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비 폭탄에 업계 ‘발칵’
2010-01-07
메이저 기업 판매원들 대거 ‘모나비行’결정
“무분별한 과열 양상 자제해야”업계 우려 제기

올해 초 국내 지사 설립이 예상되는 다국적 직접판매기업 모나비(Monavie)로 타 업체의 판매원들이 대거 이동할 움직임을 보여, 기존 업체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특히 메이저 업체들을 중심으로 판매원들이 대거 탈퇴, ‘모나비行’을 선택하자 해당업체들이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원들의 이 같은 과열되고 무분별한 이동이 ‘거품’ 현상에 그쳐, 국내 진출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는 해당 기업에 괜한 상처만 입힐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나비 불똥에 괜한 된서리
모나비의 등장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업체는 외국계 업체 M사.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사는 총 3개의 판매원 그룹 중 1개 그룹이 통째로 모나비로의 이동을 결정하고,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씨가 최상위 판매원으로 있는 이 그룹이 회사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4분의 1. 그룹 이동이 이뤄지면 M사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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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또다른 그룹 내에서도 최상위 판매원 J씨가 일부 하위판매원들과 함께 모나비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또 같은 그룹 내에서 아직 모나비행을 선택하지 않은 다른 판매원들도 동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J씨가 이끄는 그룹의 매출도 회사 전체의 4분의 1 정도여서 최악의 경우 M사는 전체 매출의 2분의 1을 이끈 판매원들을 모나비에 뺏기고 말 지경에 놓여 있다.


M사의 한 판매원은 “회사가 1월 말 변경하기로 한 보상플랜이 수당 지급률이 적어 판매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다국적 대형 기업의 진출이 알려지자, 판매원들은 ‘이때다’하며 대거 이동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국내 최대 직접판매 기업인 A사에서도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 회사는 M사처럼 그룹의 대이동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중상위 직급자 6∼7명이 하위판매원들과 함께 모나비 가입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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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의 한 판매원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A사에서 최상위 판매원이 모나비로 이동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은 사실상 무모한 도전에 불과하다”며 “확고한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중견 직급자들의 이동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판결받은 불법 행위 등으로 인해 판매원들이 동요되고 있던 국내 메이저 통신 다단계업체인 M사도 모나비의 불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법원의 ‘불법’ 판결과 모나비의 국내 진출 시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판매원들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


판매원 H씨는 “법원 판결 이후 회사가 법인을 바꾸는 등 심각한 경영 불안을 보이는 상황이었다”며 “상위 직급자들이 하나둘 탈퇴하는 시기에 모나비의 국내 지사 설립이 이뤄지면서 이동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명이 채 안되는 최고 직급자 중 10여명이 탈퇴를 결정, 이중 상당수가 하위 판매원들과 함께 모나비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는 타 신규 통신 업체에서 새둥지를 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기업 H사, 외국계 기업 N사, T사에서도 ‘모나비행’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해 11월9일 미국 모나비 본사는 한국암웨이의 전무를 역임했던 나봉룡씨를 한국지사의 신임 지사장으로 공식 임명, 현재 서울 청담동에 한국지사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오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직접판매공제조합에 가입신청서를 내고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위해 준비중에 있다.

과열 양상에 업계 우려
지난 2003년 초 당시,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일대는 OO주스를 사기 위한 행렬로 장사진을 이뤘다.
국내 진출을 선언한 T사의 예비 회원들이 회원가입과 제품을 사기 위해 본사 건물 밖으로 수백 미터의 줄을 그리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회사 주변에는 판매원들이 여기저기에 사무실을 얻고 자신의 그룹을 키우기 위해 연일 바쁘게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주변 오피스텔은 한집 건너 한집이 이 회사 판매원들의 사무실일 정도.


이처럼 외국계 기업의 국내 진출에 판매원들이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02년 F사가 그랬고, 2003년 T사가 국내에 진출할 때도 ‘명절 민족 대이동’을 연상케 하듯이 판매원들의 대이동이 이뤄졌다.
당시에도 타 업체들은 신규 외국계 업체에 판매원을 대거 뺏기면서 연일 전전긍긍했다.


이같이 외국계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면 판매원이 대이동을 하는 것은 선점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모 단체 관계자 한 모씨는 “소비자가 아닌 전업으로 직접판매에 뛰어든 판매원에게는 상위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물론 제품력과 회사의 높은 성장률 때문에 몰려드는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상 가장 큰 이유는 선점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모나비가 매출의 50%를 판매원에게 후원수당으로 지급한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모나비 사업을 준비하는 회원들이 더욱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 모씨는 “국내 법상 매출의 35% 이상을 후원수당으로 지급할 수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 50%까지 수당을 줄 순 없지만, 나머지 15%의 후원을 다른 형태로 보상해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령 한국 지사와 디스트리뷰터가 써야 하는 판촉비 등을 미국 본사에서 내주는 등 다른 방식으로 후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판매원들이 계속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판매원들의 과열 양상이 ‘거품’으로 이어져, 해당 업체에 타격만 입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판매원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업체만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모 외국계 업체의 대표이사는 “외국계 업체의 국내 진출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은 ‘거품 현상’”이라며 “F사, T사 외에도 그 이전부터 이같은 현상은 계속돼 왔다. 결국 과열된 판매원들의 ‘쏠림 현상’이 추후 대거 탈퇴라는 ‘거품 붕괴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대량 반품 등으로 인해 업체가 떠 안을 부담은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T사는 2003년 1월 영업을 시작한 후 첫해에는 409억여원이라는 폭발적인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4년에는 144억여원, 2005년에는 63억여원, 2006년에는 50억여원으로 매출이 급감, ‘거품 붕괴 현상’을 톡톡히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회사 매출의 50%를 후원수당으로 지급한다는 소문에 대해서 모나비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모나비 관계자는 “매출의 50%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매출에 대한 PV가의 50%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에서 정한 35%를 넘을 일이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방식을 통해 나머지 15%를 지급하는 일도 불법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운기자 gurmi@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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