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 은행들의 '오프라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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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29 03:19
"고객과 접점 있어야 신뢰 얻어"
K뱅크 - 공중전화 7만대에 ATM 설치… 편하게 현금 인출하도록 도와
카카오뱅크 - 우체국 우편집배원들 활용해 체크카드 집까지 직접 배달
"체크카드 배달 왔습니다." 2017년 봄 어느 토요일, 30대 직장인 A씨의 집에 초인종이 울린다. 이날 아침 A씨네 집을 찾아온 이는 우편집배원이었다. A씨는 전날 휴대폰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가입했는데, 오프라인에서 돈을 뽑을 수 있는 체크카드를 다음날 집배원이 집으로 가져다준 것이다. A씨는 집배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본인 확인을 마친 후 체크카드를 받아들었다.같은 날 30대 주부 B씨는 친구 결혼식에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가 축의금 봉투를 깜박하고 집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B씨는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공중전화로 달려갔다. 며칠 전 가입한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의 스마트폰 앱을 열고 공중전화 옆에 설치된 ATM에 갖다 댔다. 안내에 따라 비밀번호를 누르니 '공중전화 ATM'에서 5만원이 나온다.
◇우편집배원 vs 공중전화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체국의 역할이 단순히 우체국 내 ATM 활용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에서 체크카드 등 현금 인출 카드 발급 신청을 하고 나면 이를 우편집배원을 통해 배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규제 완화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는 이제 간단한 모바일 실명 인증만 마치면 되지만, 실제로 카드를 받을 때는 누군가 카드 수령인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카드를 중간에서 낚아채 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본인 확인' 절차에 집배원을 활용하겠다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계획이다. 현재 활동 중인 집배원은 1만6000명 정도 된다.
카카오뱅크는 체크카드 배송과 함께 비대면 실명 인증이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벤처 업체의 대출 서류를 받을 때 우편집배원을 통해 서류를 받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이 전신(前身)인 KT가 주도하는 K뱅크도 '아날로그 대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국에 7만개 넘게 있는 공중전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GS리테일 편의점(GS25), 우리은행 ATM과 더불어 '추억의 아이템'으로 여겨지는 공중전화의 활용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GS편의점과 우리은행 ATM이 이미 존재하는 오프라인 금융 접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중전화 7만대가 얼마나 '미니 지점' 역할을 잘해줄지가 인터넷 은행 정착의 관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K뱅크 관계자는 "사용 빈도가 낮아 낡아가는 공중전화에 ATM을 접목하면 공중전화의 활용도를 높이고 인터넷 은행 사용자가 편하게 현금 인출을 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접점 있어야 신뢰 얻는다"
'온라인 중심'을 표방하는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오프라인 접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온라인 서비스가 오프라인으로 원활하게 이어져야 은행으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 때문이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실명인증이 확산하고 모바일 뱅킹이 발전해 모바일·인터넷 뱅킹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현금이 필요할 때 이를 얼마나 안전하고 편하고 빠르게 인출할 수 있는지에 따라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인터넷 전문은행도 모바일 서비스와 함께 오프라인의 고객 접점에 대한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한 후 본사에 소비자센터 등 상담 창구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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