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테이퍼링 키 꽂은 버냉키…화해 메시지 남기고 간 만델라…
2013년 지구촌을 움직인 큰별들
美통화정책 지휘 버냉키 Fed 의장
12월 양적완화 축소 단행 ‘결자해지’
라잔 RBI총재 인도 구원투수 맹활약
세계인권운동 정신적 지도자 만델라
95세로 타계…전세계 애도행렬
프란치스코 새 교황 파격행보도 눈길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5년째를 맞은 올해는 세계 경제가 또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든 한 해였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출구전략을 직감한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일제히 빠져나가 대혼란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5년간의 ‘초완화 시대’가 저물어가는 현재, 세계인의 관심을 그 누구보다 많이 받은 인물은 단연 각국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중앙은행 총재들이다.
지구촌 한편에선 세계 평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큰어른’들이 나고 졌다. 지난 3월 새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흑백 평화의 상징’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세계경제 ‘쥐락펴락’ 중앙은행 총재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한 인물로는 벤 버냉키(6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꼽힌다.
2006년 ‘세계 경제대통령’이라는 Fed 의장 자리에 오른 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은 미국 경제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공황전문가인 버냉키 의장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제로금리를 도입하고, 3조달러가 넘는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는 등 과감한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올 3분기 미국 경제는 연율 4.1% 성장, 정상궤도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두고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선언하며 ‘결자해지’의 면모도 보여줬다. 그러나 전무후무한 양적완화의 부작용으로 자산시장에 거품이 꼈으며 실물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흥국에선 인도 경제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한 라구람 라잔(50)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눈에 띈다. 지난 5월 연내 테이퍼링 의지를 시사한 버냉키 Fed 의장의 발언 뒤 인도 경제는 루피화 가치 추락, 외환보유량 급감, 증시 폭락 등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고조됐었다. 그러나 9월 초 라잔 총재가 취임하면서 적극적 개혁 정책을 단행한 결과, 증시와 통화 가치는 반등에 성공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저커버그ㆍ마윈… ‘최고 기업인’= 마크 저커버그(29) 페이스북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 폭락으로 체면을 구겼지만, 올 들어 경영실적 호조에 따라 주가가 연초 대비 90%나 뛰어올랐다. 이 같은 성장세에 페이스북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되는 대형 종목으로 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云ㆍ49) 회장도 돋보인다.
마 회장이 지난 1999년 문을 연 알리바바는 올해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ㆍ독신의 날) 행사에서 하루 동안 57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는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매출을 합한 것보다도 배 이상 많은 기록이다. FT는 마 회장을 “중국 인터넷의 성장과 잠재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며 “‘중국판 구글’이나 ‘중국판 트위터’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기업을 만든 진정한 혁신가”라고 평가했다.
‘아이언 맨’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도 올해를 대표하는 경제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그를 올해 최고의 경제인 1위로 선정하며 “그의 아이디어와 비전에 투자자들이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역외 탈세’ 논란에 휩싸인 팀 쿡(53) 애플 CEO에게 2013년은 잊고 싶은 한 해일지 모른다. 애플은 유럽에서 올린 매출을 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로 이전해 지난해 세금 90억달러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같은 수법으로 애플이 아일랜드에 비축한 현금자산은 1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팀 쿡 CEO는 미국 상원 청문회에 직접 출석해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했다.
▶세계 평화 위해…뜨고 진 ‘큰 별’= 지난 3월 제266대 교황 자리에 오른 프란치스코(77) 교황은 즉위 직후부터 전임 베네딕토 16세와 다른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동성애자와 낙태 여성의 인권을 옹호하는 등 사회적 갈등 현안에 진보적인 목소리를 냈으며 부패의 온상으로 지적되던 바티칸 교회 조직을 개혁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에 대해선 ‘새로운 독재’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겸손한 자세로 ‘치유의 교회’ 실현을 촉구하고 있으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초 남아공에선 세계 평화의 큰 별이 졌다. 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눈을 감은 것이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남아공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차별 정책)에 저항해 불복종운동을 전개하며 흑인 인권운동을 대표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떠올랐으며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행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그의 이름은 올해 구글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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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양적완화 축소 단행 ‘결자해지’
라잔 RBI총재 인도 구원투수 맹활약
세계인권운동 정신적 지도자 만델라
95세로 타계…전세계 애도행렬
프란치스코 새 교황 파격행보도 눈길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5년째를 맞은 올해는 세계 경제가 또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든 한 해였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출구전략을 직감한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일제히 빠져나가 대혼란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5년간의 ‘초완화 시대’가 저물어가는 현재, 세계인의 관심을 그 누구보다 많이 받은 인물은 단연 각국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중앙은행 총재들이다.
