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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체 새 성장동력 ‘기업을 우리 품으로’
[한겨레 특집] 모바일 오피스
한겨레 김재섭 기자 메일보내기
»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하는 케이티(왼쪽)와 탈통신 전략에 따라 모바일 오피스에 집중하고 있는 엘지유플러스(오른쪽 위), 다양한 스마트폰을 강점으로 하는 에스케이텔레콤. 각 사 제공
통신3사 불꽃튀는 경쟁

이동통신 업체들은 모바일 오피스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I.P.E)’, 케이티(KT)는 ‘스마트(S.M.Art)’, 엘지유플러스(LGU+)는 ‘탈통신’ 구호에 따라 모바일 오피스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결같이 앞선 솔루션을 내세우고 최고경영자 인맥을 동원해 기존 기업고객을 잡는 동시에 경쟁 업체 기업고객을 빼앗아 오는 데 열중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기업 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가계통신비 부담 저항 탓에 개인고객을 타깃으로 삼아서는 지속적인 회사 성장을 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동통신 업체들은 매출과 이익을 늘릴 때마다 고객, 시민단체, 정치권으로부터 요금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때마침 업무용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성능과 기능이 개선된 스마트폰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에 정부기관과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도 모바일 오피스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 전세계적으로 부쩍 강조되는 친환경 흐름도 기업들이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나서는 요인이다. 모바일 오피스는 출퇴근 시간을 줄여 앞으로 5년 동안 112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5년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목표 1억2000만t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액’ 가계통신 의존 줄이고
정부·기업 등 고객 확보 경쟁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까지

■ SKT 모바일 오피스 사업을 강화해 기존 이동전화 사업 중심으로 돼 있는 사업구조를 좀더 큰 틀로 바꾸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간 커뮤니케이션과 오락(펀) 기능 중심으로 이용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기업의 생산성 증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매출도 늘리고 기존 이동전화 사업에 안주하는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별도 사업단까지 꾸렸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업고객들에게 ‘전략적 이동성’(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을 앞세우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를 통해 임직원끼리 또는 회사와 고객과의 소통, 일처리 방식과 절차, 사업 모델 및 구조에서 혁신을 꾀하자는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업고객들에게 “모바일 오피스는 대세”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동시에,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 관리 전략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미 포스코, 기상청, 동부, 대우증권, 아모레퍼시픽, 미래에셋생명, 웅진씽크빅, 한국전력, 청담러닝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스마트폰을 가장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에스케이텔레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에이(A)’·‘갤럭시 에스(S)’·‘옴니아’, 팬택의 ‘시리우스’, 모토롤라의 ‘모토로이’, 에이치티시(HTC)의 ‘디자이어’와 ‘에이치디2’, 림의 ‘블랙베리 볼드9700’,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엑스(X)10’ 등 전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스마트폰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다. 고객 쪽에서 보면 임직원들의 취향과 형편에 맞춰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 KT 애플의 아이폰을 독점 공급해 국내에 스마트폰 바람을 앞장서 일으킨 여세를 몰아 모바일 오피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석채 케이티 회장이 직접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법으로 모바일 오피스 고객을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전략적 제휴 마케팅’이란 용어까지 생겼다.

케이티는 풍부한 유·무선 네트워크와 업종별로 차별화된 솔루션을 다량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의 사업과 규모에 따라 맞춤형 모바일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케이티는 모바일 오피스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업종별로 특화된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제조·금융·물류·공공·방송·의료·교육·종교·유통 등 10개 업종에서 뛰어난 모바일 오피스 기술을 가진 23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티맥스와 합작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도 설립했다.

케이티는 모바일 오피스 플랫폼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개방형이라 케이티가 공급하는 모든 스마트폰에 적용 가능하고, 기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업고객 쪽에서 보면 적은 비용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할 수 있다. 중소업체들 역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케이티는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모바일 오피스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와이브로 조선소’를 구축했다. 직원들이 와이브로 통신망에 연결된 넷북을 활용해 현장에서 직접 설계도를 보면서 수정도 하고, 선주 쪽에서 파견된 감독원도 이런 과정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본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모바일 병원’을 구축해, 의사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컴퓨터로 환자 몸속을 촬영한 영상 등을 병상에서 직접 본다.

■ LGU+ 탈통신 전략에 따라 모바일 오피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서비스·솔루션을 융합해 제공하는 종합 정보기술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미 전략조정실 아래 모바일 오피스를 포함해 20여개의 탈통신 프로젝트를 추진할 조직까지 만들었다. 기업과 정보기술, 의료와 통신, 인간 감성과 정보기술 등을 접목해 미디어·광고·교육·자동차·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엘지유플러스는 모바일 오피스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컨버전스’(융합)하는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정보기술로 개인·가정·기업 사이의 물리적인 구분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엘지시엔에스(LGCNS)와 쌍용정보통신·버추얼텍 등 200여개 모바일 시스템통합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이랜드를 비롯해 엘지전자·동부화재·남양유업·빙그레·대우조선해양·르노삼성자동차·한진택배 등을 모바일 오피스 고객으로 유치했다.

엘지유플러스는 회사 이름을 통합 엘지텔레콤에서 엘지유플러스로 공식적으로 바꾸는 7월1일에 맞춰 모바일 오피스 사업 강화를 포함하는 탈통신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엘지유플러스는 올해 초 고현진 엘지시엔에스 부사장을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해 모바일 오피스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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