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 연기 뚫고 한미FTA는 통과됐다
정책의총 한다던 한나라당 회의 10분전 장소변경에 의원참여 독려 협상 타결 5년여 만에 한미FTA 비준안 국회 본회의 통과
[데일리안 동성혜 기자]
“악~ 뭐야. 뭐야.”22일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난데없는 비명소리가 쏟아지고 하얀 가루가 흩날리며 아수라장이 됐다.
순간 매캐한 냄새가 퍼지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안 통과를 위해 모였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민주당·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밀폐된 공간에서 터진 최류탄 때문에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콧물에 눈물범벅이 됐다.
최류 가스를 도저히 참지 못한 의원들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으며 본회의장을 뛰쳐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7분경 비공개로 문이 닫혀있던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류탄을 터트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본회의장에 함께 있었던 의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본회의장 발언대에 올랐다가 의장석에 앉아 있던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 부의장을 향해 일명 ‘사과탄’이라 불리는 최루탄을 터트린 것.
자신도 최루가스에 뒤범벅이 된 김 의원은 발언대에 흩어진 최루 가스의 하얀 분말을 손으로 싹싹 긁어모아 다시 정 부의장을 향해 던졌다.
당시 정 부의장의 경호를 위해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국회 경위 40여명 가운데 일부가 김 의원을 붙들어 본회의장 밖으로 데리고 나와 일시 격리시켰다. 김 의장은 경위들이 붙잡혀 나오면서 “역사가 두렵지 않느냐, 에프티에이는 안돼”라고 고함을 질렀다.
어떤 경로로 최루탄을 준비했는지 어떻게 본회의장까지 갖고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2시 정책의총 한다던 한나라당 회의 10분전 장소변경, 모두발언에서는 의원참여 독려에 느닷없이 ‘끝장토론’오후 2시. 한나라당은 이날 예산 관련 정책 의원총회를 위해 모였다. 당초 본관 246호에서 하기로 했던 의총은 오후 1시50분, 회의 시작 10분을 앞두고 장소 변경했다. 장소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 본회의장 맞은편이다.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홍준표 대표는 “169명 의원중에 148명만 출석했다”며 “지난번 의총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끝장토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홍 대표는 “중요한 의총에 나오지 않는 분은 뭐하려고 한나라당 의원으로 출마하느냐”며 “와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하면 제시해줘라. 의견제시도 않고 끝나면 뒤에서 방송에 나가 총질이나 하는 식의 의원이 무슨 의미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 대표는 “저녁 약속 파기하고 좀더 치열함을 보여달라”며 “오늘도 저녁 약속 다 파기하라. 끝날 때까지 나가지 마라”고 거듭 전원 참석을 강조했다. 정족수의결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리고 3시 10분경 의총에 참여했던 한나라당 의원들 전원이 일어나 본격적으로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국회 사무처는 한나라당의 요청에 따라 본회의장 문을 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전날 밤인 21일 야당과 한미 FTA 처리와 관련한 물밑 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한나라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오전 11시에도 황 원내대표는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마지막 합의 처리 가능성을 타진했다.
아울러 이같은 계획은 이날 의총 전까지도 지도부를 제외한 의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 야당이나 언론에 새어나갈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3시 박희태 국회의장 본회의 소집, 4시 심사기일 지정그리고 3시. 박희태 국회의장은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3시 본회의 소집’을 알렸고 이어 3시 5분 본회의장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낮 12시경 박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했다.
한나라당 의원 130여명이 본회의장에 입성한 직후 내려진 경호권으로 본회의장 출입구 뿐 아니라 국회 본청 출입문이 모두 봉쇄됐다. 본회의장의 기자 출입문마저 죄다 막았다.
그리고 박 의장은 직권상정의 사전 절차로 ‘상임위(외통위) 심사기일(이날 오후4시까지)지정’을 알렸다.
긴박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을 때 3시 25분경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본청 정문에 들어섰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굳은 표정에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없이 본회의장으로 향하던 손 대표는 본회의장 바로 앞에서 기자들의 거듭된 물음에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이렇게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강행처리를 하면 안 된다”고 답한 후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그리고 야당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에 도착했고 비공개로 문이 닫힌 본회의장 안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쏟아졌다. 그러다 3시 50분경 ‘경제주권 사법주권 포기하는 이명박정권’ 등의 내용이 담긴 한미FTA 반대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려는 야당 의원들과 이를 말리는 여당 의원들간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갑자기 4시 7분경 최류탄이 터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4시 25분경 본회의 개의 선언, 곧바로 한미FTA 비준안 통과최류탄 사건으로 잠시 본회의장 밖으로 나왔던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을 들어가면서 4시25분경, 정의화 부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선언했다.
첫번째 안건으로 FTA 비준안 처리를 비공개로 하자는 본회의 진행동의안이 올라왔고, 표결 결과 재석 167명 의원 가운데 비공개 회의에 154명이 찬성했고 7명이 반대했으며 6명이 기권했다. 비공개 회의의 경우 영상중계도 되지 않으며 속기록도 남지 않는다.
곧바로 한미FTA 비준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며, 총 170명의 재석 의원 가운데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통과됐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까지 협상 타결 5년여 만에 한미FTA 비준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이다. 이후 관세법 등 한미 FTA 이행법안도 모두 통과됐다.
