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제4 이동통신사업 MVNO 등장… 통신비 ‘20% 하락 혁명’ 일어날까

[2009.12.21 19:05]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TClip으로 퍼가기


내년부터 제4 이동통신사인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허용됨에 따라 통신비가 내려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VNO는 기존 통신업체의 망을 빌려 독자적인 통신,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자체 상표와 요금체계를 채택할 수 있다.

최호 온세텔레콤 대표는 21일 “MVNO 사업을 내년 신성장 동력으로 정했다”며 “관련 법안 최종 통과를 기점으로 사업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전체 이동통신시장의 5% 내외인 가입자 200만명 유치 목표도 내걸었다. 에넥스텔레콤, 케이블TV업계도 MVNO 진출이 유력하다.

제4, 제5 이통사를 노리는 업체들은 당장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빅3와 직접 경쟁하기보단 저렴한 단말기와 특화된 요금제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전략을 짜고 있다.

노인이나 어린이 등 휴대전화 통화량이 많지 않은 계층은 비싼 기본료를 내는 현행 과금체계에 불만이 많은 만큼 새로운 통신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층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MVNO가 제대로 정착되면 수년간 고착된 SK텔레콤, KT, LG텔레콤의 3자 구도가 흔들리고 경쟁이 활성화되면서 통신요금이 인하될 여지가 커진다. 방통위는 MVNO 도입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가계통신비 20%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MVNO 도입을 내용으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법적 걸림돌은 사라졌다.

방통위는 21일 내년 업무보고에서 MVNO 활성화를 주요 목표로 명시했다. 또 지난 14일 LG통신 그룹 합병을 승인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LG텔레콤 지원을 끝내는 대신 후발 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기존 이통사들이 통신망을 새 사업자에게 싼 값으로 빌려주지 않는다면 통신비 인하 효과는 적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이통 3사들이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어 음성통화망을 싼 값에 개방하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온세텔레콤이 파격적인 요금제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도 밝히지 못한 것은 음성통화망을 어느 정도 가격에 사올 수 있을지 확실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사들은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MVNO 등장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대신 데이터 중심 MVNO 사업엔 긍정적이다. 교보문고가 전자책 사업을 위해 KT와 망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도입하려던 MVNO가 오히려 데이터 서비스 활성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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