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세월호-진도 VTS 교신 '삭제.조작 의혹' 제기
사복 경찰, 제작진 따라다니며 녹취 경악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4/04/27 [20:44]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침몰 당시 세월호와 진도 VTS 간의 교신 내용에 관한 편집과 삭제 등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26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현직 관제사는 “공개된 교신 녹음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깜짝 놀랐다”며 “주파수 특성상 그렇게 녹음 상태가 안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 소장 배명진 교수도 해당 녹음 파일을 분석한 후 특정 부분을 지적하며 “의도적인 삭제 혹은 덧씌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고의적으로 했다면 이것을 편집 삭제 구간이라고 한다”며 “의도적으로 편집이 됐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배정훈 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는 지난 22일 트위터에 “이번 주 방송을 앞두고 의견을 구하던 학자들이 하나둘씩 인터뷰 약속을 취소해버렸다. 점점 섭외가 힘들어지더니 끝내 불가능해져 버렸다. 사고를 분석해줄 전문가들이 침묵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배 PD는 “소신껏 이야기하는 전문가는 무엇인가에 의해 웃음거리가 되는 세상. 사고를 사건으로 만드는 사람들. 투명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면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 우린 지금 모두가 신뢰를 잃어버린 세상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배 PD의 글처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세월호’ 편에서는 해양학 관련 교수가 등장하지 않았다. 방송에 나온 전문가는 세월호의 증축 문제를 지적한 와타나베 일본 도쿄 해양대 교수와 세월호·진도해상관제센터(VTS) 간 교신내용 조작의혹을 제기한 배명진 숭실대 정보통신전자학부 교수 등에 불과했다.


22일 CBS도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민감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제기해왔던 대학교수들이 사고 발생 6일째인 21일부터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닫았다”고 전한 바 있다. CBS는 당시 “이곳 저곳에서 압력이 들어온다. 주로 정보부처라고 보면 된다”는 A교수의 말을 전하며 국정원의 ‘세월호 인터뷰 통제’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 제작진이 피해자 가족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 이를 몰래 녹음하던 남성을 발견했다. 제작진이 이 남성에 녹취 이유를 묻자 "부정 보도가 나올 것을 우려해서"라며 "이번에 모 방송 홍 씨 때문에 많이 당한 거 아시죠? 민감한 상황이니까 조심해 달라"고 설명했다.


이후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 남성의 신원 확인을 요청했고 모 경찰서 관계자는 "저희 OO해양경찰관이 맞다. 경무과에 근무하는 경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경찰관의 녹취가 "개인적인 돌발행동"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김상중의 진심이 담긴 클로징 멘트가 모두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방송 말미에서 김상중은 "헌법 제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 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라며 헌법에 명시된 권리와 의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 국가는 우리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줬나요? 이제 슬픔을 넘어 헌법이 국민에게 약속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라며 "아이들을 포함해 무고한 목숨을 눈 앞에서 잃었다. 그리고 모든 국민이 아파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자유로운 국민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어떤 하나의 문제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주지시켰다.

계속해서 김상중은 "그 차디찬 바다 밑에서 어른들의 말을 믿고 어른들이 구해주기를 기다렸을 아이들과 아직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생존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라며 "부끄럽고 무기력한 어른이라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끝내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숙인 채 방송을 맺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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