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다단계판매,키워드는 C.C.M.I.D
5조원 시대 진입…화두는 소비자와 모바일
2016년 01월 25일 (월) 15:12:36 이영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지난해 다단계판매는 2014년 대비 10% 이상의 성장을 거두며 5조원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붉은 원숭이해인 올해는 어떨까. 신년벽두부터 중국 증시의 폭락과 유가 하락, 그리고 북한의 위협까지 우리나라 경제는 올 한 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단계판매는 불경기에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올해도 역시 성장세를 잃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다단계판매의 주요 키워드는 화장품과 모바일페이, 제품 카테고리의 다양화, 소비자마케팅의 부각, 한국적 다단계판매의 국제화 등 다섯가지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은 올해도 역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는 항상 다단계판매가 풀어야 할 화두로 남아있다. 모바일은 요즘의 대세인 핀테크가 다단계판매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고 다양성은 다단계판매에서 판매되는 제품 카테고리가 좀 더 다양화 될 필요성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국제화는 내국계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해외진출과 더불어 국내 진출하는 다단계판매 업체들도 미국계 일색에서 다양한 국가의 다단계판매 업체가 진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화장품(Cosmetics)
지금까지 다단계판매하면 주로 건강과 관련한 웰니스 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은 건강기능식품 등의 웰니스 제품보다 제품을 바꿔 사용하는데 대한 소비자의 두려움이 높아 쉽게 바꿔 쓰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한번 자리잡으면 안정적으로 매출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역대 탑텐 기업들을 살펴보면 뉴스킨코리아 외에는 탑텐에 속했던 화장품 기업은 지난 2013년 메리케이코리아가 유일했다. 그런데 2014년 들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매출액 기준 2014년 탑텐 기업 가운데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다단계판매 기업은 뉴스킨코리아를 비롯해 메리케이코리아,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 루안코리아 등 모두 4개사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다단계판매 기업의 정보를 공개한 이래 가장 많았다. 또 이들 4개 기업의 총 매출액도 7951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20.69%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2013년 16.68%에서 2014년에는 17.68%로 높아졌다. 2015년 역시 뉴스킨을 비롯해 시크릿, 아프로존, 네리움, 메리케이 등이 탑텐을 꿰찰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화장품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여타 업체들도 화장품 라인을 새로이 런칭하거나 강화하는 추세다.
올해 역시 화장품의 강세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의 명문인 뉴스킨은 지난해 말 출시한 에이락미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시크릿은 킥오프 컨벤션에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것이라 밝히며 업계 5위를 향해 줄달음질 칠 계획이다. 아프로존 역시 올해 자체 공장을 완공하고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성장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해 눈여겨 볼 것은 색조화장품의 선전 여부다. 그동안 다단계판매를 통해 판매되는 화장품은 기능성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색조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시크릿 등 몇몇 업체에서 색조화장품 출시 및 강화를 계획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단계판매에서 화장품이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다단계판매 업체 관계자는 “품질과 기능성에서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제품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며 “마진도 비교적 높고 여성사업자들이 많아진 것도 화장품이 뜨고 있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마케팅(Consumer Marketing)
다단계판매는 유통의 한 형태다. 유통은 재화가 생산자로부터 소비자로 이동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유통업자는 마케팅 등의 활동을 통해 소비자에게 재화의 효용가치를 알리고 적정한 이윤을 챙긴다. 따라서 소비자가 없으면 유통도 없어진다. 다단계판매도 유통이기에 소비자 확보는 대단히 중요하다. 소비자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다단계판매는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때문에 다단계판매에 있어 소비 기반의 확대는 해결해야 하는 하나의 화두로 존재한다. 최종 소비자로부터의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한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 피라미드 상술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다단계판매의 소비자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정위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다단계판매원으로 등록한 694만6933명 가운데 후원수당을 수령한 다단계판매원은 전체 등록 판매원의 19.24%인 133만6671명이었다. 따라서 561만262명의 다단계판매원은 2014년 한 해 동안 후원수당을 전혀 받지 않은 셈이다. 후원수당을 받지 않은 다단계판매원의 비율은 지난 2008년 65.891%에서 해가 갈수록 늘어나 2009년에는 66.673%, 2010년에는 70.636%, 2011년에는 74.455%, 2012년에는 74.842%, 2013년에는 78.029%의 다단계판매원이 후원수당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전체 등록 다단계판매원의 80%가 넘는 561만262명의 다단계판매원이 후원수당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단계판매의 소비자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비자층이 점차 두터워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소비자마케팅이 점차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다단계판매 업체가 직접 소비자를 타겟으로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넓게 보면 좋은 품질을 유지하고 브랜드를 알리고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도 소비자마케팅의 일환이다. 올해는 다단계판매가 좀 더 소비자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다양한 소비자마케팅이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모바일(Mobile)

