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수의 영업달인 되는법] 당신은 거머리같은 영업인인가?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다가 보니 다리에 거머리가 붙었다고 가정하자. 떼어내려 해도 잘 떨어지지 않고, 억지로 떼어낸 후에는 피를 빨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으며 지혈도 잘 되지 않는 흐믈흐믈한 검정색의 생물체 말이다. 당신은 거머리에게 순순히 피를 주고 싶은가? 거머리를 만나고 싶은가? 아마도 열이면 열. 모두 고개를 저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거머리같이 불쾌하고 귀찮은 존재가 있다. 바로 우리 영업인들이다. 거머리나 우리 영업인들이 사람들에게 기피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 이유가 뭘까?

 

첫 번째는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유용성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해서다.

거머리는 예로부터 독을 지닌 동물에 쏘였거나 물렸을 때 이로 인해 부어 오른 부위로부터 피를 뽑아내는 데 사용되어 왔다. 어혈을 삭이고 월경불순을 트이게 하는 효력이 있는 한의학 약재의 원료이기도 하다. 의학계에서는 무균실에서 배양한 깨끗한 거머리를 활용해 외과 수술 시 응고된 혈액이 혈관을 막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헐리웃 여배우 데미 무어는 거머리를 동안 유지의 비결로 꼽기도 했다. 즉 거머리에 대해 정확히 알기만 하면 무조건 배척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효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영업인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판매를 담당함으로써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영업인을 통해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관리 받는 만큼 상품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긍정적이고 이로운 부분이 제대로 어필되지 못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외면당한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는 만나기 원하지 않는 때에 찾아간다는 점이다.

거머리의 효용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병원 수술실이나 약재상 등 검증된 곳에서 만난 거머리가 아닌 강가에서 만난 거머리는 여전히 달갑지 않는 불청객일 뿐이다. 영업인도 마찬가지이다. 섹터 영업이니 돌입 방문이니 하는 고객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만나는 영업인, 래포를 쌓는다며 특별한 용건이나 필요 없이 연락하고 방문하는 영업인은 피하고 싶은 존재일 뿐이다.

일단은 고객이 나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상품, 고객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라 해도 예기치 않은 만남은 좋지 않다. 사람들은 예상 밖의 일이 발생하면 일단 거부감을 보인다. 때문에 고객들도 경계심으로 일단 거절하는 것이 당연하다. 개척을 한다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고객을 만나러 가는 것은 일요일 아침 단잠에 빠져 있는 그녀의 집 앞에 가서 데이트하자며 전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시간도 필요한데 무작정 집 앞에서 나오라며 닦달하는 것이다. 심지어 나는 그녀의 전화번호밖에 아는 것이 없다. 과연 그녀가 데이트에 응할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도 못하는데?

결국 고객이 나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객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고객이 나를 알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담 요청을 하게끔 유도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나를 찾아오는 수많은 영업인들의 공통적인 어려움이 있다.

“만날 고객이 없어요.”, “상담만 하면 더 알아보겠다고 하거나 다음에 사겠다고 해요.” 심지어는 “고객과의 상담이 두려워요.” 라고 고충을 털어놓는 영업인도 있었다. 왜 우리는 늘 만날 고객이 없고, 고객을 만나도 다음에 사겠다는 거절의 말 밖에 들을 수 없는 것일까?

그런데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나면 그동안 얼마나 타성에 젖어 영업을 해 왔는가를 스스로 인지하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아래의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기 바란다.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나는 고객에게 어떤 나만의 가치를 줄 수 있는가?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그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봤는가?

당신은 거머리같은 영업인인가? 물고 늘어져 떨어지지 않는 지긋지긋한 영업인인가? 적시적소에 만날 수 있는 영업인인가?

 

심현수 한국영업인협회 회장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로 ‘한국의 브라이언 트레이시’라고 불림. 저서 ‘거절 없이 사게 하라 거침 없이 판매하라’, ‘영업의 정석’, ’26세 100억 부자 1, 2′, ‘꿈은 기회비용을 요구한다’ 등.

심현수 한국영업인협회 회장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로 ‘한국의 브라이언 트레이시’라고 불림. 저서 '거절 없이 사게 하라 거침 없이 판매하라', '영업의 정석', '26세 100억 부자 1, 2', '꿈은 기회비용을 요구한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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