그리고 오후 5시 정의화 부의장은 산회를 선포했다.[데일리안 = 동성혜 / 윤경원 / 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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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동성혜 기자]
◇ 22일 오후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완전 비공개로 국회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본회의장 위원장석 앞 발언대에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체류탄을 터뜨리고 있다. ⓒ노컷뉴스 제공 |
◇ 22일 오후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완전 비공개로 국회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본회의장 위원장석 주변에서 체류탄을 터뜨린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경위들에게 잡힌채 끌려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 22일 오후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완전 비공개로 국회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본회의장 위원장석 주변에서 알수없는 연기가 피어난 직후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경위들에게 잡힌채 본회의장 밖으로 끌려내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 22일 오후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완전 비공개로 국회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본회의장 위원장석 주변에서 체류탄이 터진 직후 의원들이 입을 막은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순간 매캐한 냄새가 퍼지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안 통과를 위해 모였던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민주당·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밀폐된 공간에서 터진 최류탄 때문에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콧물에 눈물범벅이 됐다.
최류 가스를 도저히 참지 못한 의원들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으며 본회의장을 뛰쳐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7분경 비공개로 문이 닫혀있던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류탄을 터트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본회의장에 함께 있었던 의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본회의장 발언대에 올랐다가 의장석에 앉아 있던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 부의장을 향해 일명 ‘사과탄’이라 불리는 최루탄을 터트린 것.
자신도 최루가스에 뒤범벅이 된 김 의원은 발언대에 흩어진 최루 가스의 하얀 분말을 손으로 싹싹 긁어모아 다시 정 부의장을 향해 던졌다.
당시 정 부의장의 경호를 위해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국회 경위 40여명 가운데 일부가 김 의원을 붙들어 본회의장 밖으로 데리고 나와 일시 격리시켰다. 김 의장은 경위들이 붙잡혀 나오면서 “역사가 두렵지 않느냐, 에프티에이는 안돼”라고 고함을 질렀다.
어떤 경로로 최루탄을 준비했는지 어떻게 본회의장까지 갖고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2시 정책의총 한다던 한나라당 회의 10분전 장소변경, 모두발언에서는 의원참여 독려에 느닷없이 ‘끝장토론’오후 2시. 한나라당은 이날 예산 관련 정책 의원총회를 위해 모였다. 당초 본관 246호에서 하기로 했던 의총은 오후 1시50분, 회의 시작 10분을 앞두고 장소 변경했다. 장소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 본회의장 맞은편이다.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홍준표 대표는 “169명 의원중에 148명만 출석했다”며 “지난번 의총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끝장토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홍 대표는 “중요한 의총에 나오지 않는 분은 뭐하려고 한나라당 의원으로 출마하느냐”며 “와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하면 제시해줘라. 의견제시도 않고 끝나면 뒤에서 방송에 나가 총질이나 하는 식의 의원이 무슨 의미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 대표는 “저녁 약속 파기하고 좀더 치열함을 보여달라”며 “오늘도 저녁 약속 다 파기하라. 끝날 때까지 나가지 마라”고 거듭 전원 참석을 강조했다. 정족수의결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리고 3시 10분경 의총에 참여했던 한나라당 의원들 전원이 일어나 본격적으로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국회 사무처는 한나라당의 요청에 따라 본회의장 문을 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전날 밤인 21일 야당과 한미 FTA 처리와 관련한 물밑 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한나라당 단독으로 강행처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오전 11시에도 황 원내대표는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마지막 합의 처리 가능성을 타진했다.
아울러 이같은 계획은 이날 의총 전까지도 지도부를 제외한 의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 야당이나 언론에 새어나갈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 22일 오후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기습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개회한 가운데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이 처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
◇ 22일 오후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기습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개회한 가운데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체루탄을 본회의장에서 터뜨려 홍준표 대표가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있다. ⓒ데일리안 |
◇ 22일 오후 한미 FTA 국회비준동의안이 한나라당 주도로 기습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된 직후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
한나라당 의원 130여명이 본회의장에 입성한 직후 내려진 경호권으로 본회의장 출입구 뿐 아니라 국회 본청 출입문이 모두 봉쇄됐다. 본회의장의 기자 출입문마저 죄다 막았다.
그리고 박 의장은 직권상정의 사전 절차로 ‘상임위(외통위) 심사기일(이날 오후4시까지)지정’을 알렸다.
긴박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을 때 3시 25분경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본청 정문에 들어섰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굳은 표정에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없이 본회의장으로 향하던 손 대표는 본회의장 바로 앞에서 기자들의 거듭된 물음에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이렇게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강행처리를 하면 안 된다”고 답한 후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그리고 야당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에 도착했고 비공개로 문이 닫힌 본회의장 안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쏟아졌다. 그러다 3시 50분경 ‘경제주권 사법주권 포기하는 이명박정권’ 등의 내용이 담긴 한미FTA 반대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치려는 야당 의원들과 이를 말리는 여당 의원들간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갑자기 4시 7분경 최류탄이 터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4시 25분경 본회의 개의 선언, 곧바로 한미FTA 비준안 통과최류탄 사건으로 잠시 본회의장 밖으로 나왔던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을 들어가면서 4시25분경, 정의화 부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선언했다.
첫번째 안건으로 FTA 비준안 처리를 비공개로 하자는 본회의 진행동의안이 올라왔고, 표결 결과 재석 167명 의원 가운데 비공개 회의에 154명이 찬성했고 7명이 반대했으며 6명이 기권했다. 비공개 회의의 경우 영상중계도 되지 않으며 속기록도 남지 않는다.
곧바로 한미FTA 비준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며, 총 170명의 재석 의원 가운데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통과됐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까지 협상 타결 5년여 만에 한미FTA 비준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이다. 이후 관세법 등 한미 FTA 이행법안도 모두 통과됐다.
그리고 오후 5시 정의화 부의장은 산회를 선포했다.[데일리안 = 동성혜 / 윤경원 / 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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