   

모바일은 이미 다단계판매 업계에는 더 이상 첨단 기술이 아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모바일 앱을 런칭하고 있고 사업자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비즈니스의 거의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다단계판매 사업자들에게 스마트폰은 말할 것도 없고 태블릿도 이제는 필수품처럼 여겨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은 향후 몇 년 동안은 다단계판매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다단계판매에서 주목해야 할 모바일 테크놀로지는 모바일결제와 인터넷 은행의 출범이다. 먼저 모바일결제의 활성화는 다단계판매의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직 이와 관련한 연구 자료는 없지만 소비자 대부분은 결제의 지연 또는 번거로움 때문에 구매를 포기한 경험이 한 두번은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결제가 좀 더 신속하고 간편해 진다면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업체의 매출은 자연히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때문에 적지않은 다단계판매 업체들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좀더 간편하고 신속한 모바일결제 플랫폼을 탑재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한국카카오 은행, 케이뱅크 은행 등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내줬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시중에 선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단계판매 업계로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현이 내심 반가울 수 있다. 한국카카오은행이 VAN·PG·카드사의 수수료 부분이 대폭 인하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모 업계 전문가는 “적잖은 업체들이 고율의 카드 수수료나 담보율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고 수수료 부분이 인하될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 되면서 베팅 등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국제화(International)

   

지난해 6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은 소속 조합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진출세미나’를 개최했다. 국내 다단계판매의 역사가 25년이나 됐지만 아직 한국적 다단계판매의 수출 사례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특판조합이 조합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나섰다는 점이 반갑기 그지없다.
한국은 직접판매 세계 4위의 대국이다. 다단계판매만 따로 떼놓고 봐도 2014년 기준 10위 정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진출한 다단계판매 업체는 최근의 애터미와 아프로존 정도밖에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와 빈약한 자원, 적은 인구 등으로 인해 내수시장이 크지 않다.

수치상으로 보면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포화상태다. 국내 직접판매 사업자는 모두 550여만 명으로 전체인구 대비 10.70%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직접판매 사업자가 약 1680만명(WFDSA 기준)으로 전체인구의 5.27%에 불과하며 일본도 전체인구의 2.56%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대비 직접판매 사업자 비율은 미국의 2배가 넘고 일본의 4배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 대비 직접판매 매출액을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직접판매 비중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높다. WFDSA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2013년도 직접판매 총 매출액은 국내총생산의 0.195%에 불과하고 일본도 2013년도 직접판매 총매출액은 같은 해 국내총생산의 0.357%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13년에 144억6900만 달러의 직접판매 총 매출액을 기록, 2013년도 국내총생산인 1조1975억 달러(IMF 기준) 대비 1.208%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여섯 배가 넘고 일본에 비해도 세배가 넘는다.

다단계판매의 국제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단계판매 시장은 인구의 많고 적음에 커다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다단계판매 회사들의 매출액 비중을 보면 국내 시장 보다 해외 매출의 비중이 훨씬 더 큰 것도 이런 이유다. 세계 최대의 다단계판매 기업인 암웨이는 전체 매출의 90%를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올리고 있으며 에이본프로덕츠도 북미지역 이외에서의 매출액이 82%가 넘는다.
허벌라이프나 뉴스킨엔터프라이즈 역시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매출이 각각 전체의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다단계판매 기업도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시장에서 밥그릇 싸움만 벌일 것이 아니라 드넓은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제품군의 다양화(Diversity of Product Category)
다단계판매는 판매하는 제품군을 좀 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다단계판매의 특성과  정부의 규제로 인해 제품 다양화에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저 건강기능식품이나 기능성 화장품, 통신상품을 빼면 나머지 상품들은 그저 구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형이 5조를 넘은 다단계판매가 계속 그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제품군의 다양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다단계판매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제품군은 다양하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는 웰니스 제품과 화장품 및 퍼스널케에 제품이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의류와 액세서리는 물론 집수리용품이나 재정자문 서비스까지도 다단계판매를 통해 판매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직접판매세계연맹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직접판매를 통해 판매된 제품군 가운데 가정용품 및 내구재는 전체 매출액의 13%를 차지,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34%)와 웰니스제품(29%)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렸으며 의류 및 액세서리가 7%를 차지,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상품군이다. 이 밖에도 재정서비스와 공구류도 각각 매출의 3%를 점유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미미하기는 하지만 제품군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에이씨앤은 최근 전문 VAN서비스 제공사인 SPC NETWORKS와 제휴, 카드결제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비록 IBO의 역할은 단순히 소개에 국한된다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국내 다단계판매에서 판매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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