만한 쇼핑몰을 제공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젊은 판매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안면이 없는 사람들끼리도 추천과 후원 계보가 만들어지는 등 그간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던 미팅이 온라인 미팅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경우 한국 시장을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한국에 진출한 일부 업체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말미암아 세계 직접판매시장에서 한국의 다단계판매 업계는 가장 중요한 시장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는 600명을 돌파하고 700만명에 육박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총매출액 규모- 3조9491억 여원

 공정위 정보공개에 따르면 지난해 다단계 판매업자의 총 매출은 약 3조9491억원으로 전년 3조2936억원에서 19.9% 증가했다. 국내 다단계 시장은 지난 2007년 1조7743억원으로 역대 최저 매출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3조9491억원의 매출은 지난 2004년 4조3759억원을 달성한 이후 역대 2번째로 높은 매출 기록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암웨이가 약 1조8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새로운 제품과 파격적인 보상플랜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든 다수의 업체가 있었으나 한국암웨이의 아성을 흔들지는 못했다. 특히 한국암웨이는 종합비타민제인 더블엑스의 매출만 936억 3968만1393원어치를 팔아치워 타 업체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받았다. 더블엑스의 매출은 엔알커뮤니케이션의 전체 매출 737억868만 9875원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한국허벌라이프는 전년 대비 약 61억원 감소한 약 5683억원으로 주춤했다. 한국허벌라이프가 주춤한 것은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다단 업체와 신규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일부 업체로 다수의 회원들이 이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허벌라이프의 베스트셀러 ‘나이트 웍스’를 개발한 루이스 이그나로 박사가 새로운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로의 이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위는 뉴스킨코리아로 지난해보다 약 1932억원이 증가한 약 560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허벌라이프와 차이를 좁혔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먹는 에이지락- 알스퀘어드’의 인기가 뉴스킨코리아의 성장을 견인하면서, 올해는 지난해 한국허벌라이프에 빼앗긴 2위를 자리를 탈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4위는 애터미로 전년대비 약 1050억원 증가한 약 340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애터미는 1천억원대 매출을 달성한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한국의 전통 의학에 바탕을 둔 헤모힘의 인기가 애터미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헤모힘은 비교적 저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833억 8825만원어치가 판매돼 국민건강식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어 유니시티코리아, 멜라루카인터내셔날코리아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각각 약 1550억원, 1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니시티는 바이오스라이프E의 인기가 여전하고, 무엇보다 공격적인 성향의 판매원들의 활동이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멜라루카의 경우에는 그동안 금지돼 왔던 인터넷을 통한 사업활동을 허용하면서 젊은 주부들이 대거 유입된 것이 매출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멜라루카는 일반적인 다단계판매 기업과는 달리 소비자 관리를 판매원에게만 맡기지 않고 회사에서 직접 관리하면서 지속적인 매출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그러나 한 때 상위권에 포진했던 하이리빙과 엔알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알커뮤니케이션은 737억 868만 9875원, 하이리빙은 721억 2580만 5332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적자 탈출에는 실패했다. 두 회사의 경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지 않는 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포함한 상위 10개사의 매출이 국내 다단계 시장의 전체 매출의 79.1%를 차지하고 있어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판매원 수- 572만 여명

 판매원은 전체 등록된 판매원 수가 약 572만명으로 전년대비 약 100만명이 늘었다. 상위 10개 업체 판매원수가 438만명으로 전체 등록 판매원 수의 76.6%를 차지했다. 이렇게 판매원이 급증한 것은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제품을 구입하면서 후원수당을 캐쉬백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자가 소비형 판매원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등록 판매원이 가장 많은 업체는 애터미로 145만 6834명으로 암웨이의 110만 8124명보다 34만 8710명이 많았다. 애터미가 회원은 더 많지만 매출액이 적은 것은 무엇보다 제품 가격이 암웨이의 그것보다 낮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허벌라이프의 경우 30만 2225명의 판매원이 5682억 9807만 4427원의 매출을 올려 판매 성향이 가장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수당 지급액- 1조2926억 여원

 후원수당 지급 총액은 약 1조2926억원으로 전년대비 21.2% 증가했으나 상위 판매원의 수당 편중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 후원수당을 수령한 판매원은 약 126만명으로 전년대비 6.4% 증가했지만, 등록 총 판매원 중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판매원의 비율은 22%로 전년도에 비해 3.2% 감소했다. 후원수당을 수령한 판매원이 줄어든 것은 소액 구매하는 자가소비형 회원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위 매출액 5개 품목- 건강식품, 화장품 등

 업체들이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건강식품, 화장품, 통신상품, 생활용품, 의료기기로 나타났다.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 다품종을 취급하는 업체가 많지만 통신 상품 취급 업체들은 주로 통신상품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매출 상위 10개 업체의 상위 매출액 제품은 변함없이 전년도와 동일한 제품이 베스트셀러의 위용을 뽐냈다.
 한편, 이번 정보공개에서도 후원수당 과지급 업체가 발생했다. 씨엠앤지 54.52%, 에버메르 37.09%, 라이프팜글로벌코리아 49.44%, 이엔에스코리아 60.95% 등 4개 업체가 35%가 넘는 후원수당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특수거래과 전재필 조사관은 “지난 6월초에 모든 업체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이제 통계가 끝난 상황”이라며 “어떠한 경유로 후원수당이 과지급됐는지 추후 점검을 통해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호 기자<gys_ted@mknews.co.kr>

이재봉 기자<musthig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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