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애널리스트·의사…일자리가 위험하다?

  • 조희영 기자
  • 입력 : 2016.03.23 04:16:02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 AI 발달과 직업의 세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놀라운 바둑 실력으로 현존 최강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을 이겼다. 알파고 실력은 놀라움과 동시에 인공지능(AI)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확장시켰다. 단순 노동직인 블루칼러뿐만 아니라 복잡한 사고와 지식을 요구하는 화이트칼러까지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컴퓨터 발달과 인공지능 등장은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은 일자리를 늘렸다. 그러나 이제 로봇으로 채워진 공장이 이런 기대를 접게 한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어중간한 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사무·지식 노동자에게 더욱 도드라지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유엔 미래 보고서 2045'는 30년 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직업군으로 의사, 변호사, 기자, 통·번역가, 세무사, 회계사, 감사, 재무 설계사, 금융 컨설턴트 등을 꼽았다. 

신기술 소개 사이트 '메이크유즈오브(makeuseof)'는 컴퓨터가 인간의 사무·지식노동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컴퓨터가 대체할 직업으로 콜센터 직원, 부동산 중개인, 작가와 함께 회계사, 변호사, 의사와 같은 고소득 전문직을 꼽았다. 

실제로 미국에서만 1979년에서 2012년 사이에 오퍼레이터나 관리직, 세일즈 같은 중간 기술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 중 60%에서 46%로 줄어들었다.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2014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700개 직업을 분석해 로봇 발달로 미래 사라질 직업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 로봇이 대체하기 가장 쉬운 직업 1위로 텔레마케터를 꼽았다. 음성인식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이나 전화 이외 마케팅 수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최대 국영 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면서 관련 투자상담 업무를 담당해 온 인력 550여 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 나아가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 '미라이 셀프'는 15일 도쿄 시부야에서 열리는 합동 기업설명회에서 AI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작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기업이나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은 인간 삶을 돕기 위한 조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알파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인공지능은 기계를 더 똑똑하게 만든다"면서 "우리 목적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을 AI가 대신하게 하거나 인류가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IBM에서 인공지능 '왓슨' 개발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롭 하이 IBM CTO도 "인공지능은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사람이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하이 CTO는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컴퓨터가 아니라 보완해주고 강화시켜 주는 쪽에 집중할 것"이라며 "사람을 대체하는 일은 의도적으로 배제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