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축구선수 사망..키워드 '부정맥'
건강한 성인에게도 찾아오는 돌연사 주범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촉망받던 스페인 축구선수 푸에르타가 경기 중 의식을 잃은 후 결국 사망해 축구계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많은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푸에르타를 보낸 지 채 며칠이 지나지도 않아 잠비아 출신의 축구선수 차스웨 은소프와가 연습경기를 하던 중 쓰러져 목숨을 잃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심장을 태클하는 부정맥

2000년 롯데의 임수혁 선수가 쓰러졌던 경우를 포함해 젊고 건강함의 대명사인 운동선수들이 운동 중 갑자기 쓰러지는 원인으로 ‘부정맥’을 짚어볼 수 있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의 리듬이 불규칙해지는 것으로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는 돌연사의 주범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최기준 교수는 “부정맥을 일으키는 종류는 다양하다. 갑작스런 실신과 그로 인한 사망의 원인으로는 우선 우심실 이형증과 비후성 심근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푸에르타 선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심장마비는 우측 심실이 팽창해 심장 수축을 돕는 부정맥의 흐름을 막아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심실 이형증'이란 심실의 형성 과정 혹은 심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근육이 약간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것을 말한다.

또한 이런 환자의 심장을 살펴보면 근육 일부가 지방층으로 대치된 것을 알 수 있다고 최교수는 전했다.

따라서 우심실 이형증은 비정상적인 자극을 유발해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는 심실 빈맥을 초래하고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는 부정맥을 유발하게 된다.

푸에르타 선수는 쓰러졌지만 그 당시 중태에 빠지지 않고 다시 의식을 되찾아 걸어 나갔다.

부정맥은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바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지만 저절로 종료되는 경우도 있으며 그 후 다시 발동이 걸릴 수도 있다.

또한 푸에르타 선수는 3주 전 받은 메디컬 테스트 결과 별 문제가 없었다고 전해졌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실의 이정필 교수는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메디컬 체크는 국내의 경우 심장, 혈액, X-ray를 실시하며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관련 정밀 진단을 한다” 고 말했다.

심장과 관련해서는 인터뷰와 이학적 진단, 심전도 정도가 이루어지며 최근에는 운동 중 심장이 받는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해 운동 부하검사를 실시한다. 이는 개인적으로 가장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하지만 우심실 이형증은 초음파 검사나 흉부 X선 촬영으로도 정확한 진단이 안 된다는 큰 문제점이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2004년 10월에는 브라질의 세르지뉴 선수가 경기 중 쓰러져 사망했던 사건이 있었다. 큰 논란이 되기도 했던 세르지뉴의 사망 후 부검 결과 그의 심장은 정상인보다 두 배 이상 부풀어 있었다고 전해졌다.

세르지뉴의 부정맥 유발 원인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전체가 원인 모를 이유에 의해 전체적으로 비대해지고 심장 벽이 두꺼워진 경우로 이 역시 빈맥을 초래한다.

하지만 비후성 심근증은 평소 생활하는데 있어 뚜렷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간혹 빈맥 증상이 일어나도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기보다 대체로 관심없이 지나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중엔 심지어 남들보다 운동을 더 잘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모르고 있다가도 증상이 악화돼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흉통 등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언제든 생명이 위험해지는 수위의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최기준 교수는 지적했다.

우심실 이형증이나 비후성 심근증은 대개 후천적으로 발생,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전성도 추측되고 있는 가운데 선천적으로 유발 소인이 있다면 부정맥의 블랙홀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것.

심장마비가 일어나면 산소공급이 되지 않고 이는 바로 뇌손상을 일으킨다. 뇌는 산소 공급 정지 상태에 매우 취약해 3분에서 5분정도 공급받지 못하면 치명적인 손상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경우는 반드시 전기충격과 심장마사지와 같은 심폐소생술로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실시해야 한다. 그 후 심장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한번 일어난 뇌손상의 흔적은 지울 수 없어 무엇보다 ‘신속’이 우선이다.

한편 이정필 교수는 야외, 그리고 더운 환경에서 운동할 때는 땀 분비에 따라 일시적으로 혈액의 점도가 증가해 심장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를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희정 기자 (euterp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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