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씀씀이가 늘어나는 관광수입의 증가속도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관광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임금이 다른 업종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0일 발표한 ‘제주방문 관광객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방문 관광객에 의한 관광수입은 3조7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 총산출액(영리법인의 매출액 총액)의 14.9%를 차지하고 있다.

관광수입은 2006년 1조4000억 원에 불과하던 것이 2009년 2조원에 달했고 2012년에는 3조원을 초과하는 등 최근 들어 성장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은 2007~2009년은 12.7%였지만 2010~2013년은 16.0%다.

   
 
업종별로는 관광수입은 소매업이 1조20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 1조원, 운수업 7000억 원,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5000억 원 순이다.

내·외국인 관광객별로는 총 관광수입의 3분의 2(64%·2조3000억 원)는 내국인 관광객, 나머지 3분의 1(36.6%·1조3000억 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관광수입은 2006년 26.4%에 그쳤지만 꾸준히 늘어 10.2% 증가했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에 의한 관광수입은 그만큼 감소했다.

그런데 1인당 지출액은 관광수입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지출액은 338만4000원으로 2006년 252만9000원보다 85만5000원 늘어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4.2%다.

전체 관광수입의 연평균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1인당 관광지출액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은 일본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던 2000년대 중 후반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지출규모가 작은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짧은 체류기간 등으로 1인당 지출규모가 작은 크루즈선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관광객에 의한 관광산업 부가가치는 1조2000억 원으로 2006년 5000억 원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제주방문 관광객에 의해 유발된 도내 관광산업 평균 종사자수를 추정한 결과 지난해 3만2900명으로 2006년 이후 1만2100명 증가했다. 연평균 1700명 정도가 신규 고용도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내 관광산업의 1인당 연평균임금은 지난해 1820만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 2170만원, 건설업 1900만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업체당 영업이익은 2006년 620만원에서 지난해 1970만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골프장이나 카지노가 2010년 이전에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에는 영업활성화 등으로 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은 제주본부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제주방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도내 관광산업의 성장은 관광수입 증가 및 고용증대, 사업체의 이익창출 등 역내 부가가치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그러나 “다만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정체돼 있다. 관련 종사자들의 임금이 타 업종에 비해 낮다”며 “피용자보수와 고정자본소모의 비중이 축소되는 반면 영업잉여 비중은 확대되는 등 요소 소득 간 배분의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따라서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 개발과 함께 관광산업 종사자의 상대적 저임금을 개선해야 한다”며 “관광사업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확대 등 제주 관광산업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