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광대’라고 생각하는 한 정치인
반말 파문 등으로 심적 부담
2009년 06월 30일 (화) 16:17:17김희준 juderow9@paran.com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굴곡 있는 연기자 생활을 잠시 접고 ‘정치’라는 무대에 뛰어든 그는 연기자 시절 못지않은 굴곡 있는 정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막말 파문’으로 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곱씹어 보면 ‘막말’이라기보다는 ‘솔직함’이 더 두드러진다. 배우로서 자유롭게 일한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장관의 자리가 조금은 갑갑하다고 느낀다는 그는 할 말이 있어도 참아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잘못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나중에 보면 하고 싶었던 말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특정 발언만을 부각해 보도하는 언론도 그만큼 책임이 있었던 듯하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반말 파문’ 이후 어딘지 모르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2009 방송엔터테인먼트 채용박람회를 개최와 함께 취업난으로 신음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그는 문화와 정치를 적절히 오가며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본래 취지를 잘 살리고 있으며 최근 장기적인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저작권 보호 문제와 창조산업의 중요성 강조 등 유인촌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자체의 노력도 돋보이고 있다. <전원일기>에서 김 회장의 둘째 아들로만 영원히 기억될 줄 알았던 그이기에 정치인으로서의 소신과 행보도 크게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장으로의 출마가 과연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본지에서는 유인촌 장관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취임 후 바람 잘 날이 없었던 그의 장관 행보와 앞으로의 문화체육관광부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고자 한다.

Q. 처음 ‘정치’ 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어떻게 해서 지금의 위치에까지 오시게 됐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원래 저는 정치 쪽에 관심이 있다든가, 더욱이 장관이 되고 싶다든가 하는 바람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간 연극인 및 방송인으로서 문화예술활동,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로서의 행정경험, 그리고 대학교수로서의 활동 등 제가 쌓아온 경험과 정부 출범 당시의 정치적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장관이라는 직업은 잠시 주어진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평소 무대에서, 현장에서, 예술인들에게서, 듣고 느꼈던 것들을 문화정책으로 최대한 반영하여 선진국처럼 문화가 국가 경제에 기여토록 하고, 국민들에게는 보다 넓고 깊은 문화향유기회를 드리며, 창작예술인들에게는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넘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미련과 후회 없이 본연의 길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Q.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욕설 파문으로 인해 장관님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된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얼마 전 ‘반말 파문’ 역시 동영상이 돌면서 장관님께 심적 부담이 됐을 텐데요. 하지만 언론의 지나친 확대보도 역시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장관님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난해 국감에서의 부적절한 일에 대해서는 경위와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에 국회 사진기자단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과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바로 잡고 싶습니다. 당시 욕설을 하지 않았는데 일부언론에서 욕설을 한 것처럼 과장 또는 왜곡 보도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사태가 확대된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힘들었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반말 파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서는 늘 너무 많은 일에 나서지 말라고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문화부 앞에서 누군가가 시위를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고 어떤 일인지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마음이 더 큽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가끔씩 저도 모르게 나오는 말들, 그것을 크게 왜곡해 보도하는 언론으로 인해 결국 저에게 가장 큰 상처로 돌아오게 됩니다. 모든 것이 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발전, 나아가 국가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고 좋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Q.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극단 대표, 탤런트 등 여러 가지 일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각각의 일들에 대해 유인촌 장관님께서 가지고 계신 신념과 열정 그리고 각각의 일에 대한 장단점을 말씀해 주십시오.
- 엄격히 말씀드리면 현재의 저의 신분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지 교수나 배우, 극단 대표는 아닙니다. 장관으로 취임한 후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쓸 틈이 없을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겸임을 할 수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배우에서 극단대표로 또 대학 교수로 여러 번의 변화를 해왔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얼마나 좋았거나, 나빴다기보다는 배우에게 있어서 좋은 역할과 나쁜 역할이 따로 없듯이 문화예술현장에서의 역할과 수장으로서의 역할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 현장 및 학교에 있을 때와 비교하여 장관은 국정실현을 위한 철학 정립, 조직을 이끌기 위한 리더십 발휘, 공직자로서 자세, 국가위기 상황에서 대책마련,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응 등 그 역할 및 책임이 무한히 넓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바뀌지 않는 것은 작품에서 그랬듯 정책에서도 품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장관이라는 직책은 잠깐 머물러 있다 갈지라도 정책은 국민 곁에 오래 머물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한국메세나대회 시상식에도 깊이 관여를 하고 계신데요. 기업들의 문화 사업에 대해 장관님께서 어떤 점을 특히 좋게 보셨으며 앞으로 기업들의 문화 사업에 대해 어떻게 지원을 해 주실 계획이십니까?