지구촌 한편에선 세계 평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큰어른’들이 나고 졌다. 지난 3월 새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흑백 평화의 상징’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세계경제 ‘쥐락펴락’ 중앙은행 총재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한 인물로는 벤 버냉키(60)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꼽힌다.
2006년 ‘세계 경제대통령’이라는 Fed 의장 자리에 오른 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은 미국 경제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공황전문가인 버냉키 의장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제로금리를 도입하고, 3조달러가 넘는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는 등 과감한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올 3분기 미국 경제는 연율 4.1% 성장, 정상궤도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버냉키 Fed 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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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퇴임을 앞두고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선언하며 ‘결자해지’의 면모도 보여줬다. 그러나 전무후무한 양적완화의 부작용으로 자산시장에 거품이 꼈으며 실물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흥국에선 인도 경제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한 라구람 라잔(50)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눈에 띈다. 지난 5월 연내 테이퍼링 의지를 시사한 버냉키 Fed 의장의 발언 뒤 인도 경제는 루피화 가치 추락, 외환보유량 급감, 증시 폭락 등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고조됐었다. 그러나 9월 초 라잔 총재가 취임하면서 적극적 개혁 정책을 단행한 결과, 증시와 통화 가치는 반등에 성공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저커버그ㆍ마윈… ‘최고 기업인’= 마크 저커버그(29) 페이스북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 폭락으로 체면을 구겼지만, 올 들어 경영실적 호조에 따라 주가가 연초 대비 90%나 뛰어올랐다. 이 같은 성장세에 페이스북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되는 대형 종목으로 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云ㆍ49) 회장도 돋보인다.
마 회장이 지난 1999년 문을 연 알리바바는 올해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ㆍ독신의 날) 행사에서 하루 동안 57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는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매출을 합한 것보다도 배 이상 많은 기록이다. FT는 마 회장을 “중국 인터넷의 성장과 잠재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며 “‘중국판 구글’이나 ‘중국판 트위터’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기업을 만든 진정한 혁신가”라고 평가했다.
저커버그 페북 창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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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도 올해를 대표하는 경제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그를 올해 최고의 경제인 1위로 선정하며 “그의 아이디어와 비전에 투자자들이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역외 탈세’ 논란에 휩싸인 팀 쿡(53) 애플 CEO에게 2013년은 잊고 싶은 한 해일지 모른다. 애플은 유럽에서 올린 매출을 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로 이전해 지난해 세금 90억달러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같은 수법으로 애플이 아일랜드에 비축한 현금자산은 1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팀 쿡 CEO는 미국 상원 청문회에 직접 출석해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했다.
▶세계 평화 위해…뜨고 진 ‘큰 별’= 지난 3월 제266대 교황 자리에 오른 프란치스코(77) 교황은 즉위 직후부터 전임 베네딕토 16세와 다른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동성애자와 낙태 여성의 인권을 옹호하는 등 사회적 갈등 현안에 진보적인 목소리를 냈으며 부패의 온상으로 지적되던 바티칸 교회 조직을 개혁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에 대해선 ‘새로운 독재’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겸손한 자세로 ‘치유의 교회’ 실현을 촉구하고 있으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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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달 초 남아공에선 세계 평화의 큰 별이 졌다. 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눈을 감은 것이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남아공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차별 정책)에 저항해 불복종운동을 전개하며 흑인 인권운동을 대표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떠올랐으며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행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그의 이름은 올해 구글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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