-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문화예술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공공지원 뿐만 아니라 기업메세나 활성화 및 기업의 문화접대비 지출 확대 등을 통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2005년 12월부터 한국메세나협의회와 ‘함께 기업과 예술의 만남’ 사업으로 기업과 예술단체간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대기업중심으로 결연사업을 해오던 것을 기업메세나의 참여 확산을 위해 중소기업의 예술단체 지원시 국비를 일부 추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매칭펀드’를 도입하였는데 문화예술계와 중소기업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우리부에서는 기업의 접대문화 개선과 문화예술의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문화접대비 제도를 도입하여 ‘문화로 인사합시다’ 캠페인을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전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홍보 및 기업의 문화경영ㆍ문화마케팅 도입 촉진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 내에 문화경영 지원센터를 설치(‘08.6월)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저작권 보호에 관해 장관님의 입장을 말씀해 주십시오.
- 영화의 경우 저작권을 활용한 부가가치 시장을 보호만 잘해도 연간 2조원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 떠오른 상황이지만 그만큼 불법 다운로드가 손쉽게 일어나고 있고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때문에 어린이나 청소년이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저작권 침해를 인지하지 못하고 불법 다운로드한 저작물을 블로그나 웹하드에 올리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기에 개정 저작권법에 도입된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려 합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우리 문화부에서는 집중적으로 저작권 보호의 노력을 펼쳐 왔습니다. 그 결과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지재권 감시대상국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구요. 힘들게 창작한 창작물을 아무런 대가 없이 다른 이들에게 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특정인의 창작물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구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저작권 문제에 관해 문화부는 지속적으로 관여해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고 삼진 아웃제를 통해 집중 단속할 방침입니다.

Q. 최근 환율 상승 등 경제 위기, 특히 실물경제 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습니까?
- 과거의 문화정책은 문화예술, 종교 등 순수문화예술 육성정책에 치중하다보니 국민경제와 다소 거리감이 있었으나 최근 문화정책은 산업적 요소가 갈수록 가미되고 있어 경제정책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콘텐츠산업ㆍ관광산업ㆍ스포츠산업 등은 미래형 핵심 성장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콘텐츠산업은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고, 관광ㆍ스포츠 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또 경제 등 사회분위기가 좋지 않을수록 국민행복과 사회통합을 위한 문화정책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여름 북경올림픽에서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국가경제의 어려움으로 자칫 문화 정책사업이 자칫 소홀해 질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리어 국민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울 수 있는 적극적인 문화정책 추진이 필요한 만큼 위축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문화를 통해 국민행복과 사회통합을 지향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제난 극복을 위해 문화양극화 해소와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스포츠 산업 지원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먼저 문화양극화 해소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노인과 장애인, 도서, 벽지 등의 소외지역 주민 등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전시, 체험 관광, 체육활동을 무료 또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활기찬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근거리 생활체육공원, 국민체육센터를 확충하는 한편 일반대중이 저렴한 비용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 인라인 등 자연 친화적 생활체육시설 확충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그리고 국민경제 활성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글로벌 게임허브센터 구축, u-러닝, CG(Computer Graphic), 가상세계, 가상현실 등 차세대 융합형 콘텐츠 개발, 기업의 영화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산업의 투자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장?역사?창고 등 근대산업 시설 및 인프라를 예술창작벨트로 조성, MICEㆍ크루즈ㆍ의료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육성, 축제, 음식, PLZ, 템플스테이 등 매력 있는 관광상품 개발, 골프장과 같은 고용과 소비 유발 효과가 큰 관광레저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Q. 앞으로 유인촌 장관님을 중심으로 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남은 2009년을 비롯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ㆍ예술ㆍ관광ㆍ체육ㆍ언론ㆍ종교ㆍ콘텐츠 등 국민의 삶의 질, 행복과 직결되는 업무를 관장하는 부처로서 다루는 업무가 국민의 문화·생활 전반에 걸쳐있어 1년 4개월 전 취임한 이후 바람 잘 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종교편향문제, 공공기관장 사퇴론 등의 일들로 인해 문화정책 추진 일정이 일부 지연되기도 해서 아쉬움도 있지만 반면 국민과의 소통의 중요성 등 국정 운영에 있어 필요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해라고도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문화부 정책 기조는 우선, 문화예술 지원정책에서 선택과 집중, 사후지원 및 간접지원의 원칙하에 효율성을 제고하고 적재적소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정말 세계적인 수준의 예술작품을 대폭 지원하여 우리의 예술혼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즐거운 체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즉 도서관과 박물관을 가는 일이 테마파크 가는 것보다 즐거운 경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 흉물처럼 버려진 공장, 폐교를 문화센터로 만들어 지역주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관광분야에서는 녹색 관광이라는 패러다임을 통해, 관광이 조금 느리더라도 웰빙과 수양, 학습 그리고 건강한 정신과 육체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을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싸구려 관광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워지는 품격 있는 관광문화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과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체육분야에서는 모든 국민들이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스포츠클럽 활동을 장려하고, ‘집을 나서면 15분 안에 다양한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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